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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데이드림
작가 : 마침표
작품등록일 : 2019.10.20

13번 도시의 보안대 소속 3팀장 로건
불미스러운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데

 
2. 사표
작성일 : 19-10-22 17:56     조회 : 184     추천 : 0     분량 : 7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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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만 가보겠습니다, 팀장님."

 "고생했네. 얼른 가 보게."

 

 외투를 벗던 로건은 인사를 건넨 팀원을 향해 씩 웃어보였다. 3팀의 월터는 결혼한 지 1년도 채 안 된 새신랑이었고, 그의 아내가 첫째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전한지는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 그러니 교대 팀이 오자마자 순식간에 환복하고 부리나케 퇴근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결혼했다고 신났군, 신났어."

 "형수님한테 안부나 전해줘라."

 

 3팀의 팀원들은 그런 그를 항상 놀리듯 대했지만 축하해주지 않는 이는 없었다. 좋은 소식은 나눌수록 배가 된다던가.

 

 인사하는 팀원들을 향해 미소를 지은 월터는 빠른 발걸음으로 휴게실을 나갔다.

 

 로건은 천천히 옷을 갈아입었다. 어차피 퇴근 전에 대장실에 들러야 했고, 월터처럼 집에 기다리는 사람도 없으니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딱히 취미 생활이랄 것도 없어서 끝나고 할 일도 없었다.

 

 그가 느긋하게 환복을 하는 동안 팀원들은 하나 둘 인사를 하며 퇴근했다.

 

 마침내 3팀 휴게실에는 그와 휴버트만 남게 되었다. 로건은 그가 한참 전에 평상복으로 갈아입었음에도 일부러 밍기적대고 있음을 눈치챘다. 제복을 로커 안에 넣고 문을 닫자 시선이 마주쳤다.

 

 "뭔가 할 말이라도 있나?"

 "아, 예."

 

 머뭇거리던 휴버트는 이내 결심한 듯 로건을 향해 걸어왔다. 그리고는 외투 안주머니에서 하얀 봉투를 꺼내 내밀었다. 로건은 얼떨결에 그걸 받아들었다.

 

 "이게 뭔가?"

 "사표입니다."

 

 로건은 잠시 멀뚱멀뚱 손에 든 봉투와 휴버트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봉투를 뒤집자 겉면에 '사직서'라고 큼지막하게 쓰인 글자가 보였다.

 

 뜬금없는 일이었다. 휴버트는 지금껏 보안대의 일을 충실히 해왔고 자신에 업무에 관해 불평, 불만을 토로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게다가 아직 창창한 나이인지라 별다른 사고가 없다면 앞으로 계속 해 나갈 거라 생각했다. 애초에 보안대도 정보국 소속 기관 공무직인지라 들어오는 게 마냥 쉬운 일은 아니었다.

 

 "너무 갑작스럽지요."

 

 로건의 표정을 읽었는지 휴버트가 멋쩍은 듯 웃었다.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꿈이 생겼습니다."

 

 로건은 문득, 며칠 전 휴버트와 차 안에서 짧게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렸다. 사직을 결심한 건 그 때부터였을까, 아니면 훨씬 전부터였을까.

 

 "무슨 꿈 이길래?"

 "저는 다른 도시로 가고 싶습니다."

 

 그 말을 하는 휴버트의 표정은 결연했고 눈빛은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치 몇 년은 더 젊어진 것처럼 보였다.

 

 어떻게 보면 갓 성인이 된, 활기가 넘치는 청년을 보는 것도 같았고 다르게 보면 철없는 소년을 보는 것도 같았다. 그런 느낌을 받았다.

 

 "다른 도시로 가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보안대원을 그만두겠다."

 

 로건은 그 말을 천천히 되뇌었다.

 

 "단순한 방문을 얘기하는 건 아니겠지."

 "예."

 "그건 아주 어려운 일이야."

 

 로건은 한쪽 눈썹을 찡그린 채 말했다.

 

 "보안대를 그만두면 더더욱. 차라리 계속 일을 하면서 파견 기회를 노리는 건 어떤가? 파견되면 실거주지도 근무하는 도시로 옮길 수 있을 걸세."

 

 "그 가능성이 거의 없는거나 다름없다는 걸 팀장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휴버트가 말했다.

 

 "게다가 만약 그게 가능하다해도 저는 보안대 생활을 계속해야한다는 제약이 걸리고요. 그만두거나 은퇴하게 되면 다시 13번 도시로 돌아와야 하지 않습니까."

 

 알게 모르게 이것저것 조사를 많이 한 모양이었다.

 

 "보안대 생활이 자네에게 안 맞았나?"

 

 "그런 건 아닙니다. 그저 저는 새로운 도시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보고 싶은 겁니다."

 

 휴버트는 유독 새로운 이라는 말을 또박또박 강조했다. 그가 농담하는 게 아니라는 건 어조나 표정으로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로건은 그 말이 허무맹랑하게만 들렸다. 하지만 대뜸 지적하지는 않고 대신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

 

 "… 사표를 쓴다고 그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닐세. 애초에 다른 도시로 실거주지를 옮기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야."

 

 "선례를 남긴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 사람들은 아주 소수야."

 

 "소수인 이유는 꿈을 꾸고 이루려는 사람이 소수이기 때문이지요.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길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휴버트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그의 얼굴에 생기가 반짝이는 것 같았다. 나쁜 모습은 아니었다. 평소보다. 그러나 로건은 어쩐지, 뭔가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스모그 농도가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면 시끄럽게 울어대는 경보기처럼, 꺼림칙한 느낌이 그에게 계속 경고를 보내는 것 같았다.

 

 너무 갑작스러웠다.

 

 "전에도 내게 꿈이 있냐고 물었었지. 갑자기 꿈이라느니, 다른 도시라느니. 그런 생각은 왜 하게 된 건가? 전에는 그런 거에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하는 일이 일인지라, 조심스럽게 질문한다고 했는데도 거의 심문하는 듯한 어조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휴버트는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혹시 펠릭스라는 사람을 아십니까?"

 

 로건은 자신의 머릿속 명단을 뒤졌다.

 

 "처음 듣는군."

 

 "그러면 '꿈꾸는 삶' 이라는 제목의 책은 읽어본 적 있으십니까?"

 

 "아니, 책이랑은 거리가 멀어서."

 

 "이런."

 

 로건이 고개를 가로젓자 휴버트는 안타깝다는 듯이 말했다.

 

 "요즘 베스트셀러입니다. 펠릭스라는 사람이 바로 그 책의 저자고요. 꼭 한 번 읽어보십시오. 분명 팀장님께도 여러가지 도움이 될 겁니다."

 

 "참고하지. 그런데 그게 왜?"

 

 "바로 그 사람이 제게 꿈꾸는 삶에 대해 가르쳐 주었습니다."

 

 휴버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자신은 꿈을 이루고 성공했지만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꿈을 찾고 이루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충고와 조언,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죠. 저도 그 사람을 통해 정말 많은 걸 배웠습니다."

 

 "직접 만난 적이 있나?"

 

 "아뇨. 그는 여러 도시로 강연을 다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13번 도시에는 온 적이 없어서요. 하지만 그의 책에 모든 게 상세하게 적혀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정도입니다."

 

 그 말을 하는 휴버트의 눈빛은 동경에 젖어 꿈꾸듯 몽롱하게 보일 지경이었다. 로건은 미간을 찡그렸다. 대화를 나눌수록 의문이 풀리기는커녕, 켕기는 곳만 늘어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괜히 이것저것 더 캐물었다가 긁어 부스럼 만드는 꼴이 되는 게 아닐까 우려되기도 했다.

 

 "일단 알겠네."

 

 로건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팀원에게는 아직 얘기 안 했겠지?"

 "예, 아직입니다. 사표가 수리되면 그 때 직접 얘기하려고 합니다."

 "다들 충격 좀 받겠군."

 

 휴버트는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좋아, 사표는 내가 대신 전하도록 하지. 어차피 업무 보고 차 대장실에 가야했으니까. 하지만 언제 결재될지는 잘 모르겠군. 바로 되지는 않을 테니까 기다리게."

 

 "감사합니다, 팀장님."

 

 "감사받을 일은 아닌 것 같은데."

 

 로건은 복잡한 심정으로 말했다.

 

 "아무튼 그만 퇴근하게."

 

 휴버트는 꾸벅 인사를 하고는 휴게실을 나갔다. 로건은 문이 도로 닫힌 뒤에도 잠시 동안 사표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휴버트와의 대화를 곱씹을수록 석연찮은 느낌은 점점 더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다.

 

 '스스로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야. 내가 왈가왈부할 건 아니겠지.'

 

 로건은 잡생각을 털어내려는 듯 고개를 한 번 젓고는 사표를 외투 겉주머니에 갈무리했다. 그리고 휴게실의 불을 끄고 나와 대장실로 향했다. 잠시 뒤, 그는 대장실 문 앞에 서서 정중하게 노크를 하고 있었다.

 

 "3팀 팀장 로건입니다."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오게."

 

 보안대장은 사무용 책상에 앉아서 보고서인지 뭔지 모를 종이더미를 쌓아둔 채 하나하나 읽고 있었다. 한 손에는 반쯤 태운 담배를 손가락에 끼운 채 등을 의자 등받이에 한껏 기댄 방만한 자세였다.

 

 겉으로는 제멋대로에다가 대충 읽는 것처럼 보이지만 로건은 그가 모든 서류를 항상 꼼꼼히 읽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성격도 약간 독특한 면이 있지만 자기 할 일은 확실하게 하는 사람이었다.

 

 "부관님은 부재중 입니까?"

 

 로건이 문 가까이에 있는 비어있는 책상을 보며 물었다.

 

 "그래. 무슨 용무인지 시청 쪽에서 불렀다더군."

 

 보안대장 라울은 무심한 어조로 대꾸했다. 그는 로건이 책상 앞에 설 때까지 읽고 있던 종이에서 눈조차 떼지 않았다. 익숙한 일인지라 로건은 잠시 기다리며 창문을 통해 바깥을 내다보았다. 언제나처럼, 생기 없어 보이는 어두운 13번 도시의 정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라울은 남은 담배를 다 태우더니 재떨이에 비벼 껐다. 시간을 들여 연기를 천천히 내뿜은 그는 마침내 종이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

 

 "그래, 교대하는 건가?"

 "그렇습니다."

 "수고했네. 다른 특이사항은 없고?"

 "특이사항, 이라고 할 것 까지는 없지만 전해드릴 게 있습니다."

 

 로건은 겉주머니에 넣어두었던 봉투를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라울의 눈동자가 겉면에 쓰인 '사직서' 라는 글자를 읽었다. 그는 고개를 들더니 별 다른 표정 변화도 없이 로건을 빤히 쳐다보았다.

 

 "일 그만두려고?"

 "제가 아니라 제 팀원인 휴버트의 사직서 입니다."

 "휴버트?"

 

 라울은 잠시 미간을 찡그렸다가 폈다. 이름과 기억 속의 얼굴을 매칭시키는데 걸린 시간이었다.

 

 "아, 그 친구. 근데 자네, 얼마나 못살게 굴었길래 그 젊은 친구가 사임을 생각하게 한 건가?"

 

 "그런 일 없습니다. 휴버트가 사직을 결심한 건 다른 이유에서 입니다."

 

 "그 이유란?"

 "꿈을 찾았다고 하더군요."

 "꿈?"

 

 라울의 눈이 묘한 빛을 띠었다. 뭔가 재미있어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의아해하는 것 같기도 한 모호한 표정이었다.

 

 보안대장은 '음' 하고 낮은 소리를 내뱉더니 담뱃갑에서 새로운 담배를 꺼내 물었다. 무언가 생각할 거리가 있거나 집중하기에 앞서 하는 습관 같은 행동이었다.

 

 불은 붙이지 않은 채 이 사이에 문 담배를 깐닥거리던 라울은 갑자기 봉투를 뜯더니 그 안의 내용물을 펴서 읽기 시작했다.

 

 로건은 대장이 하는 일을 그저 조용히 바라보았다. 라울의 행동은 가끔 파격적이었고 예측불허한 면이 있었다. 게다가 남의 눈을 의식하고 행동하는 편도 아니었다.

 

 "여기엔 명확한 이유가 적혀 있지 않군."

 

 '자네가 직접 들은 그 이유란 것을 설명해 봐.' 라는 뜻이었다. 로건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휴버트와 나눴던 대화를 짧게 털어놓았다. 마음속에서 내내 켕기던 구석을 혹시 대장이 알아차리고 찝어주진 않을까하는 기대도 있었다.

 

 얘기를 다 들은 라울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연기를 길게 내뱉었다. 뭉게뭉게 떠오른 담배 연기는 마치 스모그처럼 허공에 얼마간 머물렀다.

 

 라울은 마치 거기에 무슨 글자라도 적혀 있는 것처럼 바라보다가 연기가 흩어지자 입을 열었다.

 

 "그래, 어쩌면 그게 가능성이 더 높을 수도 있겠군. 보안대원으로 활동하면 특정 상황을 제외하고는 다른 도시의 출입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니까."

 

 "그건 보안대원이 아니어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자네 말도 맞네. 굳이 따지자면 고작해야 1%냐 2%냐의 차이 정도지. 하지만 어쨌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은 것은 사실이니까."

 

 라울은 다시 담배 연기를 들이마셨다가 내뿜었다.

 

 "아무튼 이 사직서는 루시아가 돌아오면 그녀를 통해 인사과 쪽으로 넘기도록 하지. 결재되기 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테니 그때까지 이것저것 마무리하라고 휴버트에게 전해주고."

 

 "예, 알겠습니다."

 

 "좋아, 이만 가 봐도 좋네."

 

 그러나 로건은 곧장 몸을 돌리지 않고 책상 앞에서 머뭇거렸다. 다시 서류를 집어 들려던 라울이 그 모습을 보았다.

 

 "볼 일이 남았나?"

 "혹시 외람되지만 뭔가 꺼림칙하다고 느끼지 않으십니까?"

 "어떤 점이?"

 "그게… 이상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저도 설명하기가 애매합니다. 휴버트의 말을 듣다보니 그냥 뭔가 꺼림칙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웠다고나 할까요."

 

 라울은 웃지도, 고개를 갸웃거리지도 않고 진지하게 그 말을 들었고, 진지하게 생각했다.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담배의 길이는 짧아져 갔다.

 

 "이해가 될 것도 같군. 일반적인 상식에서 따지자면 휴버트의 말은 허무맹랑한 소리지. 복권 1등에 당첨될 거라 확신하고 있는 것 없는 것 다 파는 꼴이니. 그의 결정에 대해 우려하는 것도 당연하네."

 

 "…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년간 한 팀으로 일했으니 자네가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이네. 휴버트의 결정이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쉽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니 더더욱 그렇겠지. 하지만 휴버트 그 친구가 바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군. 그도 많은 생각을 하고 결정했을 걸세. 그렇다면 그 결정을 존중해 줄 수도 있어야겠지."

 

 그의 질문과 보안대장의 대답에는 무언가 핀트가 어긋나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모호한 감만으로 대화를 계속해 나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여전히 석연찮았지만 로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만 퇴근해 보겠습니다."

 

 로건은 몸을 돌려 문 쪽으로 다가갔다. 문고리에 손을 올리는데 라울이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불렀다.

 

 "아, 로건. 잠깐만."

 

 그가 다시 책상 쪽으로 다가오려 하자 라울은 그냥 거기서 듣기만 하라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자네는 팀장이니 미리 들어놔도 나쁠 건 없겠지. 오늘 아침 중앙 정보국에서 공문이 내려왔다네."

 

 "중앙 정보국에서 말입니까?"

 

 로건은 저도 모르게 몸을 긴장시켰다. 공문이 가지고 오는 것은 항상 유쾌하지 못한 소식뿐이었다. 그러나 정작 얘기하는 라울은 별 위기감 없는 태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하지만 그리 거창한 건 아니고, 중앙 정보국에서 정한 마약 목록에 새로운 마약이 포함되었다는 내용이야. 그런데 이 신종 마약이라는 놈이 다른 도시에선 생각보다 많은 피해를 끼치고 있다더군. 그래서 각 도시에서 이 신종 마약의 밀거래 경로와 생산 장소 등을 자체적으로 조사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네."

 

 그가 서류 몇 장을 책상 옆으로 치우며 말했다.

 

 "아직 중앙 정보국에서도 이 마약이 어디서부터 생산되고 유통되기 시작했는지 파악하지 못한 모양이야. 그래도 주력 발생지로 도시 몇 군데를 찍긴 했는데, 거기에 13번 도시가 포함되어 있더군."

 

 "별로 놀랍지도 않군요."

 

 13번 도시는 이런 일에는 항상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도시였다. 가장 밑바닥의 도시이니 그런 프레임이 씌워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동감이네."

 

 라울이 담배를 문 채로 계속 말했다.

 

 "그들의 예상이 사실이든 아니든 당분간 바빠질 것 같네. 어쨌든 보고서를 올리려면 조사는 진행해야 하니까. 더 자세한 내용은 조만간 대원들 전부 모아서 할 예정이네."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내려온 공문에 새 마약 명칭이 적혀 있던데, 그 이름이 제법 흥미롭더군. 맞춰보겠나?"

 

 로건은 보안대장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담배 연기에 가려져 표정이 희미하게 보였다.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로건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글쎄요, 짐작도 가지 않는군요."

 

 라울은 다 태운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그리고 새로운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붙이더니 말했다.

 

 "데이드림 이라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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