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5번째 번개가 떨어졌습니다. 4번째의 번개를 맞고 4년이 흐른 후였습니다. 태풍이 몰아치는 9월 초, 거대한 폭풍이 한반도를 덮쳤습니다. 규모가 상급인 아주 무섭고 거대한 태풍 13호가 들이닥친 날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기분이 불안하고 조급 했습니다. 반면에, 전 번개를 네 번이나 맞으면서 그 알 수 없는 짜릿함을 한 번 더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본능적으로 강하게 끌어당기는 기분이었습니다.
아파트주위는 엄청난 바람에 다닐 수도 없는 하루였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의 나무들이 마치 뽑힐 것처럼 바람이 불어냈고 우산을 섰지만 우산은 그 기능을 할 수 있는 날이 아니었습니다. 전 베란다에서 창밖을 무심히 보다가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래야만 했습니다. 저 먼 하늘에서 번개와 천둥이 교향시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A동을 지나서 바람을 심하게 맞으며 걸어갈 때쯤 콰쾅 번쩍 하는 소리와 강렬한 빛이 저에게 떨어졌습니다. 21세기가 도래하고, 아니 그 이전에도 없었지만 한반도에서는 가장 강력한 번개의 위력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전 정신을 잃었고 제가 서 있던 아파트 근처의 땅이 움푹 들어갔고 음식물쓰레기통과 분리수거 통이 날아가서 근처의 아파트 1층이나 2층 창문이 와장창 깨져버렸거든요. 유리파편에 사람들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람들과 아파트 주민은 저를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방송출연으로 돈이 불어난 부모님은 좀 좋은 아파트로 이사를 했지만 그리 오래 살지 못하고 쫓겨나는 형국이 되어 버렸죠.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