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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은빛 천년 사(蛇)
작가 : MiChiLee
작품등록일 : 2019.10.22

절대 미를 가진 뱀신족 여인을 두고 찐! 스카이 패밀리가 벌이는
천신족과 지신족의 창세기 치정극!

 
3화 넌 날 죽였다
작성일 : 19-10-22 08:25     조회 : 165     추천 : 0     분량 : 4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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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화] 넌 날 죽였다!

 

 ‘스스슷’

 

 8개의 단단하고도 짧디짧은 다리들이

 한밤의 삭막한 사막 위를 바삐 기어가고 있었다.

 

 평소 별자리 점을 즐겨보던 라마는,

 흡사, 자신이 하늘의 별자리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손을 뻗으며, 눈앞에 보이는 어렴풋한 형체를 보며 웅얼댔다.

 

 “전갈좌?”

 

 그러자, ‘딱!’ 소리와 함께 스몰 사이즈 랍스터가,

 맛있어 보이는 통통한 집게발을 용감무쌍하게 쳐들었다.

 

 순수 독 함유량 100%를 자랑하는 독극물의 생명체!

 리얼 사막 왕 전갈을 알현하게 된 것이었다.

 

 순간, 비명이고 나발이고!

 라마는 바람처럼, 전갈의 시야에서 잽싸게 사라졌는데!

 

 잠시 후,

 이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몸을 피했던 라마가 발견된 곳은,

 초면이라면 결코 그러할 수 없는!

 

 모닥불을 친히 피우고 있는 천년왕의 무릎 위였다.

 

 처음 등장에, 그 그윽한 눈빛 하나만으로도

 당연히 잘 생겼겠거니 상상했었던, 그 비주얼 그대로!

 얼굴을 가렸던 터번을 벗어, 그 황홀한 자태를 홀연히,

 가감 없이 모두 드러낸 그가, 이 황당한 상황을 참고 본다.

 

 속으로는 또 ‘황망!’이라는 단어를 되뇌고 있겠지만.

 

 이 천년왕이라는

 조각 같은 남자의 외형을 잠시 묘사해 보자면,

 사막에서 살았다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창백하리만큼 희고 고운, 빛이 나는 피부를 바탕으로,

 붓 터치가 과감했다 싶을 정도로 길고 진한 눈썹이,

 그윽하게 자리 잡은 깊고 검은 눈을 감싸고 있어,

 매우 고혹적으로 보인다.

 

 또, 무엇보다 어떻게 기어들어 와,

 그의 무릎 위에 안착했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각도 상, 올려다보게 되는 라마의 시선으로 볼 때,

 보톡스를 맞아도 심히 맞아 보이는!

 시술을 받았어도 수십 번을 만졌을 법한!

 이 세상 콧날이 아닌 것 같은 그야말로 조각 같은 코는!

 그야말로 감히, 보고 있자니, 황송할 따름이었다.

 

 넋을 잃고 자신을 보는 라마를 보는

 그의 그윽한 두 눈에 힘이 들어갔다.

 

 ‘이게 무슨 짓인가?’

 

 라마는 그제야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득히 멀어져가던 정신을 단단히 붙잡았다.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었던,

 허나, 본능과는 밀접했었던?

 

 외간 사내의 목을 둘렀었던,

 자신의 경솔한 두 팔을 슬며시 거두어 보며 말이다.

 

 “흠! 흠!”

 

 그래도, 뭔가 편치 않았던 천년왕은 일부러 한

 마른기침 후에, 그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뒤늦게, 자신이 한 남자의 허벅지 위에 앉아 있단

 사실에 화들짝 놀란 라마는 그저, 동공이 확장된

 두 눈만 굴린 채, 그대로 앉아 있을 뿐이었다!

 

 ‘썩! 내려가란 말이다!’

 

 천년왕이 아름다운 두 눈에 힘을 주어 노려보았다.

 

 그제야, 안쓰럽게도 까치발로 버티던,

 라마의 앙증맞은 두 발이 땅바닥을 디뎠다.

 

 두려움에 가득 찬, 두 눈은 땅 구석구석을 살피며,

 전갈의 흔적을 찾으며 말이다.

 

 “제가, 갑각류를 좀 안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서!”

 

 민망함에, 변명이랍시고, 아무도 물어보지 않은

 투 머치 개인 정보를 툭 흘려 본다.

 

 그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라마를 바라보던

 천년왕이 몸을 일으켰다.

 

 “옴마야~!”

 

 때문에, 땅을 디딘 두 발과는 상관없이,

 여전히 비굴하게 천년왕의 허벅지에 적을 두고 얹혀있었던,

 라마의 엉덩이가 매우 껄끄럽게 땅바닥과 조우하였다.

 여기서 그녀는 또 생각하게 된다.

 

 ‘아! 이놈의 이상형도 아니구나! 난!’

 

 보통, 남자는 자신이 끌리는 이성에게 이렇게 함부로

 대하지 않는 법이다.

 

 생과 사가 갈리는! 그 어떠한 순간에도 말이다.

 

 ‘촤~앙!’

 

 천년왕은 그 자태도 우아하게!

 옆구리에서 왕좌의 게임에서나 볼 법했던,

 긴 SWORD를 순식간에 빼 들었다.

 그리고 그 서슬 퍼렇게 빛나는 칼끝을 라마를 향해

 천천히 겨냥했다.

 

 “헙! 죽일 거면, 곱게 죽여요! 신속하게! 정확하게!”

 

 죽음을 감지한 라마는, 순간에!

 흡사 배달 앱 지침서와 같은 말을 빠르게 외쳤다.

 마치, 래퍼나 된 양, ‘고통 없이, 피 안 나게! 안 아프게!’를

 덧붙여, 속사포처럼 후련하게 쏟아낸 후,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처결을 기다리는 죄수처럼,

 조용히 눈을 감고 꿇어앉아 있었다.

 

 다년간 당했었던 납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납치된 자의 슬기로운 자세였으리!

 이래서 경력직은 친절한 설명이 필요 없어

 다들 선호하는 것이다!

 

 ‘슥~’

 

 하지만, 그의 칼날은 라마의 예상과는 달리,

 조용히 그녀의 콧등 위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겁도 없이 집게발을 쳐들고 있는 왕 전갈을 향했다.

 

 그리곤, 날카로운 칼끝에 처참하게 찍힌 전갈의 사체를

 일말의 지체도 없이 불길 속으로 던져 넣었다.

 

 ‘타다닥!’

 

 통쾌한 울림에 한쪽 눈을 살며시 뜬 라마가

 전갈의 최후를 목격하고선, 안도의 숨을 내쉰 후,

 그제야 경솔했던 두 무릎을 멋쩍은 듯 털며, 일으켰다.

 

 “당신, 누구예요?”

 

 남자가 칼을 뽑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칼이 칼집으로 돌아갔으니!

 일단, 그 칼이 다시 나와, 자신의 목을 겨를 확률은 낮았다.

 

 “나, 왜 잡아 왔냐고?”

 

 다소, 건방진 말의 끝맺음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천년왕의 시선이 그제야 라마를 향했다.

 

 노려보는지, 째려보는지! 그 속내야 어찌 되었던!

 생긴 게 이미 그윽하게 생겨 먹었던 그의 멜로 눈깔은,

 간 큰 인질의 뇌리에 깊은 인상만을 안겨줄 뿐!

 위협은 되질 않았다.

 

 이래서 범죄자 상은 따로 있나 보다.

 

 일례로, 여인의 목에 빨대를 꽂고, 남의 피를 강탈하던

 변태적인 성향의 드라큘라를 범죄자라 일컬었던 희생자는

 드물었다. 오히려, 자신의 피를 먹어달라!

 자발적으로 목을 갖다 바치는 여인들은 있었어도!

 

 왜? 그는 너무나 매력적이었기에!

 

 결론은, 아름다운 사람이 하면,

 납치도 아주 공포스럽지는 않은가 보다.

 

 라마는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의 시선을 그대로 받았다.

 

 ‘아! 저 눈빛?’

 

 자신을 바라보던 천년왕의 저 그윽한 눈빛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기에.

 

 변방의 허름한 양꼬치 집에서 필름이 끊긴 후 깨어나,

 술에 절어 있는, 낙타 위의 자신을 발견 하고서의 일이었다.

 

 * * *

 

 사막에서 붉게 떠오르는 거대한 태양이

 마치, 말려 죽이려 작정을 한 듯, 따가운 빛을 내 뿜었다.

 

 라마는 목이 타들어 가, 탈진해 정신을 잃었고,

 급기야, 낙타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분명, 다른 낙타를 타고 앞서가던 천년왕이었으나,

 라마가 땅에 떨어지기 직전에 그녀를 받아 안았다.

 

 작은 새를 보듬듯, 조심스러운 손길로

 라마의 입술에 백옥의 호리병에 들어있는 물을

 조금씩 부어 보았으나, 정신을 완전히 잃은 그녀로서는

 삼킬 재간이 없었다.

 

 천년왕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그의 깊고 검은 눈동자가 하염없이 떨려왔다.

 두려웠던 기억에 떨고 있는 것이었다.

 

 독으로 죽어가던 여인을 살리려,

 자신에게는 치명적인 해독제를 머금고,

 여인의 입안에 강제로 넣어주려 애를 썼었던,

 아득히 먼 옛날의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었다.

 

 ‘나의 역사는 이렇듯, 바뀌지 않는 것인가?’

 

 그는 힘없이 숨이 끊어져 가는 라마를

 복잡한 심경을 머금고 바라보았다.

 

 그리곤, 그 옛날 자신이 그러했듯이,

 절박하게, 손에 쥐고 있던 백옥수(白玉水)를 들이키고는

 라마의 입안으로 천천히 넘겨주었다.

 

 ‘으~음!’

 

 백옥수가 혈액을 타고, 라마의 몸에 돌기 시작하자,

 희미하게 멎어가던 그녀의 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이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천년왕은,

 라마가 눈을 뜨기 직전에 경건한 의식을 치르듯,

 황급히 그 생기가 도는 입술에 다시 한번 입을 맞췄다.

 

 되도록, 그녀가 모르길 바랐으나,

 라마는 이미, 백옥수가 그녀의 입술에 닿았을 때부터

 정신이 돌아오고 있었다.

 

 백옥수는 신비한 공간에 있는 신묘한 물이기에,

 신성한 육체일수록 반응속도가 빨랐다.

 

 고로, 라마의 육체가 결코, 범상치는 않음을!

 그녀의 정신세계 또한, 평범할 리 없음을!

 죽다 살아난 와중에 한, 첫마디로 알 수 있었다.

 

 “왜? 키스해요?”

 

 라마는 자신을 그윽하게 바라보는 천년왕을 향해

 거침없이 궁금증을 토해내고는 또 바로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전갈의 위협에 놀라 깨어난 것이 지금,

 이 밤이었다.

 

 ‘오~ 마이!’

 

 황량한 사막에서 이름 모를 납치범과의 로맨스냐?

 

 그제야, 그러한 낯부끄러운 일들이 있었음을 기억해낸

 라마가 입술을 깨물었다.

 

 ‘아~ 놔아! 이런!’

 

 자신을 납치한 것에 대한 의문이

 조금은 해소되려는 듯했다.

 

 ‘저 남자, 날 좋아한다?’

 

 그 어떤 다른 이유를 생각할 수 없었다.

 

 “윽!”

 

 하지만, 성큼 다가와 한 손에 자신의 목을 틀어쥐는

 남자를 보며, 라마는 쉽사리 그 생각을 접을 수 있었다.

 

 ‘에라이! 이놈의 이상형은 아닌 게다! 난! 역시!’

 

 그윽하던 그의 눈빛이 순간에, 제법 살벌하게 변했다.

 조증이라도 있는 것일까?

 

 말없이 뚫어져라! 라마를 쏘아보던 천년왕이 입을 열었다.

 

 “넌, 날 죽였다!”

 

 이런 황당한 말이 또 있을까?

 라마는 대항할 말을 잃었다.

 

 아니, 대관절 사람이 누굴 죽였다면?

 최소한 그 실루엣이라도 기억하지 않을까?

 특히나, 이런 비주얼과 피지컬의 남자는 쉽사리 잊기가

 힘들 법하다. 이 세상 품질이 아닌 아우라를 두르고 있어서.

 

 헌데, 난생처음 보는 남자가,

 내가 자신을 죽였다며, 눈앞에서 은원을 따지고 있다.

 

 저승, 이승 간의 상도덕이 있지!

 죽은 자가 어찌 산 사람을 이리 못살게 굴 수 있단 말인가!

 

 라마는 점점 땅에서 멀어져 가는 자신의 두 다리를 보며,

 본능적으로, 두 손으로 자신의 목을 움켜쥔,

 놈의 손을 필사적으로 잡았다.

 

 그 와중에, 놈의 손의 감촉은

 ‘헉!’ 소리가 나도록, 놀랍도록 부드러웠다.

 

 ‘아! 미쳤나 봐!’

 

 죽기 전의 전희가 소름 끼치도록 황당하구나!

 

 교살이 특기인 연쇄살인범인가?

 그래도, 피는 안 보고 죽을 수 있겠구나!

 

 라마는 긴 SWORD를 장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이 자가 토막 살인을 추구하지 않는 인물임을

 감사히 여기기로 했다.

 

 죽어도! 피 튀기며 죽기는? 죽기보다 싫었다.

 사지육신 멀쩡하게 곱게 붙어서 죽기를 희망했다.

 

 보통, 죽기 직전의 아찔한 상황에서 할 수 있을 법한

 생각들은 아닐 것이다.

 

 라마는 어릴 때부터 그랬다.

 삶에 그다지 애착이 없었으며,

 죽는 것에, 이상하리만큼 두려움이 없었다.

 

 ‘아! 혀가 길게 나와서 볼썽사납기는 하겠군!’

 

 그리고, 흔히들 사후에 저승으로 간다는데,

 죽은 모습 그대로 간다면, 정말 흉측은 하겠구나!

 태연하게, 그리 생각하던 중이었다.

 

 “4352년 전에!”

 

 매력적인 중저음이 라마의 귓가에 더해졌다.

 

 죽음을 각오하고, 눈을 감았던 라마가 서서히 눈을 뜨며,

 이 진중하고 단호한 음성을 내뱉은 남자의 입술을

 응시했다.

 

 ‘왜? 왜 때문에!’

 

 ‘어째서, 숫자가 그렇게 디테일한 것이냐?’

 

 순간, 죽기 직전의 공포보다,

 수지 디테일한 미친놈에 대한 소름이 더욱 큰 라마였다.

 

 ‘아! 제대로 미친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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