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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가면의 기사들
작가 : 스와디아
작품등록일 : 2019.9.2

가면을 쓴 두명의 소년 이야기

 
35.준비(5)
작성일 : 19-10-21 21:10     조회 : 230     추천 : 0     분량 : 4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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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대륙 위의 세 번째 나라. 헤겔에서 로바크 산맥을 넘으면 나오는 국가. 우리 사절단이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이었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생각을 했는데 오히려 정 반대였다.

 

 

 우리를 처음 맞이한 것은 도시의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이유를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성벽과 성문이 굳건히 있는 도시는 멀쩡했지만 그것의 보호를 받지 못한 도시 밖의 농지들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원래라면 가을을 맞이해 금색 물결이 파도쳐야 하는 논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했다. 논 가운데에는 금색 물결 대신에 시체들이 널려 있었으니까. 물론 그곳에는 인간의 시체도 있었고...

 

 

 우리가 가지고 온 괴물로 보이는 시체도 있었다. 대충 훑어보더라도 1000구는 넘어 보이는 수였다. 지금 이 광경은 내가 세운 가정이 맞았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발트하임의 군대는 산맥을 넘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헤겔에서 로바크 산맥을 넘어가면 우리가 도착한 이 국가에 도착하게 된다. 산맥에 의해 국경이 막혀 있음을 생각하지 않으면 바로크보다도 가까운 거리였다. 그러니 다른 국가임에도 이렇게 빠르게 영향을 받은 것이다.

 

 

 사절단이 도착하자 국왕이 직접 마중을 나왔으니 이 나라의 상황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정도는 쉽게 유추가 가능하였다.

 

 

 대화는 굉장히 호의적으로 이루어졌다. 일사천리. 이곳에서의 일을 이 4글자 보다 쉽게 말해주는 것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역설적이게도 다시 한번 소리 죽여 로크에게 감사를 표현했다. 그 녀석 덕분에 나의 군대가 강해지는 것을 나는 알고 있으니까. 이제 남은 것은...

 

 

 드래곤이 올 것인가.

 

 

 수많은 사람들이 비웃고 의심했던 도박이라고 말했던 그들. 과연 그들이 올 것인가가 문제였다. 그러나 나는 이미 확신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온다. 나는 오히려 그들이 오지 않는 것이 더 상상하기 힘들었다. 내가 그린 내 군대의 이미지. 눈만 감으면 떠오르는 그 이미지 속에서 드래곤이 없는 그림은 나로서는 상상이 불가능한 정도였으니까.

 

 

 그것보다는 시간이 걱정이었다. 이미 국경을 넘을 정도로 이 괴물들의 확산 속도가 빨랐다. 물론 이 곳까지 넘어온 놈들이 군대의 형태를 띄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저 놈들이 죽어 있는 모습만 보더라도 제대로된 진형을 갖추고 싸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으니까. 그냥 이리떼처럼 소규모로 뭉쳐서 주변 마을을 공격하는 정도였을 것이다. 지금 이 1000구가 넘어보이는 시체들은 인간의 군대로 치자면 탈영병 정도에 해당하는 것이다.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졌다. 지금 이 탈영병들은 우리에게 좋았다. 설득을 위한 시간이 훨씬 절약되었으니까.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들 본대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였다. 만약 밤낮을 쉬지 않고 진군했다면 그들은 이미 바로크에 닿았을 것이다. 내 생각이 맞다면 그들은 도시보다는 마을을 경유하며 올 것이다. 전력을 계속 불려나갈 수 있도록. 그러니 시간적 여유는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을 다 잡았지만 그렇다고 초조한 마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일단 지금은 지역 방어에 힘써 주십시오. 그러면서도 전력을 한 곳에 모으는 것이 중요합니다. 언제든지 공간 이동을 할 수 있도록. 생각보다 어렵진 않으실 겁니다. 이들은 적들의 주력이 아니니까요. 이 나라에는 다행스럽게도 적들의 주력은 우리 카셀 국에서 전쟁을 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건 당신들에게는 불행이지. 대륙을 대신해서 고통 받고 있음에 유감을 표현하네.”

 

 

 “고맙습니다. 잘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빌려주십시오.”

 

 

 “걱정 말게. 그런데 하나 궁금한 것이 있군. 지원군은 어떻게 이동시킬 생각인가?”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려고 노력했다. 시간을 들인다면 분명 설득할 수 있겠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 우리는 시간이 촉박했다.

 

 

 “자세한 것은 말씀드릴 시간이 없습니다. 가설이 터무늬 없다고 느끼실 테니까요.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공간 이동 마법진을 사용할 생각입니다.”

 

 

 “...알겠네. 자네를 믿도록 하지. 우리에게는 뾰족한 수가 없으니까. 공간 이동 마법진을 중심으로 병력을 모아 놓고 있겠네.”

 

 

 “감사합니다.”

 

 

 국왕은 그렇게 말을 하고 잠깐 창밖을 내다보았다. 나도 덩달아 시선을 그곳을 향해 보았다. 시체만이 보이는 풍경, 끔찍한 풍경이 끝을 모르고 이어졌다.

 

 

 “끔찍하군.”

 

 

 “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연합을 해서 힘을 합쳐야 합니다. 그것만이 이 지옥을 다시 만들어내지 않을 방법이죠.”

 

 

 “전쟁에서 만약 연합군이 진다면 다음 목표는 어디일 것 같나?”

 

 

 “....이곳일 겁니다. 그것도 지금의 양보다 수십배는 많은 수가 달려들겠죠. 그 때는 진영도 확실하게 갖추고 공성에 임하겠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연합군이 패배하면 이곳도 사라진다고 보시는게 맞습니다.”

 

 

 “그래.”

 

 

 국왕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한 것이 보였다. 정말로 국가를 걱정한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그의 표정을 보니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연합군이 졌을 때의 가정입니다. 지금은 최선을 다 할 때지요. 상황이 급합니다. 다음에도 얼굴을 마주할 수 있으면 좋겠군요.”

 

 

 나는 그렇게 대화를 끝내고 공간 이동 마법진으로 걸음을 옮겼다.

 

 

 국왕의 표정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국가를 걱정하는 마음이라. 생각해보면 나는 뒷일을 걱정해본 적이 없다. 로크와의 전쟁. 나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그 과정과 그 순간이었다. 강해지는 어둠을 따라 강해지는 질서. 나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재밌었다. 그래서 잊고 있었는 지도 모른다. 내가 지켜나가야 하는 것들을.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어느 순간부터 끊이지 않는 물음이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그 물음을 떠올린다. 빛이 밝아지고 사절단의 몸에 그것이 휘감긴다. 가면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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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걱정했던 일은 벌이지지 않은 것 같다. 발트하임 군의 바로크에 대한 진격은 아직인 모양이다. 나는 도착하자마자 로버트 경을 찾았다. 이 때까지의 경과를 듣기 위해서였다.

 

 

 내 생각대로 발트하임군은 마을을 부수며 진격을 하였다. 아니, 우리 따위는 아중에도 없다는 듯이 바로크를 제외한 다른 모든 지역을 부수어 나갔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죽은 자들을 되살릴 수 있다는 가정에 확신이 드는 순간이었다.

 

 

 실재로 척후병의 말에 따르면 육안으로도 보일 정도로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고 하였다. 너무 많아서 정확한 셈이 어려웠지만 적어도 18만 이상이라는 보고였다. 다행인 것은 그런 초조한 상황에서도 카셀 국의 지휘관들이 정확한 판단을 내려줬다는 것이다. 초조함에 못 이겨 정면 승부를 하는 것은 최고의 악수였다. 발트하임 군이 주요 거점을 건드리는 일 없이 마을만을 부수는 것은 병력의 증원 목적도 있겠지만 우리들의 초조함을 건드려 성을 빠져나오게 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러면 수성의 이점을 버리는 것이니까. 그러나 카셀 국은 그러지 않았다. 성벽을 지키면서 연락이 가능한 지역의 모든 이들을 성벽 안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물론 전망이 밝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시간이 갈수록 불리해졌다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발트하임 군에게는 어차피 지불할 대가가 필요가 없었으니까. 우리 군이 수성의 이점을 버리고 막아선다면 박살내면 되는 것이었고 지금처럼 방관하는 선택을 한다면 전력의 계속 불려나가면 되는 것이었다. 무슨 상황이든 저들이 유리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불리한 쪽에서는 언제나 내분이 일어나기 십상이었다.

 

 

 “젠장. 먼저 나가야 한다고 했지 않습니까? 수성의 이점이고 뭐고 막아서더니, 그 잘난 수성의 이점이 있다고 해서 이 병력차가 극복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들이 노리는 것이 우리가 조바심을 내는 것이란 걸 모르고 있나? 그 때 싸웠다면 우리는 반드시 패배했소. 그리고 카셀 국이 멸망했겠지. 지금은 시간을 벌고 방법을 찾을 때란 말이오.”

 

 

 “방법은 무슨 얼어죽을. 여기서 더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소. 겁쟁이 자식. 1초라도 더 살고 싶다고 말을 하시오.”

 

 

 “뭐야?”

 

 

 성을 다니다보면 일상처럼 만나는 풍경이었고, 예상했던 현실이었다. 지금이야말로 필요했다. 정신적이고 실질적인 지주. 드래곤들. 그들은 언제 올까. 그들은 온다. 올 것이다. 내가 생각했던 상상의 군대를 완성시키러.

 

 

 그런데 언제?

 

 

 가슴이 뛰었다. 내 계산으로 지금 쯤이라면 오고도 남아야 했던 시간이다. 발트하임이 이렇게까지 날뛰고 있는데도 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쯤되면 움직이지 않을 판단을 내렸다고 봐도 무관할 정도로.

 

 

 나의 정신 또한 점점 피폐해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날이 갈수록 나는 그것을 강하게 느꼈다. 이미 지금 나가 싸우기에는 늦었다. 너무 압도적인 병력 차이이다. 수성의 이점을 버릴 수는 없으니까. 결국 지금처럼 병력의 차이가 벌어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흑사의 병은 조금씩 조금씩 도시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지금의 상황이 그렇다. 흑사의 병보다 훨씬 강한 죽음에 대한 공포가 조금씩 도시를 감쌌다.

 

 

 그리고 결국 그 날이 와버렸다. 18만이라고 했었나. 아니다. 적게 잡아도 2만은 되어 보이는 수의 군단. 그들이 바로크에 도착한 것이다. 바로크 성을 둥글게 둘러싼 채로.

 

 

 젠장.

 

 

 드래곤은 도대체 언제 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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