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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에도 스위치가 있나요?
작가 : 은새옴
작품등록일 : 2016.10.7

작품을 수정하며 출간준비 중입니다.

완결 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

 
02화. 갑 중의 갑 VS. 을 중의 을
작성일 : 16-10-08 02:03     조회 : 605     추천 : 3     분량 : 6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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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새옴은 저도 모르게 입이 벌어졌다.

 

 셀럽들조차 특별한 날만 찾는다는 최고급 한정식 전문점 모련각(慕戀閣).

 

 전통 한옥 식으로 만들어진 웅장한 대문과 그 위에 모련각(慕戀閣)이라고 쓰인 금빛 현판. 입구에서부터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이야.. 잡지에서 볼 때도 고급지다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서민들 기를 팍! 죽여주네요. 안 그래요, 김 대리님?”

 

 “그렇군요.”

 

 너무나 심플한 대답으로 한껏 들떠서 호들갑을 떨던 송승현을 단박에 제압하는 김태율 대리.

 

 무안해진 송승현은 눈치껏 발걸음을 늦춰 새옴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까지 오는 내내 표정이 굳어있던 새옴이었다. 하지만 이곳, 모련각의 고아한 자태 앞에서 그녀의 마음도 무장해제당할 수밖에 없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강 이사님.”

 

 정원을 지나 고풍스러운 정취의 한옥 고택 본채에 다다르니 단아한 한복 차림의 직원들이 마중 나와 익숙한 듯 건하 일행을 안내했다.

 

 ‘이 사람은 이런 곳에서 식사하는 것이 일상이겠지?’

 

 새옴은 새삼 건하가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속한 사람인 것이 실감났다. 일부러 걸음을 늦춰 그로부터 더욱 뒤처지도록 했다.

 

 새옴 일행이 안내받은 방은 주변 소음으로부터 완벽하게 독립된 좌식 온돌방이었다.

 

 무엇보다 정원과 연결된 둥근 창호가 인상적이었는데, 창으로 스며드는 짙은 소나무 향을 맡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이리 오너라~ 에헴!”

 

 넉살좋은 송승현이 신을 벗고 방으로 오르며 과장스럽게 양반 흉내를 내며 너스레를 떨자 계속 굳어 있던 새옴의 얼굴에 처음으로 웃음이 묻어났다.

 

 “새옴 씨 그렇게 웃는 거 정말 오랜만에 보는 거 같은데..”

 

 “네?”

 

 예상치 못한 건하의 시선에 새옴의 얼굴에서 빠르게 웃음기가 사라졌다.

 

 예상치 못했던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

 

 건하의 팔이 새옴을 향했고, 그의 강한 팔 힘에 이끌려 새옴의 몸이 건하 쪽으로 기울었다.

 

 “우리 팀에서 유일한 lady(레이디)이신데, 창가 좋은 자리로 모셔야죠.”

 

 새옴이 쳐다보자 한 마디 덧붙였다.

 

 “Lady first(레이디 퍼스트).”

 

 찰나였다. 자신으로 인해 중심을 잃고 기우뚱한 새옴의 어깨를 아프지 않게 살짝 누르면서, 건하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새옴을 둥그런 창가 옆에 앉혔다.

 

 ‘이 남자가 진짜!’

 

 “허허허. 역시 이사님께서 여사원들에게 괜히 인기 있는 게 아니십니다.”

 

 구 과장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새옴을 강제로 앉히다시피 한 건하의 이런 행동을 달리 해석하는 사람은 없었다. 기껏해야 완벽한 매너가 몸에 밴 젠틀 가이 정도로만 여길 따름.

 

 나머지 팀원들도 서둘러 자리를 잡고 앉기 시작했다.

 

 새옴의 맞은 편, 즉 또 다른 창가 자리는 구 과장, 그 옆으로는 김태율 대리, 그리고 자연히 나머지 한 자리는 송승현이 차지했다.

 

 ‘응? 우리 팀이 모두 다섯인데. 그럼 강 이사님 자리는 어디에?’

 

 건하는 이미 자리를 잡고 앉은 채였다. 새옴을 앉힌 것과 거의 동시에.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새옴의 바로 곁에.

 

 다만 이 모든 과정이 순식간에,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팀원들 모두 어색함이나 수상함을 느끼지 못 했을 뿐이었다.

 

 다들 외투를 벗느라 부산한 사이 건하가 물었다.

 

 “새옴 씨는 외투 안 벗습니까? 그렇게 입고 먹으면 답답할 텐데..”

 

 고양이 쥐 생각해 주는 척은! 당신은 내가 우습죠?

 

 “예. 지금 벗으려구요.”

 

 새옴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외투를 벗어 옷걸이에 걸었다. 순간 또 한 번 자신이 건하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다는 느낌에 마음속에서 불길이 일었다.

 

 5년 전 그때처럼.

 

 드르륵.

 

 드디어 문이 열리며 식사가 들어왔다.

 

 진수성찬이란 게 무엇인지 한수 가르쳐 주기라도 하려는 듯 엄청난 가짓수의 음식들이 들어와 상 위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우와!”

 

 “이야!”

 

 “세상에...”

 

 다들 나름의 다양한 표현으로, 예술의 경지에 오른 식탁의 화려함에 감탄사들을 쏟아냈다.

 

 하하하하. 낄낄낄낄.

 

 남자들의 본격적인 수다가 시작되었다.

 

 ‘하여튼 알고 보면 남자들이 더 수다쟁이야.’

 

 새옴은 자신이 노블레스에 입사한 이래 가장 화기애애해 보이는 팀을 보며 어쩐지 귀엽다는 생각에 미소 지었다.

 

 ‘저 사람만 다시 만나지 않았으면 나도 이 틈에 섞여서 하하호호 할 수 있었을 텐데...’

 

 동료들 사이에서 저만 홀로 덩그러니 외딴 섬이 된 것 같아서 새옴은 울적한 기분이 들었다.

 

 “새옴 씨, 이거 이름이 뭔지 알아요? 이렇게 보니 한식도 참 어렵네. 정체 모를 반찬이 한두 가지가 아니네요.”

 

 새옴의 불편함을 눈치라도 챈 건지 때마침 송승현이 새옴을 대화에 끌어들였다. 마른 체형의 김태율 대리보다 1.5배쯤 덩치가 큰 송승현이 참 듬직해 보였다.

 

 ‘언제쯤 되어야 강건하, 이 사람이 불편하지 않게 될까?’

 

 새옴은 앞으로의 회사 생활이 새삼 막막해져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견뎌야한다!

 

 어쨌거나 이제 3개월 차가 된 신입 새옴에게 있어 그는 그야말로 하늘같은 존재인 이.사.님.

 

 갑(甲) 중의 갑(甲).

 

 

 *

 

 

 “으아~ 먹다먹다 이렇게 먹어 보는 것도 진짜 오랜만입니다. 정말이지 오늘만 살다 죽을 것처럼 먹었네요.”

 

 자신의 배를 팡팡 치며 송승현이 엄살을 떨었다.

 

 “굉장히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늘 저녁은 건너뛰어도 될 정도랄까요. 하하하.”

 

 “이사님 덕분에 제가 알던 한식의 이미지가 확 바뀌었지 뭡니까.”

 

 “... 새옴 씨는요?”

 

 건하의 눈이 새옴에게 고정되었다.

 

 “네에? 아, 저, 저도요..”

 

 “하긴.. 새옴 씨가 먹기는 제일 잘 먹었지. 강 이사님이 친히 그렇게나 반찬 접시들을 바꿔 주셨으니.”

 

 “예에..?”

 

 송승현의 기습 발언에 상황파악이 순간 되지 않던 새옴은 놀란 토끼 눈이 되어 건하를 돌아봤다.

 

 건하가 매우 흐뭇한, 그러나 다소 머쓱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그랬다. 먹기는 정말 잘 먹었다. 아니, 잘 쑤셔 넣었다.

 

 곁에 앉은 건하가 불편한 만큼, 그걸 잊기 위해 새옴은 먹는 일에만 집중했다. 자기 앞에 놓인 접시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신경 쓸 겨를도 없을 정도로.

 

 “새옴 씨 앞에는 접시가 빌 틈이 없었지?”

 

 “여자라서 좋겠어요. 아, 이거 절대 성차별 발언 아닙니다. 그냥 그렇게 챙김 받는 게 부러워서요. 내 맘 알죠, 새옴 씨?”

 

 송승현이 능청스럽게 변명을 하자 새옴이 오해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방 밖에서 인기척이 나며 문이 열렸다. 강건하 이사의 비서 연수진이었다.

 

 연 비서는 말없이 목례만 하더니 건하에게 작은 쇼핑백 하나를 건네고 바로 돌아갔다.

 

 뭐지?

 

 모두의 시선이 그 쇼핑백에 집중되었다.

 

 “타히티로 출장 갔을 때 관광청 직원분이 기념품으로 추천해 주더군요.”

 

 건하가 쇼핑백에서 꺼낸 것은 작은 여자 아이 모양의 인형들이었다. 훌라 춤 의상과 흡사한 민속 의상을 입고 있는 긴 머리 소녀의 봉제 인형들이었다.

 

 “이사님도 참. 시커먼 남정네들한테 인형이 뭐..ㅂ.. 아니, 어떻습니까! 와. 정말 이쁘지 않습니까?”

 

 “갑자기 웬 다나까 말투입니까! 하하하. 송승현 씨 당황하면 군인 말투가 튀어나오는구먼..하하하.”

 

 이렇게 다들 송승현을 놀리며 웃고 떠드는 사이, 건하는 모양이 제각각인 인형들 중 슬그머니 하나를 꺼내 테이블 밑에 따로 빼 두었다. 오른쪽 귀에 하얀 꽃이 꽂혀 있는 게 인상적인 인형이었다.

 

 ‘뭐지? 저 인형만 왜..?’

 

 새옴은 건하의 수상한 행동에 고개를 갸웃했다.

 

 “각자 마음에 드는 인형들로 집어 가시면 됩니다. 마음에 안 든다고 버리진 마시구요!”

 

 “감히 누가 주신 건데 버리다니요! 여친한테 주면 딱이겠는데요? 제 미래의 여친.. 흑.”

 

 서핑보드를 들고 있거나 화려한 꽃목걸이를 하고 있는 등 조금씩 다른 디자인의 인형들이 각자 주인을 찾아갔다.

 

 성인 남자들이 봉제 인형 하나씩 손에 들고 구경하는 모습이란. 심지어 송승현은 인형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기까지 했다.

 

 ‘풋’

 

 새옴은 저도 모르게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애써 속으로 참고 있었다.

 

 바로 그때,

 

 새옴의 허벅지 위로 뭔가 간지러운 촉감이 와 닿았다.

 

 ‘응?’

 

 고개를 숙이고 허벅지를 내려다보니 아까 건하가 따로 빼 두었던 의문의 그 인형이 올라와 있었다. 건하가 가까이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게 제일 예뻐요.”

 

 건하는 인형의 오른쪽 귀에 걸려 있는 하얀색 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눈을 찡긋했다.

 

 ‘헉.’

 

 새옴은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뺐다.

 

 ‘뭐야, 설마.. 머리에 꽃 꽂은 여자가 취향이었던 거야? 헐..’

 

 순식간에 새옴의 머릿속이 수많은 ‘강건하샤’ 회원들로 가득 찼다. 어떻게든 건하의 레이더망에 들어가고자 여자로서의 모든 매력을 어필하려는 회사원 버전의 빠순이들.

 

 ‘음.. 그녀들에게 이 정보를 흘린다면..?’

 

 노블레스의 여사원들이 단체로 머리에 흰 꽃을 꽂고 건하에게 웃음을 날리는 장면을 떠올리며 새옴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그건 좀 무섭다.’

 

 “이제 슬슬 회사로 돌아가 보죠.”

 

 그때 건하가 식사자리를 마무리했다.

 

 “강 이사님, 설마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은 아니겠죠?”

 

 송승현은 두 손을 맞잡아 쥐며 “아빠, 우리 다음에 또 외식해요!” 할 때와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저런 넉살을 부려도 둥글둥글한 송승현은 어쩐지 밉지가 않았다. 건하 역시 송승현의 넉살을 호의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제가 한국에 와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게, 바로 이 회식입니다.”

 

 “역시 이사님이랑 저는 통한다니까요. 이럴 때 미국에서는 서로 막 친구 먹고 그러지 않나요? 캐주얼하게?”

 

 “송승현 씨, 또 앞서 나간다.”

 

 “죄송합니다.”

 

 송승현이 넙죽 고개를 숙여 사과하다가 물컵에 머리를 찧었는데 그 모습이 우스워서 또 한 바탕 웃었다.

 

 새옴은 차마 거절하지 못해 받아든 인형을 들고 고민에 빠졌다.

 

 ‘아무리 잘해주셔도 전 알아요. 강건하 이사님의 진짜 얼굴을! 겉보기에는 다정하지만 사실은 아주 무서운, 그런 분이잖아요.’

 

 하지만 새옴은 자신의 처지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아직 정직원도 아닌 일개 말단 신입에 불과한 을(乙) 중의 을(乙)이란 처지를.

 

 “잘, 먹었습니다.”

 

 새옴은 꾹꾹 누른 목소리로 마지못해 예의를 갖췄다.

 

 “다들 마음에 드셨다니 기쁩니다.”

 

 인사 내용과는 달리 다소 복잡한 듯한 건하의 표정이 잠시 새옴의 눈에 머물렀다. 하지만 건하는 이내 표정을 거두고 먼저 방을 나섰다.

 

 

 *

 

 

 아까 들어올 땐 고택 특유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나가면서 보니 건물 전체의 고풍스런 느낌과는 별개로, 실내는 현대적인 느낌의 색다른 인테리어가 구석구석 엿보였다.

 

 그 중에서도 특히 새옴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국적 느낌의 조각상과 인형들이 모여 있는 선반이었다.

 

 가게 측에서 일부러 장식했다기보다는, 아무래도 세계 각국 손님들이 찾는 곳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독특한 장소가 만들어진 것 같았다.

 

 ‘아!’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오른 새옴은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행히 다른 사람들은 이미 밖으로 나가고 없어 보였다.

 

 누가 지나갈 새라 새옴의 눈이 빠르게 인형들 사이사이를 훑기 시작했다.

 

 “찾았다!”

 

 새옴은 밀려오는 긴장감에 다시금 주변을 확인했다.

 

 ‘좋아. 지금이야!’

 

 새옴은 빛의 속도로 아까 건하가 주었던 인형을 여러 인형들 사이에 살며시 올려놓았다.

 

 ‘이렇게 숨겨 놓으면 아무도 모르겠지?’

 

 새옴은 만족스럽게 인형컬렉션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어... 저건?’

 

 티아레. 타히티를 상징하는 국화.

 

 그리고 타히티 여인들이 남성을 유혹할 때 사용한다는 신비한 향의 꽃.

 

 타히티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 알게 된 내용이었다. 인형을 손에서 놓고서야 인형의 오른쪽 귀에 걸려 있는 하얀 꽃이 새옴의 눈에 제대로 들어온 것이었다.

 

 ‘저 꽃을 귀에 걸면 어떤 의미가 있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뭐였더라..’

 

 새옴이 그렇게 고민 삼매경에 빠진 바로 그 순간, 누군가가 새옴의 어깨를 툭 쳤다.

 

 “꺄악!”

 

 떳떳치 못한 짓을 저지르고 있던 새옴은 지레 기겁했다. 쌍꺼풀 없는 동그란 눈이 더욱 커졌다.

 

 “뭐해요?”

 

 헉! 건하였다.

 

 ‘어떡해! 이 남자, 아직 안 나간 거였어?’

 

 그야말로 지진을 일으키고 있는 새옴의 동공을 확인한 건하는 천천히 인형들 쪽으로 눈을 돌렸다.

 

 이내 건하의 미간이 구겨졌다. 연이어 새옴의 빈 손까지 확인한 그는 결국 싸늘한 표정을 드러내며 물었다.

 

 “이거.. 아까 내가 준 거랑 똑같은 거 같은데.. 혹시 버린 겁니까?”

 

 “아, 아니요.”

 

 새옴이 과장되게 손사래를 쳤다. 순간 조금 전 그에게 들은 말이 귓전에서 울리는 듯했다.

 

 ‘마음에 안 든다고 버리진 마시구요!’

 

 새옴은 방금 자신이 저지른 짓이 너무 창피해서 볼이 발갛게 붉어졌다.

 

 ‘아! 난 죽어도 범죄자는 못 되겠구나.’

 

 새옴은 극한의 공포가 온몸을 훑는 걸 느끼며 살아남기 위한 길을 찾기 시작했다.

 

 “버, 버리기는요. 저 인형한테 어떤 친구를 만들어 주면 좋을까.. 잠시 고민하던 중이었는걸요.”

 

 궁색했다. 하지만 그게 최선이었다.

 

 “...그렇..습니까?”

 

 다행히 건하는 새옴의 이 궁색한 변명을 믿어주는 눈치였다. 물론 약간의 미심쩍음까지는 거두지 못해 보였지만.

 

 “다들 나가셨죠? 그럼 저도 이만...”

 

 새옴은 인형을 도로 주워들고 종종 걸음으로 건하의 시야에서 벗어났다. 마음이 급했다. 건하와 단둘이 있는 이 자리를 얼른 벗어나야 숨을 제대로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새옴 씨!”

 

 ‘못, 못 들은 척 하자!’

 

 새옴이 다시 몇 걸음 옮기는데 다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새옴!”

 

 등 뒤로 나지막한, 하지만 힘이 실린 건하의 목소리가 자신의 몸을 붙들어 매고 있었다. 새옴은 순간 온몸이 굳어 버렸다.

 

 “우리, 못 다한 이야기가 있는 걸로 아는데.. 얘기 좀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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