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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자유로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작가 : 애런
작품등록일 : 2019.9.28

자유로를 질주하는 네 젊은이들의 일과 사랑이야기입니다. 어려운 과정을 뚫고 취업하지만 현실은 비정규직이었습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매일매일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재단의 이사장이 실종되고 모두 서로를 의심하는 가운데 재단내의 파벌 싸움이 격화됩니다. 그래서 네 젊은이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게 됩니다.

 
사. 나뭇가지를 꺾는다 2. 횟집
작성일 : 19-10-18 23:29     조회 : 218     추천 : 0     분량 : 7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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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 나뭇가지를 꺾는다

 

 

 2. 횟집

 

  이사장은 교장 차은우와 횟집에 마주 앉아 있었다. 차은우가 이사장의 술잔에 소주를 따랐다. 이사장이 소주를 받아 차은우의 잔을 채웠다. 둘은 조용히 잔을 부딪치고 잔을 비웠다. 그리고 말없이 다시 잔을 채웠다.

  “난 말이야. 소주가 노동자들의 술이라고 생각해. 자넨 어떤가?”

  학교에서는 교장을 깍듯이 대하던 이사장의 말투가 바뀌어 있었다. 유일하게 이사장이 둘이서만 편하게 술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밖에서 만날 때는 안에서보다 훨씬 더 편하게 대할 수 있었다.

  “온 국민의 술이죠. 퇴근 후 소주 한 잔이 우...우리 민족 최대의 낙 아닙니까.”

  “노동자들의 술이라고 하는 이유가 궁금하지 않나?”

  “궁금합니다. 이유가 뭡니까?”

  차은우가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맞춰봐.”

  “가격이 저렴한 편이어서 인가요?

  “그것도 있긴 하지. 그런데 더 중요한 이유가 있어.”

  “궁금합니다. 대답해 주세요.”

  “그건 바로 삶의 애환이 묻어있기 때문이야.”

  “삶의 애환.”

  “그래. 삶의 애환. 노동자들이 힘든 삶에 대한 보상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는 시간. 바로 소주 한 잔 기울이는 시간 아니겠어.”

  “맞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 잔 더 하십시오.”

  차은우가 다시 권하자 이사장은 잔을 부딪치고 잔을 비웠다. 차은우는 절반 정도 먹고 잔을 슬그머니 내려놓았다. 이사장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아니. 같이 잔을 비워야지. 안 그러더니만. 뭔 일 있어?”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차은우가 황급히 잔을 비웠다.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작은 일에도 금방 얼굴이 후끈거려왔다. 혈액 순환이 잘 돼서 그런 거라고 자위했다. 이사장은 물끄러미 차은우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잔을 채워줬다.

  “잘 마셨네. 오늘 일정은 잘 조율했지? 주요 부장들하고 신규들부터 보고 다른데 있는 선생님들은 노래방에서 합류하자고. 신규들 어디 쯤 왔나?”

  “시간이 살짝 지났네요. 전화해 보겠습니다.”

  “아니. 그만 둬. 오겠지 뭐.”

  그 순간 방문이 열렸다. 성훈과 도형이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늦어서 죄송합니다.”

  성훈이 구십 도로 절하며 말했다. 따라 들어오던 도형도 얼떨결에 허리를 깊이 숙였다.

  “괜찮네. 오 분 정도야 뭐. 거기 앉게나. 교장 선생님이 내 옆으로 오고.”

  “네.”

  차은우가 놀라서 대답했다. 그래도 재빠르게 벌떡 일어나 이사장의 옆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성훈과 도형이 자리에 앉고 이사장이 성훈부터 잔을 따라 주었다. 도형은 성훈부터 잔을 받은 게 살짝 마음에 남았다. 그래도 내색할 수는 없었다. 넷은 잔을 부딪치고 잔을 비웠다. 평상시 성훈은 소주를 즐겨 먹지 않는 편이었다. 그래도 자리에 따라서 분위기를 맞춰야 하는 날이면 소주를 먹긴 했다. 오늘이 그날이었다.

  “안주 더 먹고 싶은 거 있어? 있으면 얘기하고.”

  “괜찮습니다.”

  이사장의 말에 도형이 대답했다. 실제로 회가 차려져 있는 상에 뭔가를 더 시킬 필요는 없어 보였다.

  “기름에 지진 해물전이 들어가면 완벽한 조합이 될 겁니다. 주문하겠습니다.”

  성훈이 종업원을 불러 추가로 해물전을 주문했다. 성훈을 눈 여겨 보았던 이사장은 역시 본인이 사람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했다.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사장은 긍정적으로 보았다. 안주가 차려진 상을 훑어보고 빠진 게 무엇인지 금방 스캔해서 주문하는 센스 있는 행동. 이사장은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눈치만 보고 진짜 직언은 못하는 직원들에 대해 실망한 적이 많았었다. 성훈은 그런 직원들과는 다를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장면이었다.

  “그래. 오늘 학교는 어땠나?”

  “오늘은 수업은 없었고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습니다.”

  이사장이 질문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차은우가 대답했다.

  “그건 알고 있고 두 신규 선생님들의 느낌을 물어보는 겁니다.”

  이사장의 말에 차은우는 움찔했다. 괜히 끼어들어서 대답 했나 순간 후회했다.

  “저는 오늘 행사장에 배치되어서 학생들을 통제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첫날이어서 그런지 학생들이 통제를 잘 따라 주었습니다. 이 학교 학생들의 첫인상은 순한 편이었습니다.”

  “저는 행사장에서 작년도 방송 담당 선생님을 도와 방송 장비를 세팅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전 직장에서도 했던 일이라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오리엔테이션은 저희 때는 없었는데 우리 학교의 전교생이 다 참가해서 행사가 진행되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학생들은 잘 듣긴 했는데 시간이 조금 길어서인지 마지막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다소 생겼습니다. 강의 형태로만 진행되는 방식을 다양화해서 토론식이나 퀴즈식 같은 여러 형식으로 진행해야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도형과 성훈이 차례로 이야기했다. 이사장은 도형의 이야기에서 이 학교 학생들이라고 말한 부분을 주목해서 들었다. 도형에게 좋은 인상을 가지지 못했던 이유가 드러나 있었다. 성훈은 우리 학교라고 이야기했다. 도형과 성훈의 차이에 대해 이사장이 생각했던 점이었다. 바로 주인의식의 차이였다. 이사장은 모든 걸 객관화시키는 도형과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는 성훈의 차이가 크다고 느꼈다. 그리고 단순히 느낌을 이야기한 도형과 달리 성훈은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성훈의 장점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오리엔테이션 행사가 매우 좋았나 보네. 암튼 고생들 했어요.”

  이사장이 잔을 들자 모두 따라 들었다. 건배를 하고 술을 입에 갖다 대는 순간 문이 열리고 교감 심원택과 연구부장 주동원, 학생부장 권순필이 차례로 들어왔다.

  “아이고 벌써 와계시는군요. 이사장님. 저희가 살짝 늦었습니다.”

  “늦은 만큼 벌금을 내야겠어. 앞으로는. 한잔씩 할 거지?”

  이사장이 세 사람의 잔을 채웠다. 다 같이 잔을 들자 이사장이 한 마디 하였다.

  “반갑습니다. 건배 구호는 우리 학교입니다. 교직원들 모두가 학교를 생각할 때 남의 학교가 아니고 내 학교, 우리 학교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우리라고 선창하면 여러분은 학교라고 하면 됩니다. 우리!”

  “학교!”

  모두 잔을 부딪치고 조금씩 마시고 내려놓았다. 이사장이 오늘 생각해 온 건배 구호는 따로 있었는데 성훈의 이야기를 듣고 즉석에서 수정했다. 우리 학교. 이사장은 성훈의 말 속에서 학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누가 아직 안온거지?”

  “교무부장이 급한 공문들 처리하느라 아직 교무실에서 못나왔습니다.”

  “그럼 새로 오신 여자 선생님들은?”

  “교무부장이 차로 데려오기로 되어 있어서 못 나오고 같이 교무실에 있습니다.”

  교감 심원택이 교장 차은우가 대답하기 전에 먼저 대답했다. 매일 매 시간 교장실에 틀어박혀 있는 차은우가 대답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지만 교무부장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었다. 교무부장 본인이 늦게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있으면 신규 여자 선생님들을 다른 사람의 차에 태워 보낼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었다.

  “언제 나올 수 있는지 전화 해봐요. 교무부장이 일이 많긴 하지.”

  주동원이 재빨리 전화기를 꺼내서 통화를 시도했다.

  “일은 다 끝났고 지금 거의 다 왔다고 합니다.”

  “알았어. 건배를 너무 일찍 해버렸네. 오면 건배를 한 번 더 하지.”

  이사장은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술자리의 맛을 알았다. 평상시 기분이 좋은 만큼 건배의 횟수가 늘어나는 신기한 경향을 갖고 있었다. 오늘이 그 날이었다. 교무부장 공성구가 약속 장소에 나타나기 전까지 몇 번을 더 건배를 하였다. 금새 모두 얼굴이 붉어진 상태가 되었다. 목소리가 커지고 웃음소리가 높아졌다.

  그 때 문이 열리고 공성구가 은지와 예리를 데리고 들어왔다.

  “아이고 늦...늦었습니다. 죄...죄송합니다.”

  호들갑을 떨며 말을 더듬는 사과를 하는 공성구 뒤에서 은지와 예리가 조용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아까 공성구가 일에 열중한 사이 둘은 회식 시간이 지나버리고 있어서 너무 불안했다. 공성구는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하고는 그 뒤 한참 동안을 아무 말이 없이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었다. 은지와 예리는 불안해하며 아무 말도 못하고 핸드폰만 보고 있었다. 그렇게 30분이 지나서야 공성구가 출발하자고 하였다. 거의 한 시간이 다 되서야 회식 장소에 도착하였고 이미 모두들 술기운에 얼굴이 벌개져서 둘을 맞이하였다.

  “두 분 선생님 이리 앉으셔요. 교무부장님 덕분에 늦으셨네요.”

  교감 심원택이 은지와 예리의 자리를 가리켰다. 은지와 예리가 앉자마자 잔이 채워졌다.

  “술은 주량 껏 마시세요. 이사장님이 지정해준 오늘의 건배 구호는 우리 학교입니다. 다 오셨으니까 구호 한 번 더 외칠까요? 우리!”

  “학교!”

  교장 차은우의 선창으로 모두들 구호를 외치고 술을 마셨다. 은지와 예리는 입만 대고 내려놓았지만 도형과 성훈은 완샷을 하였다. 둘 다 평상시 술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닌데도 계속 잔을 다 비워내고 있었다. 먼저 잔을 다 비워내지 못하면 왠지 낙오되는 것 같은 느낌에 경쟁심까지 생겨서 잔을 백 프로 다 비우다 보니 술이 점차 취해오기 시작하였다. 도형은 자신의 주량을 넘어서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성훈에게 질 수는 없다고 생각하여 계속 잔을 비웠다. 예리는 도형의 주량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대학 시절에도 도형이 취해서 예리가 부축해서 택시를 태워 보낸 적이 있었다.

  예리는 계속 눈짓을 보냈지만 도형이 옆 테이블에 있어서 눈이 마주쳐지질 않았다. 도형의 옆에 있던 성훈이 예리가 눈짓 하는 걸 보았다. 도형에게 눈짓하고 있는 걸 알면서도 모른 체하고 예리에게 눈을 찡긋 하였다. 예리는 눈을 찌푸리고 고개를 젓고는 다시 도형을 턱으로 가리키며 신호를 보냈다. 성훈은 또 모른척하고 예리처럼 얼굴을 찌푸리며 흉내를 내었다. 술이 조금 들어가서인지 예리가 하는 행동이 너무 귀여워 보였다. 성훈은 예리가 폭발하기 직전에 도형의 어깨를 툭툭 쳐서 예리를 보게 하였다. 도형은 술에 취하기 시작해 제정신이 아니어서 예리가 신호를 보내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멀리 앉아 있던 교감 심원택이 젊은 선생님들의 행동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김도형 선생님이 좀 취해 보이는데? 술은 술로 풀어야지. 내 잔 한잔 받아요.”

  심원택이 잔에 하나 가득 술을 따랐다. 도형은 술잔을 노려보고 있다가 금방 한 방에 들이켰다. 술이 센 건 아니지만 정신력으로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데 심원택이 따라준 소맥 한잔을 한 번에 마셨더니 한계점을 돌파하였다. 성훈은 취한 도형을 위해 무언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도형 쌤이 술에 조금 취한 거 같네요. 제가 밖에 좀 데려갔다 오겠습니다.”

  성훈은 밖으로 나가도 별로 나아지지 않는 도형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술이 안 깨요? 어쩌나. 화장실 가서 최후의 방법을 써봅시다.”

  성훈이 도형을 부축해 화장실로 데리고 갔다. 도형은 자신이 그렇게까지 취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비틀거려서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 없자 성훈에게 몸을 의지하였다.

  “자, 손가락을 목구멍에 넣으세요. 다 토해내면 훨씬 나아질 거예요.”

  성훈의 말에 도형은 변기 앞에 서서 자신의 손가락을 목구멍에 집어넣었다. 금방 욕지기가 올라왔다. 헛구역질만 몇 번 하고 토하지를 못했다.

  “처음엔 다 그래요. 몇 번 더 시도해 봅시다.”

  손가락을 계속 넣자 위에 꽉 막혀 있는 것 같았던 방금까지 먹은 술안주들이 쏟아져 나왔다. 성훈은 더러웠지만 참고 도형의 등을 두들겨 주었다.

  “이제 좀 나아졌죠? 입이랑 얼굴 다 씻고 나오세요.”

  도형이 다 토한 듯하자 성훈은 먼저 나와 주었다. 도형은 씻으면서 정신이 드는 느낌이 들었다. 성훈이 적절한 시기에 잘 데리고 나와 주어서 실수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되었다. 나중에 한 턱 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화장실 밖으로 나오자 여자 화장실에 다녀오던 은지와 마주쳤다. 도형은 술에 취해 비틀대던 자신이 부끄러워 모른척하고 들어가려 하였다. 그러자 은지가 앞을 막아서며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으세요? 아까는 많이 취한 것 같으시던데.”

  “이제 괜찮습니다. 너무 급하게 마셨나 봅니다.”

  “다행이에요. 다들 주량이 엄청나시네요. 이제 술 그만 드세요. 안 먹어도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잖아요.”

  “네, 그래야겠어요. 이 학교는 부장을 뽑을 때 주량으로 뽑았나 봐요.”

  “그랬나 봐요. 최소 소주 세 병은 먹어야 부장이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둘은 킥킥 거리며 술자리로 다시 들어섰다. 학생부장 권순필이 제일 먼저 술자리로 들어오는 둘을 보았다.

  “도형 쌤, 괜찮아요? 은지 쌤이 부축해야 되는 거 아냐?”

  “네, 괜찮습니다. 갑자기 많이 마셨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할 게 뭐 있어요. 이제부터 또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마시면 되지. 안 그렇습니까? 교장 선생님.”

  이사장 옆에서 조금 전부터 술에 취하기 시작해 멍하게 있던 교장 차은우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교감과 학생부장, 연구부장이 술자리에 온 후로 계속 교장에게 집중적으로 술을 권해 취해가고 있었다. 차은우는 예전보다 술이 많이 약해진 자신에게 실망하고 있었다. 술에 지지 않으리라 마음을 굳게 먹고 술자리에 왔었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역시 나이는 못 속여. 차은우는 나이를 탓했다. 술에 더 취하기 전에 일어나려고 하는 찰나 교감 심원택이 제동을 걸었다.

  “교장 선생님 어딜 가시려고 하십니까?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건데요. 이사장님 여기서 할까요, 자리를 옮겨서 할까요?”

  심원택의 말에 모두 이사장을 바라보았다.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길까? 노래방 싫은 사람?”

  젊은 교사들은 내키지 않았으나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직장 상사들과 노래방 가면 거의 분위기 메이커의 역할을 해야 했기 때문에 어지간히 노래를 좋아하지 않고는 대부분 싫어할 수 밖 에 없었다. 교사들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모두 찬성이니 자리를 옮깁시다. 1차는 여기서 종료합니다. 이사장님 나가시죠.”

  이사장을 비롯해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 예리가 틈틈이 상 위를 정리해서 술병이 다 바닥에 정리되어 있었다. 은지는 숫자를 세보고는 경악했다. 정말 주량으로 교사를 뽑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만큼 엄청난 양의 병들이 줄을 지어 서있었다. 성훈과 도형은 아무 말 없이 일어나 부장들을 따라 나섰다. 정말 직장 생활이 시작되는 구나 실감할 수 있었다. 밖에 나오자 아직 추운 날씨였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 있었다. 이 많은 사람들이 다 일하고 나온 거겠지 생각하니 마음에 위로가 되는 듯하였다.

  “술 잘 드시네요. 아무렇지도 않으신가 봐요.”

  “저도 잘 못 먹어요. 그냥 버티고 있는 중이예요.”

  도형의 걱정에 성훈은 안심하라고 말하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성훈도 사실 약간은 취기가 올라오고 있었지만 정신 줄을 놓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조금만 더 버티자. 이제 시작이라고 다짐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예리와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먼저 노래방으로 이동해 버려서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나중에라도 꼭 따로 술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왠지 술을 같이 먹으면 너무 행복할 거 같았다.

 

 
작가의 말
 

 이사장과의 회식에 참가하게 된 네 주인공들이 술과 대적하는 모습이 흥미롭군요. 사회 생활이 저렇게 힘든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회차네요. 특히 술에 약한 도형이 잘 이겨내도록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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