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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가면의 기사들
작가 : 스와디아
작품등록일 : 2019.9.2

가면을 쓴 두명의 소년 이야기

 
33.준비(3)
작성일 : 19-10-18 20:21     조회 : 221     추천 : 0     분량 : 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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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

 

 

 

 다음날 나는 다시 마법사 협회를 찾았다. 도착을 하니 협회장이 직접 나를 반겨주었다. 준비는 끝났다. 자리도 만들어졌고 그들을 설득하기 위한 소품도 준비되었다.

 

 

  불사조 기사단이 들고 온 정체불명의 시체. 이것이 내 말의 증거가 되어줄 것이었다.

 

 

  절차가 꽤나 복잡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로버트 경께서 손을 써두셨는지 시체를 가지고 오는 것에 있어서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단, 타국에 사절단으로 간다는 말에 불사조 기사단의 단원인 닉스 경이 따라오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나는 지금 마법사 협회의 공간이동 마법진 위에 서 있었다. 불사조 기사단에서 온 닉스 경과 걱정된다며 따라온 여명의 기사단의 단원 엔마 경, 협회에서 차출한 마법사들과 함께 서있으니 꽤나 그럴싸해 보이는 사절단처럼 보였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협회장님.”

 

 

 “아닙니다. 당신이 가고 나서 생각을 정리를 해 보니 이게 맞는 것 같더군요. 당신 말이 맞습니다. 지금 이대로는 이기지 못 해요. 그리고 그 답이 안 보이던 전쟁에 실마리를 던져준 것이 당신이죠. 감사는 오히려 제가 합니다.”

 

 

 따뜻한 미소. 어제의 모습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아 참. 이제 협회장보다는 이름으로 불러주시죠. 제 이름은 마지입니다. 라그나 경.”

 

 

 돌아서려고 했던 나에게 협회장이 던진 말이었다. 나는 내 행동을 멈추고 협회장의 눈을 마주 보았다. 믿음직한 느낌이 들었다.

 

 

 “감사합니다, 마지.”

 

 

 마지 씨가 신호를 보내자 사절단의 몸이 점점 빛에 휘감겨갔다. 그리고 굉장한 소음과 함께 사라졌다.

 

 

 -----------------------------------

 

 

 “허...허엇!”

 

 

 갑자기 뒤바뀐 풍경에 나와 엔마 씨는 굉장히 당황했다. 예상을 하고 있어도 신기한 것은 신기한 것이니까. 머리와 몸을 손으로 더듬으며 정신을 추스르려 노력했다. 물론 공간 이동의 경험이 있던 닉스 경과 협회의 마법사들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를 흘끗흘끗 보며 비웃었지만 나는 그것을 못 보았다.

 

 

 “저... 카셀에서 오신 사절단이 맞으신가요?”

 

 

 닉스 경과 마법사들이 비웃는 모습을 본 것은 그 때였다. 나는 헛기침을 하며 가볍게 옷을 털었다. 상대방의 복장을 보니 이 쪽 도시의 마법사 협회 소속인 것 같았다.

 

 

 “아 네 죄송합니다. 공간 이동이 처음이다보니. 안내원으로 오신 겁니까?”

 

 

 “네 맞습니다. 일단 따라오시겠습니까?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자기소개도 빼 먹은 것을 보니 굉장히 급한 것 같았다. 상관은 없었다. 오히려 고마웠다. 급한 것은 우리였으니까. 우리는 안내원을 따라 도시를 이동하였다.

 

 

 스쳐지나가는 밭과 시장의 모습. 병사들이 입고 있는 갑옷의 모양은 카셀과는 달랐다. 시장에서 파는 과일도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때까지 북동 쪽에 보이던 바로크 산맥이 남서쪽에서 보였다. 신기할 따름이었다.

 

 

 갑자기 어렸을 때 어머니께 들은 이야기가 생각이 나 버렸다.

 

 

 ‘사람 사는 곳이 다르겠니?’

 

 

 ... 생각보다는 조금 다르군요, 어머니.

 

 

  슬픈 기분이 들었지만 나는 애써 그것을 무시했다. 가면이 무겁게 느껴진다.

 

 

 안내원이 안내해준 곳은 대연회장처럼 큰 공간이었다. 고위직을 만나는 것인 만큼 우리가 들어갈 때에 검을 모두 빼 놓고 들어갔다. 고작 20명 안팎의 인원이 차지하고 있기에는 너무도 큰 공간. 설명을 일일이 듣지 않더라도 국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란 사실을 알기에는 충분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을 보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 기선을 제압한다는 목적일까, 그들은 굉장히 날카로운 눈초리로 우리를 보고 있었다. 단상 위에서. 그리고 그 주위를 감싸고 있는 무장한 기사들은 그 위압감을 증폭시켰다.

 

 

 주위를 보니 확실해졌다. 저들의 의자는 단상 위에 있었고 사절단의 의자는 그것보다 낮은 곳에 있었다. 그들을 보기 위해서 우리는 시선을 올려다 보아야하고 우리를 내려다보는 그런 위치였다.

 

 

 마지 씨에게 부탁드린 것은 오직 고위 관료들의 소집이었지만, 당연히 이들이 동네 강아지들도 아니고 모이라고 한다고 모일 리가 없었다. 이들이 이곳에 모인 이유. 이들은 이미 어느정도 카셀 국의 상황을 들은 것이리라.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카셀 국에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 다시 말해 우리가 원군을 요청하러 왔다는 사실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지만 내색은 안 했다. 가면이 그것을 가려주고 있었으니까. 정신 없이 이곳으로 데려온 것도 비슷한 이유였을 것이다. 낯선 지역에서는 자연스럽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그들은 그것을 노린 것이다. 적응의 시간을 가지기 전에 협상을 끝내는 것. 그것이 이들의 목적일 것이다.

 

 

 그러나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첫 번째 카셀의 상황이 급하다는 것. 협상이 앞당겨 진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일이었다. 두 번째 협상에 응했다는 사실 그 자체. 이들은 우리의 요구를 들어줄 의향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 대가는 아마 어이가 없을 정도겠지만.

 

 

 내가 맨 앞에서 가만히 서 있자 닉스 경과 엔마 경이 별 말없이 자리에 가서 앉으려고 했다. 나는 그것을 제지하였다.

 

 

 “아직은 안됩니다.”

 

 

 엔마 경은 그렇다 치더라도 자존심이 강한 닉스 경도 내 말을 들어주었다. 평소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상황. 확실히 사절단이 위축되어 있다는 사실이 느껴졌다.

 

 

 “이게 무슨 수작이십니까?”

 

 

 나는 단상 위에 있는 그들에게 소리쳤다. 위축된 사절단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 일부터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들려오는 대답은 차가웠다. 대답을 한 사내는 갑옷을 깔끔하게 입은 사내였다. 저 자가 우두머리라는 사실을 나는 바로 알았다.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닥치고 앉아 줬으면 좋겠군. 협상이 급한 건 너희 아닌가?”

 

 

 “협상의 목적이 뭔지 알고 있는 듯한 말투군요?”

 

 

 “뻔하지. 우리 국가의 병사와 기사를 내어달라는 것 아닌가. 그것은 굉장히 큰 일이지. 그런 부탁을 하러온 녀석들이 이 정도 수모도 감수하지 않으려 하다니 웃기는 녀석들이군.”

 

 

 주위에서 종롱의 비웃음소리가 들려온다.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처음에는 무시 받는 줄도 모르고 있던 사절단 인원들의 얼굴이 붉어졌다. 자신들이 조롱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제일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당연히 자존심이 쌘 불사조 기사단원 닉스 경이었다. 그가 분에 못 이겨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 때, 단상 위에서 우리를 조롱하던 그 녀석이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 순간 기사들은 검을 뽑아 들었고, 2층에 숨어 있던 병사들은 성궁을 꺼내 우릴 향해 겨눴다.

 

 

 “무장 투쟁도 좋지. 그러나 그건 너희가 힘의 우의를 가지고 있을 때나 가능한 것이다.”

 

 

 닉스 경은 조용히 주먹을 말아쥐었다. 건틀릿이 구겨질 정도의 압력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 기회였다. 지금의 정적, 분위기. 그것을 깨뜨리는 것으로 사람들은 나를 볼 것이다. 나의 독단으로 만들어진 작전이니 애초에 내가 협상을 할 생각이었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국가 기사단이 내 옆에 버젓이 있는데, 내가 그를 무시한 채 협상을 이어갈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지.

 

 

 “시답지 않은 연극은 그만두시죠.”

 

 

 내 목소리가 정적을 꿰뚫고 지나간다. 예상대로 사람들의 이목은 나에게 집중되었다. 그러나 좋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시답지 않은 연극인지는 보면 알겠지.”

 

 

 “협상을 거절하지 않고 나오셨다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겠죠. 이미 저희가 원하는 것은 밝혀진 것 같으니 이번에는 그 쪽이 원하는 것을 보여줄 차례라고 생각합니다만.”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내는 조금도 표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나의 직감이 맞았음을 나는 알 수 있었다. 그는 동요하지 않았으나 주위의 관료들의 동요가 느껴졌다. 변하고 있었다. 분위기가.

 

 

 “재밌는 녀석이군. 그래도 아직 애송이야. 협상의 기본은 강점을 부각하고 약점은 보여주지 않는 것이니까.

 

 

 “웃기는군요. 자신이 원하는 것도 밝히지 않고서 무슨 협상을 논합니까.”

 

 

 나는 그렇게 대답을 하고 웃어보였다. 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웃음은 아니었다. 가면 때문에 보이지도 않겠지만.

 

 

  나는 지금의 대화에서 무엇인가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만약 저들이 원하는 것이 전쟁에 대한 배상금같은 것이라면 굳이 숨길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숨기고 있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약점이라고 표현을 했다. 나는 말을 이어나갔다.

 

 

 “실수했군요. 당신.”

 

 

 “...”

 

 

 “단도직입적으로 제 생각을 말하죠. 당신들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표정 변화가 없던 그 녀석이 얼굴이 처음으로 일그러졌다. 내 생각이 맞다는 것의 반증이리라.

 

 

 “대답하기 싫다면 나중에 대답하셔도 좋습니다. 오늘은 그것 때문에 온 것이 아니니까요. 저희 사절단이 오늘 이곳에 온 목적은 알리러 온 것입니다. 카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카셀만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요.”

 

 

 “약을 파는군.”

 

 

 냉랭한 대답이 들려왔지만 그 주위 사람들까지 그런 침착한 대응을 하진 못했다. 이제는 확실히 느껴졌다. 분위기가 변하고 있었다. 나는 시체가 든 상자를 들고 그들 앞으로 갔다. 그리고 열어서 보여주었다. 눈, 코, 입이 없는 해골 그리고 그것을 덮고 있는 썩은 피부. 그들은 다시 한번 동요했다. 그들의 반응이 멎기 전에 나는 승부를 봐야했다.

 

 

  “바로크 마법사 협회에서 어디까지 들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적은 인간이 아닙니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자들로 추정되는 이 괴물들이죠.”

 

 

 “너희들의 상대가 인간이던 인간이 아니던 그게 무슨 상관인가. 어차피 너희 국가의 문제인건 변하지 않은 것 같은데?”

 

 

 “어째서 입니까?”

 

 

 “몰라서 묻는가. 대륙은 삼등분이 되어 있지. 세계수에 의해서 말이야. 그걸 넘는 방법은 자네들처럼 공간 이동 마법진을 이용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방법인데 저 괴물들이 그런 고위 마법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것도 군대의 규모로? 장담하지. 절대 불가능해. 결국 자네 국가의 문제인 것이지.”

 

 

 “왜 방법이 공간 이동 마법진 밖에 없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당연히...”

 

 

 그 녀석은 말을 그곳에서 끊었다. 이해한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군대는 산을 넘을 수 없죠. 부수적인 문제도 많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추위와 배고픔입니다. 철제 갑옷을 입고 그 추운 산맥을 통과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지금 당신들의 눈으로 보시는 이 녀석들이 추위와 배고픔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협상 테이블은 다시 한번 정적이 가득해졌다.

 

 

 “이제 제가 여기서 해야 했던 말은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는 말해주시죠. 당신들이 이 협상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두머리의 얼굴이 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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