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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오블리비언
작가 : 강냉구
작품등록일 : 2019.8.26

가장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는데 바보 같은 짓으로 인해 종군기자가 되었다.
스탠포드 교내 기자로 취재하고 글을 쓰며 졸업 후 타임지 정치부기자가 되려고 했는데,
타임지 건물 앞에도 못 가보고 허망하게,
흔적도 없이 꿈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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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0-18 12:41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7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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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시간을 달렸다.

  해는 벌써 저버렸고, 하늘은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것은 확실했다. 나를 반기는 저 버뱅크라는 표지판이 내 눈 앞을 흐리게 만들었다.

  이건 분명 기쁨의 눈물이었다. 너무 기쁜 나머지 눈에서 흘리는 눈물을 캐럴라인이 발견한다면 나는 하품으로 인한 눈물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건 정말 유치한 일이기 때문이다.

 

  “캐럴라인!”

 

  너무 기쁜 나머지 캐럴라인의 이름을 불렀다. 캐럴라인은 내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분명 잠에서 깼을 것이다.

 

  “왜? 데이브, 무슨 일 있어?”

  “아니, 없어. 버뱅크야. 앞으로 150마일 남았어.”

 

  내가 말했다.

  정말 환희에 찬 목소리였다. 오늘 하루 중 이렇게 기쁜 날은 없었다. 아마도 샌디에이고에 도착한다면 나는 정말 요 근래 중 가장 기쁜 날이지 않을까 싶다.

 

  “그럼 네 집에서 저녁식사 할 수 있는 거야?”

 

  캐럴라인이 말했다. 잊고 있었다. 캐럴라인을 우리 집으로 데려가면 그 기쁨이 훨씬 더 늦게 찾아올게 뻔했다. 괜히 깨웠다.

  로스앤젤레스 지나서 깨울 걸 그랬다.

 

  “생각해보니까 이모가 말도 없이 손님을 데려오는 거 싫어하셔서. 전화해 봐야 될 거 같아.” 사실이었다. 캐서린 이모가 아니어도 모든 사람들은 갑자기 찾아 온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지 않는다.

  당신은 갑자기 찾아온 손님을 정말 진심을 다해 반갑게 대할 수 있을까?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뭐.” 캐럴라인은 금방 포기한 듯 아쉬운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집이 어디 쪽이야?” 하지만 포기하지는 않았다.

 

  “자연사 박물관 근처야.”

  “자연사 박물관? 나 한 번도 못 가봤는데, 배고프니까 저녁 식사할 겸 한 번 가보면 안 될까?”

  “오늘 사람 많을 거 같은데……. 원래 금요일이랑 주말은 사람이 많아. 그래서 저번에 친구들이랑 갔을 때 사람이 너무 많아서 구경을 아무것도 못했어. 구경이라곤, 사람 구경 밖에 하지 못했지.”

  “그래? 아쉽네……. 그럼 그냥 저녁 식사만 하고 가자.”

 

  캐럴라인의 표정은 정말 심각하게 아쉬워하는 아이의 표정이었다.

  마치 모처럼 가족들이 다 쉬는 날 자연사박물관에 가기로 했는데 부모님 중 한 명의 회사에 급하게 일이 생겨서 결국 가지 못하는 그런 심각하게 아쉬워하는 아이의 표정이었다.

  그래서 난 캐럴라인에게 거짓말을 한 게 조금은 후회됐다. 금요일에 사람이 많긴 하지만 평소랑 다를 거 없었다. 사람이 많은 날을 꼽자면 수요일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응, 이 근처에 맛있는 거 많으니까 거기로 가자.”

 

  얼마 못가 눈앞에 한 식당이 보였다. 밥스 빅 보이(Bob's Big Boy).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가본 적이 없긴 한데, 눈앞에 보인 곳이기 때문에 호기심에 들어가 보았다. 인테리어는 나쁘지 않았다.

  내가 열 살만 더 어렸다면, 좋아할 그런 인테리어였다. 장난감 같았다.

 

  “햄버거 좋아해?”

 

  캐럴라인이 물었다.

 

  “좋아하지. 미국인이라면 햄버거 좋아하지 않나?”

  “그런가…….”

  “왜, 넌 싫어해? 다른 곳으로 갈까?”

  “아니야. 나도 좋아해. 뭐가 맛있을지 모르겠어서. 혹시나 네가 잘 알고 있을까 하고.”

  “나도 여긴 처음 와봐서 잘 모르겠어. 그냥 가장 기본적인 걸 먹어야 될 거 같다.”

 

  내가 말했다.

  내 말에 캐럴라인이 현명한 대답을 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음식점에 오면 가장 기본적인 메뉴를 주문하는 게 제일 낫다. 왜냐면 그 메뉴는 다른 메뉴들에 비해 가장 자신 있는 메뉴기 때문이다. 나도 이번에 밥스……, 이놈의 기억력……, 밥스 빅 보이의 주방장을 믿어봐야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늘 하루 중 가장 믿었던 밥스 빅 보이의 주방장이 만든 햄버거가 나왔다. 아주 따뜻하고 맛있어보였다.

  나는 그 햄버거를 보자마자 침을 꼴깍 삼켰다. 오늘 먹은 거라곤, 학교에서 간단하게 먹은 빵이랑 내 비상식량이었던 모츠 그리고 맛은 최고였던 캐럴라인의 샌드위치뿐이다.

  내 배는 아주 허기져있었고, 이 햄버거를 다섯 개 이상 먹을 수 있을 정도이다. 아마 난 이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고 난 후 혹시 몰라 햄버거 하나를 포장할 것만 같았다.

  그리고 캐럴라인을 집에 데려다주곤 집에 가서 캐서린 이모가 만들어준 따뜻한……. 생각해 보니 캐서린 이모는 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면 캐서린 이모가 정성껏 데워 준 레토르트 음식을 먹을지도 모른다. 그러곤 모츠를 한 박스 차에 싣고 나서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점에 들어 가 모든 메뉴를 먹을 거 같았다.

 

  “이거 되게 맛있다.”

 

  캐럴라인이 말했다.

  캐럴라인이 햄버거에 대해 한 말은 ‘이거 되게 맛있다’였다. 그에 비해 나는 정말 긴 말을 했다. 햄버거를 먹으면서 내 미래까지 상상했다.

 

  내가 태어나서 이렇게 굶주려 본 적은…… 있긴 하지만, 오늘처럼 배고픔이 심한 적은 또 없었다. 그…… 이름이 정말 길었던 공원에서 오줌을 너무 힘차게 싸는 바람에 내 모든 수분이 증발 한 것만 같았다.

  모든 수분이 다 증발해서 금방 또 배가 고파졌었지.

 

  결국 햄버거 하나를 테이크아웃 했다. 소중한 이 햄버거는 내 품에 갓난아기처럼 고이 모셔놓은 꼴이나 다름없었다.

  내 모습이 어찌나 우습 던지 캐럴라인이 나를 보며 히뜩 웃어댔다. 날 보고 웃었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정말 단순하게 그냥 그러려니 했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리피스……. 이야…… 여기가 그리피스 천문대구나…….”

 

  캐럴라인의 말에 캐럴라인의 시선을 따라갔다. 여기서 그리피스 천문대는 보이지 않았다.

  분명 캐럴라인은 그리피스 천문대를 보고 싶어서 한 말일 거다. 하지만 그리피스 천문대 까지 갈수는 없었다. 만약 캐럴라인의 소원대로 그리피스 천문대를 보러 간다면, 차를 돌려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된다.

  그리고 차를 어딘가에 세워두고 올라가야 되는데 난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이었고, 밤하늘도 어두워져서 분명 미아가 될 게 뻔했다. 아니면 산짐승에게 잡아먹히거나.

 

  사실은, 조금만, 아주 조금만 되돌아가면 바로 그리피스 천문대이다. 하지만 가본 적이 없는 건 맞는 말이었다.

 

  “다음에 가자. 오늘은 너무 늦었어.”

 

  캐럴라인의 소원을 다음으로 미뤄버렸다.

 

  소원이라고 하기에는 정말 별거 없는 소원이었다. 이런 소원을 거절한다면 난 정말 못되고 별거 없는 놈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리우드 사인도 볼 수 있는 거지?”

 

  캐럴라인은 자연사박물관에 가기로 한 어린 아이 같은 모습으로 날 보았다. 나는 그런 캐럴라인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먼저 다음에 가자고 했으니까 캐럴라인에게 ‘싫어’ ‘안 돼’ ‘안가’ 이딴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나중에 친구들이랑 다 같이 가자.”

 

  내가 말했다.

  내 말은 진심이었다.

  캐럴라인과 단 둘이 있기 싫다는 뜻을 가진 말이 아니었다.

  내 말은 백퍼센트 운전하기 싫다 이 뜻을 가지고 있는 말이었다. 친구들과 같이 간다면, 크리스가 운전을 할 게 뻔하다. 그렇다고 우리들 중에 차가 있는 놈이 크리스뿐이라는 건 아니다. 물론, 다들 차는 가지고 있었다.

  나 또한 열여섯이 되자마자 면허를 따고, 스탠포드에 오기 전 까지만 해도 차를 타며 로스앤젤레스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다.

  물론 옆에는 그 시절 사귀었던 그웬이라는 여자애가 있었다. 그

  웬은 정말 예쁜 소녀였고, 내가 만난 첫 번째 여자였다. 첫 번째 여자였다고 해서 내 첫사랑 따위는 아니었다. 옷장 안의 7분이라는 유치한 게임을 하면서 그웬과 옷장 안에 들어가 첫 키스를 했다.

  나는 처음에 첫 키스를 해야 사귀는 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웬에게 속은 거나 다름없었다.

  그건 아주 늦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내가 그웬과 섹스를 하고난 후에 알게 된 사실이었다. 스탠포드에 와서는 그웬과 연락 따위 하고 지낼 수 없게 되어 아주 다행으로 생각한다.

  그웬은 내 첫사랑은 전혀 아니지만 내 첫 키스와 내 순결을 가져간 사람이었다. 그 이후로 계속 순결을 지켜온 건 아니다.

  절대 나는 순결한 사람이 아니다.

  저 멀리서 굿바이 로스앤젤레스가 내 눈에 보였다. 드디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다시 기쁨이 찾아왔다. 아마 햄버거를 내 내장 속으로 집어넣었을 때만큼이나 기쁜 거 같다.

  이제 한 백마일 정도 남았을까?

  캐럴라인은 금방 골아 떨어졌다.

  그럴 만도 했다. 운전은 내가 했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게 은근 더 피곤하다. 그렇다고 이 운전대를 캐럴라인에게 내어주겠다는 건 아니다.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잠만 잤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거다.

  나름의 배려였다.

  라디오라도 틀 수 있다면 좋으련만. 크리스는 뭐가 이리 귀찮은 건지 고장 난 라디오를 상징처럼 계속 끌고 다닌다.

  다시 배가 고파졌고, 차가 신호에 걸리자 난 가슴 폭에 껴안고 있던 햄버거를 꺼내었다.

  캐럴라인이 잠에서 깨 내 햄버거를 보고 한 입만 달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며 곤히 잠든 캐럴라인을 쳐다보자 전혀 그렇지 않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햄버거의 포장지를 벗길 때 마다 기분이 이상했다.

  햄버거 패티쉬라도 생긴 마냥 흥분을 해버린 거 같다. 이건 뭐, 햄버거의 옷을 벗기고 햄버거랑 섹스 하는 것도 아닌 주제에 참 묘한 기분과 더러운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햄버거를 버린 건 아니었다.

  아주 맛있게 먹었다.

  이 햄버거를 만든 사람의 발바닥에 뽀뽀를 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아니면 엉덩이라도.

 

  신호는 아주 짧았다.

  나는 햄버거를 한 입 베어 먹고 씹고, 삼켰을 뿐인데 어느새 내 주변의 차들은 쌩쌩 달렸다. 아쉬움만 남은 상황이었다.

  나는 다시 한 번 신호가 걸리길 기도했다. 기도라기보다는 별거 아닌 그냥 바램이었다.

 

  아주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캐럴라인은 깨어나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납치하는 거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다행인건지 난 그럴만한 담이은 없었다.

  애초에 태어나면서부터도 그런 건 배제하고 태어난 거 같다. 아마 전쟁터에 취재하러 가는 거 보다 더 무서운 게 납치하는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얘는 진짜 잘 자네.”

 

  캐럴라인의 자는 모습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가, 이번이 처음으로 나온 말이었다. 잘 잔다는 말이 캐럴라인의 자는 모습에서 유래된 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말 잘 자고 있다.

  그 모습을 보니 약간은 부러워졌다.

  분명 나는 잠도 자지 못 하고 피부가 칙칙해지고 눈 밑 그림자가 턱 끝까지 내려와 있을 게 뻔한데. 부럽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얄밉기도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건 내가 선택한 것이었다.

  나에게 데려다달라는 사람, 데려다 주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캐럴라인을 안전하게 샌디에이고 까지 데려다 주기로 한 것은 내가 선택한 것이었다.

 

  캐럴라인이 자고 있던 사이에 기름을 두어 번이나 넣었다. 기름 값은 순전히 내 돈이었다. 하지만 아깝다고 생각 하지 않았다.

  나도 집에 가서 캐서린 이모랑 얘기도 하고 싶고 레토르트 음식도 마음 놓고 먹고 싶다. 그렇다고 학교에선 안 먹는 건 아니다. 사실 더 잘 먹는다.

  하지만 학교는 집처럼 마음 놓고 게걸스럽게 먹을 수 있는 편한 곳이 아닐뿐더러 그런 편안함은 집에서만 느낄 수 있다.

 

  집에서 좀 자고 싶었다. 흘린 땀도 없지만 집에서 마음 놓고 씻고 싶었다. 씻지 않으면 홍역이 내 몸에 퍼져 날 죽일 거 같은 더러운 기분이 들었다.

 

  샌디에이고까지 앞으로 30마일이라는 아주 친절하기 짝이 없는 표지판이 날 반기고 있었다. 내가 키스를 해야 될 대상은 햄버거를 탄생시킨 사람이 아닌 저 샌디에이고 표지판을 만든 사람이 아닐까 싶다.

  발에는 무좀이 엉덩이에는 돌기가 없기를.

 

  샌디에이고까지 캐럴라인이 깨어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물론 나도 깨울 생각이 없다.

  캐럴라인이 일어나면 분명 내게 말을 걸어올 테고, 운전하는데 집중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더 오래 걸릴 것 같았다.

  이제 30마일도 안 남았다. 대충 1마일 당 1분이라고 한다면, 30분도 채 남지 않았는데, 캐럴라인이 깨어난다면 그때부턴 30분이 아니라 도착지 까지 1시간이 걸릴 게 뻔하다.

  옆에서 쫑알 쫑알.

 

  도로는 변기통처럼 술술 뚫려있었고, 나는 거침없이 운전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신호를 위반한 게 아닌, 거침없는 안전운전이었다.

  이 차는 내 차가 아니기 때문에 더 안전하게 운전했다. 평소보다 더 집중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캐럴라인, 캐럴라인 일어나봐. 샌디에이고에 다 왔어!”

 

  나는 곱게 자고 있는 캐럴라인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다. 캐럴라인은 내 행동에 곧바로 일어났고, 일어나자마자 창밖을 쳐다보았다.

  눈에 눈곱이 낀 것도 모른 채로.

 

  “저기…… 2번가 앞에 상점이 하나 있는데 거기서 내려주면 될 거 같아.”

 

  캐럴라인의 말에 나는 눈으로 2번가를 찾았다. 2번가는 바로 앞에 있었다.

 

  “피곤하면 우리 집에서 자고 갈래?”

  “아니, 괜찮아.”

 

  단칼에 거절했다.

  정말 괜찮았다. 가장 편안한 곳에서 자고 싶었기 때문이다.

 

  “저기 초록색 간판 식료품점 말하는 거지?”

 

  내 말에 캐럴라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난 곧장 초록색 간판 식료품점 앞으로 가 차를 멈춰 섰다. 캐럴라인은 차에서 내렸다.

 

  “정말 괜찮겠어? 많이 피곤해 보이는데.”

  “괜찮아. 여기서 집 얼마 안 걸려. 집에 가서 잠깐 눈 좀 부치고 출발하면 돼. 크리스 녀석한테 차를 빌렸으니까 갖다 줘야지. 그 녀석 집도 못가고 있을 지도 모르잖아.”

 

  내 말이 백 번 천 번이고 맞았다. 나는 이 차가 내 차가 아닌 크리스의 차임을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는데, 캐럴라인은 스탠포드를 떠나는 순간 잊어버린 듯 했다.

 

  “알았어, 조심히 가고. 학교에서 보자. 고마워, 데이브.”

 

  나는 캐럴라인에게 입 꼬리를 올려 미소를 보였다.

  나는 곧장 샌디에이고를 떠났다.

  샌디에이고에 도착했고, 샌디에이고를 떠났다는 행복감이 물밀 듯 밀려와 좋아하지도 않는 노래를 반주도 없이 불렀다.

  가수 뺨치는 노래실력을 갖고 있는 게 아니었지만 듣기 거북하지 않았다. 혼자서 반주 없이 신나는 공연을 열었다. 관객이 없어 다행이었다.

  만약 관객이 있다면 난 부끄러워서 입을 벙끗하지도 못했을 거다.

  분명 그 관객은 내가 벙어리인줄 알고 입장표를 환불해달라고 소리쳤겠지. 있지도 않은 입장표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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