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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3
작가 : 갈마루
작품등록일 : 2016.9.5

선(善)은 승자의 역사이고 악(惡)은 패자의 더럽혀진 이름일 뿐, 선과악은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았어! 정말 선과 악이 싸우는 거라 믿는 거야? 천만에! 악(惡)과 악(惡)이 싸우는 거야!

 
3화. 저승사자의 저주_3
작성일 : 16-10-07 14:58     조회 : 624     추천 : 0     분량 : 7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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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달빛! 달 빛 때문이었다. 어둠 속에서만 존재하는 아귀들은 빛에 노출되면 피부가 녹아내리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때문에 아귀들은 달빛이 미치는 공간 밖에서 빛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빛은 점점 사라져 주은과의 거리가 좁혀들고 있었고 주위를 맴도는 놈들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었다. 회오리의 입구가 사람 주먹만큼의 크기로 줄어들자 사방은 온통 굶주린 아귀들의 소리로 가득 매워져 있었다. 주은은 쥐고 있던 칼을 미친 듯이 휘둘렀다. 그 순간, 굶주림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무리중의 한 놈이 달려들어 주은의 팔등을 물어뜯고는 우적우적 씹어대기 시작했다. 달빛에 살갗이 녹아 놈의 몸에서는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지만 놈은 아랑곳 하지 않는 듯, 또 다시 주은의 팔등을 물어뜯었다.

  “으아아악!”

  주은의 비명과 함께 아귀들이 일제히 주은을 향해 달려들어 사정없이 주은의 사지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주은의 비명소리는 아귀들의 게걸스러운 식사소리에 파묻혀 버렸다. 일 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살점이 모두 뜯겨나가고 앙상한 뼈만 남겨졌다. 하얀 해골만이 달빛에 반사되고 있었고, 식사를 마친 아귀들은 모두 어둠속으로 자취를 감춰버렸다.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이 쥐죽은 듯 고요한 정적이 사방을 감싸고 있었다.

 

  잠시 뒤, 살점하나 남지 않고 깨끗이 발려진 뼈 위에서 이상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작고 붉은 기포가 뼈 위에 몽글몽글 맺히기 시작하더니,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자라나기 시작했다. 하얀 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기포들로 뒤덮여지자, 그 위로 근육들이 빠르게 자라기 시작했다. 근육들이 모두 자라자 피부가 덮이기 시작했다. 몸속의 장기와 안구도 빠르게 자라나 자리를 잡았고 그 위로 근육이 자라고 피부가 덥혔다. 이윽고, 주은의 모습이 전과 다름없이 완벽한 형태를 갖추게 되자, 주은은 두 눈을 부릅뜨고는 ‘으악!’하고 비명을 지르며 격하게 숨을 토해냈다. 주은은 연신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사방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주은이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 쉴 때, 또다시 그의 주변에 수상한 움직임들이 느껴졌다. 주은이 조심스럽게 눈동자를 굴리며 주위를 살피자, 언제 몰려들었는지 아귀들이 새까맣게 그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젠장!”

 

  그 말과 함께 주은은 깊은 어둠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그게 끝이었다. 이윽고 입구마저 사라져버리자 사방은 온통 암흑으로 뒤덮여버렸고 주은의 비명소리도 어둠속에 묻혀버렸다. 기록이 지워진 자들의 공간!, 그곳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아귀들의 세상이었다. 기록이 사라져 죽지 않게 된 자들은 아귀들의 굶주림을 채우는 식량이 되어야했고, 아귀들이 배를 채우는 동안에 제 살이 뜯겨나가는 고통을 그대로 견뎌야했다. 의식과 감각을 통제하는 뇌 조직이 아귀들의 뱃속으로 사라져 버려야 비로소 그들은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기록이 지워진 자들의 신체조직은 끝없이 재생을 반복한다. 그렇게 이전의 모습으로 재생되어 의식이 다시 돌아오는 그 순간, 그들은 또다시 굶주린 아귀들의 먹잇감이 되어야 했다. 그렇게 끝없이 반복되는 고통으로 영원히 살아가야하는 공간이 바로 기록이 사라진 자들의 공간이었다.

 

  아이랑은 달렸다. 자신이 왜 도망쳐야하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본능적으로 두렵고 두려워서 앞만 보고 달렸다. 자신의 아버지 주은이 말했던 대로 멈추지 않고 달렸다. 쏟아지는 눈물 때문에 눈앞이 가물거리자 조막만한 손으로 두 눈을 비비면서도 아이랑은 쉬지 않고 달렸다. 이렇게 달리다보면 아버지가 올 꺼라 믿으며 그렇게 달렸다. 그런데, 그런 아이랑이 갑자기 우뚝 멈춰 섰다. 들녘의 끝자락에 다다른 아이랑을 우거진 나무숲의 시커먼 어둠이 가로막고 있었다. 울창한 나뭇가지들이 바람에 뒤엉키며 어지럽게 흔들거리자 아이랑은 슬금슬금 뒷걸음쳤다. 그때였다.

 

  “아이랑!”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란 아이랑이 뒤를 돌아보았다. 아이랑은 자신의 아버지인 주온과 싸우던 괴수의 모습을 보고는 단박에 울음을 터뜨렸다. 한참동안이나 아이랑이 울음을 그치지 않자 포박이 꽤나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포박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오 이런! 내 모습에 많이 놀랐구나?”라고 상냥하고 부드럽게 말하자 아이랑이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동시에 깜짝 놀란 아이랑의 두 눈 앞에 괴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리고 검은 갓과 도포를 입은 사내가 서있었다.

  “이젠 어때? 괜찮아?”

  아이랑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랑! 이제부터 내말 잘 들어….”

  포박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안심되었는지 아이랑이 포박의 말을 자르고 물었다.

  “아저씨! 우리 아빠는?”

  “아…아저씨?”

  아저씨라는 호칭에 포박이 당황하며 되묻자, 아이랑이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포박이 선뜻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리자, 아이랑이 포박의 손을 잡고는 허리를 옆으로 숙이며 포박의 허리 너머 들녘을 바라보며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아저씨 우리 아빠는 언제와?”

  “….”

  포박은 뭔가를 생각하는 듯 잠시 뜸을 들이고는 아이랑의 눈앞에 손바닥을 펴보였다. 붉은 색의 작은 칼이 나타나자 아이랑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신기한 듯 쳐다보았다.

  “아이랑! 아빠는 멀리 가셨어 그래서 아저씨가 아이랑을 아빠 곁으로 데려가려고 해.”

  “아빠한테?”

  “응! 그런데 아이랑이 아빠에게 가려면 아픈 것을 참아야 돼! 아주 많이 아플 수도 있는데 금방 사라져 버리니까 괜찮아. 어때? 할 수 있겠지?”

  아이랑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포박이 아이랑의 손에 칼을 쥐어주고는 칼끝을 아이랑의 왼쪽가슴에 대었다. 아이랑이 눈을 깜빡거리며 포박을 바라보자 포박이 싸늘하게 웃었다. 그때였다. 포박의 등 뒤 양쪽에서 검은 갓과 도포를 입을 사내 둘이 스르르하고 나타나며 포박의 어깨를 짚으며 말했다.

  “포박! 멈추시오!”

  포박은 그들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네놈들이 감히 나를 막아?”

  “염라의 명입니다.”

  포박의 오른쪽 등 뒤에 선 사내가 그렇게 말하고는 포박의 귀에 대고 무언가를 속삭였다. 그러자 포박이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

  “이런 젠장! 도대체 염라께서는 왜 망설이시는 거야?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어!”

  “염라의 명을 전해드리는 것일 뿐 염라의 뜻을 저희가 어찌 알겠습니까?”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어! 너희들은 그냥 돌아가!”

  그렇게 말을 한 포박이 칼을 쥔 아이랑의 손을 다시 거머쥐고 아이랑의 심장을 찌르려하자, 또 다른 사내가 포박의 손을 잡으며 막고 나섰다. 포박이 그자를 쏘아보자 사내가 눈짓을 해보였다. 사내가 눈짓한 곳으로 포박이 시선을 돌리자, 빈 허공 위에서 커다란 눈이 스르르 눈을 뜨며 모습을 드러냈다가 눈을 되감자 그 모습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포박! 감시자가 우리를 봤습니다! 이는 절대자께서도 알았다는 겁니다! 수명을 다하지 않은 자의 영혼을 거둘 수 없는 법! 염라께서도 절대자의 질서를 어길 수는 없습니다.”

  “이 아이는 사자부의 기록을 지웠어 이 또한 절대자의 질서를 어지럽힌 것이고 그 벌을 준엄하다! 염라께서는 도대체 왜 안 된다는 거야!”

  “포박!”

  “젠장!”

  자신의 고집을 꺾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못내 못마땅한 포박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같은자리를 계속 서성거렸다. 한 참을 고심하던 포박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자신을 따라 시선을 옮기고 있는 아이랑과 마주쳤다. 그와 동시에 포박은 아이랑의 얼굴을 향해 작은 호를 그리듯 손바닥을 폈다. 그러자 아이랑이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포박은 쓰러진 아이랑의 얼굴을 보며 주술을 걸었다.

 

  “아이랑! 나의 말은 너의 기억 속에 각인 될 것이며 네가 인지 할 수 있는 나이에 이르면 너를 찾아갈 것이다! 그것은 꿈이 아니며 준엄한 하늘의 처분이다! 오늘 이후 너의 삶이 곧 그 벌이니라! 명심하라! 네 입으로 행하는 사랑이라는 말이 네 스스로의 의사에 의한 것이라면 너는 네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

  포박이 그렇게 말을 마치고 허공 속으로 사라지자, 뒤이어 다른 저승사자들도 사라져버렸다.

 

 ※ ※ ※

 

  대지를 환하게 비추던 해가 오방의 한 가운데에 멎자, 언덕위에 고개를 넘어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 말을 타고 있는 다섯의 사내와 어린아이 둘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이십 여명의 사내들이었는데, 모두들 검을 착용한 것으로 보아 군사들 같아 보였다. 고개를 넘어온 사내들은 들녘을 지나 주은의 움집 앞에 멈췄다. 그러자 한 사내가 말에서 내려 몇몇의 군사들과 함께 움집 안으로 황급히 뛰어들었다. 그리고는 이내 움집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고는 당혹스런 표정으로 말에 탄 사내를 향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말안장에 앉아 거만한 표정으로 움집을 바라보고 있던 사내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러자 옆에 있던 사내가 그에게 말을 건넸다.

 

  “바라칸! 주은이 눈치를 채고 도망친 거 아닐까요?”

  “아니! 주은은 그럴 위인이 못돼!”

 

  박달의 족장인 바라칸과 그의 동생들이었다. 바라칸은 주은의 동생으로 성격이 포악하고 욕심이 많은 자였다. 어려서부터 남달리 용맹하고 무예가 뛰어나 심약한 주은과는 늘 비교가 되었다. 그때, 움집을 뒤졌던 사내가 바라칸 앞으로 다가왔다.

  “형님! 집안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집안 가재도구가 모두 그대로 있는 것으로 보아 멀리 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찾아라!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네!”

  바라칸이 명령을 내리자, 사내는 군사들을 불러 주변을 나누어 수색하도록 지시하고는 자신도 주은을 찾기 위해 달려갔다.

 

  “아버지! 우리도 아이랑을 찾아볼게요!”

  바라칸의 아들 가무치와 주술사의 딸 아리였다. 가무치와 아리는 여덟 살 동갑내기로 날 때 부터 가깝게 지내는 친구였다. 가무치는 거칠고 이기심이 강해 다른 사촌동생들에게는 못살게 굴었지만 유독 아이랑 만큼은 살갑게 대해주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아리 때문이었다. 아리는 주술사의 딸로 인물이 곱고 성격이 따듯하여 또래 남자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였는데, 그런 아리가 아이랑을 끔찍이도 아꼈다. 가무치는 그런 아리가 내심 못마땅했지만, 아리에게 환심을 살 요량으로 늘 아이랑을 살갑게 대했다. 그만큼 가무치는 제 또래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이성적이었고 때로는 섬뜩할 만큼 냉정했다.

  “그래! 멀리 가지는 말거라!”

  “네”

  가무치가 아리를 데리고 풀숲으로 사라지자, 바라칸의 옆에 있던 사내가 다시 입을 열었다.

  “형님! 주은이 정말 거룩의 땅이 어디 있는지 알려줄까요?”

  “주은은 겁이 많아! 그리고 자신이 살기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

  “아니 왜 아버님은 거룩의 땅을 형님에게 알려주시지 않고 주은 같은 겁쟁이한테 알려줘서 이 고생을 하게 만듭니까?” 또 다른 사내가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후후! 그 점이 걱정 되셨겠지, 겁 많고 나약한 주은이 그것마저 모르고 있었다면 여태 살아있었겠느냐? 아버님은 주은을 살리고 싶었던 게야!”

  “아버님도 차~암 일 복잡하게 만드셨네.”

  “그나저나 바라칸! 거룩의 땅을 알게 되면, 아이랑은 어쩌실 겁니까?”

  “후환을 남겨둬서야 되겠나? 제 아비 따라 가야지.”

  주술사 다라한이었다. 잠자코 바라칸과 그의 형제들의 대화를 듣고만 있었던 주술사 다라한이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다라한! 그래도 너무 어리잖소? 힘없는 어린 조카를 죽였다는 소문이 나면 우리 박달족 전사들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 아니오?”

  “후후후! 힘없는 파리 목숨 거두는 방법이 어디 하나밖에 없겠는가?”

  “그래도 그건 좀….”

  그때였다. 저 멀리서 수색을 하던 사내가 바라칸과 일행들을 불렀다. 소리와 함께 바라칸과 일행들은 일제히 소리 나는 곳을 향해 말을 달렸다.

 

  “이게 뭔가?”

  모두들 의아한 표정으로 일행을 부른 사내가 서있는 풀숲을 바라보았다. 한쪽 방향으로 일정하게 누워있는 풀들이 커다란 원을 그리고 있었는데, 원의 테두리 한쪽엔 누군가 쓰러져있었던 것 같은 자국이 남아있었다. 다라한이 말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더니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버렸다. 그의 표정을 살피고는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은 바라칸이 물었다.

  “다라한! 뭣 때문에 그러는가?”

  “…”

  “다라한! 바라칸께서 왜 그러냐고 묻지 않소?”

  “주은이 여기 있었어.”

  “?”

  다라한이 손가락으로 움집을 가리키며,

  “집에서부터 여기까지 마른 풀이 밟혀 길이나 있어. 주은은 뭔가에 쫓겨 여기까지 도망친 거야.”

  모두들 다라한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여기서 쓰러졌고 그 뒤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어.”

  “어디로요?”

  다라한은 대답 없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모두들 다라한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들었다.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이 그들의 시선을 채웠다.

  “하늘로 솟았다는 겁니까?”

  “바이투! 넌 좀 가만히 있어!”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조급한 성격을 지닌 넷째 바이투가 채근하듯 묻자, 셋째인 가린들이 그에게 핀잔을 주었다. 그러자 바이투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따져 물었다.

  “거! 형님은 내가 뭔 말만하면 매번 그렇게 타박을 놓소? 아니 뭐….”

  그때, 다라한이 바이투와 가린들을 매섭게 쏘아보며 고개를 가로젓자, 바이투가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다라한이 혼잣말로 주술을 외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이내 온몸을 부르르 떨더니 두 눈동자가 뒤집혀버렸다. 동공이 사라진 허연 눈을 보자 바이투가 또 혼잣말로 구시렁거렸다.

  “난! 저 모습 볼 때마다 아주 소름이 돋아!”

  그 말을 들은 가린들이 혀끝을 차며 바이투를 쏘아보자, 바이투가 그의 시선을 피하며 투덜거렸다.

  “참나! 뭔 말을 못해요.”

  그때, 다라한이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저주가 내렸어! 저주가….”

  저주가 내렸다는 다라한의 말에 모두가 숨을 죽이며 그에게 시선을 집중하자, 다라한이 다시 소리쳤다.

  “하늘의 저주가 내렸다! 하늘의….하늘이 대노하여 저주를 내리니 악령에 지배된 자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그를 따르는 무리를 헤아릴 수 없도다!”

  그 순간, 다라한의 두 눈이 온통 시뻘건 핏빛으로 물들었다. 다라한은 사위스런 눈빛으로 바라칸을 향해 소리쳤다.

  “아이랑을 죽여라! 아이랑을 죽이지 못하면 여기 있는 모두가 죽는다!”

  그렇게 소리치고 난 다라한은 마치 통나무가 쓰러지듯 온 몸이 뻣뻣하게 굳은 채, 그대로 땅바닥에 고꾸라졌다. 그러자 가린들이 황급히 말에서 내려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가린들은 손가락으로 목덜미의 맥을 짚고는 바라칸을 보며 말했다.

  “살아 있습니다.”

  “악!”

  바라칸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깊은 한 숨을 몰아 쉴 때, 반대편 들녘에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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