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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팔사구생
작가 : 시후
작품등록일 : 2016.9.10

죽지 않는 무공. 죽을 수 없는 무공을 익힌 한 사내의 이야기.

 
이리 가도 저리 가도 혼인은 운명-2
작성일 : 16-10-07 12:59     조회 : 444     추천 : 0     분량 : 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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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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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기를 강제로 들어 옮긴 비영대는 저잣거리에 들어서면서 다시 걸음을 멈추어야 했다.

 

 흑도패들의 싸움이 벌어졌다. 구역다툼이다. 백여 명에 가까운 이들이 몰린 것으로 보아 전면전을 벌이는 것 같았다.

 

 제대로 된 무인은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 개싸움이지만 서로 치명상도 서슴지 않으며 공방을 주고 받았다.

 

 흑도패들에게만큼은 이 저잣거리가 인생이요 전부였다.

 

 "단주님 명령만 내려 주십시오. 제가 앞장서서 길을 열겠습니다."

 

 소향상단의 호위대장 황순삼이 자신있게 말했다.

 

 절정의 무인에게 흑도패들은 문제도 아니었다.

 

 왈패와 같은 흑도패들 중에서도 더러 무공을 익힌 이들이 있었지만 그래봐야 삼류와 이류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일류는 찾아 보기 힘들었다. 일류의 실력으로 흑도패에서 노느니 다른 일을 하는 게 나았다. 어디까지나 찾아 보기 힘든 거지 아주 없지는 않았다.

 

 용꼬리보다 뱀대가리가 낫다고 성향도 잘 맞으면 흑도패의 우두머리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눈앞의 흑도패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대장격인 황순삼과 남궁평 둘 만 나서도 다 쫓아 낼 수 있었다.

 

 마차 밖으로 고개만 살짝 내밀어 상황을 확인한 소진태는 고개를 저었다.

 

 "아닐세. 무작정 힘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야. 돌아가지."

 

 소진태는 물러서라는 명령을 내렸다.

 

 흑도패의 싸움으로 저잣거리에서 장사를 하던 상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데 말릴 수 있는 힘이 있으면서도 외면했다.

 

 정의감에 불타는 사람이 본다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토를 다는 사람은 없었다.

 

 무림의 암묵적인 규칙이었다.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한 흑도패는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 흑도패는 무인이라기보다는 그저 동네에서 힘깨나 쓰는 왈패였다. 상대하기도 창피한 수준이라는 말이다. 이게 겉으로 드러내는 표면적인 이유였고 실질적인 이유는 저들마저 없다면 무림세가가 상인들에게 보호비를 걷을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아무도 괴롭히는 사람이 없다면 누가 돈을 들여가며 보호를 받으려고 할까.

 

 흑도패는 필요악이었다.

 

 마을마다 정파가 있듯 사파도 있다. 두 파가 심심찮게 다투기도 했지만 단순히 상인들에게 보호비를 걷으려는 이유로 서로 직접 싸움을 하기에는 득보다 실이 컸다. 그래서 흑도패를 이용하는 것이다. 적당히 구역을 나누고 가만히만 있어도 상인들이 알아서 상납을 했다.

 

 보호비를 받으면서 지금은 왜 도와 주지 않느냐?

 

 간단하다. 정파든 사파든 무림세가가 직접 보호를 하는 건 상가를 가진 상인들 뿐이다. 저잣거리처럼 노점에서 장사를 하는 이들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왜냐?

 

 그래야 흑도패들이 기승을 부릴테니까.

 

 정파와 사파가 서로 싸우지 않는다면 그 역할을 대신해줄 이들이 필요했고 그게 바로 흑도패였다.

 

 저잣거리의 수입도 전부 모으면 작은 돈이 아니었지만 정파나 사파나 흑도패를 몰아내고 직접 피를 흘리며 분쟁을 일으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그래서 그냥 두는 것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리고 사실상 흑도패의 싸움으로 피해를 보는 상인은 거의 없었다. 잠시 장사를 하지 못하는 것이 전부였다. 흑도패들이 바보도 아니고 구역을 먹고나면 다 수입원이 될 이들인데 피해를 줘봤자 자기들 손해였다.

 

 흑도패가 저잣거리에서 만나 기세싸움을 하는 동안 상인들은 이미 짐을 싸고 멀찍이 피한 상태였다.

 

 황순삼이 다시 물었다.

 

 "어느 길로 가시겠습니까?"

 

 저잣거리를 지나지 않고 소향상단의 본점으로 가는 길은 사실상 하나밖에 없었다. 바로 빈민촌을 거쳐 가는 길이다. 다른 길도 있었지만 돌고돌아서 가는 길이라 오랜 시간이 지체됐다.

 

 그럼 빈민촌으로 가면 되지 왜 물어 보느냐?

 

 위험했다. 빈민촌은 모든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다 쓰러져 가는 담집이라도 집은 집이다. 샛길이 없다. 만에하나 앞뒤로 포위를 당한다면 위험에 처할 수도 있었다.

 

 "빈민촌으로 가지."

 

 소진태도 알고 있었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으로도 흑풍대를 훌륭하게 막아낸 상단의 호위대가 있었고 남궁세가의 무사들도 있었다. 두려워 할 필요가 없었다.

 

 마부가 소진태와 소아영이 타고 있는 마차를 힘들게 돌릴 때였다.

 

 "그냥 구경하다 가면 안되나? 재미있는데."

 

 어느새 자리까지 잡고 싸움을 구경 하는 영기였다.

 

 누가 뭐래도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게 남의 집 불구경과 싸움이었다.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눈앞에 닥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을 하게 된다.

 

 남궁평은 철없는 영기가 창피했지만 대놓고 내색 하지는 못했다.

 

 좋게 타일렀다.

 

 "이제 막 시작된 싸움인 것 같습니다. 도련님.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하염없이 기다릴 수도 없지 않습니까?"

 

 "에효... 이놈의 인생은 낙이 없네 낙이 없어."

 

 이제 열여섯 먹은 놈이 마흔이 넘은사람 앞에서 인생을 논한다. 기도차지 않았다.

 

 남궁평은 부들부들 떨고 있는 손을 감췄다. 방계로 태어난 것이 죄였다.

 

 어슬렁어슬렁 일어난 영기가 말에 올라타 마차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이각 여가 지나 빈민촌에 도착했다.

 

 들어서기 전에 황순삼은 호위대에 명령해 대열을 갖췄다. 빈틈없이 마차를 둘러쌌다.

 

 남궁평도 비영대에 명했다.

 

 "삼조. 전방을 맡고 사조는 측면과 후방을 맡는다."

 "예."

 "예."

 

 삼조장과 사조장의 지휘아래 비영대 전원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도련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제곁에서 떨어지시면 안됩니다."

 

 영기는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뭔 일이 생긴다고."

 

 "지형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않습니까."

 

 남궁평은 대꾸를 하면서도 짜증이 났다.

 

 어린 놈이 뭘 안다고. 알지도 못하면 가만히나 있든지.

 

 또 부들부들 떨리는 팔을 감춰야 했다.

 

 그런데 이번엔 감추기 전에 영기가 먼저 봤다.

 

 "풍왔어? 왜 그렇게 손을 떨어?"

 

 '니미...'

 

 영기는 욕을 집어 삼키고 있는 남궁평의 속도 모르고 계속 나불댔다.

 

 "쯧... 겁은 많아가지고."

 

 손을 떠는 이유가 풍이 아니라면 겁을 먹었다는 거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하는 남궁평의 속은 썩어 들어갔다.

 

 황순삼과 남궁평의 대응이 일견 과한 행동으로 보일 수 있으나 절대 그렇지 않았다. 대열을 잡지 않고 아무렇게나 이동하다 포위를 당하고 순간적으로 당황하는 사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혹여나 생각지도 못한 화살 공격이라도 날아 온다면 아무리 무공을 익힌 무인이라 한들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더구나 흑도맹의 구역에서 가까운 백석현의 치안은 다른 성에 비해서 결코 좋지 않았다. 십대상단의 단주와 여식이 함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탕을 노리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사고를 칠만했다. 한순간도 방심해서는 안됐다.

 

 빈민촌을 반 쯤 통과할 때였다.

 

 영기는 미약한 살기를 감지했다.

 

 '어라? 이거 뭐야? 진짜 공격이라도 당하는 건가?'

 

 슬쩍 남궁평을 봤다.

 

 아직 모르는 눈치였다.

 

 '가르쳐 줘야 하나? 에이. 알아서 하겠지 뭐.'

 

 명색이 가주를 비롯한 직계가족을 지키는 비영대였다. 호락호락 당할 리가 없었다.

 

 영기도 모르는 척 했다.

 

 가르쳐 줘봐야 나중에 설명하기만 복잡해 졌다.

 

 아니나다를까 몇 발자국 옮기기도 전에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거나 숨어있던 이들이 다가왔다.

 

 영기는 빠르게 수를 헤아렸다.

 

 한쪽에 열댓명씩. 도합 삼십 명.

 

 이상했다.

 

 괴한들은 기습을 하지 않았다. 마치 어서 도망가라는 것처럼 기세를 내뿜으며 조금씩 거리를 좁혔다.

 

 남궁평의 시선이 마차를 호위하고 있는 황순삼을 향했다.

 

 무시하고 돌파를 할 건지 방진을 꾸려 물릴칠 건지 의견을 구하는 것이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남궁평과 황순삼이 의견을 나누기 위해 눈을 맞춘건.

 

 그런데 그사이 퇴로가 막혔다.

 

 잠시 멈칫했을 뿐인데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지붕에 숨어있던 새로운 괴한들이 연달아 바닥으로 몸을 날렸다.

 

 순식간에 괴한의 수가 두배로 불어났다.

 

 비영대나 소향상단의 호위대나 바보처럼 당황하는 이는 없었다.

 

 퇴로는 의미가 없었다.

 

 어차피 빈민촌에 반이상 발을 들였다. 앞으로 가든 뒤로 되돌아 가든 거리는 그게 그거였다.

 

 황순삼이 소리쳤다.

 

 "벗어 납시다. 앞을 부탁하오!"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모든 일행은 말고삐를 내려쳤다.

 

 괴한들이 따라 붙었으나 전력으로 내달리는 말 곁으로 쉽게 달라 붙지 못했다.

 

 일행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단 한 명, 영기만 빼놓고.

 

 '이것들좀 봐라? 두 배가 넘는 인원으로도 공격은커녕 몰이를 해?'

 

 왜 기습을 안하고 모습을 드러내나 했더니 괴한들은 애초에 공격할 의사가 없어 보였다.

 

 허둥지둥 뒤쫓는 것 같아도 서로 엉키지 않도록 질서 정연하게 움직였다. 조금만 주의깊게 보면 알 수 있었다.

 

 뜨내기가 아니었다.

 

 '이미 포위를 당한 것같은데.'

 

 아직 앞을 향해 달리고 있었지만 영기는 소용없는 짓이라는 걸 눈치챘다.

 

 짐작대로였다.

 

 "전방에 다수의 적 발견!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부대주님!"

 

 가장 앞서 달리던 삼조의 조장이 급격히 속도를 줄이며 외쳤다.

 

 전방을 확인한 남궁평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도대체... 어디서..."

 

 수를 헤아리기 힘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인원이 동원 될 수 있는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

 

 피이융- 펑!

 

 남궁평이 잠시 혼란에 빠진 사이 뒤쪽에서 신호탄이 쏘아져 올라갔다.

 

 황순삼이었다.

 

 "대주! 어서 대원들을 불러 들이시오! 잠시만 버티면 되오!"

 

 이곳은 소향상단의 본점이 있는 곳이다. 단주의 위급함을 알리는 신호탄을 터트렸으니 곧 상단의 무사들이 지원을 올 터였다.

 

 비영대의 부대주 답게 남궁평은 금세 정신을 수습했다.

 

 "비영대는 도련님과 마차를 지켜라!"

 

 삼조와 사조가 지근거리로 달라 붙었다.

 

 남궁평이 다시 명령을 내렸다.

 

 "창궁비연검진! 개진!"

 

 "개진!"

 

 스물의 대원이 한 목소리로 외쳤다.

 

 창궁비연검진은 공격보다는 방어에 특성을 둔 비영대가 익히는 창궁비연검법을 기초로 만들어진 검진이였다.

 

 비영대원들의 표정은 비장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였다.

 

 물경 이백에 달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인 소향상단의 호위대도 흑픙대와 결전을 치를 때와는 또 다른 긴장감을 느꼈다.

 

 십여 장 정도 떨어진 곳에서 그늘에 몸을 숨긴 두 인영이 포위를 해놓은 소향상단을 주시하며 대화를 나눴다.

 

 "명심하게. 목표는 저기 어린 사내 하나네."

 

 "걱정 마시지요. 야월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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