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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가면의 기사들
작가 : 스와디아
작품등록일 : 2019.9.2

가면을 쓴 두명의 소년 이야기

 
32.준비(2)
작성일 : 19-10-16 20:59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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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흑사의 병 때문에 가장 크게 피해를 받은 자는 누굴까. 영주? 기사단? 아니다. 농노들의 마을에는 미안하지만 강한 예방 덕분에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별 다른 피해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받은 자들은 농노들. 그리고 그들을 제외하고. 내 생각에 농노 다음으로 많은 피해를 자들은 마법사들이었다.

 

 

  그들이 만든 조직. 마법사 협회. 그것은 도시에 위치했지만 외부의 마나를 끌어 쓰는 마법사의 특성상 흑사의 병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에 따라 마법사 협회의 주 업무 중 하나인 공간 이동 마법진은 이 때까지 마비되어 왔다. 하지만

 

 

 “이젠 아니지.”

 

 

 흑사의 병은 이미 사라졌다. 문제는 바로크 밖의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기사단이 바로크로 이동한 것은 극약 처분에 가까웠다. 물론 한 사람이라도 더 보내야 했던 당시의 상황에서 생각해보았을 때, 헤겔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인 바로크를 선택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터벅. 터벅.

 

 

 ‘바로크 마법사 협회’

 

 

 부자는 망해도 3대까지는 걱정이 없다고 했나. 흑사의 병에 피해를 많이 보긴 했지만 아직도 건재하다는 사실을 나는 마법사 협회의 간판에서 보았다.

 

 

 시간을 끌 필요는 없었다. 로버트 경께서는 이제 그 분이 해야할 일을 할 것이다. 나는 내 일을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이 마법사 협회의 협회장을 만나는 것이었다. 종업원에게 신분증을 보여주고 협회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종업원은 잠시 난처한 표정을 짓고 말을 했다.

 

 

 “방문 일정을 잡고 오신게 아니라 면담이 승인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잠시 기다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종업원은 건물의 2층으로 올라갔고 나 홀로 로비에 남겨졌다. 한적한 공간이었지만 정말 한적하다는 뜻은 아닌 것이다. 협회가 마비되었다고 한들 마법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니까. 이제 그 마비가 풀렸으니 이리저리 밖에서 뛰어다니고 있을 것이다. 거기다가 지금은 전시 상황. 적의 정체도 인간이 아니니 기적이라도 바라는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마법사를 찾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의 이 공기는 거짓말이겠지.

 

 

 그러나 다행인 점은 종업원이 거절이 아닌 대기를 권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협회장은 지금 이 곳에 있다. 나는 조용히 근처 자리에 앉아 종업원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째깍째깍

 

 

 시계 소리만이 가득한 적막을 깨고 종업원이 다시 내려왔다. 바쁜 와중이었지만 얼굴에 미소는 잃지 않은 채였다.

 

 

 “마스터께서 말씀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전시라서 바쁩니다. 일의 경중을 알아서 판단해주십시오.”

 

 

 누가 듣더라도 이것은 거절의 표현이었다. 기사 신분이니 내쫓지는 않지만 알아서 나가라는 뜻. 그러나 나에게는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 왜냐면 내 일은 중요하니까. 나는 종업원이 왔던 2층으로 올라갔다. 종업원은 안내를 하지도 만류를 하지도 않았다.

 

 

 똑똑똑.

 

 

 협회장의 방에서 대답이 없다. 나는 조용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흰머리가 희끗희끗하게 나 있는 노인 하나가 나를 보고 있었다. 그 눈을 나도 피하지 않았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갑작스럽군요, 기사님. 분명히 거절의 표현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똑같은 물음에 협회장은 난처하다는 듯 잠시 뜸을 들였다.

 

 

 “저는 모략가가 아닙니다. 전쟁을 미래를 점치는 것을 목적으로 오셨다면 잘못 찾아오셨습니다.”

 

 

 “아뇨 제대로 찾아왔습니다. 당신에게 답을 기대한 것은 아니니까요. 제가 대답해드리죠. 전쟁은 집니다. 당신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

 

 

 협회장은 도발적인 말에 아주 잠깐 반응을 보였으나 그것이 끝이었다. 그는 다시 나의 눈을 응시했다. 그러나 대답은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말을 이어나갔다.

 

 

 “마법 협회의 협회장이시니 한번쯤은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카셀 국의 건국사 말입니다. 알고 계십니까?”

 

 

 협회장은 가늘게 한숨을 내뱉었다.

 

 

 “알고 있죠. 카셀국이 드래곤족과 연합을 해서 발트하임을 무너뜨린 이야기. 제 걱정이 그것입니다. 발트하임이 되살아난 말도 안되는 상황이니 드래곤의 존재도 믿을 수밖에 없겠죠. 그리고 그런 드래곤이 연합을 해서야 이긴 상대가 발트하임입니다. 그 때는 살아있는 인간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이상한 괴물들을 이끈다고 하니 힘이 강해졌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겠고요. 병력이 계속 늘어난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을 정도니 걱정이 안될 수가 있겠습니까.”

 

 

 “병력이 부족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이미 몇 번이나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뭐 어쩌겠습니까. 마법도 한계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마치 신을 보는 것마냥 마법사들을 치켜세운다고 한들, 기적과 마법이 같지 않다는 사실은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협회장의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럴 만도 하지. 왕과 기사단장이 이곳으로 나타났다는 것은 다시 말해 수도가 함락된 것이다. 그런 적들을 상대하는 입장에서 이성을 유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알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신이 아니죠. 저는 그것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제가 사용할 것은 오직 공간 마법진과 원격 통신 마법. 이 두가지입니다. 공간 이동 마법은 제가, 그리고 통신 마법은 당신이 사용해야 합니다.”

 

 

 “어디론가 갈 생각인가요?”

 

 

 “바로크 산맥 뒤쪽으로.”

 

 

 “... 저는 찾아온 목적이 그것입니까? 이제야 조금 알 것 같군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목적은 대륙 위의 나머지 두나라도 전쟁에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나라의 고위 간분들을 만나 설득 해야 했는데, 그것이 어려웠다.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만나는 것이. 기사라는 신분은 어디까지나 도시에서 인정받는 것이다. 아무런 통보도 없이 마법진에서 칼을 든 사람이 나타난다면 간부들을 소개시켜주기는커녕 도착하자마자 죽을 것이다.

 

 

  그러나 마법사는 다르다. 한 사람을 공간 이동 시키는데 한 사람의 마나가 필요했다. 다시 말해 마법진이 있는 곳이라면 마법사는 자유롭게 혼자 타국을 오갈 수 있었다. 그래서 마법 협회의 협회장을 찾아온 것이다. 그 정도 지위라면 타국에서도 어느정도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헌데 목적을 모르겠군요. 그곳으로 가서 무엇을 하실 생각이신가요?”

 

 

 “비밀입니다. 힌트까지는 드리죠.”

 

 

 “이 상황에서 힌트라. 아직 당신에게는 여유가 있다는 것으로 들리는군요. 부럽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잘못된 겁니다. 저에게는 여유가 없습니다. 목적을 정확하게 말씀해주시지 않겠다면 저도 당신을 돕지는 못하겠군요.”

 

 

 나는 살짝 웃었다. 물론 그것이 협회장에게는 보이지 않겠지. 가면을 쓰고 있었으니까.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협회장님. 당신이라면 힌트만으로도 그 답을 알 수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전쟁은 저번보다도 크게 일어날 것입니다. 그림자가 강해졌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 만큼 빛도 강해집니다. 이제는 우리의 힘이 커질 기회라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더 강해질 것인가입니다. 약화될 일은 없어요.”

 

 

 나는 잠시 뜸을 들이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제 생각이 맞다면 그들도 참전을 할 것입니다. 드래곤 말입니다.”

 

 

 대답을 듣자 협회장은 눈을 살짝 찡그렸다. 마법에 대해 잘 아는 만큼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단번에 이해한 듯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좋은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허황된 꿈을 꾸고 있으시군요. 그러니까 건국사에 있는 그 이야기만을 믿고 도박판에 뛰어들자는 말이 아닙니까. 드래곤이 나타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 버립니다.”

 

 

 “이미 죽은 자가 되살아난 시점부터 이 전쟁은 정상적이지 않은 전쟁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기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상대가 적이고요. 타이밍. 운. 실력. 모든 것이 뒷받침 되어야만 이길 수 있는 전쟁입니다.”

 

 

 협회장은 주먹을 꽉쥐고 책상을 내리친 다음 벌떡 일어났다. 매섭게 나를 노려보다가 이내 다시 자리에 주저앉았다.

 

 

 “후...그렇군요. 당신의 말이 맞습니다. 전쟁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지금 같은 때엔 더욱. 공간 이동 마법진과 원격 통신. 어차피 별로 어려운 부탁도 아니었습니다. 들어주도록 하죠. 시기가 시기인 만큼 내일까지는 모든 준비를 다 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무엇을 하면 되겠습니까?”

 

 

 “나머지 두 국가에 원거리 통신을 통해 관료들을 한 자리에 모아주십시오. 최대한 많이.”

 

 

 우리의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 협회장은 주머니에서 시가를 하나 꺼내 물더니 가볍게 한 모금을 빨아 들였다가 연기를 내뿜는다.

 

 

 콜록 콜록.

 

 

 “시가가 필요 이상으로 독해 보이는군요.”

 

 

 “그러게요. 오늘따라 저도 그런 생각이 들어요.”

 

 

 협회장의 얼굴이 한결 편해진 것 같은 느낌은 착각이 아닐 것이다.

 

 

 “나이는 먹을 것도 못되는군요. 나이를 먹을수록 변화는 나를 거부하니까요.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저는 감당이 안됩니다. 지금 제가 짊어지고 있는 짐들이. 그러나 당신은 아닌 것 같군요. 저랑은 다릅니다. 당신은 그려지십니까? 당신이 만들어갈 군대의 모습. 그리고 그들이 싸우는 모습들이.”

 

 

 나를 보는 눈빛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나는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뒤돌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한참을 걸었다. 누구의 눈에도 들어오지 않을 한적한 골목, 나는 그곳으로 들어서서야 눈을 감고 생각에 빠졌다.

 

 

 내가 생각하는 군대의 모습? 그려지지 않을 리가 있나. 여태까지 바라온 군대인데 말이야. 드래곤의 풍부한 마력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공간 이동 마법진을 이용한 군대의 이동. 그러니까.

 

 

 만들 수 있다. 대륙이 만들어지고 최초로! 대륙의 모든 기사들과 병사들이 한 자리에 모이고 드래곤이 가세한 최초, 최강, 전무후무의 통일 군단. 그것이 나의 머릿속에서는 너무도 생생하게 보였다. 보이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그리고 그곳까지 이제 아주 조금 남았다.

 

 

 로크. 네가 나를 완성시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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