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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하는 이들에게
작가 : 햇빛이
작품등록일 : 2019.10.15

콜드 리딩이란, 상대에 대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도 상대방의 속마음을 간파해내는 기술을 말합니다. 우리는 아주 작은 관심만으로도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작은 몸짓, 작은 행동, 닿아지는 눈빛, 느낌으로 알 수 있는 말투가 많은 정보를 전달해주기도 하죠. 나는 어렸을 때부터 심리에 관한 지식을 수집하고 배우는 것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파고들수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심리는 결국 본능이라는 것을요. 마음을 느끼는 것은 개와 고양이도 합니다. 동물도 느끼죠.
나는 과거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새로운 차, 새로운 집, 새로운 사랑을 꿈꾸면서도 정작 소중함을 과거에서 찾죠. 그래서인지 나는 사랑만큼은 기억해야한다고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방금 마신 커피도 결국은 과거잖아요. 사랑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소망하는 것 보다는 오래도록 사랑하는 사람과 방금 마신 커피를 기억해야한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10화. 장마.(1. 과거의 회상.)
작성일 : 19-10-15 20:32     조회 : 189     추천 : 0     분량 :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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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 목사님이 기도를 내려주시려고 합니다. 목사님이 직접이요.”

 지수인이 나름 진지하게 3년간 몸 다음 마음 다음 정신을 담고 있던, 제법 큰 교회에서 사회적 위치가 있는 목사님이 직접 기도를 내려주는 건 본 적이 없죠. 나는 그때 멍한 얼굴이 된 채로, 열흘이 지나서 부식되고 있는 상태로 발견된 지수인의 나체 주변을 구석구석 점검하는 감식반이 나가기를 기다렸어요. 부식이 시작되는 시체에서는 썩은 고기의 냄새가 나죠. 그렇게 끔찍하게 긴 시간이 흘렀어.

 센 목사님은 혼혈이었어요. 때때로 영어를 구사했죠.

 “당신의 슬픔을 나는 모르고 싶었다. 집을 나설 때만해도 그랬다. 하지만 지금 난 지수인의 영혼의 안식에 집중하겠다.”

 나는 음울한 얼굴이 되어, 거의 반쯤 감은 두 눈을 하고서는 물었어요.

 “당신의 신은 알고 있는 것 같아?”

 센 목사는 낮은 중저음으로 답했죠.

 “그녀의 일은 내게도 충격이지만 당신에게는 지옥일 거다. 참 미소가 아름다운 여자이었다.”

 나는 그 푸르른 두 눈을 하고서 조소를 입가에 올려놨어요.

 “당신과 수인이가 섬기는 신은 목석이다. 그녀의 죽음을 외면하는 신이다.”

 센 목사는 경건한 얼굴로 말했죠.

 “또한 그녀의 안식이 되어주시는 분이다.”

 나는 비스듬히 웃었어.

 “죽고 나서의 안식이 무슨 의미가 있지?”

 센 목사는 말했어요.

 “좋은 곳으로 갔을 것이다.”

 나는 이제 좀 짜증이 나더라고요.

 “그렇게 좋으면 네가 가던지.”

 나는, 벙쩌있는 센 목사를 등지고 주저앉고는 머리통을 부여잡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수인이는 나와의 행복을 위해 기도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의 미래와, 나와 함께 꾸던 꿈에 대해서이었던 것 같아요. 나는 조용히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었습니다. 그리고 슬며시, 자욱하게 가라앉아 있던 감정이 내 안에서 치밀어 오르더라고요. 더럽고, 추잡하고, 징그러운 것들이.

 나는 기운 고개를 스르르 제자리에 옮기곤 푸르른 눈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넌 어딨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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