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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하는 이들에게
작가 : 햇빛이
작품등록일 : 2019.10.15

콜드 리딩이란, 상대에 대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도 상대방의 속마음을 간파해내는 기술을 말합니다. 우리는 아주 작은 관심만으로도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작은 몸짓, 작은 행동, 닿아지는 눈빛, 느낌으로 알 수 있는 말투가 많은 정보를 전달해주기도 하죠. 나는 어렸을 때부터 심리에 관한 지식을 수집하고 배우는 것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파고들수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심리는 결국 본능이라는 것을요. 마음을 느끼는 것은 개와 고양이도 합니다. 동물도 느끼죠.
나는 과거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새로운 차, 새로운 집, 새로운 사랑을 꿈꾸면서도 정작 소중함을 과거에서 찾죠. 그래서인지 나는 사랑만큼은 기억해야한다고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방금 마신 커피도 결국은 과거잖아요. 사랑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소망하는 것 보다는 오래도록 사랑하는 사람과 방금 마신 커피를 기억해야한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5화. 2017년 7월 22일. 과거와 추억(2)
작성일 : 19-10-15 20:24     조회 : 180     추천 : 0     분량 :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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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채널인가보네요. 소리가 좋아요. 지금 피아노곡, 바흐죠?” 빗소리 때문이었다고 생각했지. 밤은 어둡고 공기는 축축해서라고. “예. 제가 구운 CD 에요.” 목소리가, 그 저음이. 다시 생각해보게 될 줄은 너도 몰랐잖아? 그지? 나는 킥킥 대면서 웃어댔어요. 근데 눈에서는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선배…. 그 택시…. 조회하니까 기록에 없어요. 그 새끼가 맞는 것 같아….”

 “야, 야, 야! 그걸 왜 쟤한테 말해! 태완이 너는 이 사건에서 빠지라는 말이 있어…. 우리한테 맡기고…. 넌 당분간 프로파일러 팀 합숙소에서 지내라.”

 난 소극적이지 못하지, 너처럼.

 “계집애한테 하는 말이네, 형.”

 “야, 강태완…….”

 형 말고, 그 때 왜 일민이의 얼굴이 이상해보였는지 모르겠어요. 넋이 반쯤 나간 얼굴로 나는 나와 가까이에 있는 일민이의 이상한 얼굴을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 들었다 내렸죠. 그랬더니 조사 파일링을 읊더라고요. 버릇이란 참 지독한 거죠.

 “2017년 7월 22일. 피해자…. 지수인. 살해된 지 열흘 만에 발견. 나체로 목이 졸라 숨진 것으로 보입니다.…. 특이점은 한 번에 조르지 않고, 여러 번 반복해서 졸라 죽였어요. 피해자는 반항조차 못하고 패닉 상태에 놓여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에 용의자는 패스트푸드가 아닌 뷔페에서 음식을 그릇에 담는 것 같은 패턴을 보여요. 마치, 순한 양 앞에 범접할 수 없는 사자처럼…. 2017년 2월에 용두동 부녀자 질식 살인사건과 동일한 패턴을 보이는 점, 살해 현장에 클래식 음악이 틀어진 점 등을 보면 연쇄살인사건이 맞습니다.”

 나는 텅 빈 눈을 하고서 고개를 기울였습니다.

 “순한 양 앞에 범접할 수 없는 사자….”

 일민이의 이상한 얼굴이 초조해 보이더라고요.

 “아, 그게…. 선배님…….”

 나는 웃으려고 웃은 게 아니에요.

 “범접할 수 없냐? 사자….”

 그래요. 웃으려고 웃은 것도 아니고.

 “선…. 강 선배…. 강 선배!”

 내가 내 목에 권총을 겨누는 일은 너도 몰랐을 거야. 그지? 근데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수인이를 알았던 거지. 너는 어떻게, 나의 천사를 가져간 거야? 너는 어떻게, 어떤 게….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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