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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하늘에서 떨어진 소원
작가 : 휘루
작품등록일 : 2019.8.29

"소원성취부 '별이 쏟아지는 밤'에서 나왔습니다. 39312번 고객님, 당첨되셔서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소원 없는데요."

"네? 분명, 접수 되셨는데..."

태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눈 앞의 여자를 쳐다보았다. 소원이 없다고? 서류를 내려다뵈 분명 무언가 소원이 접수가 되어있었다.

"별똥별에 소원을 빌지 않으셨나요?"

"안 빌었는데..."

태루는 눈을 깜빡였다. 의뢰인의 소원을 들어줘야만 돌아갈 수 있는데...
과연, 태루는 소원을 이뤄주고 돌아갈 수 있을까?

<<소원을 이루어주는 천구(별똥별)와 소원없는 여자의 이야기>>

 
6. 천계의 패션은 지상에 이르다. (1)
작성일 : 19-10-14 22:27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5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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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빈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침에 일어난 태루는 곱게 개어놓았던 과학이 듬뿍 들어갔다고 믿고 있는 몸빼바지와 인수가 사다 준 큼지막한 반팔 박스티를 입고는 마당을 쓸기 시작했다.

 

  “그 바지는 뭡니까?”

 

  “강인수씨가 준 바지인데, 통풍도 잘 되는데다 잘 늘어나기까지 해. 움직이기도 편하고! 농사를 지을 때 입는 옷이라고 하던데 평상시에도 입어도 된대. 지상의 사람들은 과학이 발달해서 이런 옷도 만들 수 있나봐.”

 

  인수가 준 바지를 자랑하는 태루의 모습에 사빈이 눈을 빛냈다. 형형색색 빛나는 저 꽃무늬는 눈이 아플 정도로 휘황찬란해서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태루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정말 편해 보이기는 했다.

 

  “혹시 다른 디자인도 있는 겁니까?”

 

  “강인수씨가 다른 디자인이나 사이즈도 많이 있다고 했으니 아마 그럴 거야.”

 

  쭉쭉 늘어나는 저 몸빼바지를 보며 사빈은 눈을 빛냈다. 어차피 자신도 태루의 일이 끝날 때까지 계속 지상에 있어야 하는 데, 저 좋아 보이는 바지를 구비하고 있어도 나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서 구할 수 있는 겁니까?”

 

  “시장이라는 곳에서 아마 구할 수 있을 거야. 난 항상 사람들이 드문 곳에 나타나 소원을 들어주는 역할을 하니까 시장에 가 본 적은 없지만 사람들이 정말 많이 붐비는 곳이라고 배웠어.”

 

  “그럼 오늘은 시장에 갈까요?”

 

  사빈과 태루는 몸빼바지에 대해 열렬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갑작스레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창문을 열고 빼꼼 고개를 내민 인수가 방금 일어난 것인지 부스스한 모습으로 둘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괜히 사빈은 뒷걸음질을 쳤다. 전 날에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 생각났다. 하지만 이내 인수에게 가까이 다가가 몸을 90도로 숙였다.

 

  “어제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몸이 아프신 곳은 없으십니까? 혹 불편하신 곳이 있다면 말씀하십시오.”

 

  “천계의 정령들은 전부 말투가 왜 그리 딱딱해요?”

 

  인수가 태루를 보며 물었다. 태루는 어색한 듯 웃었다.

 

  “강인수씨가 저희 회사의 고객님이시기 때문에 정중한 말투를 쓰는 겁니다. 저는 사빈에게는 편하게 말을 하고 있습니다. 방금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들으셨으니 아실 겁니다.”

 

  인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부스스한 머리가 정돈되지 않아 이리저리 아무렇게나 흔들렸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는 듯 턱을 괴고는 태루를 쳐다보았다. 사빈에게 반말을 쓰는 태루는 꽤나 이질적이였다. 항상 딱딱한 존댓말을 쓰는 것만 보다가 보니 새로운 모습이었다.

 

  “어쨌든 오늘 시장에 나가보는 건 어때요?”

 

  “정말 그래도 됩니까?”

 

  “사빈!”

 

  얼마나 가고 싶었는지 사빈이 덥썩 인수의 말에 눈을 빛내자 태루가 엄한 투로 그를 불렀다. 어제 사고를 쳐놓고 반성의 기미가 얼마 가지 않는 것이 못마땅했다. 어제 인수는 쓰러지기까지 하지 않았는가. 모든 게 자신 때문인 것만 같아서 안 그래도 미안한데 이렇게 사빈의 어리광까지 받아주는 것은 그를 더욱 미안하게 만들었다.

 

  “혹시 모르잖아요? 함께 시장에 가서 내 소원을 발견하게 될 지도?”

 

  인수는 헤실 거리며 웃었다. 소원은 구실이다. 태루가 온 후에도 혼자서 시장에 갔었다. 일주일에 두 세 번은 가는 시장에서 갑작스럽게 소원이 생길 리가 만무했다. 무언가 비싼 물건을 사고 싶다는 건 단순한 욕구이지 소원이 아니다. 그건 잘 알고 있었다.

 

  “시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소원은 ‘장사가 잘 되게 해주세요.’입니다. 간혹가다 ‘옆 가게가 망하게 해 주세요’도 있습니다.”

 

  황당한 소원이 들리자 인수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옆 가게가 망하게 해 주세요’라니? 보통은 그냥 자기네 가게가 더 장사가 잘 되게 해달라고 하지 않나? 아니, 그냥 차라리 처음부터 라이벌을 없애버리겠다는 생각인 건가?

  조금은 과격한(?) 소원에 잠깐 생각이 다른 곳으로 샜던 인수는 태루의 이어지는 말에 정신을 차렸다.

 

  “강인수씨는 장사를 하는 게 아니니 그런 소원은 빌지 않으실 테고, 그러면 시장에서 들어드릴 소원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만...”

 

  “별로 없는 거지, 아예 없는 건 아니잖아요?”

 

  인수는 더 이상의 의견은 필요 없다는 듯 턱을 괴었던 팔을 내렸다. 시장에 가려면 씻고 준비를 해야 했다. 몸을 돌려 나가려던 인수는 순간 뒤로 획 돌아 태루를 향해 말했다.

 

  “설마하니 그러고 시장에 간다고는 하지 않겠죠?”

 

  “편하고 좋은데, 안 됩니까?”

 

  “절~대로 안 돼요! 다른 옷으로 갈아입어요. 전에 청바지 사준 건 도대체 왜 안 입는 거예요? 하다못해 바지라도 갈아입어요!”

 

  단호한 말에 태루가 실망한 듯 한 표정을 지었으나 인수는 단호했다. 오락실에 가기 위해 사줬던 청바지를 그 때 이후로 태루는 단 한 번도 입지 않았다. 몸빼바지만 입어대어 세 벌이나 사다주었지만 그것이 화근이었는지 더욱 열정적으로 몸빼만 입는 태루 때문에 인수는 골치가 아플 지경이었다.

 

  “정장으로 갈아입으면 안 됩니까?”

 

  “시장에 가는 데 누가 정장을 입어요? 불편하니까 그냥 청바지 입어요.”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하자면 태루에게는 청바지가 오히려 불편했다. 천계에서 일을 할 때면 항상 정장을 입었다. 집에서는 간단한 추리닝을 입었지만 외출할 때는 무조건 정장을 입던 그가 갑작스레 한 번도 입어보지 못한 청바지를 입는 것은 어색했다.

  그 모습에 사빈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한 듯 미소를 지었다. 태루와는 달리 사빈은 다른 옷들을 갖고 있었다.

 

  “그러게 태루씨도 다른 옷들을 구비해두는 것이 좋다고 말씀을 드렸지 않습니까.”

 

  “오, 사빈은 다른 옷도 있어?”

 

  어린 외견 때문인지 처음부터 말을 편하게 했던 인수는 계속해서 편하게 말을 하며 기대에 찬 눈빛을 보냈다. 천계의 사람들은 다 태루처럼 정장만 입고 다니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모양이었다. 청성동자라서 그런지 한복을 입고 나타나기는 했지만 사빈은 다른 옷들이 많은 듯 가슴을 쭉 펴고 고개를 빳빳하게 했다.

 

  “저는 태루씨나 다른 천구들과 다릅니다. 청성동자들은 외견에 엄-청 신경을 씁니다.”

 

  ‘엄청’이라는 말에 강조를 하며 사빈은 어디선가 보따리를 꺼냈다.

 

  “그건 뭐야?”

 

  “비상보따리입니다. 천구를 구출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어서 청성동자들은 항상 들고 다닙니다. 주로 식량이나 옷가지들을 함께 갖고 다니죠.”

 

  천계의 옷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인수의 눈이 빛났다. 이번에 새롭게 쓸 소설의 소재가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대에 빛나던 인수의 눈은 보따리에서 꺼낸 사빈의 옷에 금방 시들해졌다. 오히려 검게 죽었다. 지금 자랑스럽게 꺼낸 옷이 저게 맞는 건가? 싶었다. 장난을 치는 건가 싶어 처음에는 의심했으나 계속해서 자랑스럽게 옷을 꺼내는 사빈의 모습에 그가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잠깐. 지금 그게 다 무슨 옷이야?”

 

  “이 옷들은 제가 평상시에 입는 옷들입니다.”

 

  “역시, 사빈! 청성동자들은 패션에 일가견이 있다던데 진짜 다르구나. 그런 옷들은 어디에서 살 수 있는 거야?”

 

  “보령두 소년에게 샀습니다.”

 

  요상한 이름에 인수가 살짝 표정을 찡그렸다. 보령두 소년은 또 누구란 말인가?

 

  “그게 누구죠?”

 

  “축지법을 쓰면서 돌아다니는 보따리장수입니다. 없는 물건이 없죠. 희귀한 지상의 물건들도 갖고 있어 인기가 좋습니다.”

 

  ‘참고로 제 양복도 보령두 소년에게 구입했습니다.’라는 말을 덧붙이며 태루는 친절하게 설명하며 사빈의 옷들에 여전히 감탄어린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답을 들은 인수는 달랐다. 저게 진짜 천계에서 멋있다고 하는 패션이란 말야?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난해해도 너무 난해했다. 색깔은 둘째 치더라도 디자인이 이상했다.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은 눈동자가 그려져 있는 티셔츠가 그나마 나아 보여 쳐다보니 눈동자가 또르륵 움직여 인수를 쳐다보았다.

 

  “힉!”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놀란 인수가 비명을 삼켰다. 그리고는 그 티셔츠를 가만히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그... 그건 뭐야?”

 

  “아, 이게 요즘 가장 유행하는 옷입니다. 눈, 코, 입 시리즈 중에 하나로 디자이너, 계룡산 구렁이의 손에서 탄생한 옷입니다. 이 옷에 달린 눈, 코, 입은 진짜처럼 움직입니다.”

 

  “천계의 명품 같은 거야?”

 

  “디자이너, 계룡산 구렁이가 만든 수제 옷은 아무데서나 살 수 없는 고급품입니다. 지상의 사람들이 말하는 명품보다도 더 손에 넣기 어렵습니다.”

 

  사빈은 가슴을 쭉 피며 자랑했다. 그 모습에 인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확실히 아무데서나 살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눈동자가 움직이고, 코가 훌쩍이고, 입술 사이로 혀가 낼름낼름 거리는 옷이라니...

 

  “더구나 이 눈, 코, 입 시리즈를 모두 모은 사람은 천계에서도 손에 꼽습니다.”

 

  그 말에 태루의 눈이 빛났다. 인수는 천계의 패션센스에 희망을 가졌던 자신에 대해 싶은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했다. 처음 태루가 나타났을 때, 양복을 입고 있어서 천계 역시 평범한 옷을 입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느끼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태루 뿐만아니라 사빈 역시 나타날 때, 한복을 입기는 했었어도 평범한 한복이었다.

 

  “그거 입고 나가면 당장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니까 입고 나갈 생각하지 마.”

 

  “어째서입니까?”

 

  “그런 곳은 지상에 없어. 내가 친구한테 연락해서 동생 옷 받아오라고 할 테니까 절!대!로! 그거 입지 마.”

 

  인수가 차갑게 말하고 창문을 닫아버리자, 사빈이 애처로운 눈길로 태루를 바라보았다. 태루 역시 사빈의 옷들이 퍽이나 마음에 들었으나 인수가 원치 않으니 어쩔 수 없었다. 안 그래도 잔뜩 민폐를 끼치고 있는데, 그녀가 싫어하는 일까지 할 수는 없었다.

  고개를 젓는 태루의 모습에 사빈은 더욱 절망했다. 지상에 천계의 패션을 전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게다가 그의 눈에는 아무리 보아도 계룡산 구렁이가 만든 옷들은 멋있어 보였다.

 

  “확실히 지상의 패션 센스는 이상합니다.”

 

  “지상에서 보면 우리가 이상할 지도 모르지만.”

 

  태루의 나지막한 말에 사빈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렇습니까?’하고 반문했다. 지상의 발달하지 않은 패션센스를 보자하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계룡산 구렁이의 수제작들은 지상의 사람들이 접하기에는 아직 이른 패션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옷들을 전파한다고 하더라도 지상의 사람들은 구하지도 못하니 역시 강인수씨의 말대로 넣어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빈은 혼자 고개를 끄덕거리며 보따리에 다시금 옷을 정리해 넣었다. 이 꼭꼭 담겨진 보따리가 다시 풀리는 것은 아직 좀 더 이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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