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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Netwalker
작가 : HudmentJhinRaker
작품등록일 : 2019.9.6

프로급 마피아 조직원 르미데안느 드 블랑. 사이버 해킹 보안국 특수 요원 고준혁. 세계적인 대기업 제타 그룹의 회장 최문호. 가족을 잃고 사이버 킬러가 된 소년 서지환. 깊은 곳에서 부터 꼬이기 시작한 그들간의 과거가 기어코 실체를 드러낸다.

 
NetWalker - 3
작성일 : 19-10-14 21:22     조회 : 196     추천 : 0     분량 : 6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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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랑이 흐트러진 발걸음 소리와 함께 로비로 내려갈 때까지 문호는 관심 없는 척 서울의 야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제 수년간 염원해 왔던 계획의 도입부가 완성되어가고 있었다. 오 년 전 화학 실험 사고와 함께 완성된 불안정 물질, 그것을 완전한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달려온 오 년, 도중에 끼어든 날파리와의 사 년간의 신경전. 모두 상정한 범위 내였으므로 진행은 순조롭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앞으로의 전망이나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는 의미로 마음에 걸린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중지에 끼고 있는 반지가 마음에 걸린다는 것이었다.

 

 

 

 10년 전, 당시의 최문호는 야심찬 사업가였다. 이미 수많은 반도체를 연구해서 세상에 내놓은 경력이 있었고 그만의 독특한 기술력을 선보였으며 순식간에 연구소의 명성을 쌓아 올려나갔다. 점점 그의 연구소에 사람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최문호는 좀체 연구에 몰두하기 어려워졌고, 결국 그는 연구실 감독만을 맡게 되었다. 대부분의 연구 진행은 그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연구원들이 스스로 일을 굴려나가는 방식으로 변질되었다.

 

 연구 결과가 한 번 발표될 때마다 그들은 모두 큰 돈을 벌어들였으며 최문호는 큰 성공을 또 하나 더 이루는 셈이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일취월장하는 연구원들은 점점 그 성장 속도에 박차를 가했고, 그럴수록 최문호는 연구소에서 소외된 존재가 되어만 갔다. 자신이 세운 연구소에서 본인보다 더 우수한 인재들이 생겨나는 것은 연구소장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기는 했으나 그럴수록 최문호는 자신을 잃어만 갔다.

 

 자신이 이 연구소를 세워 놓고 정작 하는 것이라고는 순간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연구소에 던져 놓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띵가띵가 놀고 있으면 연구원들이 알아서 그의 아이디어를 실현시켰다. 그때마다 연구소의 모두는 최문호에게 찬사를 보냈으며 모든 공적은 자연스레 그에게 넘어갔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것이 실현되는 일은 제법 즐거웠으나 비전이 없었다. 그탓에 과거 최문호의 넘쳐나는 열정에 감명받아 함께 연구를 하고 첫 발표에 큰 성공을 이뤘던 원년 멤버들은 진작에 연구소를 떠난지 오래였다. 그들은 공상만을 펼칠 뿐인 최문호의 모습에 하나같이 실망하여 떠난 것이었다. 이제 홀로 남은 것이나 다름없었던 그에게는 아직 나이차는 조금 있었으나 충실한 보조 연구원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서장희', 까탈스럽기로 유명한 최문호의 곁을 한결같이 지켜주던 친구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일개 연구원이었던 그는 겁없이 최문호를 찾아와 자신의 열정을 내보였다. 그 모습에서 과거의 자신을 겹쳐본 최문호는 그의 인물됨을 알아보고 자신의 직속 연구원으로 두어 최문호의 아이디어를 직접 받아 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권한을 쥐여 주었다. 당시에 연구원장이 한 명 있었지만, 경쟁팀을 따로 키우는 편이 좋지 않겠냐는 변명으로 그들의 반감을 가라앉혔다.

 

 예전부터 어깨너머로 최문호의 연구를 지켜봐온 그였기에 기존의 우수인원만 데리고 앞서나가던 C팀의 성과를 두달만에 제쳤다. 그런 그를 지켜보던 최문호 또한 잊어왔던 과거를 떠올렸다. 믿음직한 동료, 위험한 실험, 무모한 아이디어, 과감한 선택, 이 모든 것들을 한데 뭉쳐 커다란 볼에 넣고 믹서로 섞어낸 것처럼 그 원천들이 똘똘뭉쳐 열정을 만들어내던 그 시절을.

 

 열정에 타오르는 그를 보면서 최문호도 덩달아 그에대한 기대감과 열정을 불씨붙은 단풍잎처럼 은은히 피어올리고 있었다.

 결국 최문호는 자신의 기대감이 극에 달했을 때, 마치 과거 시절처럼 무모한 아이디어를 내었다.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라'

 

 그 아이디어는 이미 반도체와 전혀 관련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최문호의 아이디어를 미소와 함께 받아들이며 자신있게 말했다.

 

 "사물과 사람의 뇌를 잇는 물질을 만들어내 보이죠"

 

 사실 최문호는 그를 시험한답시고 아무렇게나 뱉은 말이나 다름없었으나

 

 그에 진지하게 대답하는 그의 모습에 최문호는 마음속으로 탄성을 내질렀다.

 

 아직도 최문호는 그날 그의 얼굴을 잊지 못했다. 말도안되는 생각을, 말도 안되니까 아무도 시도해보적이 없는 생각을 좋은 아이디어라 칭하며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받아들이는 그의 얼굴을.

 

 여유로운 미소와 함께 자신의 방을 나서는 그의 뒷모습을 새로운 시대의 영웅과 마주친 어린아이처럼 바라보던 최문호의 머릿속에선 이미 그가 궁극의 물질을 만들어내 자신에게 달려와 당당하게 그것을 보이는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그날 이후 단 두 달만에 모든 이론 연구를 마치고 화학실험만을 앞둔 그는 최문호를 찾아와 그 사실을 알림과 동시에 회사를 차릴 것을 제안했다.

 

 그 이유는 두가지였다. 첫번째 이유는 자신이 화학실험에 성공하면 천문학전인 금액을 벌어들일 수 있을 거라는 이유였다. 첫번째 이유에 최문호는 그의 제안을 거절할 참이었지만, 아직 두번째이유가 남아 있었다.

 

 그는 최문호가 자신에게 연구소를 넘길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니 연구소를 자신에게 넘길 때 최문호는 연구소를 토대로한 회사를 차려 각각의 것을 키워나가는 것이 서로의 열정을 위한 길이라며 그는 몇 가지 설명을 덧붙이려했다. 그러나 최문호는 이미 그의 의도를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처음 연구팀 팀장이 되었을 때처럼 성과로 경쟁할 상대가 필요한 것이었다. 최문호는 더이상 듣지 않고 제안을 즉시 승낙하며 조건을 달았다.

 

 ‘네게 연구소를 넘기고 내 회시를 차리마. 그리고, 내게 들어오는 수익의 열에 아홉은 네게 넘기고, 회사의 실질적인 지분을 모조리 네게 주마.’

 

 최문호의 조건은 전적으로 그를 지지한다는 내용이었다. 최문호는 그가 자신의 말에 틀임없이 기뻐할 것이라 생각하였지만, 그는 오히려 씁쓸한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완강히 그 조건을 거부하며 서둘러 방을 나섰다. 그리고, 문자를 보내왔다.

 

 ‘회사도 연구소도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스승님.’

 

 회사를 키우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미 그의 연구소는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터라 최문호가 회사를 세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퍼지고 거의 반년도 안되서 대기업이라는 딱지가 달라붙었다.

 

 단지 연구원들이 여태까지 내놓은 성과를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고, 대중화시킨 것밖에 없었던 최문호 ‘회장'은 돈방석 위에 앉아서도 그 방석이 가시방석 같았다. 서장희의 의도와는 다르게 순식간에 커져버린 최문호 회장의 회사는 더이상 그에게 넘겨준 연구소와는 비교할 성과가 더이상 없었다. 회사는 이미 세계 1위에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서장희의 좌절하는 모습을 최문호 회장은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부탁에 따라 비밀리에 진행되었던 연구를 그가 직접 발표하고 화학실험의 마지막 단계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유명한 그 사고가 터졌다.

 

 과거를 떠올리던 최문호는 스윽 눈물을 닦았다. 더이상 그날의 기억은 떠올리고 싶지 않았지만, 마약의 영향인지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하아… 어진간히도 강한 거였구먼"

 

 폭발이 일어났다는 보고가 전해지자마자 최문호 회장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직원들의 만류에도 굴하지 않고 연구소까지 직접 차를 몰아 달려갔다.

 

 성큼성큼 바쁜 걸음을 옮기는 최문호 회장을 보면서 연구소내의 직원들은 막아서지 않고 엄숙하게 고개를 떨구며 길을 비켜났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들이 왜그랬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연구소장과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아니다. 최문호와 서장희가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서로를 제외한 그 누구도 몰랐다.

 

 ‘날 알아보고 사고의 소식을 듣고 달려온 것으로 알았나?’

 

 그것도 아니다. 한 세계적인 회사의 회장이 사고현장으로 경호 하나 없이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는데 누가 그를 알아보고도 가만히 두겠는가.

 

 이 문제는 나중으로 제쳐두고 사고가 났다는 화학실험실 넘버 ‘제타’의 앞에 다가섰다. 방사능의 영향이 두려워 그 누구도 가까이 있기를 꺼려하고 있었지만, 그는 겁도 없이 문 손잡이를 잡았다. 누군가 그를 말리기 위해 나서려 했으나 문이 열리는 순간 그가 뒤로 물러 섬과 동시에 그 곳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다.

 

 폭발이 감지된 후 방사는 수치 검사를 위해 그 누구도 들락날락 하지 않았던 방에는 단지 묘한 빛을 내는 차가운 액체가 커다란 비커 안에 담겨 바닥에 놓여 있었을 뿐 아무도, 아무것도 없었다.

 

 모두 방사능을 피해 도망치고 있을 때 최문호 회장은 실험실로 걸어들어가 문을 잠궜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액체가 담긴 비커의 표면에 손을 가져갔다. 강렬한 열기가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내용물은 매우 뜨거운 상태였다. 시각적으로는 수은 같았지만, 이 실험실에 있었을 인물을 떠올리며 그는 한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성공했구나!’

 

 그가 어떤 방법을 통해 이 물질을 만들어냈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그러나 최문호 회장은 이것이무엇인지는 감으로 알 수 있었다. 이 액체는 서장희가 말했던 ‘사물과 사람의 뇌를 잇는 물질'이며 그는 실험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가 자신에게 회사를 차릴 것을 제안한 시점에서부터 그는 일이 이렇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거의 모든 지분을 넘겨주겠다고 했을 때 그리도 씁쓸한 표정을 지었던 것이리라.

 

 최문호 회장은 그곳에서 이십 분 정도 생각을 정리하고 물질이 담긴 비커를 챙겨 문을 열고 나왔다. 그때 방사능 수치 검사기를 들고 달려오는 연구원에게 그 비커를 넘기며 말했다.

 

 ‘이것으로 반지를 만들어라, 그리고 남은 것으로 한 쪽은 5cm쯤되는 바늘을 한 쪽은 USB단자로 만들어진 잭을 만들어라.’

 최문호 회장의 기백에 눌린 연구원은 감히 그가 누구인지도 묻지 못하고 막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립구먼… 그래도 얼마 남지 않았어. 이번에는 내가 자네를 완벽하게 만들어내 보이겠네.”

 

 최문호 회장은 다시 한 번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소파에 드러누웠다.

 

 할 일도 없으니 잠이라도 자려던 참에 발치에 있는 전화가 울렸다. 귀찮음에 뭉기적거리던 최문호는 발로 전화를 끌어와 손을 뻗어 받았다.

 

 “방금 르미데안느 비서님께서 굉장한 기세로 회사를 나가셨는데,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목소리로 보아하니 엘리베이터에서 그녀를 맞이해달라고 부탁해뒀던 경호원장이었다.

 

 “별 일 없었네, 카운터에 아가씨도 제대로 데려갔겠지?”

 

 “아, 네. 말씀하신대로 가장 인물이 좋아보이는 사람으로 데려갔습니다.”

 

 “다행이군. 그 아가씨 역할이 제일 중요했거든"

 

 아무말도 없는 것으로보아 의아해하고 있는 듯했다.

 

 “더 알고싶은 것이 있나?”

 

 “아니요 이제 없습니다.”

 

 “그럼 이제 끊겠네. 생각할 것이 있어서 말이야.”

 

 경호원장은 짧고 제법 포스 있게 대답했다. 하지만, 여전히 왜 그 카운터의 계집이 중요한 포인트인 것인지 궁금해하는 눈치였다.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나은 것이 있듯 그대로의 암시만을 던져준 최문호는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어떻게 그리도 또박또박 말을 했는지 신기할 정도로 졸음이 쏟아졌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예전에는 어땠는지 몰라도 지금의 그에게는 너무도 피곤한 일이었다. 한 번 과거를 떠올리면 자신에게 달려와 아이디어를 듣고는 성공해내서 결과물을 들고 오겠다고 자신 있게 말하던 서장희의 얼굴이 떠오르는 탓이리라.

 

 그의 시체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실험에 참여했던 그의 연구 팀원들도, 실험실에 있었던 도구들도, 그 실험실에 있었던 어떤 물건도 찾을 수 없었다. 그 사실은 지금도 마음 한 켠을 시큰하게 만들었다.

 

 최문호는 당시에 떠올린 몇 가지 가설을 떠올리며 천천히 정리했다.

 

 ‘폭발과 함께 실험실 안의 모든 것들이 소멸했다.’

 

 폭발의 열로 인해 실험실 안의 모든 것이 소멸하려면 극도의 고열을 내었을텐데 실험실 내에서 그을린 흔적은 일절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최문호가 들어갔을 적에는 쌀쌀한 냉기마저 느껴졌었다.

 

 ‘처음부터 실험실 내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쩌면 앞의 것보다도 말이 안되는 가설이었다. 그들은 분명히 그 실험실에 들어갔다. 완벽히 마감된 그 안에서 남들의 눈에 띄지 않게 빠져나와 연구팀 전원이 행방불명되는 것은 말도 안된다. 게다가 그 실험실 안에 배치되어 있던 부피가 큰 사물들은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배치되어 있었을 커다란 테이블조차 사라진 상태였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이 텅 빈 실험실 한가운데에는 액체가 담긴 비커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을 뿐이다.

 

 그말인 즉슨, 그들은 그 물질이 완성될 때까지 그자리에 있었다.

 

 최문호 회장은 끝끝내 도달한 마지막 가설에 거의 생각을 굳힌 상태였다.

 

 ‘이 물질 안에 실험실 안의 모든 것들이 녹아들어 있다.’

 

 어떤 근거도 없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일지언정 최문호는 이 가설이 제일 신빙성 있다고 생각했다. 특별히 이유는 없다. 단지 그의 말도 안될정도로 좋는 ‘감'이 이 가설을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근거라 할 수 없는 근거로는 물질 안에서 서창희의 열정이 농도 짙게 느껴졌다. 최문호는 사물이든 사람이든 그 본질을 감으로 꿰뚫는 초능력 아닌 능력이 뛰어났다. 육감이라해도 좋다. 최문호는 그가 만들어낸 물질 안에서 서창희를 느낄 수 있었다.

 

 그날 반지를 만든 이유는 그럴 필요가 있어서 만든 것이었지만, 반지를 처음 전달받아 손가락에 끼우는 순간 서창희의 열정이 자신에게 흘러들어오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 최문호는 바로 깨달았다. 그가 만들어낸 이 물질은 결코 컴퓨터와 사람을 잇는 것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의 뇌와 뇌를 이어줄 혁신을 넘어선 초현실적인 물질이라는 것을.

 

 반지를 만질 때면 여전히 알 수 없는 열정과 영감이 타올랐다. 그럴 때마다 아픈 과거를 안 떠올릴 수가 없었다.

 

 그때 전화벨이 다시 울렸다. 최문호는 느릿느릿 전화를 받아들었다. 목소리로 보아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간부였다. 그는 심각한 목소리로 최문호에게 보고했다.

 

 “르미데안느 비서실장님께서 방금 퇴사 통보를 전해오셨는데요?”

 

 최문호는 느긋하게 대답했다.

 

 “아쉽게 되었네. 다음에는 더 믿을만한 비서를 붙여주게나.”

 

 최문호는 그 말만 남기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몰려오는 피로 탓이었으리라. 다리를 쭈욱 뻗어 평편안하게 누운 최문호는 서창희가 만들어낸 신물질, ’제타늄’으로 제작한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달콤한 꿈을 청했다.

 

 항상 무언가를 꿰뚫어 볼 줄 아는 최문호 회장이 이 날 처음으로 알지 못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방금 자신이 내린 블랑보다 더 믿음직한 비서를 채용해오라는 지시는 행정부서 총관리자가 평생껏 수행해온 어떠한 업무보다도 훨씬 수준 높은 난제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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