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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수배전단
작가 : 진가산
작품등록일 : 2019.10.7

나쁜 짓 하고도 밤잠 잘자는 놈들에게
악몽같은 법집행을 하는 강서준 형사.

그리고 그의 첫사랑인 지연아는
국제적인 청부업자가 되어 다시 만난다.

 
수배전단 : [4화] 나쁜 놈이 잘 잔다 4
작성일 : 19-10-14 09:37     조회 : 198     추천 : 0     분량 : 5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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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배전단 : [4화] 나쁜 놈이 잘 잔다 4

 

  아주 우스운 꼴이 연출되고 있었다.

  하지만 경우에 없는 최의원을 향해 나는 비수 같은 말을 날렸다.

 

  “의원님~ 지금 상황파악 잘하세요! 지금 의원님 옆에 있는 저 자식. 현상수배범이에요. 에! 자그마치 13건의 중죄에 해당되는 피의자란 말이에요. 그런 놈을 잡으러 온 거에요. 괜히 가오 잡으시다가, 생일빵 맞지 마시고! 드시던 생일케이크나 드시고 가세요.”

  “뭐!! 이 자식아! 비서관 뭐해! 경찰서장 연결하지 않고!! 너 이 자식, 오늘로 끝났어!”

 

  폰으로 경찰서장의 연락처를 찾던 비서관이 답답했던지, 최의원이 비서관의 폰을 낚아챘다.

 

  바로 그 때.

  최의원이 누군지 딱 생각났다. 얼마 전 인사 청탁을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여론에 뭇매를 맞고 있던 의원이었다. 소문이 커지자 검찰에서는 조사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가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지 않을 거라고들 모두들 장담했다.

 

  왜일까? 그 이유는 단 하나.

  그는 대통령의 측근 실세였기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넘버1의 측근 실세라는 것이 의미하는 것이 뭘까? 그건 그 누구도 그를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젠장!

 

  고반장이 나서서 말릴 때까지만 해도 좀 찜찜했지만, 실체를 알고 보니 방법을 찾아내기로 작정을 했다. 누구도 건드릴 수 없다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범법 사실을 찾아내는 수밖에. 일단 저질렀으니, 끝까지 가보자!

 

  증말 젠장이다!

 

  상황이 예상치 못한 분위기로 흐르자, 구석에서 눈치만 보고 있던 빡환이 그 틈을 타고 룸을 빠져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눈치를 채고 나가려던 빡환의 뒷덜미를 낚아챘다.

 

  “어디 가, 이 C발 놈아. 나랑 볼일은 끝내고 가야지.”

 

  내가 빡환의 목덜미를 잡고 수갑을 채우려고 하자, 빡환의 부하들이 당장이라도 칠 듯이 다가왔다.

 

  “오지 마! 이 새끼들!! 다가오는 놈은 증말 죽는다.”

 

  고반장은 들고 있던 권총을 꺼내 들고는 겁을 주었다. 그 권총이 최루탄만 나가는 호신용 권총이라는 사실은 아직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바로 그때.

  빡환은 자신이 지금 잡히면 그동안 준비했던 모든 것이 날아갈 것이 분명했기에 부하들을 향해 놀라운 제안을 했다.

 

  “니들, 저 자식 처리해. 내가 1억 준다.”

 

  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빡환은 나를 지명하며 살인청부를 했다.

  기가 차서 나는 빡환의 아구창을 날렸다.

 

  “닥쳐 이 새끼야!”

  “2억!”

  “닥치라구!!”

 

  내가 다시 빡환의 아구창을 날리자, 독기 서린 빡환이 고함을 질렀다.

 

  “3억!!”

 

  빡환이 ‘3억’을 지르자, 깡패 부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 자식 처리하면, 3억 준다. 당장 현찰로 3억 준다구. 그건 니들 경찰도 마찬가지야.”

 

  어이가 없었지만, 빡환의 3억짜리 살인청부는 효과가 있었다. 깡패들이 집어넣었던 사시미 칼을 다시 꺼내들고 슬금슬금 나를 향해 다가왔다.

  기세에서 밀리면 끝이었다.

  빡환의 부하 깡패들이 강력반 형사들을 둘러쌓았다. 깜짝 놀란 고반장이 호신용 권총을 겨누며 다가오는 놈들에게 엄포를 놓았다.

 

  “오기만 해! 더 오는 놈은 바로 황천길이야!”

 

  그때 형사들 뒤에서 사시미 칼을 들고 깡패 하나가 날듯이 뛰어들었다. 다행히 고반장이 먼저 발견하고는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자 ‘푸쉬쉬이~’ 소리와 함께 하얀 최루가스가 발포되었다. 총을 맞고 죽을 줄 알았던 깡패가 아무 이상이 없는 걸 확인했고, 그 모습을 본 빡환이 간사하게 웃었다.

 

  “최루탄이야~ 병신들아. 다 조져!”

 

  아비규환이 시작되었다.

  빡환의 지시가 떨어지자, 놈들이 달려 들었다. 달려드는 깡패의 면상을 그대로 후려쳤다. 내가 휘두르는 알루미늄 배트에서 연이어 ‘깡’, ‘깡’, ‘깡’ 하는 맑은 소리가 들렸다. 2루타. 3루타. 이번에는... 와! 홈런이다.

 

  고반장과 강력반원들의 분투 역시 놀라웠다.

  남은 5발의 최루탄을 발사한 뒤 고반장은 왕년의 실력을 드러냈다. 안 써서 그렇지 젊은 놈 머리통 하나 정도는 두 손으로 찌르러 트릴 괴력의 사나이였던 고반장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기계체조 선수 출신인 심만보 형사의 대결을 보면, 왕년 성룡의 기예를 보는 듯 했다.

  또 강력반 막내였던 한정우 형사는 무진서 최고의 미남으로 뽑힐 정도로 잘난 외모로 칭송받고 있었으나, 실은 청소년 권투챔피언 출신이었다. 얼굴 망가지는 걸 더 참을 수 없어서 경찰이 되었다는 한정우 형사의 잽과 잽 사이 터지는 스트레이트에 깡패놈들이 턱턱 자빠졌다.

 

  하지만 머릿수에는 어쩔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어디 있다 들어오는지 계속해서 룸 안으로 들어오는 깡패놈들에 의해 룸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더구나 자신을 향해서 끊임없이 달려드는 놈들의 머리를 야구배트로 날리는 것도 한계가 있었고, 틈이 생겼다. 그 짧은 틈을 비집고 사시미 칼이 들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깡패들 뒤에 숨어있던 빡환이 호시탐탐 빈틈을 엿보고 있었다.

 

  내가 3루타를 치듯 깡패 머리 하나를 야구배트로 날리자마자, 양주병이 퍽! 터졌다. 헉, 내 머리가 터지는 소리였다. 정말 잠시 동안 귓속에서 들리는 이명과 현기증으로 바닥을 기었다. 빡환이 그 틈을 타서 내 머리를 다시 갈겼다.

 

  내 의식이 무의식의 경계 너머로 획 넘어갔다.

  내가 위험에 빠지자, 고반장이 나를 향해 들어오는 사시미 칼을 몸으로 막았다.

 

  하나! 둘! 셋!

 

  고반장이 내 대신 방패막이처럼 연이어 사시미 칼을 맞았다.

  내 앞을 막아선 고반장을 빡환이 떼어냈다. 떼어낸 고반장은 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쓰러졌다.

  온 몸이 피로 범벅이 된 고반장이 나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

 

  “안 돼! 으… 서준아… 도망쳐!”

 

  나는 비틀거리며 야구배트를 잡고 휘청거리는 다리를 곧추 세웠다.

  하지만 다시 균형을 잃으며 쓰러졌다. 그렇게 바닥을 나뒹굴게 된 내 갈비뼈 사이를 뚫고 사시미 칼이 박혔다.

 

  심장에 박힌 칼을 뽑자, 피가 뿜어져 나왔다. 내 심장에서 뿜어 나오는 피를 두 손으로 막았다. 이미 얼굴은 물론이고 온 몸이 피칠갑이 된 내 시선에는 사신의 손아귀가 어른거렸다.

 

  그리고 내가 본 마지막 장면은 나의 원더배트를 쥔 빡환이었다. 나의 분신 같던 원더배트를 고쳐 잡은 빡환은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휘둘렀다. 내 뒤통수를 강타한 원더배트에서 ‘깡’, ‘깡’ 소리가 두어 번 나더니, 더 이상 맑은 소리가 아닌 둔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퍽! 퍽! 퍽!

 

  무진경찰서 강력반 형사 였던 나는 향년 29세를 끝으로 생을 마감했다.

  유체이탈을 한 듯 내 몸에서 빠져나온 나의 영혼은 난장판이 된 룸 위에서 모든 것을 내려다보았다. 푸줏간 고기처럼 널린 내 육체를 두고, 내 영혼은 천천히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천천히 모든 것이 어두워졌다.

 

 §

 

  나는 나의 죽음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유체이탈을 한 내 영혼이 내려다본 룸 안은 처절했다.

 

  나 대신 칼을 맞은 고반장 역시 운명이 경각에 달려 있었다. 그리고 이미 깡패들에 의해 무기를 뺏긴 채 무장해제 된 강력반의 심만보, 한정우 두 형사는 죽어가는 고반장과 비명횡사한 나를 끌어안고 울부짖고 있었다. 간헐적인 경련으로 몸이 떨리는 고반장을 내려다보는 것은 죽어버린 영혼일지라도 힘들었다.

 

  - C발. 왜 이 따위야? 나쁜 놈들이 껄떡대는 꼴을 언제까지 봐야 돼?

 

  나는 가끔씩 세상을 향해 물어보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렇다. 가끔씩 세상에게 귀싸대기가 있다면 냅다 후려치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쓰레기만도 못한 인간들이 난무하지만, 그런 세상 속에서 살아가려면 늘 선택을 해야만 한다.

  옳거나 그르거나, 정의이거나 불의이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때는 늘 신중해야만 한다. 잘못 선택하게 되면 지옥행 특급열차를 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무진경찰서 강력반 강서준 형사.

  이게 나의 이름이었다.

  오늘과 같은 사고는 형사 생활을 하면서, 언제라도 닥칠 위험이기는 했다.

  매일 매일을 생사의 칼날 위에서 살아가던 삶이 끝장 난 것이다.

 

  갈비뼈 사이를 파고 든 사시미 칼로 생긴 자상과 목의 경동맥에서 뿜어 나온 붉은 핏줄기로 주변은 낭자했다. 내 원더배트로 나의 뒤통수를 뭉개 버린 빡환이 진이 빠졌는지 바닥에 원더배트를 내팽개쳤다.

 

  그동안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수많은 불의와 타협할 때도 있었다. 힘이 약해 도망치거나, 어쩔 수 없이 야합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쪽 팔린 적은 있어도,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급작스럽게 세상과의 이별이라니.

 

  나는 죽어서도 내 영혼이 부들부들 떠는 것을 느꼈다.

  이어 심한 오한을 느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끔찍한 통증이 계속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모든 것이 희미해졌다.

  나는 죽은 것이다.

  의식은 가물가물해지고, 내 이름을 부르며 오열하는 동료들의 목소리는 점점 들리지 않았다.

 

  ‘왜 세상이 이 따위야?’

 

  내 생명이 꺼진 뒤 주변은 계속 어두워졌다. 어둠 속에 홀로 남은 나는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한스러운 마음을 고함쳤다.

 

  ‘왜 세상이 이 따위냐고!’

 

  고함을 치는 순간에도 내 영혼은 끝없는 심연 속으로 가라앉는 난파선처럼 어둠의 바닥을 향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끝도 없는 바닥을 향해 떨어져 내리고 있던 나는 옆에 무엇인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 기척을 느끼자 나는 바동거리며 외쳤다.

 

  “살려줘요! 살려주세요!”

 

  어둠 속에서 그 형태도 보이지 않는 미지의 존재를 향해 나는 두 팔을 뻗었다.

  그러자 어둠 속에서 내 손을 잡아당기던 그 무엇이 물었다.

 

  “다시 살고 싶니? 서준아?”

 

  나는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두 손을 뻗으며 발버둥 쳤다. 그게 무엇이든 본능적으로 살기 위해 발버둥 쳤다.

 

  “살려주세요. 저 좀 살려주세요.”

 

  부끄럼 따위는 잊었다. 간절했다. 억울하게 죽고 싶지 않았다. 더구나 나를 죽인 저 놈들을 가만 나둘 수 없었다. 어떻게 해서라도 복수를 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어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나는 다시 살아야 했다. 나를 향해 ‘살고 싶냐’고 물었던 그 목소리는 이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해줄 능력이 있는 자의 목소리였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더욱 소리 높여 소리 질렀다.

 

  “살려줘요! 제발 살려줘요!”

 

 

 

 

 

 < 나쁜 놈이 잘 잔다 4 > 끝

 ⓒ 진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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