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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과분하게 사랑받는 엑스트라
작가 : 로셀린
작품등록일 : 2019.10.14

소설의 비극적 결말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소녀 아리는 졸지에 황제이자 남자주인공인 에르즈의 마음에 들어버렸다. 심지어 여자 주인공 루시아는 자신을 친동생 아리엘이라 여기며 품에서 놓아주려 하질 않는다. “내 여인에게서 손 떼어라.” vs “제 여동생이에요.” 남주와 여주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리의 이야기

 
5. 저 여인을 사형에 처하라
작성일 : 19-10-14 04:03     조회 : 191     추천 : 0     분량 : 6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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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무엇을 하든, 도망칠 생각만 아니면 전부 용서해주마.”

 

  이것이 기사단장이 전한 황제의 명이었다.

 

  아리는 혼자 마차에 타고 싶다고 부탁했다. 금방 허락이 떨어졌다.

 

  마차에 올라탄 순간부터, 아니, 기사단장과의 대화가 끝난 순간부터 아리는 평범한 이방인이 아니었다.

 

  목이 마르면 언제든지 차를 마실 수 있었고, 밥 때가 되면 길가에서 휴식을 취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행동의 자유’가 주어진 것이었다.

 

  아리는 마음대로 바깥 경치를 구경할 수 있었고, 졸리면 길게 누워 낮잠을 즐겼으며, 심심할 때면 깃펜과 양피지를 빌려 글을 써내려갔다.

 

 ‘얼른 소설의 기승전결을 적어놓자. 시간이 가면 기억 속에서 지워질 수 있으니까. 아니, 벌써 몇몇 구절을 잊어버렸을 지도 몰라.’

 

  헛된 걱정이었을까, 아리의 눈앞에는 소설의 페이지가 생생하게 떠다녔다.

 

  아리는 그 중 가장 중요한 사건들만 양피지에 적었다.

 

 ‘눈 아파….’

 

  흔들리는 마차 안에서 글을 쓰다 보니 눈이 따가울 때가 많았다.

 

  그럴 때면 아리는 고개를 돌려 대자연을 바라보았다.

 

  봄의 향연이 부드러이 시야를 감싸 안았다. 너른 들판에는 색색의 꽃이 피어있었다.

 

  사람들은 논과 밭에 가을에 수확할 종자를 미리 심고 있었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팔과 다리에는 힘줄이 튼실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정말, 삽화 그대로의 모습이구나.’

 

  아리는 책의 중간 중간 들어가 있던 흑백의 일러스트를 떠올렸다.

 

  연필 선으로 그린 듯이 구도와 윤곽만을 잡아놓은 선들은 결코 가벼워 보이지 않았다.

 

  감정을 살려 섬세하게 그려낸 장관은 늘 아리의 마음을 울렸다.

 

 ‘처음 책의 일러스트를 보았을 때 감동이 이러했었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키들키들 웃는 아리를 마부가 흘끗 돌아보았다.

 

  아마도 아리의 다양한 감정표현이 이상하게 여겨졌던 것 같다. 마부는 아리에게 말을 걸지 못하게 되어있었다.

 

  아니, 지금 마차를 타고 가는 이들 모두가 그러했다.

 

  혹시나 아리의 진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모든 것을 차단하기 위한 책사의 계략이었다.

 

  아리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혼자만의 시간이 너무도 즐거워, 책사를 미워할 수 없었다.

 

 ‘그리고 뭐, 사실 내가 먼저 의심받을 짓을 한 건 맞잖아?’

 

  아리는 창가에 턱을 괴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햇살에 눈이 부셔 아리는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원작대로의 책사라면, 분명 내가 타고 올 마차를 모는 이에게 엄청난 돈을 지불하기로 했겠지.’

 

  지금 아리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기에 아리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마차를 타기 전까지 옥신각신하던 마부들의 모습으로 판단했을 때도 그랬다.

 

 ‘분명 네가 마차를 몰아라, 나는 저 마차를 몰고 싶지 않다, 하면서 싸웠겠지.’

 

  불 보듯 뻔한 일에 아리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다만 혼자서 소리 내어 웃거나 한숨을 내쉴 때, 깜짝 놀라 말의 고삐를 잡아당기는 마부가 불쌍하다 생각되었다.

 

 ‘이 마차, 몰고 싶지 않았을 텐데. 나이 순이나 경력 순으로 밀려나서 맡게 되었을 거야.’

 

  아리는 마부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세월에 녹슨 뒷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분명 나와는 다르게 집에서 기다려주는 가족이 있을 거야. 어여쁜 부인과 귀여운 자식들이 있겠지. 하지만 내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마을로 돌아가도 전염병 환자 취급을 받을 텐데. 마녀에게 홀렸다거나 섀도의 저주를 받았다고 오해를 살지도 몰라.’

 

  꾹 쥔 두 주먹에 맹세하듯 아리는 눈을 빛냈다.

 

 ‘반드시 이 마부가 마을에 돌아가기 전에 내 정체를 증명해야겠어. 그러면 마부는 안심한 채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

 

  최대한 빨리 황제가 자신을 믿게 만드는 것은 아리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아리가 마부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위로이자 선물이었다.

 

  황궁을 향해 마차는 달렸다.

 

  황궁에 들어오는 마차를 본 시중들은 누구라도 고개를 숙였다.

 

  아마도 마차에 새겨진 기사단의 문양 때문일 터였다.

 

 ‘새삼 기사단장이란 자리를 실감하게 되네. 지구로 치면 대대장쯤 되겠지?’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생각할 때, 사람들은 한계를 느낀다.

 

  그 간극을 메꿀 수 있는 것이 바로 ‘상상력’이었다.

 

  아리는 머리가 비상했고, 상상력이 풍부했다.

 

  창의성이 뛰어났고, 감수성이 특별했다.

 

  덕분에 아리는 책의 내용을 눈앞에서 펼쳐지는 일을 보듯 금방 흡수할 수 있었다.

 

  그 도움으로 아리는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만약 아리가 책을 대충대충 대사만 읽고 넘기는 성격이었다면, 세세한 문체의 변화까지 곱씹는 성격이 아니었다면, 아마 아리는 마을에서 굶어 죽었을 것이었다.

 

  아니, 적어도 이렇게 황궁에 들어오는 일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잠시만 내려주시겠습니까.”

 

  근위병이 아리가 타고 있던 마차를 멈춰 세웠다.

 

  그는 아리‘만’ 몸수색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어쩌면 불쾌할지도 모르는 이런 사건도 아리는 웃어넘겼다.

 

 ‘아무렴 황제를 만나러 가는데 이 정도는 해줘야지.’

 

  기다렸다는 듯 여자 근위병들이 아리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아리를 데리고 남자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으로 향했다.

 

  아리의 온몸을 꼼꼼히 수색한 여자 근위병들은 아무런 수확 없이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리는 지금 가진 것이 없었다.

 

  돈도, 가족도, 지위나 명예도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아리에게도 잃을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주인공들의 행복’이었다.

 

 ‘두 주인공이 행복한 결말을 맞을 수 있도록, 내가 열심히 노력해야지. 그러기 위해서는 황제가 날 신뢰해주어야 하는데.’

 

  아리는 남자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의 성격을 떠올리며 차근차근 계획을 세웠다.

 

  너무 열중한 탓이었을까. 아리는 마차가 궁 앞에 도착한 것도 몰랐다.

 

  시녀 한 명이 용기 있게 마차의 문을 열지 않았더라면, 아마 아리는 계속해서 상념에 잠겨있었을 것이다.

 

 “실례합니다, 아리님이시죠?”

 

  퍼뜩 아리가 고개를 돌렸다. 그 자리에는 메이드복을 입은 갈색머리의 시녀 한 명이 있었다.

 

 “저는 마가렛이라고 합니다. 오늘 하루 아리님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마가렛이 예의바르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자 뒤에 있던 시녀들도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아리는 마가렛의 투철한 직업정신에 감동할 지경이었다.

 

  마녀로 의심받는 자신을 이토록 따뜻하게 대해준다는 것은, 겉치레로라도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마차에서 내린 아리가 마가렛의 뒤를 따라 황궁에 들어갔다.

 

  궁궐 안에 들어간 아리는 작은 탄성을 내뱉었다.

 

  황궁은 상상한 것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금빛으로 칠해진 천장에는 여신의 일대기가 새겨져 있었다.

 

  아름다운 벽화들이 날렵한 선을 자랑하며 제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비단으로 만들어진 커튼이 한 겹 햇살을 선명하게 반사시켰다.

 

  수많은 정교한 문양들이 황가와 귀족 가문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쪽으로 오십시오.”

 

  아리는 널따란 방으로 안내되었다.

 

  축제나 무도회 때, 타국에서 온 귀빈들이 묵을 법한 방이었다.

 

  방안을 둘러보던 아리가 마가렛을 돌아보았다.

 

 “이렇게 좋은 곳을 제가 써도 되는지….”

 “물론입니다. 황제 폐하의 명이신걸요.”

 “폐하께서요?”

 

  아리는 의아한 눈길로 마가렛을 바라보았다.

 

  마가렛은 그 이상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은 채, 뒤에 있는 시녀들과 함께 목욕물을 준비했다.

 

  목욕물이 준비된 것을 안 아리는 직접 옷을 벗으려했다.

 

  그러나 시녀들이 극구 말리며 아리의 옷을 손수 벗겨주었다.

 

  목욕도 마찬가지였다.

 

  아리는 목욕 시중을 받는 것이 처음이라 어색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이 정도의 시중을 받을만한 인물인지 조용히 의문을 가졌을 뿐.

 

  시녀들은 목욕이 끝나자 아리를 한껏 꾸며주었다.

 

  붉은 머리를 올려 묶고, 코르셋을 조이고, 청색의 드레스를 입힌 뒤, 목에는 진주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처음에 아리는 코르셋을 보고 당황했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봤던 것처럼 갈비뼈가 부러지도록 조이지는 않을까 걱정도 했다.

 

  다행히 아리의 새 몸은 코르셋 없이도 굴곡이 충분했고, 굳이 심하게 코르셋을 조일 필요가 없었다.

 

 “어머, 아쉽네요.”

 

  마가렛이 안타깝다는 듯 뺨에 손을 얹었다.

 

 “모처럼 코르셋을 사용하는 날이라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뭘 기대하신 거예요?”

 “비밀이랍니다.”

 

  마가렛의 검지가 입술에 닿았다 떨어졌다.

 

  아리는 화장대 앞에 앉아 시녀들의 손에 얼굴을 맡겼다.

 

  점차 화사하게 변하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아리는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저 평범한 소녀인줄 알았는데, 이 몸의 주인은 상상 이상으로 외모가 뛰어났다.

 

 “어머머, 아리님, 너무 아름다우세요.”

 “피부가 너무 고와서 분칠을 할 필요가 없어요.”

 

  그 말이 사실이라면 화장을 할 필요가 없었으리라.

 

  입에 발린 말을 들으면서 아리는 어색하게 웃었다.

 

  화장의 위대한 힘은 순식간에 아리를 청순한 꽃 한 송이로 바꿔놓았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는 아리는 정작 딴 생각에 골몰해 있었지만.

 

 ‘이 정도로 아름다운 소녀면, 누군가의 인상에는 강하게 남지 않았을까?’

 

  판단을 마친 아리는 얼른 고개를 돌려 시녀들을 바라보았다.

 

 “저, 혹시 저를 아세요?”

 “네?”

 “어디서 만난 적 있나 해서요. 황실 무도회라던가….”

 “기억에 없는 것 같은데요.”

 “왜 그러시는 거세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드디어 이 책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수많은 사람을 만나온 시녀들조차 아리를 알지 못한다는 것은, 아리는 분명 이 책 안에서 가난한 귀족 반열에도 끼지 못하는 것이었다.

 

 ‘난처하네. 그렇다면 나는 평민이라는 건데, 평민들은 산으로 들로 흩어져서 살아서 하나씩 찾아다니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릴 거야.’

 

  아리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을 터였다.

 

  그러나 여러 주인을 돌아가며 모셨던 시녀들은 아리의 기분을 금방 잡아냈다.

 

  아리의 기분이 자신들 때문에 상했다고 생각한 시녀들이 얼른 맛있는 다과를 가져다주었다.

 

 “이것 좀 드세요.”

 “차는 무얼로 준비할까요?”

 

  아리는 시녀들의 깜찍한 행동에 금방 기분이 나아졌다.

 

  그러나 자신이 누구인지 찾아내야 하는 숙제는 아직도 남아있었다.

 

 “아리님.”

 

  아리가 고민에 휩싸여있을 때, 밖에서 시종장과 이야기를 나누던 마가렛이 급하게 달려왔다.

 

 “황제 폐하께서 부르신답니다. 어서 가시지요.”

 “지금 당장이요?”

 “네. 어서요.”

 

  마가렛이 서둘러 앞장섰고, 아리는 비틀거리며 그 뒤를 쫓았다.

 

  아리는 처음 신어보는 하이힐에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휘청거렸다.

 

  겨우 계단을 오른 아리는 자신을 기다리던 책사 데미안과 시선이 맞았다.

 

  아리를 빤히 보던 데미안은 근위병들에게 무언가를 지시했다.

 

 ‘아마도 내가 돌발 행동을 보일 시 없애라는 명이겠지.’

 

  데미안은 늘 황제만을 위했다.

 

  자신이 황제에게 선택받은 것을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그를 보필했다.

 

  그러나 남들에게는 무서울 정도로 차가운 면모를 보였다.

 

 “가시죠.”

 

  데미안은 아리가 비틀거리는 것도 아랑곳 않고 앞으로 척척 걸어갔다.

 

  그 걸음을 따라잡지 못해 아리는 몇 번이고 고비를 넘겨야 했다.

 

 ‘너무해. 좀 잡아주면 덧나나!’

 

  제 몸을 가누지 못하던 아리는 결국 대형 사고를 치고 만다.

 

  회의장에 들어서기 무섭게 장렬히 넘어진 것이었다.

 

  그녀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데미안을 제외한 모두가 실소를 금치 못했다.

 

  심지어 황제인 에르즈마저 고개를 돌리고 한참을 웃었다.

 

 “폐하.”

 

  데미안이 얼른 눈치를 주었다.

 

  에르즈는 얼른 목을 가다듬고 다시 위엄 있는 자세를 취했지만, 이미 장내의 분위기는 확 풀린 이후였다.

 

  데미안의 싸늘한 시선을 느낀 아리는 얼른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자리에서 일어나 폐하께 예를 올렸다.

 

 “제국의 태양,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그래, 아리라고 했나.”

 

  에르즈가 아리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이번 사건의 일등 공신이라지.”

 “과찬이십니다.”

 

  아리는 그 한마디 이후 입을 꾹 닫았다.

 

  만약 여기서 아리가 자신의 공을 치하하며 나불대었다면,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정체를 의심했을 것이었다.

 

  아리는 그럴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아리가 노리는 것은 에르즈와 단 둘만 남게 되는 상황, 그뿐이었다.

 

 “그대는, 원래 말이 없나?”

 

  에르즈가 턱을 괴었다.

 

 “보통 내가 칭찬하면 다들 자기 공 치하에 바쁘거든.”

 “전 아무것도 한 게 없습니다.”

 “지나치게 겸손하군 그래. 역도들을 알아낸 것도 모자라 그들의 편지를 읽는 방법까지 알아낸 자가.”

 

  아리는 에르즈의 유도심문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고개를 숙인 채 이 다음에 주인공들이 어떤 면모를 보일지 예측했다.

 

  그리고 그 예측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에르즈 측에서 먼저 말을 걸어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래, 어떻게 그 편지를 읽는 법을 알아냈다고 그랬지?”

 “그녀는 평상시 역도의 무리를 지켜보며 꽃의 쓰임새를 알았다고 하였습니다. 허나 그녀가 마을에 나타난 것은 사흘이 채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는 필시 거짓입니다.”

 “기사단장이란 무릇 황제의 수족이라. 그에게 거짓을 고했다는 것은 즉 내 앞에서 거짓을 입에 담았다는 것이겠지.”

 

  얼어붙을 것 같이 차가운 웃음이 아리를 향했다.

 

 “저 여인을 사형에 처하라.”

 

  소설 속 에르즈는 쉽게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

 

  그는 늘 백성을 먼저 생각했다. 추운 겨울날 잠행하며 백성들의 고통을 알아내고,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생명도 소중히 여겼다. 선황 폐하는 해마다 사냥 대회를 열었었다.

 

  수많은 동물들이 피를 흘리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에르즈는, 자신이 황제가 되자마자 가장 먼저 사냥 대회를 슬그머니 없애버렸다.

 

  그런 그가 고작 이런 이유로 아리를 죽일 리 없었다.

 

  이것은, 분명 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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