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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아기공녀님의 반란일기
작가 : 달과눈의꽃
작품등록일 : 2019.10.12

어마어마하게 큰 마나통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새에 마왕의 제물로 점찍힌 프리엘.

13살이 되어 제물이 된 그 순간 과거로 회귀하게 되는데...

내 지난 5년간의 고통을 갚겠다!

 
1. 인생 첫회차는 새드엔딩이었다. (1)
작성일 : 19-10-12 21:23     조회 : 302     추천 : 0     분량 : 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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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으으..."

 

 삼 일 동안 식사는 커녕 물 한 모금도 못 마신 프리엘은 지독한 갈증에 입안이 메말랐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몰랐다.

 

 애초에 8살인 그녀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뭣보다, 어린 프리엘은 자기가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를 몰라서 답답했다.

 

 '엄마가 착한 일 하라고, 못된 짓 하면 벌을 받는다고 했는데...'

 

 프리엘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만큼 큰 벌을 받을 만한 못된 짓은 떠오르지 않았다.

 

 앞의 간수 아저씨는 심장이 얼음으로 되어있는지, 내가 아무리 먹을 것을 달라고 해도 주지 않았다.

 

 프리엘은 창살을 두 자그마한 손으로 붙잡고 작은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리고 갈증으로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 여러번 졸라서, 먹을 것을 조르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그러면 의문이라도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저씨...제가 뭘 잘못한 거예요...?"

 

 아저씨라 불린 경비병은 그 말을 듣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다른 때와는 뭔가 달랐다. 조금 몸을 떠는 것 같았다.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도 했다.

 

 그러길 몇여분, 간수가 처음으로 일어나 자리를 비웠다.

 

 '어...아직 해가 안 졌는데.'

 

 해가 지면 교대를 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최소한 프리엘이 알기로는 그랬다.

 

 프리엘은 물끄러미 빛이 들어오는 작은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엉금엉금 침대랄 것도 없는 짚더미로 기어가 풀썩, 주저앉았다.

 

 생각할 힘도 없었다. 제발 누가 물 한모금이라도 주면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엄마, 아빠 보고싶어...'

 

 아저씨가 다시 오는 소리가 들렸다.

 

 '먹을 거일리가 없지..저 아저씨는 심장이 없는 걸.'

 

 그녀가 속으로 그의 흉을 보았다.

 

 경비병이 자신의 자리로 와서, 창살을 향해 섰다.

 

 그리고 그는 그녀에게 작은 컵에 담긴 물을 한 잔 내밀었다.

 

 그리고 고백했다.

 

 "미안하다...."

 

 그의 눈에 눈물이 글썽이는 것을, 그녀는 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금세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 애환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그녀는 황급히 물을 받아들었다.

 

 -------------------------------------------------

 

 경비병은 한 방울이라도 흘릴세라 조심스레, 그러나 다급하게 물을 마시는 그녀를 보며 떠올렸다.

 

 '이렇게 작고 여린 소녀가 세상을 멸망시킨다니...'

 

 그리고 그에게 그녀는 저주받은 존재이니 물도 식사도 주지 말고 예정된 날까지 가두어두라는 황제의 명령을 생각했다.

 

 '아무리 그래도..이렇게 작고 힘없는 소녀를...'

 

 그는 복잡한 마음으로 프리엘을 쳐다보았다.

 

 그의 여동생은 불치병으로 항상 죽음의 언저리에 발을 걸치고 있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프리엘이 곧 죽는다는 것이 남일 같지가 않았다.

 

 나이도 그의 여동생과 비슷해보였다.

 

 마음 깊은 곳이 따끔따끔거리며 아픔을 호소했다.

 

 '어쩜 이렇게 잔인할까. 신이란."

 

 그렇게 쭈그려서 한참을 그녀를 보았다.

 

 '신은 정말 있는 걸까.'

 

 그 생각을 한 순간, 그는 그의 목에 차갑고 날카로운 무언가가 들이밀어진 것을 알아차렸다.

 

 섬뜩한 기분에 고개를 돌리려던 경비병은 목에 통증이 오는 것을 느끼고 움직임을 멈췄다.

 

 피가 엷게 한줄기 흘렀다.

 

 뒤에서 낮은 저음이 들려왔다.

 

 "흠..."

 

 경비병은 자신이 기척도 못 느낀 존재가 있었다는 것에 소름이 돋았다.

 

 상당한 실력자다.

 

 "뭘, 원하십니까."

 

 경비병이 자기도 모르게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긴장에 말이 이어지지가 않았다.

 

 뒤의 사내는 묵묵부답이었다.

 

 경비병은 물을 마시고 난 여린 소녀가 놀란 눈으로 자기를, 아니 자기 뒤의 존재를 바라보는 것을 발견하고,

 

 그녀의 앙상한 팔목과 발목을 새삼스레 보고는 마음이 아파왔다.

 

 이 자는 이 아이를 구하러 온 것인가, 아니면....

 

 "네가 물을 주었나?"

 

 죽이러 온 것인가.

 

 그는 더 이상 발뺌할 구석이 없는 것을 알고는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그렇습니다."

 

 어차피 그 밖에 물을 줄 사람이 없으므로 빠져나가기도 글렀다.

 

 그렇게 각오하고 내뱉은 말이었는데,

 

 목에서 칼이 치워졌다.

 

 의외의 결과에 그는 고개를 돌려 자신을 협박한 이를 보았다.

 

 그리고 대경실색했다.

 

 "카뮌공작님....!"

 

 깜짝 놀라 눈을 껌뻑이는 경비병에게, 카뮌은 깊게 허리를 숙였다.

 

 "고맙네."

 

 그가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자, 그는 어쩔 줄 몰라했다.

 

 "아니...아.."

 

 경비병이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어버버하고 있는 동안, 카뮌은 경비병의 허리춤에서 열쇠꾸러미를 꺼냈다.

 

 "시간이 없어서, 미안하네."

 

 그리 말한 그는, 프리엘의 감방을 열었다.

 

 "잠시만요!"

 

 그를 제지하려는 노력이 무상하게, 감방의 문은 덜컥, 쉽게 열려버렸다.

 

 "아빠..."

 

 프리엘이 앙상해진 몸으로 설 기력이 없어 엉금엉금 기어오는 것을 카뮌 공작은 가볍게 안아들었다.

 

 "이, 이러시면...폐하께서 진노하실 겁니다."

 

 경비병이 감히 대들지는 못하고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

 

 "자네, 서약을 할 수 있겠나?"

 

 "서약, 그, 목숨을 담보로 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맹세서약말입니까?"

 

 "말귀가 빨라서 좋군."

 

 카뮌 공작은 배낭에서 프리엘과 똑같이 생긴 누군가를 꺼냈다.

 

 "여기 이 분신. 프리엘이라고 끝까지 속여주게."

 

 "이건.."

 

 "10명의 공작저내 마법사들이 모여 만든 프리엘의 분신이다. 네가 참수형장까지 데리고 가라.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굶어서 그렇다고 적당히 둘러대고."

 

 "그, 그런!"

 

 "자네도 이 여린 아이를 살리고 싶었던 것 아닌가? 물이나 음식을 주면 자네도 참수형을 당하는 것을 알았을텐데 말이야."

 

 "그건..."

 

 "잘 부탁하네. 서약을 부탁해. 그리고, 이 일을 무사히 끝내면..."

 

 경비병의 눈이 휘둥그레질 말이 이어졌다.

 

 "내 자네에게 평생 네 여동생의 약값을 주마."

 

 "어, 어떻게..!"

 

 "시간이 없어. 어서 서약을 해다오."

 

 경비병은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정말이지요..?"

 

 "그래. 약값 뿐만 아니라 병원을 하나 사서 대대적으로 후원해주지."

 

 "그...!감사합니다...!"

 

 "감사할 건 없네. 나도 자네덕분에 그만큼 소중한 것을 되찾았으니까 말이야."

 

 둘은 서약을 맺었다.

 

 "나, 차크스는 프리엘의 분신이 분신임을 절대 발설하지 않을 것을 맹세한다. 아리엘의 이름으로."

 

 "나, 카뮌은 무사히 형이 끝난 뒤 차크스의 여동생에게 병원 한 채와 최고 수준의 의원 5명, 그리고 치료에 수반되는 모든 비용을 지불할 것을 맹세한다. 아리엘의 이름으로."

 

 서약을 맺은 경비병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제, 제 여동생...그 가여운 것..."

 

 "걱정 말게. 여동생 일은 일이 무사히 끝나기만 하면 해결해줄테니."

 

 그리고 카뮌이 유쾌하게 덧붙였다.

 

 "사내놈이 너무 그렇게 울지 말고."

 

 눈 한쪽을 찡긋한 공작과 프리엘의 신형이 사라졌다.

 

 경비병은 그들이 사라지고도 한참을 웅크리고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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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살까지만 해도 나는 태어난 신분대로, 귀족답게 살았다. 호화로운 삶이었다.

 

 너무 호화로워서, 어둠이 없어서 어둠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공작의 다섯 번째 딸로 태어난 나는 착하고 온순한 아이였다.

 

 내 8번째 생일이 올 때까지, 나는 우아하게 걷는 법, 아름답게 먹는 법 따위를 연습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중간중간에 책도 읽고, 쉬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8살이 된 내 생일 날, 신전에는 신성한 신탁이 내려왔고 그것을 기점으로 내 삶은 180도 뒤바뀌었다.

 

 "공작의 다섯 번째 딸은 제국에 분란, 절망, 그리고 끝내 멸망을 가져다주리라."

 

 10여년 만에 내려온 신탁은 관례대로 온 제국의 신전에서 공표되었다. 그 신탁을 들은 신도들은 자기들의

 

 형제, 자매, 부모, 친구들에게 그 소문을 날랐다.

 

 제국이 떠들썩해졌고, 사람들은 그 다섯 번째 딸을 처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여론이 들썩이자 신전의 신탁에 복종해야하는 일개 인간이었던 황제는,

 

 항상 그에게 충성을 바치던 카뮌 공작에게 다섯 번째 딸을 내놓으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카뮌 공작에게 다섯 번째 딸은 가장 귀한 자식이었다.

 

 열 손가락을 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딨냐지만 그에게는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다.

 

 가장 사랑스럽고, 예쁘고, 참한 딸.

 

 그는 긴 고민 끝에 황제에게 딸을 바치기로 했다.

 

 정확히는 신탁의 제물로 내놓기로 한 것이다.

 

 충신과 아버지의 역할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는 결국 충신으로 남기로 했다.

 

 그러나 동시에 아버지로서 딸을 살리기로 마음먹었다.

 

 도저히 그 사랑스러운 아이가 죽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은 필히 아버지임을 포기해야하는 것이었다.

 

 그는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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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정대로 프리엘의 형이 집행된 것을 본 카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대외적으로 슬퍼보여야했기에 슬픈 표정을 짓고는 있었지만,

 

 속으로는 긴장 잔뜩과 일말의 안도감을 느끼고 있었다.

 

 '해냈다.'

 

 그러나 앞으로의 길은 이것보다도 훨씬 가시밭길일 것이었다.

 

 누구보다도 프리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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