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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나의 심장을 주고 싶어
작가 : May0821
작품등록일 : 2019.10.10

만나서는 안 되는 두 남녀, 강빈과 유채가 사랑에 빠지고 헤어진다.
그리고 다시 재회하지만 이미 그녀의 곁에는 다른 남자가 있다.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자꾸만 밀어내는 남자와 바라는 것 없이 곁을 지켜주는 남자.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여자.

운명vs 노력
사랑도 타이밍이고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랑은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그 사람이어야 하는 것, 그것이 운명이고 사랑이다.

당신의 사랑 방식은 어느 쪽인가요?

여기 불완전한 세 남녀를 통해 완전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3
작성일 : 19-10-12 19:21     조회 : 329     추천 : 0     분량 : 3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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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걱정하지 마요. 혼자갈 수 있데두. 다녀와서 바로 전화할게요. 그럼 되죠?”

 

 

  정기검진일 뿐이지만 긴장이 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유채는 태어나자마자 받은 수술이라 기억도 나지 않지만 해마다 꼬박꼬박 검진을 다니고 있었다. 벌써 20년인가, 매년한교수님을 뵙는 게.

 

  검진을 가는 날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한교수님과 점심을 먹었다. 또한 한교수님은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는 말을 단 한 번도 빠트리지 않고 해주셨다. 감사한 것은 바로 나인데, 일찍이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아버지가 살아 계시다면 한교수님 같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았다. 늘 다정하신 분이었다.

 

 

  똑똑, 한교수의 진료실 문을 두들겼다.

 

 

 “선생님.”

 

 

  햇살처럼 맑은 웃음을 지으며 유채가 진료실 안으로 들어왔다. 점점 제 엄마 얼굴을 쏙 빼닮아갔다. 다시는 못 만날 줄 알았던 수연, 그러니까 유채의 엄마와 재회한 것도 모두 유채때문이었다.

 

  유채의 수술 날, 한교수는 가장 소중한 것을 잃었지만 이토록 건강하고 예쁘게 자란 유채를 보면서 시간을 되돌린다할지라도 똑같은 선택을 하리라고 생각했다.

  매일을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1년의 한 번 유채의 얼굴을 보는 날이 유일하게 진심으로 웃어지는 날이었다.

 

 

 

 ***

 문틈으로 활짝 웃고 있는 한교수의 얼굴이 보였다. 아버지의 저런 얼굴, 형이 죽은 이후로 본 적이 있던가? 워낙 바쁜데다가 작정하고 피하니 좀처럼 만나기가 어려웠다. 모처럼 점심시간에 시간이 빈다는 담당간호사의 말을 듣고 진료실로 내려왔는데 낯설 얼굴을 한 아버지의 얼굴이 보였다.

 

  웃음소리가 가까이 들려오며, 아버지는 앳된 얼굴을 한 여자가 함께 진료실을 나왔다. 그런데 낯이 참 익은 얼굴이다.

 

 “어? 선배님?”

 

 

  한교수의 얼굴이 굳었다. 거울처럼 마주선 강빈도 똑같이 굳어 있었다. 영문을 모르는 유채는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여긴 어쩐 일로 왔니?”

 

 “제가 무슨 얘기를 할지는 잘 알지 않습니까. 용케 잘 피해 다니셨더라고요.”

 

 “지금은 선약이 있으니 다음에 얘기하지.”

 

 “아뇨. 저 떠납니다. 이게 얘기는 끝입니다.”

 

 

 한교수의 얼굴이 더욱 뻣뻣해진다. 강빈은 아랑곳없이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강빈이 유채를 바라보았다. 유채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대체, 이 사람이 여기 왜? 그리고 이토록 차갑고 굳은 한교수의 얼굴은 처음이었다.

 

 

 “신세는 지금 갚도록 하죠.”

 

 “네?”

 

 

 가뜩이나 큰 두눈을 더 크게 뜨고, 올라다보는 유채에게 강빈이 말한다.

 

 

 “지금 같이 점심 먹는 걸로 신세 갚아요.”

 

 “하지만,”

 

 

 유채는 강빈과 한교수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강빈은 유채의 손목을 잡고는 수군거리는 간호사들 사이를 헤치고 걸어 나갔다. 멀어져가는 두 사람을 보는 한교수의 얼굴은 더욱 굳어있었다.

 

 

 

 ***

 “아파요. 놔주세요. 신세진 건 맞지만 오늘 정말 꼬박 기다렸던 날이에요. 그리고 저 진료봐야 돼요.”

 

 “진료까지 한 시간 반. 같이 점심하는 걸로 신세 갚아요.”

 

 “이봐요. 원래 그렇게 제멋대로예요?”

 

 

 강빈의 무례한 태도에 유채는 화가 나서 쏘아붙였다. 그제야 그가 그녀의 손목을 내려다보며 손을 거뒀다.

 

 

 “미안합니다.”

 

 

 강빈은 한 손을 이마에 대고 눈을 감았다. 낯빛이 어둡다. 그런 그를 바라보자니, 유채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괜찮으세요? 선배님 안색이 안 좋아요.”

 

 

  지금 누가 누구를 위로하는 건지. 말없이 강빈이 유채를 바라본다. 그녀도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잠시 동안 그렇게 눈을 마주치고 서 있었다. 한 치의 탁함도 없는 맑고 투명한 눈동자. 고개를 갸우뚱하다 걱정되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가 입을 앙다물고……. 몇 초 되지 않는 시간동안 그토록 다양한 표정을 지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유채 입장에서 웬만해서는 한 가지, 너그럽게 봐줘도 두어가지 정도의 표정 밖에 지을 줄 모르는 강빈이 더 신기했다.

 

 애써 묻어둔, 시간이 흘러 이제는 무뎌진 일들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유채’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다시 흐릿해졌던 어린 소년의 얼굴은 수면위로 떠올라 생생하게 나타났다.

 

  누구라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한 소년, 나의 형. 그때 아버지가 형을 먼저 살렸더라면 우리 가족은, 나는 달라져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떠올랐다. 그리고 그럴 때면 그때 그 여자아이는 어떻게 자라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처음에는 이름 때문에 유채에게 관심이 갔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눈앞에 이 여자가 자꾸만 마음에 걸리고 신경이 쓰인다. 그리고 아버지 진료실 앞에서 마주친 유채가 내가 알던 그 여자애가 아니길 바라기까지 한다. 생각을 멈췄다. 머릿속으로 고민하고 망설이고 주저하는 것은 강빈답지 않은 일이었다.

 

 

 “어떻게든 신세 갚겠다고 했죠? 저 한국 뜹니다. 공식적으로는 내일. 실제로는 일주일.”

 

 “그런데요?”

 

 “우리, 일주일만 만나요.”

 

 “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강빈은 자기가 말을 해놓고도 아차 싶었다. 오해의 소지가 충분한 말이었다.

 

 “무슨 말씀이신지 잘 이해가 안되네요.”

 

 “빡빡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는데 막상 아무 것도 짜이지 않은 시간이 생기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거든요. 다들 내가 떠나는 줄 알고 있고,”

 

 끈질기게 연락이 오는 진상으로부터 유채를 보호하기 위해서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었다. 우선은 만나서 시커먼 목적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했다.

 

 사실 진상 때문만은 아니었다. 머리로는 더 이상 그녀와 인연을 이어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그녀가 궁금해졌다. 늘 감정보다 이성이 앞섰던 강빈이었다. 딱 일주일만 마음가는 대로 해보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지 않는가. 일주일이란 시간이 두 사람에게는 그저 스쳐지나갈 찰라와같은 시간일 것이라고, 그때까지만 해도 강빈은 그렇게 믿었다.

 

 “그러니까 일주일동안 할 일도 없고 친구도, 말은 안하셨지만 없는 거 같으니 놀아달라는 거죠?”

 

 “그렇다고 치죠.”

 

 유채가 너무 진지한 얼굴로 말해서 강빈은 절로 웃음이 났다. 귀엽다. 여자를 보고 귀엽다란 생각을 해본 적이 있던가. 늘 배경만 보고 접근해오던 여자들, 강빈은 몸으로 돈으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혹하던 여자들에 신물이 나 있었다.

 

 “근데 우리 밥은 안먹나요?”

 

 “배고파요?”

 

 잠시지만 강빈은 문득 너무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채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뭐 먹고 싶어요?”

 

 유채는 강빈의 낮고 부드러운 음성이 다정하게까지 느껴졌다. 무엇보다 강빈의 집에서 봤던 그때 그 표정. 사람을 무장해제시키는 그 미소였다! 웃는 얼굴이 참 안 어울릴 거 같은 사람인데 웃을 때보면 소년같은 얼굴이 유채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밥은 제가 쏘죠. 뭐 드시겠어요?”

 

 유채가 씩씩하게 말했다.

 

 “뭘 제일 좋아하죠? 이왕 먹는 거 추천메뉴로 먹어보죠.”

 

 “치즈 돈까스요. 여기 푸드코트 돈까스 진짜 맛있어요. 병원오는 건 죽도록 싫은데 그나마 이 돈까스 먹을 생각에 와요.”

 

 

  가벼운 발걸음으로 주문을 하러 갔다. 살랑거리며 흔날리는 유채의 머리카락에서 꽃향기가 나는 듯 강빈의 코를 자극했다. 포근하고 달콤한 향기에 취해 잠시지만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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