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를 다닐 때, 수업을 마치고 나면 방과후를 했다.
컴퓨터 수업을 했는데 미애원에서는 컴퓨터 따윈 시켜주지도 않았고 또 한다 한들 컴퓨터가 거의 대부분 고장이 나 잘 되는 컴퓨터들은 언니, 오빠야들이 따 쓰게 되어 우리 같이 약하고 어린 사람들은 컴퓨터를 쓰지도 못했다. 그랬기에 방과후 수업마다 하는 컴퓨터 수업은 늘 재미있었고 좋았다. 타자 연습도 하면서 한글 2005나, PPT 만드는 법, 액셀 등을 배우면서 어쩌다가 한번은 자유시간을 주시면서 게임도 하게 해 주셨다. 타자연습을 할 때마다 항상 ‘윤동주-별 헤는 밤’을 연습했다. 아무리 빨리 치려고 해도 200은 나오지 않았지만, 왼손이 불편한 거 치고 100이 좀 넘은 정도면 나 스스로도 잘했다고 본다. 어느 날, 컴퓨터 수업을 하기 위해 앞자리에 앉아 준비하고 있었다. 2줄씩 4분단으로 앉았는데 마지막 분단의 첫째줄 왼쪽에 앉아 준비하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 준비하고 있는 날 향해, 누군가 주먹을 날렸다. 하필이면 왼쪽 자리에 앉아 아픈 팔이 바깥쪽에 있어 아픈팔을 맞게 되었다. 이름은 밝히지 않겠지만, 그 사람은 남자로 이름이 외 자다. 이니셜로 H J. 날 왜 때렸는지는 아직도 의문이지만 그 때 맞았던 그 고통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연속으로 두번 때렸으니까 말이다. 날 행해 뛰면서 날아오는 그의 주먹은 정말로 눈물이 나올만큼 아팠다.
컴퓨터 수업을 담당하는 선생님께 용기 내어 말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한번만 더 때리면 그때 말해. 혼내줄 테니까”
그때의 나는 어찌할 도리가 없어 그냥 학교를 나섰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좀 적절하지 못한 대처였던 거 같다.
한번 더 맞아야 혼내주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얼마나 더 맞아야 한번 말할 때 혼내주는 건지.. 나는 정말로 아팠는데 말이다..
지금 내가 말하는 그는 나를 유치원 때부터 괴롭혔다. 그는 동생이 있었는데, 그의 동생마저도 나를 무시하고 괴롭혔다. 내 주위에 언니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괴롭힘을 조금씩 조금씩 아주 미세하게 받았다. 그의 이름은 김정진. 나랑 같은 유치원을 다니게 되면서 같은 ‘슬기반’이 됐다. 왜 하필 나랑 같은 반이 됐는지, 신도 정말 눈치가 없다.
내가 어렸을 땐, 장난감 총으로 노는 게 다였고, 장난감 또한 그것밖에 없어 남자애들한테는 그 장난감 총이 필수품인 것처럼 꼭 가지고 다니며 놀았다. 그 총알은 하얀색 총알로, 헬로키티 눈알 만한 크기였다. 그 총알을 장난감 총에 넣고 쏘면 그 총알이 날아오기도 했는데, 김정진이 그 장난감 가지고 날 향해 쏘기도 했다. 총알이 작은 크기였지만, 어릴 때의 나는 그 총알이 커보였고, 무서운 장난감이었다. 총알이 그리 크지 않았는데도 총알을 맞으면 아파 매일 쫄기도 했다. 장난감 총이 탕 탕 하고 총알이 날 향해 날아올 때마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고, 날아오는 그의 총알을 계속 맞았다. 그는 재밌어 했고, 그의 동생마저도 똑같이 괴롭히며 날 무시하고 얕봤다. 이런 그랑 나랑 같은 유치원에, 같은 반이 되다니..
유치원에 다닐 때는 집에서 도시락 통을 가져와 유치원에서 주는 밥을 덜어서 먹었다. 유치원생 답게 노란색 도시락 통이었다.
유치원에서는 생일파티 할 때면 밥을 다 먹고 케이크를 주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좋아한 김도 나왔다. 도시락 통에 그날 나온 밥과 반찬을 받고 각자 자리에 앉아 밥을 먹었다. 하필이면 내 뒤에 또 김정진이 앉아 밥을 먹어도 맛있지 않았고 늘 불편했고 불안했다. 내 뒤 김정진은 밥을 먹으면서까지 나를 괴롭혔다 반찬으로 김이 나올 땐, 김을 국에 넣어 먹지 못하게 했고, 의자를 뒤로 젖히며 내 등을 계속 쳤다. 어떤 방식으로 의자를 뒤로 젖혔는지 잘 모르겠지만, 계속 딱 딱 걸;면서 내 등과 허리를 계속 치는데 아팠고 따가웠다. 하필 이땐 유치원 책상과 의자가 나무로 된 거라 그런지 더 아팠던 것 같다. 유치원을 졸업하고 나서 학교를 다닐 땐, 김정진이랑은 절.대 같은 반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 덕분인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같은 반이 되지 않았고, 그 대신에 나는 또 다른 남자애들한테 은근한 괴롭힘을 당했다.
초등학생 5학년, 겨울방학을 앞두고 크리스마스겸 학기가 거의 끝나갈 쯤 일이다. 담임선생님께서 긴 종이를 주시면서 그 종이를 뒤로 돌리며 쓰고 싶은 말 등을 적으면서 롤링페이퍼를 적었다. 다행히 각자 자리에 앉아 종이를 돌리면서 적어서 내성적이라 움직이기도 힘들었던 나는 다행이라 생각했다. 내 종이에는 어떤 내용이 적혀 있을까를 기대하면서도 궁금도 했다. 나는 남자애들한테는 할 말이 없어 그냥 메리크리스마스만 적었다. 각자의 종이가 모두 제자리로 돌아와 어떤 내용이 적혀 있을까 보니 그리 기분은 좋지가 않았다.
담임 선생님 말대로라면 자신이 적은 말 밑에 각자 번호와 이름을 적기로 했는데 내 종이에는 그런 이름이 없었다. 단지, ‘빙신’ 이라던가, ‘고릴라’라는 나를 또 놀리고 상처주는 말을 적어놨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게 왼손으로 적은 것처럼 글씨도 비뚤빼뚤 적었고 나는 그 글에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담임 선생님께 말할 용기도 없었을 뿐더러, 늘 그래왔듯 난 참고 또 참았다. 하지만 난 그 말을 적은 남자애 이름을 알고 있다.
박준서..얜 왜 날 그렇게 봤는지 이유를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