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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젖은 어둠은 마음으로 흐른다
작가 : 교관
작품등록일 : 2019.9.26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남녀의 생존이라는 직업

 
젖은 어둠은 마음으로 흐른다16
작성일 : 19-10-11 11:16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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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붕어는 혼자서는 먹이를 찾아 먹을 수 없으니 주인이 먹이를 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면 죽고 만다. 물이 더러워지면 죽고 만다. 어디에도 가지 못한다. 갇힌 곳에서 행복해하며 불행해하며 유영을 할 뿐이다. 그리고 주인이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면 죽고 만다. 금붕어는 좁은 어항 속, 불투명한 물과 전기와 금붕어용 먹이가 있어야 살아갈 수 있다. 금붕어는 죽어야만 자연으로 돌아간다. 도시 속 우리의 인생은 금붕어와 다를 바 없다. 그렇지만 금붕어는 죽는다던가. 산다던가. 그런 걸 어항 속에서는 알지 못한다.

 

  청록색 밤하늘에 뿜어내는 연기는 오늘도 어떤 모양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저 연. 기. 였다. 연기처럼 사라지면 된다. 한 달이 지나도록 뉴스에 나오지 않는 걸 보면 리사는 살아있다. 리사! 내 말 듣고 있냐! 힘내라! 금붕어처럼 살아!

 

  물건을 정리하고 화장실을 청소하고 가끔 만취한 손님은 택시에 태워 보내고 또 가끔 그들에게서 팁을 받는다. 손님이 별로 없거나 거스턴 안에서 내가 할 일이 없을 땐 나가서 전단지를 돌렸다. 단순한 일의 반복이다. 복잡한 도시도 단순하게 흘러간다. 여러 개의 단순함이 모여 하나의 복잡함을 이루고 있는 곳이 여기 이 도시다.

 

  편의점에서도 잘리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늘어나는 청구서와 빚을 갚을 길이 없다. 그 녀석은 저 청록색의 젖은 어둠이 가득한 밤하늘로 올라갔다. 실은 그 녀석이 간 곳은 더 깊고 깊은 어둠 속이다. 밤이 청록색이라는 건 불순물이 많다는 말이다. 아무것도 껴 있지 깨끗하고 맑은 어둠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눈을 감고 그대로 뜨지 않으면 된다. 모든 것에서 편안해질 수 있다.

 

  원하지도 않았는데 태어나서 나는 엉망진창인 인간으로 살았다. 동생도 보고 싶고 그 녀석도 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누구보다 어머니가 보고 싶었다.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다. 왜 나를 놔두고 그렇게 일찍 죽어야 했을까. 죽어야 할 사람은 이 도시에 너무 많다. 거기에 나의 어머니는 속하지 않는다. 어머니가 도시의 사람이 아니라서 그랬을까. 동생과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다. 정말, 보고 싶다. 대화도 몇 번 해보지 못했다. 이게 사람이 사는 모습일까.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나는 이 도시에게 버림받은 것이다. 청록색 밤하늘의 어둠 속으로 젖어 들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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