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댕댕아,
작가 : 알랙곰곰
작품등록일 : 2019.10.10

어디서나 뻔히 볼 수 있는 연상연하 로맨스입니다.

 
댕댕아, (단편)
작성일 : 19-10-10 15:26     조회 : 317     추천 : 0     분량 : 1121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댕댕아,

 

 

 

 

 

 밤 12시, 괜스레 너가 생각나는 밤이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너와의 첫 만남을 가졌던 bar로 내 발이,

 정확히는 내 마음도 내 육체를 거기로 이끌었다.

 그때와 똑같은 의자, 그때와 똑같은 분위기, 그때와 똑같은 냄새.

 널 연상케 하는 것들은 수 없이 많았다.

 나는 그때와 다름없는 의자에 앉아 그때와 동일한 술 한병을 시켰다.

 

 “하하…이 술 더럽게 맛 없는데.”

 

 나는 욕까지는 아니지만 누구라도 들으면 흠칫할 만한 한 마디를 내뱉었다.

 그가 좋아하던 술을 난 자연스럽게 시켰기 때문이다.

 너의 독특한 입맛과 취향을 어떻게든 맞춰보려고 했던 호구의 자신이 떠올라 또 다시 침울해졌다.

 

 “또…오셨네요? 일년만에.”

 

 나에게는 낮설기만 한 한 목소리가 나를 안다는 듯이 나를 불렀다.

 

 “네?”

 “저 기억 안 나세요? 하하, 그거 참 섭섭하네.”

 “죄송하지만 무슨 말씀이신지…”

 “저에요. 루크. 이래도 생각 안나세요?”

 

 그는 그의 왼쪽 가슴에 달린 명찰을 가리키며 확신에 찬 댕댕이 같은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루크..’ 나는 그의 이름을 몇번이나 곱씹었다.

 혹시 그 사람인가?

 

 “아..! 혹시 그 루크?”

 “네, 그 루크. 제가 당신들 이어줬잖아요.”

 

 그제서야 그는 다시 손에 들려있던 와인잔을 다시 닦기 시작했다.

 손…예쁘네.

 

 “죄송해요, 여기 안 온지 너무 오래되서.”

 “제가 그렇게 인상이 깊진 않았나봐요. 전 여주 씨 생각 많이 했는데.”

 

 “네…?” 나는 그의 애매한 말과 말투 때문에 잠시, 아니 좀 많이 흔들렸다.

 어떻게 그렇게 생긴 얼굴로 그런 말을 내뱉는데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나저나, 제 이름은 어떻게 아세요?”

 “아니 그것도 기억 안나시는 거에요? 저한테 진상 부리면서 자기가 라이온 회사 과장이라고. 까불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아…그랬..었나요? 너무 죄송하네요.”

 “근데 지금 쯤이면 일에 시달려 있을 시간인데, 왜 여기있을까?”

 

 그는 닦고 있던 와인잔을 내려놓고 자신의 턱을 받쳐 나와 눈을 맞췄다.

 

 “아….그만 뒀어요. 아니, 짤린건가?”

 

 나는 나의 말을 다시 정정했다.

 그는 내 말에 나를 흠칫하고 쳐다보았다.

 그 짧은 시간에 그가 너무 편해져 버린건가? 아님 그가 생각난 건가.

 그에게 너무 자연스럽게 속사정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 자식이 제 직장 상사인데 여자 동료들하고 놀고 제 눈치 조차 안 보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서 큰 소리로 밣혔더니 그 자식이…왜 거짓을 회사에 퍼트리고 다니냐면서 절 끌고 나가더라고요. 그래서 옥상에서…하..그 새끼, 정원 씨랑 연인사이더라고요. 저 두고 바람 핀 거죠. 헤어졌는데 꼴도 보기 싫어서 즉흥적으로 나왔어요. 그 새끼한테 짤리기도 했지만요…놀라울 수 있겠는데, 그게 모두 오늘 일어났어요. 웃기죠?”

 “이제 그냥 제가 살고 싶은데로 살려고요. 그 새끼가 뭐라고 또 생각나서, 오랜만에 찾아와봤어요 루크 씨ㅎㅎ”

 

 내가 느끼기에도 촉촉해진 나의 두 눈이 그의 두 눈에 닿았다.

 그가 입술 씰룩거리더니 입을 땠다.

 

 “여주 씨.”

 “네?”

 “저랑 사귈래요?”

 “네에???”

 

 그의 충격적인 발언에 나는 뒤로 나가 떨어질 뻔 했다.

 그는 나의 반응이 즐거웠는지 한쪽 눈썹을 들썩거리곤 말을 이어나갔다.

 

 “지금 골키퍼 사라졌잖아. 상처 주고 떠났잖아. 그 상처, 사람으로 잊는게 제일 좋다는데…?”

 “아니 잠시만요..”

 

 그의 얼굴이 빠른 속도로 나와 가까워졌다.

 나는 물러날 새도 없이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왜? 무서워? 다시 시작할 힘 없잖아. 그치? 근데 왜 괜찮은 척 해. 왜 강한 척 해. 왜 품어주려 그래. 아직 어리잖아. 당신, 척하지 마. 왜 척을 하려 그래. 슬플 땐 울고 힘들 땐 힘들다 하고 행복할 땐 미친년처럼 웃어. 그게, 사람인 거잖아?”

 

 그 순간 나의 머릿속이 띵하고 울렸다. 누가 내 머리를 망치로 친 것처럼 말이다.

 나…뭐지?

 

 “이게 뭐….”

 

 오랜만에 흘리는 눈물이었다.

 내 빛나던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웃고 싶을 땐 웃고 슬플 땐 울고…

 언제부터 내 감정을 억누르고 조절해 있었던가.

 ‘ㅎ….’ 그냥 헛웃음이 나왔다.

 나보다 새파랗게 어린 놈이 나한테 이런 말을 하다니…

 나 생각보다 어리구나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휴지 줄까요?”

 “네…고마워요, 루크 씨.”

 “역시 여주 씨는 웃는게 더 예쁘네요.”

 

 그도 그 특유의 댕댕이 같은 세상 순수한 웃음을 나에게 보여줬다.

 

 “그쪽이 더요.”

 “어? 나 유혹하는 거야?”

 “그런 거 아니거든요?! 그냥…너무 세상 물정 모르게 웃는게 좋아보여서요.”

 “세상 물정 모르진 않은데. 근데 대답은 왜 안 해줘요?”

 “네? 무슨 대답….”

 “제 고백이요. 진심인데.”

 

 또 또 나왔다. 그 눈빛. 자기가 원하는 것은 꼭 가져야만 하는 소유욕으로만 가득찬 음흉한 눈빛.

 부드럽기도 하고 여리지만 잘 보면 한마리의 짐승 같기도 한.

 그만의 눈빛.

 

 “그,그건…!”

 “우리 천천히 해요, 친구부터. 사실 제 마음은 그 이상이지만 여주 씨는 그게 아니니까.

 제가 기다려줄게요. 아직 어린 우리 여주 누나를 위해서ㅎㅎ”

 “그럼 말부터 깔….까?”

 “어? 저 받아주는 거에요? 그럼 우리 사귀….”

 “조용히 해 이 댕댕이 녀석아..!!”

 “ㅎㅎ농담. 그럼 자주 와요 누나. 내가 맛있는 칵테일 타줄게. 저런 술 마시지 말고.”

 “고마워 루크. 오늘 받은 것만 같네.”

 “괜찮아요. 그럴만한 가치 있는 사람이니까.”

 “칵테일 하나 타줘.”

 “바로 나갑니다~~”

 

 

 그는 자신의 셔츠 소매를 걷어 칵테일을 타기 시작했다.

 그가 쉐이커를 흔드는 시점부터 느껴지는 알싸한 보드카 향이 나의 코를 가볍게 때리고 지나갔다.

 그 뒤로 맡아지는 크랜베리 향과 라임 향이 보드카로 인해 아파진 내 코를 향긋하게 감싸주었다.

 

 “짠~~나왔습니다!”

 

 나의 시선은 곧바로 그가 들고있는 글라스로 옮겨졌다.

 벌써부터 코를 찌르는 달콤한 크랜베리와 라임 냄새가 내 코를 휘감았다.

 나는 스트로베리 톤의 분홍 끼가 섞인 붉은 색의 칵테일이 내 눈에 들어왔다.

 

 “우와…이거 혹시 코스모폴리탄이야?”

 “어? 어떻게 알았어? 모를 줄 알았는데.”

 “나 이래뵈도 스물 일곱이야. 술이란 술은 다 먹어봤지.”

 “……이거 어디서 마셔봤어?”

 “현이랑 집에서..흡!”

 

 ‘아…잘못 말했다’ 그가 마음에 안 들어하는게 티가 날 정도로 그의 눈이 무언가를 경계하는 듯한 댕댕이로 변해버렸다.

 그 놈도 bar에서 일하던 사람인지라 나에게 매일 칵테일을 타줬다.

 

 “…..나 갈래”

 “야 다니엘..!”

 “아ㄴ..흐훼이쿳!”

 “어….응?”

 “아이씨….재채기야..”

 “…풉..하하하!!!”

 

 그의 큰 덩치와 맞지 않는 그의 재채기 소리가 bar 안에 울려퍼졌다.

 몇몇 사람들이 이쪽을 쳐다보기도 했다.

 그의 두 볼을 발그레해졌으며 급히 두 얼굴을 그의 큰 손으로 가렸다.

 나는 배꼽이 빠질 듯 웃었다.

 

 “하아…진짜 눈물 나네, 뭔 재채기가 그러냐!”

 “아니 내보고 어쩌라고..”

 “하 진짜 귀엽네..ㅋㅋ”

 “뭐라고?”

 “응? 귀엽…아…”

 “하…이 누나 안되겠네..”

 

 그는 빠른 걸음으로 프론트에서 나와 순식간에 내 앞에 위치했다.

 

 “차피 사투리 들켰으니까 걍 말하께. 누나야, 주말에 내랑 데이트 갈래? 내는 억수로 좋은데.

 내가 빨리 누나를 가져야겠그든. 그니까 나온나. 그리고 번호 좀 둬.”

 

 하..미치겠다 이 남자.

 .

 .

 

 “그래 줄게 댕댕아. 너도 늦지 않게 나와, 나 기다리는 거 싫어하는 사람이거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로부터 3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나는 라이온의 라이벌 회사인 유니콘이라는 회사에 들어가 짧은 시간에 과장이란 타이틀을 얻어냈다. 사실

 현을 엿 먹이려고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악착같이 하긴 했지만.

 그리고 또 로운은 요즘 대학교 졸업 준비 중이라 굉장히 바쁘게 지내고 있고

 실용무용과 학생들 중에서도 인기가 많아 공연도 많이 하고 다닌다.

 아 맞다, 루크는 로운의 bar에서의 닉네임이다. 빛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나 뭐라나. 어쨌든 드럼 이유로

 루크라고 지었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게 아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보낸 우리는 아직 연인 사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부로, 연인이 되었다.

 이 미친 사건 이후로.

 

 “어! 로운아!!!”

 “누나 왔나??!!”

 

 그는 강아지 같은 모습을 하고 나에게 달려왔다.

 

 “캬아~~요즘 연예인 다 됐네 댕댕!”

 “뭔 소리고…누나야 말로 일 잘하고 있나?”

 “당연하지, 내가 이래뵈도 유니콘의 슈퍼 루키 아니냐.”

 “풉, 슈퍼 루키는 무슨.”

 “야 너 지금 나 무시하냐!!!”

 “아! 아! 알았다 알았다 미안타 미안타…이 고사리 손 같은게 맵기만 매워요~”

 “요즘 어떻게 지ㄴ…”

 “오빠~~~~~”

 

 ‘뭐지...저 여우삘 나는 앙칼진 어린 목소리는’ 나는 혼자 마음 속으로 온갖 욕을 다 해댔다.

 

 “어 안녕?”

 

 하….친하진 않나보네, 서울말 쓰는 거 보면.

 

 “히히. 근데 오빠 저 여자는 누구야?”

 

 ‘뭐지…쟤가 로운이랑 사귀는데 내가 다니엘 건드는 것 같은 말투는..?’ 나는 또이상한 망상을 시작했다.

 

 “아, 여주 누나? 나랑 제일 친한 누나야. 그리고 누나, 얘는 나랑 제일 친한 과 후배.”

 “아…안녕하세요, 정여주에요.”

 “네…안녕하세요~…윤여리에요”

 

 사실 나는 로운이 나를 ‘친한’ 누나라고 소개해서 싫었지만 더 싫은 건 그녀의 눈빛이었다.

 날 무시하는 듯한 저 눈빛.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는 눈에 나는 불쾌해했지만 로운이 앞이라 참았다.

 

 “우연이네. 여긴 어쩐 일이야?”

 “아 그냥 오빠 보이길래 인사했어요.”

 “그럼 나 먼저 갈게, 나 누나랑 선약이 있어서.”

 “잠깐만…! 오빠 내일 올꺼죠?”

 “당연히 가야지. 그럼 내일 봐.”

 “네 오빠! 잘가요!~~”

 

 또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또 나에게 보내지는 불쾌한 그녀의 눈빛. 쟤 나 견제하나?

 

 “로운. 내일..뭐 있어?”

 “맞다, 내가 얘기 안해줬나. 우리 내일 졸업 축제다.”

 “졸업…축제?”

 

 나의 눈은 동공지진이 일어났다. 그 위험하다는 졸업 축제가 내일이라니…

 

 “ㅇ,왜 이렇게 빨리 해??”

 “원래보다 이 주 정도 빨리하는 건데 뭐…왜? 무슨 일 있나?”

 “아,아냐..그럼 내일하고 모레 bar는 쉬겠네?”

 “음 그렇지.”

 

 사실 졸업 축제는 굉장히 위험하다. 그 많은 대학생들이 한명도 빠짐없이 오기 때문에

 그중 여우 중 상여우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내 친구도 거기서 어떤 남자 만났다가 결혼하고 자빠졌는데…

 술도 마실텐데…….

 그 얘는 어떡하지….

 

 “아까 그 여리였나..? 그 얘랑 많이 친해?”

 “많이 친하제..걔가 2학년 댄스부 리더니까 많이 만날 수 밖에 없다.”

 “아 그렇구나…”

 “왜 누나 혹시…”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여리 맘에 드나??!! 그럼 말하지 내가 소개시켜주께! 아까는 너무 짧았제?!”

 

 그래…이런 시나리오가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댕댕아, 내가 선배로서 말하는 건데..꼰대라 생각하지 말고.”

 “아 들켰나…”

 “이게 씨…!!”

 “아 미안타~~!! 그만 좀 때려라. 그래서 뭔데?”

 “진짜 졸업 축제는 조심해야 되는데 사람이 많아서 도난 당하고 성추행 당하고

 우리 학교는 앰뷸런스 실려간 사람도 있었어. 사람들한테 밟혀서. 그니까 제발 살아서만 돌아와줘라….”

 “아 당연하제~~내 봐라, 이 근육 이길 수 있는 사람 없을낀데.”

 

 그는 티셔츠 팔 부분을 접어올려 그의 팔근육을 과시했다.

 그러다 갑자기 그의 손이 자신의 배에 위치하더니..

 

 “이 변태놈아!! 티셔츠 안내려!!!”

 “아! 아! 누나! 누나야!!”

 

 그의 복근을 보여줬다는….

 .

 그리고 내일이 되었다.

 내 일이 아니지만 괜히 내 일 같은 맘에 내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콩닥콩닥 뛰었다.

 

 “하…그냥 빨리 출근이나 해야지.”

 

 로운아 제발 살아서 돌아와라….

 

 —————————————————————————————————————————

 로운 시점

 

 기다리고 기다리던 졸업 축제가 왔다.

 하지만 어제 여주 누나의 말에 살짝 소름이 돋긴 했지만 인생에 딱 한번 있는 날이기 때문에

 나의 심장이 빠르게 펄럭펄럭 뛰었다.

 

 “빨리 학교나 가자.”

 

 학교에 도착함과 동시에 학교에는 사람들이 붐볐다.

 그로 인해 나는 우리 학교에 학생이 많다는 걸 다시 한번 인지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실용무용과는 따로 부스를 준비 안하고 공연만 하기 때문에 나는 재빨리 탈의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하…수트 입고 추기 힘든데…구두도 신어야 되나..하..”

 

 나는 불편한 의상들을 보고 한숨을 푹하고 쉬었지만 무대 위에서는 누구보다 빛나고 멋있어야 되는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이 나는 의상을 입었다.

 

 “거참 거추장스럽네….이건 뭐꼬..”

 “다니엘 오빠!!”

 “어 여리야!”

 “오~~오빠 수트 잘 어울리세요!”

 “고맙다. 너는 그 치마로 버틸 수 있겠어?”

 “네 괜찮아요. 히히. 근데 오빠 축제 때 러브시그널 하는거 알아요?”

 “그거 좋아하는 사람 불러가지고 고백하는 그거 아니야?”

 “네! 근데 오늘 축제 때 한데요!”

 “아 그래? 몰랐네....”

 “저 거기 나가서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할 거예요!”

 “진짜?? 여리 좋아하는 사람 있는 줄 몰랐네. 내가 꼭 가서 보게.”

 “네…!”

 “그럼 축제 할때 다시 보자~”

 

 무대 준비하는 게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어느새 밝았던 하늘은 해가 굿나잇 인사를 했고

 거리는 사람들로 더 붐비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하문대 학생 여러분!!! 지금부터 하문대 10기의 졸업 축제를 시작하겠습니다!!”

 “워후~~!!!!!”

 “자 그럼 첫번째 무대 순서는 실용무용과와 실용음악과 남학생들의 합작 무대인데요, 우리원의 봄향기 노래를 한다네요~~ 그럼 나와주세요!”

 “꺄아아!!!!!”

 

 나는 함성 소리를 듣고 천천히 무대로 걸어나갔다. 나의 무대에서만 서면 긴장되는 심장을 부여잡고 무대를 시작했다.

 

 우리는 무대를 끝낸 후 간단한 인터뷰를 한 뒤 무대 밑으로 내려왔다.

 

 “아~이제 이 학교에서 무대하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겠지? 뭔가 살짝 아쉽네..”

 “오빠! 무대 완전 멋있었어요!!”

 “고마워 여리야. 이제 러브시그널 차례지?”

 “네! 꼭 봐주세요 오빠!”

 “알겠어 여리야, 너의 꿈처럼 그 분과 잘 되길 빌어.”

 “고마워요 오빠!”

 

 

 

 

 “자~~축제의 꽃이라고 불리우는 이것! 바로 러브시그널의 차례입니다!! 총 열분이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러 이 자리에 나와주셨는데요, 첫번째 분은 권하린 학생입니다!!”

 “훠~~!!!!”

 

 그후부터 생각보다 많은 커플들이 탄생했다. 예상치 못했던 애들이 나와 한 쌍이 되기도 했지만 될 것만 같던 애들이 쫑나기도 했다.

 

 “이제 마지막 분 모시겠습니다. 윤여리 학생!!!!”

 “훠~~!!!!!!”

 

 저 함성소리 하나로 그녀의 인기가 확인되었다. 항상 내 옆에 있을 때만 봐서 그런거 였는지 생각보다 인기가 많아 놀랐다. 벌써 한 두명이 눈물을 훔치고 있었고 또 몇명은 자기 아니냐면서 설레발을 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여리 씨, 오늘 고백하려고 하시는 그분. 대체 어떤 사람인가요?”

 “어….굉장히 사람들을 잘 챙겨주고 잘 웃어주고 하지만 어떨 때는 반전매력이 보이는 사람이에요.”

 “이렇게만 들어도 대단한 분이신 것 같네요! 그 분 이름 한번 불러볼까요??!!”

 “로운 오빠 나와주세요!!!”

 

 ‘엥? 나?’ 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나의 눈이 확장되었다.

 그녀가 나의 이름을 부르자 마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나로 향했다. 특히 옆에 있던 실용음악과 재승이가 내 귀를 향해 음이 들쑥날쑥한 웃음소리 때문에 더 혼란스러워졌다. 그리곤 우담이가 내 어깨를 잡고 손수 무대까지 데려다줬다.

 

 “여리야…? 이거 무슨 상황이야?”

 “오빠는 몰랐을 수 있었겠지만 나 오빠 오랫동안 좋아했어. 나랑…만나보지 않을래?”

 “우와~~~!!!! 받아줘! 받아줘! 받아줘! 받아줘!”

 

 나는 또다시 그 분위기에 휩쓸려 있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되는 반면 사람들이 저런 함성을 보내니 나는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난 한마디 뱉었다.

 

 “나 좋아하는 사람 있어. 미안.”

 

 나의 한 마디에 차갑고 싸한 분위기가 온 무대와 관객들에게까지 퍼져갔다. 한마디로 갑.분.싸.

 나는 나의 마이크를 진행자에게 넘겨주고 무대를 내려왔다.

 

 “….저 갈게요.”

 “아,알겠습니다…네…하하 굉장히 머쓱하게 끝났네요 하하.”

 

 그 뒤로 이 상황을 무마시키려는 진행자의 다급한 멘트들이 내 귀를 거슬리게 했다.

 터벅터벅_ 나를 따라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왜?”

 “왜 그랬어요?”

 “뭐가.”

 “저기 저 무대 위에서 왜 그랬냐고요.”

 “난 내 마음을 말했을 뿐이었는데 무슨 문제가 있는 거야?”

 “그럼 저한테 왜 잘해줬어요? 왜 항상 여리야 여리야 다정하게 부르고 저 힘들 때 캔커피 갖다주고

 오빠도 나 찾아줬었잖아요. 왜 사람 마음 헷갈리게 하는건데 왜!!!!”

 “여리야.”

 “왜요..”

 “나는 사람 대 사람으로 필요한 배려와 호의를 줬을 뿐이고 그걸 관심이라고 착각한 건 너 아니야? 그니까 좀 가줄래. 이제 사람 대 사람으로써 주는 배려조차 못 해줄 것 같으니까.”

 

 나는 그녀에게 상처였을 뻡한 말을 내뱉고 뒤돌아섰다. 미안하긴 하지만 후회되진 않는다.

 그러고 가려는 찰나

 

 “…..가지마”

 “……..”

 “가지마요 오빠…”

 

 그녀가 나에게 입을 맞췄다.

 그녀는 느리고도 빠르게 내 입에 살며시 그녀의 입을 맞춰왔다.

 따뜻한 온기가 나의 입술에서 느껴졌고 미세한 떨림과 움직임이 느껴졌다.

 

 “하 진짜….좀 깔끔하게 가자했는데”

 “여리야”

 “네?”

 

 나는 그녀에게 귓속말로 한 마디 했다. 그리곤 바닥으로 주저앉는 그녀. 내 말이 그렇게 충격적이었나…

 

 “꺼져 여리야”

 ————————————————————————————————————————

 여주 시점

 

 “하…부를까…”

 

 나는 현재 초라하다면 초라한 작은 포장마차 안에서 그를 부를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

 

 “그래도 졸업 축제인데…부르면 민폐겠지?”

 

 그러면서 한 잔 한 잔 알코올을 내 몸에 주입하다보니 어느새 온 몸이 뜨거워졌고 볼은 터질듯이 빨갰다.

 나는 오랫동안 밖에 있어서 차가워진 나의 손으로 내 볼을 꾹꾹 눌렀다.

 

 “아 몰라…! 그냥 마시지 뭐. 요즘 애들은 혼술이 유행이던데.”

 

 그 말을 내뱉고 굉장히 늙은 느낌이 티가 나 그때부터 나는 빠르게 술잔을 넘겼다.

 알싸한 알코올이 내 목을 타고 흘러내릴 때 나는 알 수 없는 희열감을 느꼈다.

 내 발 끝부터 알코올이 지배하는 느낌에 나는 조금씩 정신을 잃었고 몽롱해졌다.

 결국에는

 

 “캬~~좋다!!”

 

 취해버렸다.

 주량이 세지도 않은 내가 이렇게나 마신 이유가 무엇일까?

 현이 잘 살고 있어서?

 직장 상사 때문에?

 아님…..

 

 “아이 그럼 자존심 상하는데…푸후..~”

 “아이구 아가씨, 우리 이제 장사 끝났는디 이제 가유.”

 “네에?? 이렇게나 빨리요??”

 “아가씨 많이 취해보이는디…올만한 사람 없어유?”

 “올만한 사람이라…풉 있는 거 같긴 한데…”

 

 나는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정신을 붙잡고 핸드폰을 잡았다.

 계속 손이 미끄러졌지만 굴하지 않고 계속 도전했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의 번호를 눌렀고 그에 맞춰 듣기 좋은 컬러링 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어? 받았다.

 

 “우리 댕댕~~~누나 좀 데리러 와라.”

 “하..또 어디서 술 먹고 있는데.”

 “이거 이거. 누나 걱정해주는 거야? 내 새끼 착하네…”

 “내가 언제부터 누나야 새끼였는데. 그건 둘째치고 누나야 지금 어딘데?”

 “어…여기가…”

 

 나는 천천히 그에게 내 위치를 알려주었다.

 탄식을 내뱉는 그 때문에 살짝 짜증이 났지만 나는 착한 사람(?)이기 때문에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는 또 거기냐며 궁시렁거렸다.

 치….자기가 소개해준 곳이면서.

 

 

 

 

 “빨랑 와라 우리 댕댕이….!”

 “누나나 정신 붙들고 있어라, 어디 잡혀가지 말고-…”

 “알겠어!”

 

 나는 전화를 끊고 그가 오기를 기다리며 초록병 안에 남아있던 술을 천천히 비워내기 시작했다.

 차가운 밤공기, 따뜻한 포장마차 안, 쓴 술.

 그리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나.

 내가 살짝 부끄러워지긴 했지만 뭐 어때.

 그때의 그가 말해줬던 것처럼 난 아직 어리니까.

 아직 완벽한 어른이 아니니까.

 그리고 그럴 수가 없는 그저 인간이니까.

 

 “누나야-!”

 “어 왔어?”

 

 그는 숨을 가삐 몰아쉬었다.

 뛰어온 것인가? 그의 얼굴 주변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왜 뛰어왔엉…걸어오지..”

 “몇병이나 마셨노…그리고 젋은 여자가 혼자! 이런 밤에 막 마셔도 되나!”

 “뭐 어때..네 눈엔 내가 어려보일진 몰라도 나 나이 어느정도 먹은 사람이야. 아무도 안 훔쳐가.”

 “뭔 어른이고. 아직 애기다 애기.”

 “뭔 애기 타령이야. 그래서 말인데 나 집 좀 데려다 줘.”

 “생각보다 멀쩡한데 뭐.”

 “그래서 나 혼자 두고 갈 거야…?”

 

 전매특허 고양이 눈을 어쩔 수 없이 썼다.

 정말 다리가 후들거리고 걷지 못할 거 같으니까.

 

 “알았다 알았다. 데려다 줄게. 인나라.”

 ”히히 알겠엉.”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나에게 들을 보여줬다.

 나는 그의 등에 폴짝하고 올라가 그의 뒤에 업혔다.

 

 “우리 댕댕 뒤에 타고 가는거 오랜만인걸..!”

 “누나 좀 가만히 좀 있어라, 두고 간다!!!”

 “아 미안 미안 알겠어…”

 “누나는 뭐 맨날 술이고. 혼자 술 마실 거면 집에서 마셔라, 집에서.”

 “집에서 마시면 너 못보잖아.”

 “뭐?”

 

 

 그는 그의 고개를 살짝 나에게 돌렸다.

 하지만 나는 취한 정신에 용기가 많아졌는지 당황하지 않고 나의 말을 이어나갔다.

 

 “나 취하면 데려올 사람 너밖에 없으니까. 그럴 때마다 바쁜 네 얼굴 좀 볼려고.”

 “…….누나 필름 끊겨도 기억 잘 나나?”

 “응. 나는 특이하게 기억 잘 나던데 왜?”

 “그럼 이것도 기억해라.”

 

 그는 나를 등에서 내리게 만들더니 나의 얼굴을 덥석 잡았다.

 당황한 나는 뒷걸음질 했지만 그만큼 그가 나에게 더 다가왔다.

 

 “뭐,뭐하는….”

 “누나, 내 많이 기다렸는데 언제 받아줄끼고, 내 고백. 나 진짜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생각하는데. 지금도 아니다 싶으면 지금 나 쳐내고, 좋다 싶으면…가만히 있어주라.”

 “ㅁ,뭔..읍-..”

 

 그가 나에게 입을 살며시 맞춰왔다. 그의 복숭아 향이 나의 코를 달달하게 감싸왔고 나의 입술은 그에 맞게 복숭아 향으로 채워졌다. 그는 부드럽게 내 입술을 덮었고 때론 강하게 내 입술의 깊은 곳을 탐했다. 나도 그에게 응했다. 나는 그의 목 뒤로 내 팔을 감았고 점찮치 않게 놀라보인 그가 몸을 흠칫하고 떨었다. 그의 반응이 귀여웠던 나는 살짝 미소를 지은 뒤 우리는 누구 먼저 할거없이 서로를 더 진하게 탐했고 서로를 느꼈다. 우리는 입술을 땐 후 서로의 눈을 쳐다보았다. 달달한 분위기, 달달한 공기, 그리고 달달한 남녀. \

 모든 삼박자가 맞는 이 순간. 나는 너무 행복했다.

 

 “댕댕아-.”

 “…..”

 “댕댕아, 좋아해”

 

 나는 그의 머리를 가볍게 쓸어넘겼다. 그 순간 보이는 숯같이 검은 눈썹, 작지만 깊이 있는 눈, 오똑한 코, 복숭아같이 탐스런 입술. 그리고 예쁘게 말아 올라가는 입꼬리.

 우리는 다시 눈을 맞췄다.

 

 “너도 내가 지금 싫다면 나도 기다려줄게. 한달이 됐든, 일년이 됐든, 기다려줄게. 나랑 사귀자 댕댕아.”

 “하아….진짜 누나 뭔데..”

 

 그는 자신의 머리를 나의 어깨에 위치시켰다.

 뜨거운 그의 이마의 온도가 나의 어깨를 통해 느껴졌다.

 

 “좋다 누나야. 내랑 사귀자. 사귀자 누나야.”

 

 그는 나의 손을 따듯하게 감싸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뜨거운 두 눈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서로의 손에 깍지를 끼고 맞닿은 손의 온기를 느끼는 날이 왔으면 하며 꿈꾸기만 했었는데.

 

 “댕댕아.”

 “응?”

 

 그는 순진한 눈으로 나에게 질문했다. 하지만 나의 속 뜻은 그런게 아니었다. 나의 한마디는 그가 오해할만한 소지를 담기에 충분했다.

 .

 .

 .

 “내 집에서 라면 먹고 갈래 댕댕아?”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 댕댕아, (단편) 2019 / 10 / 10 318 0 1121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