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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사랑받는 앨리스
작가 : 나쵸흑진주7
작품등록일 : 2019.10.6

나는 왜 사랑받지 못할까. 예쁘지 않아서? 조신하지 못해서? 사랑받는 저 아이는 정말 부럽다.
이런 고민을 달고 살던 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모든 남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앨리스'라는 소설 주인공에 빙의해버렸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것은 새로운 삶을 맘껏 즐기는 것 뿐!

그런데, 나를 방해하는 유일한 인간 단 하나. 헤일리 페리어트.

너, 도대체 나한테 왜이러는건데?!

(모든 남자들에게 사랑받는 여주) (초반 죽음 있음) (죽어도 계속 회귀하는 여주) (순둥순둥 예쁜 귀족남주) (폭군 집착 황태자 남주)

 
5화. 아카데미의 퀸
작성일 : 19-10-09 11:58     조회 : 192     추천 : 0     분량 : 4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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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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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화. 아카데미의 퀸>

 

 

 

 이 시대의 마차는 승차감이 상당히 별로였다. 차라리 출퇴근 시간 만원인 시내 버스가 그리워질 지경이라니.

 나는 구토감이 밀려오는걸 꾹 참았다.

 

 “아가씨. 다 왔습니다.”

 

 때마침 마차가 멈춰섰다. 과장하지 않고 정말 토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얼른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었다. 나는 문을 열려고 급박하게 손을 뻗었다.

  그러나 문은 내 손이 닿기도 전에 활짝 열렸다.

 

 “환영해. 앨리스.”

 

 문이 열림과 함께 오전의 햇살이 마차 안으로 쏟아져 내렸다. 시원한 바람이 마차 안을 돌았다.

 햇빛을 등진 남자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역광이라 남자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마디마디가 굵고 다부진 손이었다.

 

 “누구세요?”

 

 당연히 시엘이 마중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들리는 목소리는 시엘보다 더 굵고 낮은 음성이었다.

 

 “이런. 앨리스. 아팠다더니 금새 나를 까먹은거야?”

 

 그가 엉거주춤 뻗은 내 손을 잡았다. 따듯하고 단단한 온기가 느껴졌다.

 그가 나를 조심스레 당겼다. 마차에서 내리니 남자의 얼굴이 환하게 보였다.

 남자는 내가 올려다봐야할 정도로 키가 컸다.

 살짝 곱슬거리는 갈색 머리카락, 끝이 예쁘게 올라가 자칫하면 날카로워보이는 눈. 쭉 뻗은 코. 유난히 도톰한 아랫입술. 그을린 피부.

 나는 당연히 예감했다. 이 남자도 이 소설속의 등장인물 중 하나구나. 이국적이지만 훤칠하게 잘생긴 외모였다.

 

 “뭐야. 정말 나 기억 안 나?”

 “어…그게…”

 “이야. 이거 진짜 서운한데?”

 

 그가 짐짓 우는 척을 했다.

 기억해야 한다. 이현정. 기억해내라. 도대체 누구지?

 앨리스가 아카데미에 등장하자마자 나타나는 남자. 훤칠한 외모. 큰 키. 다부진 몸. 아…

 

 “러셀류드?!”

 “이제서야 기억이 난거야?”

 

 그가 환하게 미소지었다. 그의 미소는 병아리빛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진짜 등장인물들의 외모가 치사량을 넘어섰다.

 

 “장난 친거야.”

 “아니던데. 정말 모르는 눈치던데?”

 

 그가 능글맞게 나를 약올렸다. 나는 뾰로퉁한 표정을 지었다.

 

 “농담이야. 앨리스가 나를 까먹을리 없지.”

 

 러셀이 내 볼을 콕 찔렀다.

 

 “앨리스는 언제봐도 귀엽다니까.”

 

 그가 능글맞게 웃었다.

 러셀은 앨리스의 사촌이다. 하지만 피가 섞인 관계는 아니었다.

 원래 그는 시장통에서 자란 고아였다. 시장통 어귀에서 친구들과 목검을 가지고 놀던 러셀을 앨리스의 백부가 발견했다.

 백부는 그의 호전적인 성격과 몸놀림을 보고 반해 단숨에 그를 양아들로 받아들였다.

 

 “짐은 저게 다야?”

 “응.”

 

 아카데미는 필수적으로 기숙사 생활을 해야한다. 그래서 짐을 이것 저것 실어왔더니 꽤 쌓였다. 조안나와 몇몇 시중들이 내 짐을 실어날랐다.

 

 “들어가자. 다들 너를 궁금해해.”

 “나를? 왜?”

 “정말 모르는 거야 모르는 척 하는거야?”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러셀은 그게 나답다며 또 웃었다.

 

 나는 그의 안내를 따라 아카데미 안으로 들어왔다.

 아카데미는 긴 작사각형 모양이었다.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을 연상시키는 정문을 지나 들어오니 드넓은 정원이 펼쳐져있다.

 정원은 세로로 긴 형태였다. 그 가운데는 아기 천사가 나팔을 불고 있는 분수가 있고 곳곳에 벤치가 놓여있었다. 같은 학생으로 보이는 애들이 그곳에 앉아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얀 비둘기가 햇빛을 받아 싱싱하게 빛나는 풀 위를 돌아다녔다. 한국에서 비둘기는 혐오의 상징이었는데. 이곳에선 정말로 평화를 이룩해주는 것 같았다.

 클래식 음악이 어렴풋이 들릴 것만 같은 곳이었다.

 

 “우와…”

 “대단하지?”

 

 건물은 정원을 감싸고 있는 형태였다.

 긴 정원을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바로 계단이 나왔다. 실내에선 꽤 많은 아이들이 나와 러셀을 둘러쌌다.

 

 “쟤가 앨리스야?”

 “정말 예쁘다.”

 

 그런 소리가 들렸다. 어쩐지 우쭐해졌다.

 이 몸은 원래의 내 모습이 아니긴 하지만, 뭐 어때.

 

 “기숙사는 어디죠?”

 

 뒤에 있던 조안나가 내 짐을 한가득 안고 물었다. 러셀이 길을 안내했다. 계단으로 가지 않고 그대로 질러가니 또 다시 문이 나왔다.

 문을 열고 나가면 운동장이 있었다. 띄엄띄엄 몇몇 남자애들이 목검을 들고 겨루기를 했다.

 

 “우와. 이곳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곳이야?”

 “보통 남자들만 사용하지.”

 “…왜?”

 “앨리스는 모르는게 많네. 내가 하나하나 알려줘야겠어.”

 

 정말이지 아카데미는 광활했다. 괜히 귀족들만 다니는 곳이 아니었다.

 타고 온 승차감이 매우 구리던 마차가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어지러워서 비틀거리니 러셀이 나를 부축했다.

 

 “아직 몸이 다 나은게 아니니 조심하도록해.”

 “고마워.”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이들이 나와 러셀이 걷는 길을 웅성대며 따라왔다.

 

 “왜들 자꾸 따라오는거야?”

 “글쎄. 앨리스.”

 

 러셀이 어깨를 으쓱했다.

 말하는 사이 운동장을 거의 다 지났다. 그 뒤로는 2층짜리 건물 두 동이 자리했다. 한 곳은 여자 기숙사고, 다른 한 곳은 남자 기숙사였다.

 그 사이에는 나무가 빽빽하게 작은 숲을 이루었다. 갈림길에서 러셀이 멈춰섰다.

 

 “여기까지. 난 그곳으로 갈 수 없으니. 조안나. 앨리스를 부탁해요.”

 

 러셀이 손을 흔들었다.

 나는 조안나와 함께 기숙사로 들어왔다. 앨리스의 집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고딕 양식의 멋은 그대로 살아 있었다.

 나는 방을 찾아 두리번 거렸다. 애들이 모두 문에 달라붙어 내 쪽을 힐끔댔다. 가늠해보니 한 방에서 두 명씩 자는듯했다.

 

 “아가씨. 아가씨의 방은 이쪽인가봐요.”

 

 조안나가 짐을 들고 허둥댔다. 나는 조안나가 부르는 곳으로 갔다.

 내 룸메이트는 어떤 친구일까. 묘하게 긴장되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다.

 

 “…어?”

 

 넓은 방은 텅텅 비었다. 단조로운 책상과 침대가 떡하니 있긴 했지만 누군가 있었던 흔적은 없었다.

 

 “왜요 아가씨?”

 “다들 이인실을 쓰는 것 같던데. 왜 나는 혼자 쓰는거지?”

 “아 그거 러셀 도련님께서 친히 부탁하셨다고 들었어요.”

 

 조안나가 내 짐을 내려놨다. 문제 없다는 듯 말하며 옷장에 옷을 거는 그녀였다.

 

 “러셀이요?”

 “네. 아가씨가 아프셨다고하니 아카데미 측에서 특별히 허락했나봐요.”

 

 뭐, 그럴 수도 있겠지. 귀족들이 다니는 아카데미란 한국의 공립학교 같은 곳이 아니었으니까.

  나는 작게 끄덕이며 창가로 향했다. 창문을 활짝 열었다. 먼지가 빨려나가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아직은 날이 차요. 잘때는 꼭 닫고 주무셔야합니다.”

 “걱정마. 내가 애도 아니고.”

 “어머 아가씨. 그런 말씀 마셔요. 저에게는 아직 아기인걸요.”

 나는 조안나의 호들갑에 손을 내저었다. 그리고는 짐을 마저 풀었다.

 

  한 시간 뒤부터 수업이 시작한다. 심장이 기분 좋게 콩콩 뛰었다.

 원래 이현정이었던 나는 새학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새학기가 되면 필연적으로 같이 딸려오는 게 있다. 바로 짝궁 뽑기였다.

 나랑 짝꿍이 된 애들은 대놓고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인사를 해도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그런 기억들이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지금의 난 다를거야.

 앨리스는, 아닐거야.

 

 

 “아가씨. 빨래감이 생기면 이 곳에 넣어두셔요. 제나가 치울테니까요.”

 “응? 제나가 누구야?”

 “새로 들어온 시종이에요.”

 

 조안나가 천으로 덮힌 작은 상자를 문 옆에 두었다.

 "하지만 아카데미에서는 여학생당 한 명씩의 시종만 데려올 수 있다고 했잖아."

 “아마 그것도 러셀 도련님께서 부탁하신 모양이더라구요. 빨래와 청소같은 궂은 일은 새로 온 두 명의 시종에게 맡기고 저는 아가씨를 곁에서 더욱 극진히 돌봐드리기로 했어요.”

 

 웃기게도 이 아카데미는 남자애들에겐 야망을 가지는 법을 가르치고 여자애들은 수긍하는 법을 배우게 했다. 게다가 이번에는 황태자비의 간택까지 겹쳐 신부수업도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래서 여학생들은 한 명의 시종만 데려오는 것이 가능했다. 여학생들에게 최대한의 집안일을 가르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시종이 두 명이나 더 붙는다고 했다. 이건 분명한 특혜였다.

 러셀의 호의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아카데미에 그런 부탁을 할 수 있는 러셀은 도대체 어떤 인간인거지?

 

 *

 

 “앨리스는 몸이 약하니 여러분들이 주의깊게 살펴주도록 해요.”

 

 수업 시작 전 선생님께서 내 소개를 짧게 했다.

 나는 교실을 빙 둘러봤다. 고작 해야 30명 정도가 있었다. 남자애들이 눈을 반짝이며 나를 봤다.

 

 “앨리스. 우리는 첫날에 했는데. 간단히 자기 소개만하고 들어갈래?”

 “어… 안녕. 나는 앨리스 드 마리아나야. 만나서 반갑고 잘 지내자.”

 

 내가 제일 싫어하는게 자기소개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이현정이 아니다. 그때와는 다르다. 무관심속에서 인사하는 게 아니었다.

 남자애들 몇몇이 장난스레 일어나서 박수를 쳤다.

 

 “앨리스! 혹시 필요한게 있음 내게 말해!”

 

 머리가 짧은 남자애가 소리쳤다. 그러자 남자애들 몇몇이 앞다투어 내게로 왔다. 그들은 에스코트를 하듯 손을 내밀었다.

 

 “숙녀는 혼자서 길을 걸으면 안돼.”

 

 이름도 모르는 남자애의 손을 잡고 자리로 왔다.

 이런 극진한 대접은 정말 처음 겪는 것이라 어떻게 반응해야할지도 몰랐다.

 남자애가 의자까지 빼주었다. 왠지 그런 상황에서는 철푸덕 앉는 것도 예의가 아닐 것 같았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몸가짐을 바르게 하며 자리에 앉았다. 기분이 좋은 동시에 불편했다.

 

 “꺄아악!”

 

 그때였다. 비명과 함께 뭔가가 우르르 쏟아져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떤 여자애가 의자 밑으로 쓰러져 있었다.

 

 “어지러워.”

 

 여자애들 몇명이 그녀에게로 달려갔다. 나도 그 애를 부축하기 위해 다가가니 남자애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앨리스는 가만히 있어.”

 

 순식간에 교실이 시끄러워졌다. 선생님이 헤일리에게로 달려갔다.

 

 “헤일리 괜찮아?”

 “…못 일어나겠어요.”

 

 

 헤일리라는 애가 머리를 짚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헤일리… 그 이름에 손끝이 반응했다.

 나는 저 애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헤일리는 이 소설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이다.

 윤기가 나는 검은 머리카락이 그녀의 얼굴을 가렸다.

 

 “일어나서 의원에게 가보자.”

 

 선생님이 그녀를 부축해 일어났다. 헤일리가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아이들의 관심이 순식간에 나에게서 헤일리에게로 넘어가버렸다.

 그녀가 일어나며 검은 머리칼이 스르륵 제자리를 되찾았다.

 

 헤일리와 시선이 마주쳤다.

 

 벼려진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이 나를 향했다.

 

 나는 직감했다. 지금부터가 이야기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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