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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흔들림
작가 : 강이안
작품등록일 : 2019.9.5

사랑 앞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흔들리는 남녀주인공의 이야기를 엮어보려 노력했습니다. 재미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흔들림 28
작성일 : 19-10-07 09:36     조회 : 357     추천 : 0     분량 : 2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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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진우 씨, 할 말이 있어요.”

 말을 꺼내놓고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망설였다. 아이에 대해서 물어볼까? 아니다. 이미 마음을 굳혔다. 아이가 있으면 어떤가, 라고 다잡았다. 이제 와서 더 이상 핑계를 대지 말자. 그에게 내 뜻을 전달하는 거다.

 “식사 나왔습니다.”

 종업원이 밥과 찌개를 가져온다. 음식이 모두 놓일 때까지 잠시 말을 멈췄다.

 “맛있게 드세요.”

 손님이라곤 우리 둘 뿐이다. 진우 씨가 하얀 쌀밥이 담긴 공기 뚜껑을 열어 옆에 두고 숟가락을 들려다 내가 미동을 하지 않자 손을 멈추고 기다린다. 이제 말을 꺼내야 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평생 묻어두고 살아야 할 것이다.

 “진우 씨, 우리가 서로 알고 지낸지 6개월 정도 됐나요?”

 그가 머리를 긁적인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했거나 아님 날짜를 세고 있는지도.

 “그 정도 됐죠. 사진 모임에서 은정 씨를 처음 본 게 봄에서 여름 넘어가는 시기 어디쯤이었을 겁니다.”

 “진우 씨 이전에 누군가와 교제해본 적이 없어요.”

 목이 말라온다.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싶었지만 말이 끊어지지 않도록 참았다.

 “흔히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그렇지만 제 첫사랑은 마지막 사랑이 되길 바라고 있어요.”

 “∙∙∙∙∙∙.”

 ‘첫사랑’이라는 단어를 내뱉고 나니 그 무거움이 느껴진다. 그가 말이 없다. 그 역시 우리 사이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꼈을지 궁금하다.

 “진우 씨 덕분에 연애라는 걸 해보게 됐죠.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경험해보는 둘이 함께한다는 관계. 그로 인해 느꼈던 감정이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었어요. 하루하루가 눈물 나게 감사하고 행복했어요. 과욕이라고 해도 상관없어요. 저는 정말 진우 씨를 놓치고 싶지 않아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다. 엉거주춤 일어섰다. 테이블 옆으로 움직여 대각선으로 그를 보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다들 결혼 프러포즈를 할 때 그렇게 하더라. 물론 주로 남자 쪽에서 그러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대로 하더라도 무슨 상관이랴. 살면서 그럴 수 있다는 게 오히려 특별하겠지. 이럴 거면 반지도 준비했어야 했다고 후회가 들었지만 이미 늦었다. 나중에 근사한 걸로 준비해서 그에게 전달할 거다.

 “진우 씨, 우리 오래 만났다고 할 수 없겠지만 서로를 제대로 알 만큼 시간을 보냈다고 봐요. 살면서 이런 확신을 가져본 적 없어요. 진우 씨가 하늘이 정해준 인연이라고 믿어요. 진우 씨, 평생 저와 함께 해줄래요?”

 그가 심한 충격을 받은 걸 하얗게 질린 얼굴 위로 드러나는 표정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같이 점심 먹자고 해놓고 갑자기 내가 이런 식으로 결혼신청을 하니 그가 놀랄 수밖에 없을 거다. 안다. 내가 이런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렇지만 지금 이게 내 진심이다. 그와 평생 함께 하고 싶다. 그가 옆에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다. 나중에 후회한다 하더라도 상관없다. 지금은 그저 그와 단단한 끈으로 묶여지길 바랄 뿐이다.

 그가 전신이 마비된 듯 꼼짝 못하고 가만히 있는 사이 머릿속으로 온갖 상념이 스친다. 사진 동호회 모임에서 처음 그의 뒷모습을 마주했던 순간, 엉망이 된 얼굴로 그의 손에 이끌려 화장실로 가던 내 모습, 내 몸을 만져주던 그의 손길, 우리 머리 위에서 빛나던 수많은 별들. 그와 가까워지고 난 후 하루에도 여러 번 감정의 변화를 겪고 그런 경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탄했다. 어쩌면 살면서 한 번도 겪지 못할 거라 체념했던 모든 일들이 내 삶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꿈만 같았다.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았다. 하늘이 허락해준 이 한 번의 기회. 꼭 부여잡고 절대 놓치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그가 힘에 겨운 듯 억지로 다리를 일으키더니 다가와 내 어깨를 잡아 일으킨다. 내 시선은 그의 얼굴 위로 고정되어 있다. 그가 꺼낼 말을 기다린다. 이미 내 카드는 모두 펼쳐졌다. 이젠 그가 선고할 말을 기다릴 뿐이다. 그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린 그대로다. 내가 너무 심한 충격을 준 게 아닌가 걱정이 된다. 그가 너무 놀라지 않았으면 하고 내심 바랐다.

 “은정 씨.”

 그가 꺼낼 다음 말을 기다린다. 이 순간만큼은 일 초가 일 년 같다. 바로 그의 머릿속을 헤집고 들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았으면 좋겠다. 그의 입술이 흔들린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그. 지금 바로 응답을 받지 못해도 좋다.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면 줄 용의가 있다. 예상치 못한 프러포즈를 받았으니 그도 혼란스럽겠지. 그에게 미안하고 하얗게 질려버린 표정이 보기 안쓰럽다. 진우 씨, 내 속마음을 모두 펼쳐 보였어요. 이제 당신 차례에요. 진우 씨가 가슴에 품고 있는 걸 보여줘요. 나, 나름 나쁘지 않은 사람이에요. 진우 씨와 인연이 된 걸 그저 감사하게 받아들이며 살게요. 잘 할게요. 기회를 줘 봐요. 최선을 다해 아끼고 진심으로 섬기며 노력할게요. 진우 씨, 사랑합니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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