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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슈퍼비틀
작가 : 백점토끼
작품등록일 : 2019.8.31

슈퍼비틀이라는 사슴벌레에서 발견한 당뇨병 완치제(GLP-K2 유사체)를 강탈하려는 일본과 한국 정보기관의 흥미진진한 대결이 펼쳐집니다.

 
제21화 - 14.8cm
작성일 : 19-10-07 08:33     조회 : 204     추천 : 0     분량 : 3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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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창정은 헐레벌떡 계단을 오른 후 7층 아파트 복도를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서려는 순간 거실에서 밥상을 치우려던 아내와 눈이 마주쳤다. 창정은 긴장된 표정으로 아내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왜요?"

 "아, 아니야. 밥 먹었어?"

 "응! 방금. 설거지 좀 해놓지. 늦게까지 어딜 다녀와요?"

 "어, 병식이 사육장에"

 "밥은요?"

 "아냐 괜찮아. 먹고 왔어."

 "일이 많이 힘든가 봐요. 어휴 옷 다 버렸네."

 창정의 신발과 옷은 흙투성이었다.

 "어! 좀 그렇더라 일이."

 "지금 세탁기 돌릴 거니까 어서 벗어요."

 "어 알았어. 수영이는?"

 "응 세빈이 집에 갔다가 지금 오는 중이래."

 창정은 아내와의 대화를 마치고 작은 방으로 급히 들어갔다. 키보드 위에는 새벽에 두고 나온 유서가 그대로 있었다. 다행히 아내는 유서를 보지 않은 것 같았다. 창정은 이 모든 상황에 감사했다. 오늘 하루만 감쪽같이 덜어내면 삶은 모두 정상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창정은 병식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병식아!"

 "어 창정아! 밤 늦게 우짠일이고?"

 "니 내일 어디 안 가제?"

 "어. 일해야지 가기는 어디가?"

 "니 전에 사슴벌레 큰 거 얼마한다 그랬어? 한 십 센치 되는 거."

 "와? 니 살라꼬? 돈 있나? 크크크크크."

 "장난치지 말고"

 "1억. 일본에서 1억에 팔렸다카데."

 "그기 정확히 몇 센치고?"

 "십일센친가? 그쭘 되끼다. 근데 와? 와그라는데?"

 "아이다. 그거 진짜제?"

 "그라모. 내가 신문에서 봤~다. 아! 사육장에도 그 신문 있을끼다 아마."

 "어. 알았다. 고맙다. 내일 아침에 보자. 내 일찍가께."

 "어. 그라자. 잘 자라이."

 창정은 안경통을 살짝 열어보았다. 입이 저절로 벌어지고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정말 엄청나게 큰 사슴벌레였다. 너무 좋아서 '와! 씨발! 미치겠네!'라는 말이 계속 나왔다. 안경통을 서랍 안에 잘 넣은 후 더럽혀진 옷을 세탁기에 넣었다. 창정은 화장실 문을 잠근 후 방에서 가지고 나온 유서를 폈다. 유서를 다시 자신의 손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몰랐다. 창정은 유서를 잘게 찢어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렸다. 목숨을 버리는 대신 유서를 없애는 걸로 혼란스러웠던 하루를 마무리했다.

 샤워기를 틀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따뜻한 물이 나왔다. 샤워를 할 때마다 늘 온수도 제대로 안 나오는 낡은 집이라 짜증이 났는데 오늘은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온몸을 적시는 따뜻한 기운이 절망에 떨었던 하루를 깨끗이 씻어 내리는 것 같았다. 하루동안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모두 꿈만 같았다. 세상이 자신의 편이된 것 같아 뭐든지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로또 1등에 당첨되어 아무도 모르게 당첨금을 받으러 가는 흐뭇한 상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런 기분과 다르지 않았다. 무엇보다 수영에게 떳떳한 아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제일 기뻤다.

 

 * * *

 

 다음 날 아침 일찍 사슴벌레의 사진을 찍었다. 손바닥 위에서, 휴대폰 옆에서, 그리고 세워서, 눕혀서 창정은 온갖 각도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녀석이 책상 위를 걸어다니는 모습을 동영상으로도 촬영했다. 돈이 급했기 때문에 빨리 온라인으로 팔고 싶었다. 창정은 아침 설거지를 끝낸 후 안경통을 들고 곧바로 병식의 사육장으로 갔다.

 병식이는 사육장 안에서 사슴벌레 먹이를 주고 있었다.

 "창정이 왔나?"

 "야 병식아! 그거 놔두고 이리 함 와봐라"

 "먼데?"

 "빨리! 빨리!"

 창정은 제품을 포장하는데 사용하는 좁고 길다란 테이블 위에 안경통을 놓았다.

 "니! 이기 먼지 아나?"

 "이거? 안경이지. 와?"

 "니 놀래지 마라."

 "먼데 그라는데? 안경에 금테라도 둘렀나?"

 창정은 천천히 안경통을 열었다. 병식은 창정과 사슴벌레를 번갈아 쳐다보며 눈을 껌벅거렸다.

 "이기 머~꼬?"

 "뭐기는 새끼야! 사슴벌레 아이가?"

 병식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놀란 눈으로 사슴벌레를 집어서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야? 이거 장난감이제? 이렇게 큰 게 어딨는데?"

 “뭐라카노? 진짜 사슴벌레다.”

 “진짜? 와! 이기 어디서 났는데?”

 "이거? 어, 이거 어제 꿈에 할매가 보이길래 산소에 갔는데 산소 앞에 떡 앉아 있더라고. 깜짝 놀랬다 아이가."

 창정은 차마 생의 마지막 날 자신의 볼을 꼬집은 놈이라는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조금 꾸며지긴 했으나 할머니가 보였던 건 사실이었다.

 "어? 어? 이거 진짜네? 머가 이리 크노?"

 "나도 씨발! 깜짝 놀랬다 아이가? 니 이리 큰 거 본 적 있나?"

 "이리 큰기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이고? 너거 할매가 꿈에 오셨다꼬? 야! 너거 할매 진짜 신통하다. 와~ 씨바 진짜 크네."

 "참! 니 신문 있다 그랬제?‘“

 “어. 있지”

 “그래? 자도 있으면 함 가져와봐라"

 잠시 후 병식은 책상 서랍을 뒤적거리더니 신문 한 장과 2m짜리 줄자를 가져왔다. 신문에는 커다란 사슴벌레 사진과 함께 11센치짜리 사슴벌레가 1억에 팔렸다는 기사가 분명히 적혀 있었다. 창정은 줄자를 쫙 펴서 사슴벌레 옆에 놓았다.

 "와! 씨발! 14.8센치다. 대박이다 이거."

 병식은 함성을 질렀다. 14.8cm! 집게 끝부터 배 끝까지 정확하게 14.8cm였다. 병식은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몇 번을 다시 쟀지만 14.8cm가 분명했다. 창정은 스마트폰을 컴퓨터에 연결하고 찍어온 사진과 동영상을 병식의 계정으로 올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병식은 자신이 하던 일을 까마득히 잊은 채 창정의 옆에 앉아 컴퓨터와 사슴벌레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제목을 머라하꼬?"

 둘은 한참을 토론한 후에야 이 괴물 같은 사슴벌레를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수식어를 동원해서 제목 란에 넣을 수 있는 100자를 가득 채웠다.

 "14.8cm!!!!/대대대대박/전세계에서가장큰괴물사슴벌레/인류역사상최고의발견/오직단한분께만기회를드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문구를 지은 듯 둘 매우 흡족해 했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을 결정할 차례였다.

 "창정이 니 얼마로 시작할낀데?"

 "니는 얼마하면 좋겠노?"

 "1억?"

 "처음부터 너무 비싸면 좀 거부감이 들것 같은데?"

 "그건 좀 그렇제?"

 "한 2천만원으로 시작해보까?"

 창정은 주식으로 날린 돈을 우선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2천만원을 시작가로 정했다. 일본에서 11센치 사슴벌레가 1억원에 판매되었다는 신문기사를 촬영하여 상세페이지에 올릴 것이기 때문에 최종입찰가는 분명히 1억을 넘으리라 확신했다.

 "근데 창정아! 이거 우리가 보관하면서 구경하러 오는 사람한테 돈 받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라고 혹시 모른다 아이가 이기 새끼 낳으면 또 이런 놈이 나올 수도 있고."

 쇼핑몰 작업을 하는 동안 병식이 다른 제안을 했다. 좋은 제안이었지만 창정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창정은 최대한 빨리 돈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병식은 전화연락이 오면 창정에게 알려주기로 했고 창정은 집에서 인터넷으로 올라오는 주문이나 문의 내역을 확인하기로 하고 돌아왔다.

 

 * * *

 

 일본 내각정보조사실의 요원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그들이 컨트롤하는 몇 대의 슈퍼컴퓨터들이 전 세계 모든 쇼핑몰과 블로그 등을 지속적으로 검색하고 있었다.

 "실장님! 찾았습니다."

 실장실에 들어온 다케우치가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사카모토 실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다케우치를 따라 정보를 발견한 요원에게 급히 달려갔다.

 "조금 전 한국에서 오픈마켓 경매로 나온 것입니다."

 요원은 오픈마켓에 올라온 사진과 동영상을 자신들이 가진 3D 데이터와 비교하였고 화면에는 '100% Synchronization' 이라는 결과가 나타났다.

 "스시팀 연결해!"

 신주쿠스시의 홀에서는 혼다와 두 직원들이 어젯밤 조사했던 지역의 GPS 데이터를 보며 추가 조사를 계획하고 있었다. 잠시 후 고성능 스마트기기에 수신 신호가 포착되었고 이어서 사카모토 실장의 모습이 나타났다.

 "슈퍼비틀이 나타났다."

 홀로그램에는 조금 전 내각정보조사실에서 확인된 영상이 나타났다.

 "오늘 현지에 세 명의 요원을 추가로 배치하겠다. 조국의 명운이 걸린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예! 반드시 슈퍼비틀을 들고 본국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본국과의 영상통화가 끝나자마자 혼다는 오픈마켓에 표시된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예~"

 "안녕하세요! 인터넷 보고 전화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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