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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사랑받는 앨리스
작가 : 나쵸흑진주7
작품등록일 : 2019.10.6

나는 왜 사랑받지 못할까. 예쁘지 않아서? 조신하지 못해서? 사랑받는 저 아이는 정말 부럽다.
이런 고민을 달고 살던 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모든 남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앨리스'라는 소설 주인공에 빙의해버렸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것은 새로운 삶을 맘껏 즐기는 것 뿐!

그런데, 나를 방해하는 유일한 인간 단 하나. 헤일리 페리어트.

너, 도대체 나한테 왜이러는건데?!

(모든 남자들에게 사랑받는 여주) (초반 죽음 있음) (죽어도 계속 회귀하는 여주) (순둥순둥 예쁜 귀족남주) (폭군 집착 황태자 남주)

 
2화. 레베카의 처분
작성일 : 19-10-06 16:12     조회 : 191     추천 : 0     분량 : 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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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레베카의 처분>

 

 

 

 여자애가 표독스레 치켜 뜬 눈으로 나를 죽일 듯 노려봤다.

 두 손이 결박되어 있었지만, 그 살기 만큼은 이 공간 안에 자유롭게 퍼졌다. 왜 이렇게까지 앨리스란 애를 싫어하는거지?

 

 “왜? 왜 내가 죽어야해?”

 “뭐?”

 “왜 내가 죽어야하냐구!”

 

 내가 듣기에도 가녀린 미성이었다. 평소 내가 내는 목소리랑 확연히 달랐다.

 앨리스란 아이는 화를 낼때도 무섭지 않았다.

 

 “앨리스. 난 네 얼굴이 너무 싫어.”

 “…”

 “뭘 해도 예쁘잖아. 그치?”

 “무슨 소리야.”

 “난 평생을 너랑 비교 당하며 살았어.”

 

 레베카는 울분을 삭히는 듯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경멸에 찬 눈으로 내 얼굴을 바라봤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넌 평생 모를 기분을 나는 매분 매초 느꼈다고.”

 “그게 왜 내가 죽어야하는 이유인데?!”

 “너만 없으면 되니까!”

 “그만하거라! 레베카의 말은 들어줄 필요도 없다!”

 

 대공이 나섰다.

 분명 딸이랬는데. 나를 보던 대공의 눈빛과 레베카를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달랐다.

 대공은 레베카가 마치 반역죄인이라도 되는 양 굴었다. 한 손으로는 내 어깨를 감싼 채였다.

 아, 나는 그제서야 레베카의 기분을 알 수 있었다.

 

 “난 네가 너무 싫어! 너무 너무 싫어! 나랑 똑같은 짓을 해도 사랑받는 네가 너무 싫어.”

 “…사랑받는 앨리스.”

 

 그제야 기시감이 확신이 되었다. 레베카가 중얼거린 말이 내 기억을 환기시켰다.

 <사랑받는 앨리스>.

 내가 초등학교때 읽었던 소설의 제목이다.

 유치한 내용과 설정에도 인기가 많았다. 게다가 꽤 자극적이었다. 어렸던 나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읽었으니.

 

 “그래. 넌 뭘해도 사랑받잖아.”

 

 레베카는 이제 해탈한듯 했다. 그녀는 텅빈 눈을 하고 중얼거렸다.

 어렸을때 읽은 소설이라 내용이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았다.

 하지만 이 상황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소설의 초반이었다. 얼굴과 마음씨가 고운 앨리스를 질투하는 레베카.

 

 “너는 잘하는 것도 없는 주제에, 모든 이들의 애정을 독차지하지.”

 “…”

 

 레베카. 주인공인 앨리스의 이복동생이다.

 어렸던 나는 소설을 읽으며 대수롭지않게 여겼다. 첫장면이 자극적이라 흥미로웠다.

 오히려 레베카가 나쁘다고, 왜 착하고 예쁜 앨리스를 죽이냐고 분개하기까지했다.

 

 “내 기분, 넌 평생 모를거야.”

 “…아니. 나도 알아.”

 

 하지만 다 자란 나는 알 수 있다. 레베카의 분노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인지.

 어린시절의 나도 혀를 내둘렀을 정도의 딸과 아들에 대한 차별대우. 그리고 무엇보다 앨리스를 향한 대공의 편애 때문에 일어난, 레베카와 나머지 딸들을 향한 잔혹한 홀대.

 대상이 삐뚤어졌을 뿐이다. 레베카의 분노는 정당했다. 하지만 정작 레베카는 그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었다.

 

 “네가 안다고? 너는 나를 죽이는 와중에도, 나를 이해하는 척 하는구나.”

 “레베카.”

 “앨리스. 넌 너무 위선적이야. 이런 상황에서도 말이지.”

 

 레베카가 입술을 비틀어올렸다. 그녀의 눈빛이 내게 날카로운 화살처럼 박혀들었다.

 

 “레베카. 난 너를 죽이지 않을거야.”

 “착한 척하지말라고!”

 

 나는 레베카 앞에 앉았다. 사슬에 묶인 그녀가 발버둥친다.

 

 “사실은 내가 죽일듯이 밉잖아! 나를 싫어하잖아! 이 가증스러운 년!”

 “레베카. 아냐. 난 너를 죽이고 싶지 않아.”

 “아악! 나를 싫어해! 싫어하라고! 난 너를 죽이려고했어. 차라리 눈을 뜨지말지그랬어! 사지가 찢겨도 그 꼴은 보고 죽었어야하는데!”

 

 기어코 레베카는 눈물을 흘렸다. 아이처럼 우는 레베카에게 다가가 눈물을 닦아줄 수도 없었다.

 레베카는 나를 죽일만큼 싫어한다.

 

 “그만하거라.”

 

 대공이 허리춤에 찼던 긴 장칼을 빼들었다. 서슬 퍼런 소리가 났다.

 나는 레베카 앞을 막아 섰다.

 

 “무슨 짓이냐? 나오너라. 앨리스.”

 “아버지. 그러지마세요. 레베카 아직 어리잖아요. 잘 설득하면…”

 “그리 어린 아이가 어찌 제 언니를 죽일 생각을 할까.”

 “제가 잘 타일러볼게요! 제발 칼을 거둬주세요!”

 

 소설의 다음 장면이 우후죽순으로 떠오른다.

 레베카를 베어 죽이는 대공과 그 옆에서 아무 것도 못한 채 엉엉 울기만하는 앨리스. 시엘은 그런 앨리스의 눈물을 닦아준다.

 그리고 악이 사라진 공작저에서 앨리스는 시엘과 함께 슬픔을 딛고 살아간다

 언뜻 보면 권선징악이었다. 그러나 막상 경험해보니 이건 권선징악이 아니었다.

 

 “아버지! 제발요!!”

 

 나는 무릎으로 엉금엉금 기어 대공의 발치를 붙잡았다.

 

 “앨리스! 아무리 너라고 해도 용서하지 못해!”

 

 “잘못한건 당신이잖아요!”

 

 홧김에 내지른 말이었다.

 안 그래도 으스스하던 지하실의 공기가 싸하게 내려앉았다.

 레베카가 오열하는 소리만 지하실을 감쌌다.

 

 “뭐라…?”

 “아버지. 그게 아니라…”

 “다시 말해보거라. 내가 잘못했다는 것이냐?”

 

 이번에 그 칼끝은 나를 겨누었다.

 손이 덜덜 떨려왔다.

  대공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었다. 앨리스에게 관대했던건 그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여자, 엘라자베스의 하나뿐인 자식이기때문이다.

 

 “살려주세요.”

 “그래. 레베카가 네 약에 독초를 타고 너를 살해하려고 한 것. 그 어디에 내 잘못이 있다는거지?”

 “아버지…”

 

 두려움에 목구멍이 막혀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날카로운 칼날이 내 목을 당장이라도 그을듯 가까워졌다. 절로 눈물이 나왔다.

 

 “앨리스.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줄 아니?”

 “제발요…자비를 베푸세요.”

 “그렇게 사랑하는 너를 죽이려고한건, 나에 대한 도전이 아니니.”

 

 아까 봤던 광기 어린 눈이다.

 

 “레베카를 살려두면 또 누가 언제 너를 죽일지 몰라. 그럼 내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 상상이나 해봤니?”

 “아버지. 레베카는 그저, 어린 마음에…”

 “어떤 어린애가 제 가족을 죽이냔말이다!!”

 

 대공은 분노를 토해냈다. 나는 이젠 손을 모아 비비며 부탁까지 할 지경이었다.

 

 “대공님! 앨리스가 아직 덜 나아서 그런가봐요! 제발 노여움을 푸세요.”

 

 시엘이 내 어깨를 감싸안았다. 여리지만 다부진 손이 내 어깨를 붙잡았다. 시엘의 손도 달달 떨렸다.

 

 “앨리스. 한번쯤은 용서해주마.”

 “아버지. 제발 레베카를 죽이지마세요.”

 

 칼을 내리려던 대공은 다시금 칼을 들었다.

 

 레베카를 이해할 수 있다. 독기 어린 눈빛과 울분에 찬 목소리.

 나는 그걸 잘 안다. 그건 바로 어제까지의 나 자신이었다.

 질투와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마음.

 원하지도 않는 게임에 강제로 들이밀어져 항상 경쟁하고 평가당해야했던 그 비참함.

 그래서 나는 레베카를 죽게 내버려둘 수 없다.

 

 “아버지. 어머니는 이런 걸 원하지 않았을거예요.”

 “이젠 감히 엘리자베스까지 입에 올리는구나. 저년이 네 약이 무슨 짓을 하긴 한 모양이군!"

 

 대공의 약점은 엘리자베스다.

 엘리자베스는 이 테시스 제국의 식민지인 나담의 귀족 영애였다. 그녀는 전쟁터에서 다쳐 낙오된 대공을 구해줬다.

  대공은 그런 엘리자베스에게 한 눈에 반해 데려오게 된다. 그렇게 사랑해마지않는 여자는 딸을 낳고 얼마지나지 않아 죽어버린다.

 그게 더 대공의 심금을 울렸다. 가냘프디 가냘픈 그 여자는 딸을 제대로 안아보지도 못하고 죽었다. 얼마나 안타까운 설정인가.

 

 “아버지가 말씀해주시는 어머니는 그런 분이 아니셨어요.”

 “입 닥치거라 앨리스! 아무리 너라도 엘리자베스를 입에 올리는건 용서치않아. 한번만 더 그 입에 올렸다간 당장 목이 날아갈줄 알거라!”

 “어머니는 자애로우셨어요. 그러니 적국의 장군까지 치료해주셨죠. 제발 자비를 베풀어주세요.”

 

  대공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가 힘줄이 돋아날 정도로 세게 칼을 쥐었다. 먹히고 있는걸까?

 

 “앨리스. 아버지께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뒤에 있던 남자가 나선다. 저 남자는 앨리스의 오빠 중 하나였다. 이름이 세바스찬이었던가. 역할이 크지 않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아버지. 앨리스가 아직 많이 아픈가봐요. 제정신이 아닌거죠.”

 “그래. 그러지않고서야 저 따위 말을 내뱉을리 없지. 내 사랑스러운 앨리스가 말이다.”

 

 남자는 분위기를 풀어보려 애썼다. 하지만 대공은 고집을 풀 생각이 없다.

 소설의 흐름대로 레베카를 죽이게 되는걸까? 나는 이 소설의 내용을 바꿀 수 없는걸까.

 그럼 나도 소설 속의 앨리스처럼 힘없이 울기만해야하나.

 

 “레베카의 처분은 저에게 맡기세요. 확실하게 처리하겠습니다.”

 

 가여운 레베카. 레베카는 저 남자의 동생이기도했다.

 어떻게 동생을 두고 그렇게 말할 수 있지? 마치 사냥감으로 잡아온 토끼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앨리스. 너도 얼른 올라가렴. 아버지께선 충분히 자비를 베푸신거야.”

 “…왜…”

 “그렇지 않았으면 저기 뒷골목에 팔아버리려고했다고. 그런 비참한 삶을 사느니 차라리 목숨을 끊는게 나아.”

 

 대공의 딸로 태어나 호위호식하며 살던 레베카가 뒷골목의 수치를 감당할 수 있을리 없다.

 앨리스를 죽일만큼 독하긴해도 아직 아이였고 평생을 남의 손을 타며 자란 애였다.

 

 “그러니 앨리스. 자비는 그걸로 충분해. 올라가서 쉬도록해.”

 “죽이는게 어떻게 자비예요.”

 “앨리스!”

 

 이번엔 시엘이 놀라 나를 불렀다.

 아까부터 자꾸 명을 재촉하니 답답하기도 하겠지. 나는 꿇었던 무릎을 펴고 일어났다.

 잠시 돌로 된 바닥에 붙이고 있는것만으로도 무릎이 시렸다.

 

 “자비는 용서하는거죠. 용서하고 공평하게 사랑을 나누어주는거요. 그게 아버지로서 할 일이죠.”

 

 분위기를 풀어보려던 오빠도 돌처럼 굳었다. 나는 대공과 마주했다. 얼이 빠진 표정이었다.

 

 “당신은 한번도 자비를 베푼 적이 없어요. 엘리자베스가 죽었을 때도 그랬잖아요? 그녀는 당신이 여기저기 자랑하고 다니는 전리품이 아니에요. 시든 풀처럼 죽어가던 엘리자베스를 몰랐죠. 아니 외면한거겠죠! 그녀를 죽게 만든 건 당신이에요.”

 

 대공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달아올랐다.

 그가 다시금 칼을 쥐었다. 나는 저 칼에 죽게 되겠지.

 도대체 이게 무슨 농간인지는 몰라도 꿈 한번 지독하다.

 

 “나는 분명히 너에게 기회를 주었다. 그 기회를 날려버린 건 바로 너다. 앨리스.”

 

 분노에 찬 그가 칼을 휘둘렀다.

 앨리스!! 시엘의 목소리가 고막을 뚫고 들어오는 것 같다. 그와 동시에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이 느껴졌다.

 살갗이 베이고 내장이 뚫리는 고통. 뜨거운 액체가 쏟아져나온다.

 모든 것이 슬로우 모션으로 재생된다. 딸을 베고도 분이 풀리지 않는 대공.

 경악한 세바스찬. 넋을 놓은 레베카. 그리고 오열하는 시엘.

 그리고, 너무나 아프다.

 

 *

 

 향긋한 냄새가 난다.

 나는 드디어 꿈에서 깨게 된 걸까? 눈을 뜨면 익숙한 흰 천장이 보일까?

 밀려오는 매쓱거움과 두통을 뒤로 하고 눈을 들어올렸다.

 

 “앨리스! 이제 정신이 드니?”

 

 천장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미의 여신. 그녀를 찬미하는 아기 천사들.

 왜 저것들이 저기에…? 동시에 들이밀어지는 잔인한 얼굴. 다정하고 애틋한 얼굴을 하고 있는 대공.

 

 “레베카가 처분을 기다리고 있단다!”

 

 이건, 아까와 같은 상황이다.

 

 

 잠깐, 나 이 소설에 갇힌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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