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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책벌레의 식사-괴담 코디네이터
작가 : 이른끝
작품등록일 : 2019.8.31

옛날 사관이 믿지 못할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사초에 쓰기에는 어 없고, 또 안 쓰기에는 사관으로서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책벌레가 이 부분만 갉아 먹었다.'고 백지로 놔뒀다.
그 당시에는.
사관들은 회의를 거쳐 그 백지 부분들을 뜯어내고 새로운 책 한 권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책벌레의 식사.'다.

 
2.길가에 피고 지다.-1
작성일 : 19-10-05 21:47     조회 : 311     추천 : 0     분량 : 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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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길가에 피고 지다.

 

  “뭐야, 이것들이 작정을 했구먼. 학교에 안 왔어!”

  담임 차인흠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상철과 석환 그리고 희천까지 결석한 것이다.

  “지네가 삼위일체야? 배트맨, 원더우먼, 슈퍼맨이라도 돼? 그 분들은 나라 지키느라 바쁘지. 똥 싸고 자빠졌네, 정말! 어제 수학 선생님한테 한 소리 들은 것도 짜증나는데, 아예 결석을 해? 뚜껑 열리는구먼. 반장!”

  “네.”

  “모든 걸 총 동원해서 녀석들에게 연락 해.”

  “네?”

  “이상!” 그렇게 말하고 담임은 빠져나가 버린다. 서미는 이걸 왜 자기가 해야 하는지,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번뜩 정신을 차린다.

  그 불똥은 일중에게 향했다. 하지만 그녀가 쏘아 보고 있어도 닿지 않았다. 일중은 온통 친구들 생각에 제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일중은 그 누구보다 빠르게 전화를 걸었으나, 전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친구들이 걱정된다. 셋이 똑같이 전화를 받지 않다니? 무슨 일이 벌어져도 크게 벌어진 것이다.

  지건은?

  일중이 그의 상태를 살폈다. 변화가 없었다. 주변에 도린곁은 분명히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건이 수작을 부리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확언할 수 있나? 도린곁을 없앤 게 처음이지 않나?

  아무리 생각해도, 도린곁이 그렇게 쉽게 없어지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같았다.

  답은 지건에게 물어 볼 수밖에 없다.

  엊그제 폐가에서 원피스를 입게 된 과정과 어제의 기억에 대해 물어 보면 될 것이다. 물론 도린곁에게 씌운 상태라면 거짓말을 할 테지. 하지만 그 즉시, 일중에게 도린곁은 모습이 보이게 돼 있다.

  간단하다.

  예전처럼 강압적으로 밀어 붙이면 된다.

  관념의 파도에 휩쓸리고 있는데, 굉장히 웃기다는 생각이 불현 듯 들었다. 죽어라 괴롭혀 왔는데, 은연중 망설임이 똬리를 틀고 앉았던 것이다.

  어제 상철과 애들이 지건에게 난감해하는 것을 본 후로 그런 것 같다.

  이럴 때는 저돌적으로 밀어 붙여야 한다.

  “지건아.”

  “으, 응?”

  겁먹은 표정. 예의 지금까지의 지건이 맞다. 일중은 살짝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

  “물어 볼게 있는데.”

  “나한테?”

  지건이 지레 겁먹었다.

  “진정해. 그냥 얘기만 하려는 거야.”

  “얘기만?”

  지건이 상당히 초조해 보인다. 일중은 그의 모습으로 인해, 자신이 지금까지 저질러 온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괴롭힘의 나날들.

  기분이 더럽다. 이유는 모르겠다. 분명 어제 도린곁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만 할 뿐이다.

  일중이 뒤통수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사실은 오늘 상철이하고 다른 애들이 안 나왔잖아.”

  “으, 응.”

  상철이라는 말에 지건이 더욱 주눅 든다.

  “엊그제 걔네들하고 폐가에 있었고.”

  “폐가?”

  “왜 있잖아. 학교에서 3정거장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집. 할머니 혼자 폐지 줍던 집말이야.”

  “폐가?”

  “그래, 그 집에서 원피스 말이야…?”

  “폐가, 폐가, 폐가, 폐가…!”

  지건이 갑자기 머리를 부여잡더니 체머리를 흔들어 댄다.

  “으아아악!” 그리고 단말마를 내지른 지건이 그대로 쓰러진다.

  “야!”

  일중이 지건을 흔들어 보지만, 그것보다 더 심하게 전신이 떨린다.

  “과호흡 같은데?”

  모여든 아이들 중에 누군가 말했다.

  “봉지 같은 거나, 종이팩 같은 거 있는 사람!”

  서미가 상황을 파악하고 외쳤다.

  “여기.”

  가방에서 누군가 편의점 봉투를 꺼낸다. 서미는 그 하얀 봉투를 건네받아 지건을 바닥에 눕혔다. 그리고 봉지 주둥아리를 오므려 지건의 입에 갖다 댄다.

  “자, 천천히 숨을 들이 마시고 내쉬어. 후, 하, 후, 하….”

  “후… 하… 후… 하….”

  반장의 지도에 따라 지건이 숨을 쉬자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니?”

  누군가 양호실에 달려갔나 보다. 양호선생님께서 걱정스런 얼굴로 교실로 들어오셨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과호흡이었나 봐요.”

  서미가 양호 선생님께 말하며 일중을 쳐다본다. 일중은 가볍게 목례하며 사과했다. 서미는 아래턱을 밀어 올리며 그를 무시한다.

  하지만 일중은 오직 지건에게만 관심이 있었다. 방금 질문의 기회를 날려버린 자신을 자책하기 바빴다.

  “야, 상철이 새끼 안 나오니까 속이다 시원하다.”

  처음에는 안 들렸다.

  “맞아. 그 놈들 해도 너무 했어.”

  하지만 한 아이가 치고 들어왔을 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일중은 그들을 조용히 눈에 담았다.

  그러자 그들은 움찔하는 가 싶더니 더 세차게 나불거린다.

  “그러고 보니, 여기도 한 마리 있네. 호랑이 없는 숲에 여우가 왕 한다더니, 오늘 상철이 없다고 자기가 왕 행세 하려하네.”

  “그러니까 지건이 큰일 날 뻔 했어!”

  “나쁜 놈이야!”

  아이들의 수군거림이 점차 대항 할 수 없는 파도가 돼 몰려든다.

  반을 좌지우지 하던 상철이 어제부터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더니, 오늘 결석함으로서 불만이 봇물 터지듯 나오기 시작했다.

  일중은 그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너희들 불만 있어?”

  지금까지와 다를 봐 없는 어투에 반응은 사뭇 달랐다.

  “이, 있으면 어쩔 건데?”

  “우리가 무슨 말 했다고 그래. 양심에 찔리나 보지?”

  둘은 악을 썼다.

  “불만 있으면 내 얼굴 똑바로 보고 말해. 그리고 상철이 새끼 돌아오면 똑같이 하고. 그 녀석이 그렇게 싫었으면 너희 전부 나섰으면 됐잖아? 안 나왔다고 지건이 위한 척 하지 마. 위선자들아.”

  위선자라는 말에 반 아이들 전부 독기어린 시선을 일중에게 보낸다.

  “위선자?”

  “하하하… 마음대로 해. 다른 애들 때리면서 돈이나 갈취하는 너희들 보단 나으니까!”

  신랄한 그의 말에 일중은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어이가 없네.”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두 아이가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어이가 없지? 그런데 나는 네가 어이없는 상황이 지극히 정상 같아!”

  “나도 그래. 비정상이 정상이라고 억지로 옹호하던 어제까지 난 위선자였지만, 넌 뭐였지? 가해자였잖아!”

  아이들의 다분히 폭력적인 시선에 일중은 정수리까지 차올랐던 분노가 일순간 사그라지는 색다른 경험에 몸서리쳤다.

  그리고 저 정도 눈들이면, 아무리 화를 내고 주먹을 휘두른다고 해서 의지를 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패배다.

  일중은 그들을 무시하고, 지건을 지그시 내려다 봤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지건이 자신에게 처음으로 패배를 안긴 것이 놀라웠다.

  “너희들 뭐하는 거야!”

  뒤늦게 도착한 담임이 소리쳤다. 양호선생님이 상황이 심상치 않자, 담임을 불러온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시선은 여전히 일중에게 고정된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일중은 몸을 돌렸다. 왜 그랬을까? 자문을 던졌으나,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겁먹었냐?”

  “천하의 강일중이 피하는 거냐?”

  둘이 씩씩 거린다. 담임도 있겠다, 다른 아이들도 상철 패거리에 쌓인 게 많으니 도와 줄거라는 희망을 품고 도발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냄새야?”

  일중이 코를 킁킁 거리며 냄새 맡는 시늉을 한다.

  “뭐? 아무 냄새도 안 나는데?”

  “나도 아무 냄새 안 나는데… 도망갔다!”

  두 아이가 상황을 파악했을 때는 이미 일중은 사라진 뒤다. 일중은 그저 복도로 나왔을 뿐이다.

  왜 그랬을까?

  변명을 하자면, 그는 어차피 오늘 하루 수업에 빠져도 문제가 없었다. 언제나 일등을 놓치지 않고 있으니, 하루 정도 쉬어도 괜찮은 것이다. 특히 오늘같이 불편한 날은 더.

  그러면 내일 저 녀석들도 입 닥치겠지? 안 닥치고 더 기세등등해지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지 뭐.

  지금은 그것 보다 친구들이 어떻게 됐는지 알아야 한다.

  “어디가?”

  하지만 그를 잡는 사람이 있었다.

  “어?”

  일중은 서미가 팔을 잡자 어쩔 줄 몰라 한다.

  “째려는 거야?”

  서미가 안경을 추켜올리며 물었다.

  “짼다는 것 보다는 조퇴지.”

  “담임한텐 얘기했고?”

  일중이 식은땀을 뻘뻘 흘린다.

  “안 했네. 선생님! 일중이가… 업!”

  일중이 서미의 입을 틀어막는다.

  “미안해. 나 가 봐야해!”

  복도에 많은 학생들이 그들의 모습을 키득거리며 쳐다보고 있어 일중은 서미를 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 가라. 가서 쓰레기들하고 잘 어울려봐. 넌 공부도 잘하고, 싸움도 잘 해서 좋겠다. 성공한 인생 같지? 사회에 나가서 네가 펼친 무용담을 다른 사람에게 떳떳하게 말할 수 없으면, 넌 쓰레기 인거야. 이제 신경 쓰지 않을게. 마음대로 해.”

  일중의 대답도 듣지 않고 서미가 그대로 교실로 들어가 버렸다.

  “쓰레기라?”

 
작가의 말
 

 2장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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