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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흑첨향
작가 : 박재영
작품등록일 : 20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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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소년 용병(用兵)2.
작성일 : 16-04-02 07:07     조회 : 701     추천 : 0     분량 : 4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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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소년 용병(用兵)2.

 

 

 

 다시 출발한 척후대가 멈춰진 것은 한 시진쯤을 더 전진한 후였다.

 태고 이래로 인간의 발자취를 거부해 온 듯한 열대림 속에 인간의 흔적이 남겨져 있었다. 오랜 세월 동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저절로 다져진 좁은 길이 나타난 것이다.

 소로(小路)는 기이하게도 세 갈래로 나뉘어져 있었다.

 세 갈래의 소로 앞에 멈춰 선 선두의 백부장은 곰의 허리에 맹호의 목덜미를 지닌 용맹스러워 보이는 인물이었다. 굳게 닫혀 있는 입술 주위에 푹 패여 있는 주름살은 과묵할 뿐 아니라 책임감이 강한 인상을 풍겨주고 있었다.

 "세 군데 모두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지만 사원(寺院)으로 통하는 길은 하나이겠군. 나머지는 침입자를 속이기 위한 가짜일 테고."

 백부장의 옆에는 수염을 가슴 어림까지 기른 도인이 서 있었다. 흰색 도포에 흰색 도관을 쓰고 있는 육순 가량의 노도인에게서는 감히 가까이 할 수 없는 위엄과 냉랭한 기질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백부장이 고개를 돌려 노도인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 태도가 정중하기 이를 데 없어 노도인은 이번 임무를 위해 특별히 초청되어 온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노도인은 고개를 끄덕인 후 품속에서 두툼한 서책 하나를 꺼내 들어 펼쳤다. 아무 글씨도 적혀 있지 않는 백지로 이루어진 서책이었다.

 노도인은 다시 품속에서 붓과 주사(朱砂)를 꺼내 붓에 주사를 묻힌 후 펼쳐 놓은 서책의 백지 위에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지(地), 박(搏).>

 단 두 개의 글자는 각기 백지 한 장에 한 글귀씩 쓰여 져 붉은빛으로 선명히 빛을 발했다. 마치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듯 사이한 기운이 느껴지는 글귀였다.

 이어 노도인은 글씨가 적혀 있는 두 장의 부적(符籍)을 서책에서 찢어내 양손에 각기 나눠 쥔 채 무어라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입 안에서만 맴돌아 다른 사람들은 전혀 들을 수 없는 낮은 음성이었다.

 화르르…!

 마치 허공에서 저절로 발화(發火)된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놀랍게도 노도인의 손에 들려 있던 두 장의 부적이 이내 불길에 휘감겨 타오르기 시작했다.

 두 장의 부적은 불길에 타오르는 부양력에 의해 허공으로 떠오른 뒤 천천히 세 갈래 길 위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부적이 타며 솟아난 연기가 허공에 번지기 시작했다.

 기이하게도 연기는 흩어지지 않고 정확히 세 갈래 길 위쪽 허공에 뭉쳐진 채 떠돌고 있었다.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은 그 직후의 일이었다. 흐릿한 그 연기 속에 무언가 희미한 영상이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마치 짙은 안개 속의 물체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검은 가사를 걸친 밀승(密僧)들이 세 갈래의 길 중 한 곳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지켜보고 있는 병사들 사이에서 작은 소요가 일었다. 용병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맙소사···!"

 "저게 뭐야? 우리가 환상을 보고 있는 건가?"

 "환상이 아니야. 지박령(地搏靈)을 불러내 얼마 전에 이 자리에 있었던 일을 보여주는 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형태가 흐려지는 단점이 있다지만 꽤나 쓸 만한 술법이지."

 "지박령? 술법? 중원에 배교(拜敎)라는 곳이 있어 온갖 저주의 주문과 환법, 기문둔갑법등의 술법을 부리는 것으로 유명하다더니 그렇다면 저 도사는 배교의 사람인가?"

 "아니, 듣자니 전진교(全眞敎) 사람이라더군."

 연기가 점차 흐려지면서 연기 속에 비쳐지던 밀승들의 모습도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척후대는 이미 자신들이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알 수 있었다.

 세 갈래의 소로 중 한 곳을 택해 반 시진 가량을 전진하자 짙은 안개가 앞을 가로막았다. 마치 경계를 그어놓은 듯 전면 삼 장 지점부터 안개로 인해 앞이 보이지 않았다.

 안개를 대한 노도인의 눈에서 잔잔한 신광이 뿜어져 나왔다.

 "결계(結界)일세. 이건 곧 가까운 곳에 우리가 찾는 사원이 있다는 증거이네."

 노도인의 말에 백부장의 전신에 긴장이 차 오르기 시작했다.

 "저곳을 보게!"

 노도인이 손을 들어 한곳을 가리켰다. 그들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짙은 안개는 흩어지지 않고 한자리에 뭉쳐져 있는 형태였다. 노도인이 가리키고 있는 것은 그들의 몇 걸음 앞에서 낙엽 사이를 기어가고 있는 한 마리 뱀이었다.

 길이 한 자 가량 되는 뱀은 마치 보이지 않는 벽에 막힌 듯 한곳에서 멈칫거리고 있었는데 뱀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멈칫거리고 있는 지점은 바로 짙은 안개가 흩어지지 않은 채 뭉쳐져 있는 곳이기도 했다.

 잠시 후, 뱀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포기한 듯 옆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침범할 수 없는 어떤 경계가 있는 게 분명했다.

 노도인이 주위를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병사들을 시켜 이 주위를 샅샅이 뒤지게. 이상한 글귀나 문양이 적혀 있는 것들이 있으면 모조리 가져오도록 하고. 이건 단지 모르고 침입하는 사람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기 위한 결계이니 깨는 것은 어렵지 않을 걸세."

 노도인의 지시에 따라 병사들은 주변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대략 반 시진 가량 주위를 수색하자 노도인의 앞에 십여 개에 달하는 부적들이 쌓였다. 모두 병사들이 찾아낸 것들로서 양피지에 주문(呪文)이 적혀 있는 부적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부적은 얇은 돌판 형태였고, 또 어떤 것은 목판에 부인(符印)이 찍혀 있었다.

 노도인은 돌판으로 된 부적은 가루로 만들었고, 나무와 양피지로 된 부적은 불에 태웠다. 그러자 전면을 가로막혀 있던 짙은 안개가 순식간에 사라져 다시 울창한 숲이 모습을 드러냈다.

 숲은 척후대가 지금까지 거쳐 온 숲보다도 더욱 우거져 그야말로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게다가 숲을 이루고 있는 빽빽한 나무들은 한 결 같이 검은색을 띠고 있어 마치 숲이 태양을 거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적지(敵地)를 정찰하는 임무를 맡게 되면 누구라도 후미에 서는 것을 극단적으로 싫어한다. 어떤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미지의 곳이라면 더욱더 그러했다. 행렬의 중간에 서든가 아니면 차라리 선두에 서는 것이 가장 안전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능비령은 늘 후미를 맡았고 또 그가 후미를 지켜주고 있다는 믿음 때문에 용병들은 안도할 수 있었다.

 검은 나무들이 빽빽한 숲에 들어서면서부터 쉬지 않고 떠들어대던 능비령의 입이 다물어졌다.

 능비령의 태도가 바뀌는 것과 동시에 용병들의 태도 역시 변화되어 있었다.

 마치 적을 앞에 두고 털을 곤두세운 늑대 무리 같다고 할까?

 어느새 그들 모두 언제 어느 때라도 휘두를 수 있도록 무기들을 손에 쥐고 있는 상태였다. 더 이상 서로 킬킬거리며 잡담을 하지 않았고 졸면서 걷지도 않았다.

 병사들도 어느새 기이한 압박감에 짓눌려 자신도 모르게 위축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숲은 영 이상하군. 마치 여기만 밤이 된 것 같으니 말이야."

 "느낌이 안 좋아. 누군가가 우릴 지켜보는 느낌이야."

 병사들 사이에서 작게 속삭이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기이하게도 바로 옆의 동료만 알아들을 수 있는 정도로 작은 음성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일행 전체가 그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그걸 깨닫는 순간 입을 열었던 병사 두 명은 황급히 입을 다문 후 다시는 입을 열지 않았다.

 처벅··· 처벅!

 마치 자신의 심장 고동 소리가 남에게까지 들릴 것만 같은 정적. 그 정적 속에 울려 퍼지고 있는 그들 자신의 발걸음 소리… 발걸음 소리는 점차 사람의 마음을 짓누르는 듯한 느낌을 주기 시작했다.

 한데, 놀랍게도 언제부터인가 이들을 지켜보고 있는 눈이 있었다.

 일행이 스쳐 가고 있는 검은 나무의 줄기에도 눈이 있었고, 머리 위의 나뭇가지에도 눈이 있었다. 그것은 정확히 말하면 검은 가사를 걸친 밀승들의 눈이었다.

 마치 자벌레처럼 나무와 일체화되어 있는 형상. 어떤 밀승은 나뭇가지처럼 비스듬히 나무에 매달려 있고 또 다른 밀승은 나무줄기에 등을 기대고 서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척후대의 어느 누구도 그들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다. 심지어 밀승 한 명이 기대서 있는 나무에게서 겨우 일 장 앞을 스쳐 가면서도 그곳에 누군가 서 있다는 것을 발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으악!"

 이때, 병사들 중 한 명이 머리 위 허공에 늘어뜨려 내려져 있는 나뭇가지 형태의 두 손에 목을 잡힌 채 위로 들려지며 비명을 터뜨렸다. 다급한 비명 소리는 병사들의 중간에서 터져 나온 것인지라 다른 사람들의 경악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의태(擬態)가 깨져서인지 그제야 병사들의 눈에 동료 한 명이 수많은 밀승들의 손에 의해 까마득한 나무 위로 끌려가 사라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적이다!"

 "밀승들이다!"

 병사들은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밀승들의 모습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동료 한 명을 까마득한 나무 위로 끌어올린 밀승들의 모습은 이미 사라져 버려 보이지 않았다.

 놀랍게도 병사들은 잔뜩 긴장한 채 사방을 둘러보면서도 바로 옆이나 머리 위의 나무에 붙어 있는 나무 형태의 밀승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선두 그룹의 병사들 중 한 명이 주위를 둘러보며 뒷걸음치다가 나무줄기에 등을 댔다. 그의 눈은 나무 위쪽과 전면만을 뚫어져라 주시하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그가 등을 기대고 있는 나무줄기의 형체가 검은 가사를 걸친 밀승의 모습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어 나무줄기처럼 의태 되어 있던 두 팔이 스르륵 병사의 목을 휘감았다.

 "끄륵···"

 이미 목이 부러진 병사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실로 눈 깜짝할 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죽은 병사는 여전히 나무에 등을 기대고 서 있어 바로 옆에서 주위를 살피고 있는 동료조차 그가 죽은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뛰어! 최대한 빨리 이 숲을 빠져나가야 해!"

 후미에서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능비령이 손에 쥐고 있던 검으로 옆의 나무를 후려쳤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나무 형태에서 반쯤 사람으로 변화되어 능비령을 공격하려던 밀승 한 명의 몸이 베어졌다.

 "우와아아아…!"

 능비령은 밀승 한 명을 베어 쓰러뜨린 후 앞으로 치달려 선두에 서며 소리쳤다. 거의 괴성에 가까운 그 소리는 혼란에 빠져 있던 일행들의 정신을 일깨우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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