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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 세계의 1+1은 2가 아니다.
작가 : 요동치는하트
작품등록일 : 2016.8.31

무공과 마법, 과학과 오컬트가 공존하는 시대.
극동반도의 항구도시, 대산시에서 퇴역군인 유지, 광검사 유미, 전투인형 유나는 서가삼랑이라는 낭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한 의뢰가 들어오는데...
검이 춤추고 화약이 노래하는 슈퍼액션활극, 지금 시작!

 
- Chapter. 6 - 한(恨) (5)
작성일 : 16-10-05 08:56     조회 : 368     추천 : 0     분량 : 7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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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미가 교아귀검을 쏟아냈다. 권도는 기를 가득 실은 금속의 팔로 능숙하게 공격을 받아냈다. 그의 팔뚝, 팔꿈치, 그리고 손등에는 둥그런 철갑이 달려있어 살짝 가져다대는 것만으로도 쉽게 날붙이를 옆으로 흘려보낼 수 있었다. 머리를 노리고 떨어지는 검을 살짝 밀며 발을 내딛었다. 동시에 정권을 내지른다.

 

 유미는 몸을 틀어 어깨로 철권을 받아냈다. 단순한 타격이 아니라 경력을 실은 공격에 호신강기가 무너졌다. 금강귀 만큼은 아니지만 근육의 강화로 상당한 방어력을 가진 대력귀를 걸쳤는데도 어깨가 부서질 듯이 아렸다. 한 발짝 떨어지며 교룡귀검을 납검. 권도가 달려 들어오기 전에 발검세를 취하며 검을 뽑아냈다. 매끄러운 곡도지만 뒷면에 자그마한 날개를 단 반시귀검이 끌려나왔다. 박쥐의 것을 닮은 날개가 파닥이며 검끝이 급가속. 아음속에 달하는 속도로 권도의 목덜미를 노렸다.

 

 권도는 무시무시한 반응속도로 방어했지만 유미의 검에는 무게가 실려 있지 않았다. 공격이 막히자마자 순식간에 궤도를 틀어 가슴을 찔러 들어갔다. 권도는 팔꿈치를 안쪽으로 굽혀 막았다.

 

 유미는 검을 회수해 한 호흡 쉬었다. 곡도가 손목의 움직임을 따라 유려한 원을 그렸다. 다음 순간, 그녀의 손끝에서 수십 갈래의 빛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총탄에 맞먹을 수준의 쾌검이 권도의 전신을 향해 쇄도했다. 권도는 양손을 내밀며 기마세를 잡았다. 온몸에서 푸른 기운이 끓어올랐다. 힘과 무게가 실리지 않은 쾌검을 호신강기로 미끄러트린다. 권도가 접근했다. 검의 간격을 유지하려는 유미를 한달음에 따라잡으며 묵직한 정중선 삼연타를 날렸다. 유미는 몸에 걸린 대력귀를 치우고 금강귀를 신체빙의. 팔과 다리를 들어 삼연타를 막았다. 금강귀를 둘러썼는데도 충격이 몸을 뒤흔들었다.

 

 간격을 확보한 권도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더욱 안쪽으로 파고들어왔다. 짧게 내지르는 주먹으로 움직임을 견제하며 다시 한 번 전진. 팔꿈치를 휘둘러 예리한 각도로 관자놀이를 노렸다. 유미는 팔을 들어 방어. 하지만 근접거리에서의 연계는 권도가 훨씬 빨랐다. 공격이 막히자마자 팔을 뒤집어 유미의 팔을 쳐내 방어를 비껴낸다. 순식간에 관수를 뻗어 목을 찌르고 팔꿈치를 회전시켜 이권으로 머리를 내리쳤다.

 

 짧은 거리에서 기력도 제대로 담지 못한 채 억지로 우겨 넣은 연계기지만 어지간한 무술인을 행동불능으로 만드는 데에는 충분한 공격이다. 허나 금강귀를 몸에 두른 유미는 그것을 견뎌냈다. 충격으로 코피가 터지고 숨통이 막혀오지만 이를 악물며 칼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금강귀 위에 대력귀를 덮어썼다.

 

 금강대력이합귀체(金剛大力二合鬼體)

 

 비늘로 덮인 몸이 부풀어 오른다. 검집을 움켜쥔 채 곧장 주먹을 날렸다. 유미가 권도의 어깨를 후려쳤다. 수라환신대법으로 변이된 귀신의 육체는 금강귀와 대력귀를 이중으로 빙의시킴으로써 엄청난 힘을 뿜어냈다. 권도는 힘을 다 흘려내지 못하고 밀려났다. 순간적으로 중심이 흐트러진다.

 

 “카앗!”

 

 유미는 날카로운 고함을 지르며 어깨로 권도를 들이받았다. 권도는 양손으로 어깨를 누르며 돌격을 막아냈지만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중전차 같은 돌격에 뒤로 후퇴. 유미는 칼을 휘두를 거리가 나오자마자 검의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허리를 뒤틀며 순식간에 두 마리의 귀신을 교체했다. 신체빙의 반시귀. 도검빙의 대력귀. 등 뒤로 뻗은 한쪽날개로 홰를 치며 무시무시한 속력으로 돌진. 전신을 날려 뼈와 근육의 대검을 횡으로 휘둘렀다. 공기가 찢어지며 대검이 공간을 가른다. 권도는 팔을 접어 몸 안쪽으로 끌어당겼다. 공력을 극성으로 끌어올렸다.

 

 귀검과 철완이 충돌하며 폭음과 불똥이 사방으로 튀었다. 권도는 사정없이 튕겨져 나갔다. 공중에서 중심을 잡으며 허리를 숙여 땅을 손으로 짚었다. 몸이 죽죽 미끄러지고 바닥에서 먼지가 피어올랐다. 반시귀로 가속된 유미는 반쯤 날다시피 하면서 권도를 추격. 쉴 틈 없이 다음 일격을 쏟아낸다. 다시 한 번 권도가 튕겨나갔다.

 

 공격을 막아내는 권도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강철의 팔을 지탱하는 양쪽어깨가 격한 통증을 호소했다. 유미의 힘과 속력, 그리고 방어력은 이미 절정고수를 상회하고 있었다. 노도같이 밀고 들어오는 기세 역시 범상한 것이 아니다. 전성기 때면 모를까, 쓸데없이 나이만 먹은 몸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육체능력이었다.

 

 ‘하지만 아직 어려.’

 

 공간을 가로지르며 대력귀검이 덮쳐들었다. 권도는 뒤로 물러나 공격을 피했다. 빗나간 대력귀검이 배를 고정시키는 항구의 쇠말뚝에 처박혔다. 바닥의 콘크리트가 박살나며 말뚝이 뽑혀나간다. 유미는 권도가 있는 방향으로 몸을 틀며 대검으로 장대한 찌르기를 시전. 권도는 칼의 옆면을 때려 검을 튕겨냈다. 하지만 검에 실린 기세가 너무 강해 옆으로 살짝 흘려내는 게 고작이다. 유미는 살짝 비껴나간 검을 그대로 붙들고 한 바퀴 돌았다. 원심력을 담은 회전베기로 옆구리를 쓸어간다. 권도의 눈이 번개처럼 빛을 번쩍였다.

 

 지금이다.

 

 권도가 팔을 들어 칼을 막았다. 유미는 권도가 튕겨져 나갈 것을 예상하고 다음 움직임을 준비했으나, 권도가 잔상을 남기며 고속으로 움직였다. 머리가 아래로, 발이 하늘을 향하며 몸이 회전. 타격점을 중점으로 풍차처럼 회전해 검을 흘려보내 칼날의 궤도 아래 빈 공간으로 몸을 끄집어냈다.

 

 그야말로 완벽한 흘리기. 권도의 고등기술에 유미는 적을 간격 안에 두고서 허공에 칼을 휘두르는 것과 똑같은 상황에 빠졌다. 회피도, 방어도 늦다. 결정적인 빈틈이 생겼다. 권도가 팔을 끌어당겼다. 주먹을 겨드랑이 아래에 장전. 기가 집중, 응축되며 기계의 주먹위로 푸른 강기가 떠올랐다. 팔꿈치의 모터가 격렬하게 회전. 팔뚝에서 분사구가 튀어나오며 극도로 압축되어있던 공기가 뿜어져 나왔다. 권강(拳剛)을 담은 주먹이 포탄처럼 발사된다. 철완류 공수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격이 유미의 얼굴에 처박혔다.

 

 권도가 눈을 부릅떴다.

 

 “......무슨!”

 

 그의 주먹 앞에는 얼굴에 피칠갑을 한 유미가 있었다. 눈과 코에서 피가 물컹물컹 흘러나온다. 비늘로 가득한 소녀의 얼굴이 붉은 배경에서 하얗게 웃었다. 광기어린 미소에 권도는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다.

 

 유미가 손을 들었다. 신체빙의 교아귀로 손날과 팔뚝에서 톱니를 뽑아내어 휘둘렀다. 호신강기를 펼칠 시간이 없다. 권도는 뒤로 훌쩍 뛰어 피했지만 배 부분의 옷이 찢어지며 피가 튀었다. 거리를 벌린 그는 질린다는 얼굴로 유미를 쳐다보았다.

 

 목숨까지는 거두고 싶지 않아 손속에 인정을 두기는 했으나 정통으로 맞고 버틸 만큼 철완류 공수의 정권지르기는 만만한 것이 아니다. 유미는 타격이 들어오는 순간, 금강귀를 신체빙의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머리를 앞으로 디밀어 타점을 흐트러트렸다. 동시에 신체부위 중 가장 단단한 이마로 공격을 받아낸 것이다. 의식적으로는 할 수 있지만 의표를 찔린 상태에서 하기 힘든 행동이다.

 

 하지만 유미는 그것을 해냈다. 소녀들의 살육장인 도화쟁투의 정점, 혈염도화라는 칭호는 운으로 얻은 것이 아니었다. 유미는 옷이 남아있는 한쪽 팔을 들어 눈가를 훔쳐냈다. 얼굴 전체가 빨갛게 물들었다. 천천히 검을 칼집에 밀어 넣으며 태세를 가다듬었다. 허리를 틀어 발검을 준비하며 매서운 눈으로 권도를 노려보았다. 칼날같이 정제된 살기가 피어올랐다.

 

 권도는 그녀를 마주보며 배의 상처를 확인했다. 피가 흥건히 묻어나왔지만 그리 심각한 상처는 아니다. 하지만 그의 자존심은 큰 상처를 입었다.

 

 유미의 대응은 물론 훌륭했지만 그 뿐이었다. 일격에 쓰러트릴 수 없으면 이격을, 이격에 쓰러트릴 수 없으면 삼격을 날리면 된다. 그런데 고작 일격이 막힌 것에 마음이 흔들려 이격은커녕 반격까지 당하고 상처를 입었다. 단순히 몸의 기력이 떨어져서가 아니었다. 기싸움에서 졌다. 평생을 전장에서 살아오며 갈고 닦아왔던 내면의 칼날이 녹슬어버린 것이다.

 

 이대로 싸우면 진다.

 

 권도는 패배를 직감했다. 힘과 속도에서는 밀릴지언정 기술과 경험에서는 그가 유미보다 월등히 앞서는 것을 아는 데에도 그랬다. 거기서 권도는 세월의 흐름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과거의 그였다면 이렇게 쉽게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겁쟁이 같은 짓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권도가 갑자기 주먹을 뻗었다.

 

 “!?”

 

 유미와 그의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는 무슨 기술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유미는 금강귀를 신체빙의 하며 팔을 들어 얼굴을 보호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권도는 등을 돌려 도망쳤다.

 

 “이깟 잔재주를!”

 

 유미가 이를 갈며 권도의 뒤를 쫒았다. 교룡귀를 뽑아 원거리에서 권도의 등을 베어버리려 했다. 그때, 도망치던 권도가 멈춰서며 돌아섰다. 방금 전에 했던 것처럼 유미가 있는 방향으로 허공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유미는 그 동작을 무시하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둘 사이의 공기가 비틀렸다. 유미의 머리가 뒤로 튕겨져 나갔다.

 

 “큭!”

 

 순간적으로 놀라서 혀를 깨물었다. 가지런한 이빨사이로 작은 핏방울이 튀었다. 유미는 한 대 맞고 나서야 권도가 날린 주먹질의 정체를 깨달았다. 권도는 주먹에서 기를 내뿜어 권풍(拳風)으로 유미의 얼굴을 날려버린 것이다. 비효율적인데다 워낙 고루한 기술이라 예측조차 못했다. 위력자체는 대단치 않았지만 너무 제대로 맞았다. 잠깐이지만 눈앞이 깜깜해졌다.

 

 유미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늦어있었다. 눈앞에서 강철이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두꺼운 철갑이 용틀임을 하며 제 모습을 갖춰간다. 이내 그 금속의 덩어리는 키 4.32미터, 무게 16.4톤의 거인이 되어 유미의 앞에 섰다.

 

 거체를 감당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리는 짜리몽땅하지만 묵직한 위압감이 있었다. 길게 늘어선 양팔에는 각자의 기능을 가진 철의 선로와 둥그런 나팔이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흑요석같은 광택을 뽐내는 주먹이 있었다. 구현이 불가능한 화학식을 마법으로 끼워 맞춤으로써 만들어진 절대경도의 금속, 아다만티움으로 만들어진 주먹이다. 두꺼운 가슴팍에는 둥그렇게 원형으로 파인 분사구가 있고 그 안에서 용암과도 같은 주황색 열풍이 뻗어 나왔다.

 

 AMA의 눈이 유미를 향했다. 머리에 달려있는 스피커를 통해 권도가 말했다.

 

 “그만 둬라. 구형이기는 하지만 AMA의 조종은 내 특기중 하나다. 이걸 탄 이상 너에게 승산은 없어.”

 

 로봇의 어깨에 달린 기관포가 양쪽에서 유미를 조준했다. 하지만 고작 그 정도에 물러설 유미가 아니었다.

 

 “개소리!”

 

 유미가 달려들었다. 동시에 여섯 문의 기관포가 탄막을 뿜어냈다. 유미는 호신강기와 금강귀로 총탄을 방어함과 동시에 지그재그로 움직여 사격을 피했다. 삽시간에 거리를 좁혀 두꺼운 철갑을 찢어발기기 위한 대력귀검을 뽑아든다. 그러자 AMA의 가슴팍에서 불길이 터져 나왔다. 발바닥의 무한궤도가 움직이며 십수 톤의 금속덩어리가 급속후퇴.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속도로 대력귀검을 피했다. 나팔이 달린 왼팔을 내질렀다.

 

 닌자들의 진형을 부수고, 마안의 닌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굉음과 충격파가 유미를 덮쳤다. 요동치는 허공의 에너지에 바닥의 콘크리트가 바스러지며 폭풍우가 일어난다. 몇 번인가 기술을 접했던 유미는 당황하지 않고 대력귀검의 옆면을 앞에 세워 충격파를 막았다. 허나 그 행동은 몸에 가해지는 충격파만을 막았을 뿐이었다. 정면에서 받아낸 나팔의 굉음은 유미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귀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단박에 고막이 찢어지며 짜릿한 고통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것이 방금 전 권도에게 맞아 남아있던 충격과 더해지자 일순간 정신이 날아갔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녀의 앞에는 푸른색 전류를 튀기는 선로가 놓여있었다. 유미의 눈이 커졌다. 호신강기를 전력전개하며 대력귀를 앞으로 쳐들었다.

 

 유미의 몸이 뒤로 쏘아졌다.

 

 로봇이 사출한 아다만티움 주먹이 초음속을 돌파. 방어를 위해 쳐든 대력귀를 두부처럼 바스러트리며 유미의 몸에 적중했다. 터무니없는 운동에너지를 담은 타격에 유미는 인간형체의 포탄이 되어 항구를 가로질렀다. 작은 몸이 건물에 처박힌다. 북 터지는 소리와 함께 벽면에 원형의 균열이 거미줄처럼 퍼져나갔다. 핏덩이가 된 소녀의 몸이 천천히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다. 쓰러진 유미의 등 위로 벽의 부스러기가 떨어졌다.

 

 “커, 커헉!”

 

 유미가 가슴을 움켜쥐며 피를 토했다. 놀랍게도 그녀는 대부분의 장갑은 물론, 4서클 이상의 고차원 방어마법도 쳐부수는 초속 1500미터의 일격을 맞고도 살아있었다. 물론 멀쩡한 상태는 아니다. 가는 팔이 기괴한 각도로 비틀려있고 어깨는 바스러져있다. 충격으로 내장을 크게 상했는지 한 번 입을 열 때마다 한 사발은 될 법한 피를 토했다. 언제나 두르고 있던 목도리가 피로 물들어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의 앞에 AMA가 섰다. 압도적인 덩치와 철갑이 쓰러져있는 소녀를 깔아보았다.

 

 “방금 건 일부러 빗겨서 맞춘 거다. 마지막으로 경고하지. 그만둬라. 여기서 물러서지 않는다면 죽일 수밖에 없다.”

 

 “웃기지......마.”

 

 유미는 몸을 일으켰다. 핏덩이가 가득해 코로는 호흡을 할 수 없다. 입으로 숨을 내쉬다가 거칠게 기침을 한다. 검붉은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덜렁거리는 한쪽 팔을 질질 끌며 바닥을 기었다. 남은 손으로 칼의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끄트머리만 남아 지렁이처럼 꿈틀거리고 있는 대력귀검을 검집에 밀어 넣었다. 얇은 무릎을 떨면서 칼을 지지대 삼아 일어선다. 유미가 입술을 달싹였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을 죽였지.”

 

 핏물로 가득한 목도리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주술식이 가동되며 피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목도리의 끝이 하얗게 탈색되기 시작한다. 흰 부분이 천천히 확장되어 목덜미까지 치고 올랐다. 혈액을 재물로 봉인의 제어력이 상승. 유미는 마지막 수라귀를 꺼냈다.

 

 신체빙의 수모귀(水母鬼)

 

 유미의 얼굴이 녹아내렸다. 몸 전체가 형체를 지니지 못한 것처럼 흐늘거리며 무너진다. 힘이 없다. 하지만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부러진 팔이 제자리를 찾아간다. 찰흙 위의 균열을 짓눌러 없애듯, 상처가 아물어갔다. 조금만 집중력을 잃으면 푹 퍼진 고기죽이 되어버린다. 녹아버린 양초 같은 모습으로 소녀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기분이 좋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모든 외상이 복구되었다. 유미는 수모귀의 신체빙의를 해제.

 

 상처가 회복되었지만 유미는 여전히 엉망진창이었다. 몸과 얼굴은 끈적한 피로 가득했고 옷은 넝마가 되어 괴물의 것으로 변한 피부가 내비치고 있다. 막대한 체력을 소모한 대가로 다리가 경련했다. 다만 순백의 목도리만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그런데 이번은 아닐 것 같군.”

 

 유미는 허리를 낮췄다. 원상복구 된 팔로 칼집을 잡으며 기수식을 취한다. 투기가 끓어올라 주변의 공기가 일그러졌다. 가냘프지만 거친, 허스키한 목소리가 선언한다.

 

 “죽여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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