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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젖은 어둠은 마음으로 흐른다
작가 : 교관
작품등록일 : 2019.9.26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남녀의 생존이라는 직업

 
젖은 어둠은 마음으로 흐른다9
작성일 : 19-10-04 11:49     조회 : 204     추천 : 0     분량 :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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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 이후 리사는 일을 마치면 가끔씩 내가 아침까지 일하는 편의점에 들렀다가 집으로 갔다. 집으로 가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리사는 9시부터 일하는 거스턴에 오기 전까지는 미용실에서 일을 한다고 했다. 하지만 어느 미용실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편의점에 손님이 거의 없으니 이렇게 서서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를 했다.

  “이 넓은 도시에서 우리는 고작 거스턴과 편의점에서만 만날 수밖에 없구나.”

  리사는 생수를 따서 한 모금 마셨다. 리사는 다른 음료는 마시지 않고 술과 물을 마실 뿐이었다.

  “하지만 바에는 술이 있고 편의점에는 음식이 있고, 이거면 이 도시에서 충분하지“라고 리사는 말했다.

 

  리사가 새벽에 택시를 탈 때 택시의 번호판을 휴대전화로 찍었다. 다음 날 리사는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 왔다. 제육볶음이었다. 리사는 늘 목 티셔츠를 입거나 굵은 목걸이를 했다. 그것이 가느다라한 그녀의 목을 더 돋보이게 해주었다. 그래서 위태해 보였다.

  “너, 어제 내가 탄 택시 번호판을 찍더라. 넌 얼굴은 영 아니지만 역시 내게는 영웅이었어. 영웅을 위해 만들었어.“

  “뭐야, 자꾸 그런 말투.”

  리사가 만들어 온 제육볶음을 조금 집어먹고 화장실로 향했다. 변기에 대고 구토를 하고 돌아오니 제육볶음이 전부 쓰레기통에 들어가 있었다. 구토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너 지금 되게 못생긴 거 알아?”

  그 말에 나는 웃었다.

  “너 처음 웃었어, 못나게 웃는 거 알아? 못생겼다고 하니 웃네. 바보 같은 놈.”

 

  아, 그러고 보니 그 녀석이 며칠 동안 보이지 않았다. 고향에라도 간 모양인가. 그 녀석은 늘 고향에 가고 싶어 했다. 사람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이상한 말을 쏟아냈지만 그 녀석은 사랑받고 싶어 하는 그런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었다. 그 녀석이 보이지 않고 3일이 지났을 때 아침에 고시원에 들어오니 그 녀석의 방을 고시원 주인과 누군가가 마스크를 쓰고 치우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는 내 물음에 고시원 주인은 “인생 실패자 새끼들이 죽으려면 다른 곳에서 죽지 왜 꼭 여기서 죽고 지랄이야“라며 소리를 질렀다. “인생루저 새끼들은 한눈에 알아봤어야 했어, 내가 겪어봐서 아는데 죽을 힘 있으면 그 힘으로 악착같이 살면 돼. 이 새끼들 아직 배가 불러서 그래. 너희 같은 놈들 일하고 일할 때는 세고 셌는데 해보니 힘드니까 좀 하다 때려치우고 카드 빛내서 옷 사고, 게임방에서 게임이나 실컷 하고 말이야. 이 새끼들 결국에 갚을 돈이 불어나니 나 몰라라 도망치듯 자살이나 해버리고“

  왜 멋대로 치우냐고 나는 대들었다. 주인은 눈을 부릅뜨고 나에게 무슨 관계냐고 물었다.

  “친구입니다.“

  “친구? 친구 좋아하네. 친구 새끼가 그래? 친구가 죽은 지 며칠이 지나도 몰라? 너 이 새끼도 인생 실패자지. 너 이 새끼 여기서 너도 자살하려고 하지. 돈 줄 테니까 나가 이 새끼야.“

  나는 고개를 숙여 고시원 주인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착실하게 살고 있다고, 그 친구는 여기에서 알게 되었다고 몇 번이나 고개를 숙였다. 비참했다. 여기서 쫓겨나면 갈 때가 없다. 억누를 수 없는 크고 딱딱한 분노 같은 것이 배를 아프게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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