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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자유로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작가 : 애런
작품등록일 : 2019.9.28

자유로를 질주하는 네 젊은이들의 일과 사랑이야기입니다. 어려운 과정을 뚫고 취업하지만 현실은 비정규직이었습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매일매일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재단의 이사장이 실종되고 모두 서로를 의심하는 가운데 재단내의 파벌 싸움이 격화됩니다. 그래서 네 젊은이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게 됩니다.

 
이. 봄이면 꽃은 피어난다 2. 이사장
작성일 : 19-10-01 22:41     조회 : 194     추천 : 0     분량 : 5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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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봄이면 꽃은 피어난다

 

 2. 이사장

 

  이사장은 한 눈에 성훈의 성격을 꿰뚫어 보았다. 이사장은 은퇴 전 큰 회사의 대표를 맡았었고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왔다. 보통 만난 지 오 분도 안 되어 대강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대부분 파악할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성훈은 지금까지 들어온 다른 면접자들과는 분명히 다른 부류의 사람이었다. 갓 사범대를 나온 교사 지망생이 대부분이었고 그들은 아직 너무 앳되었다. 면접자들을 보고 다소 실망하던 차에 이사장은 눈이 번쩍 뜨였다. 성훈은 자신의 장점을 잘 알고 있었고 그로 인한 자신감이 넘쳐 있었다. 이사장은 성훈 같이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을 좋아했다. 마치 젊은 시절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이력서의 출신 대학 항목에서 눈이 멈췄다. 방금 전까지 스카이를 나온 면접자들이 들어와서 상대적으로 성훈의 출신 대학이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분명 대학 이름만으로는 다른 면접자들에 비해 밀렸다. 이사장은 자신감이 충만한 성훈을 깨보고 싶었다.

  “일반 대학에서 교사 자격증을 따셨네요. 지금까지 들어온 분들은 다 서울 최상위권 대학의 사범대 출신이셨어요. 이번에 사회과 교사는 한 분만 뽑아야 되요. 왜 우리가 다른 분들을 떨어뜨리고 회사에 다니고 있는 유성훈 씨를 교사로 뽑아야 하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성훈은 망설임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대답을 하였다. 곧바로 막힘없이 대답하는 것이 면접에 유리하리라고 판단하고 의도적으로 질문이 끝나는 순간 바로 답변을 시작하였다.

  “저를 뽑으셔야 되는 이유를 세 가지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 열정입니다. 저는 학창 시절 셀 수 없을 만큼 각 분야의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학생회장은 기본이었고 전국 단위의 동아리와 시민 단체 활동도 했습니다. 그래서 제 개인 시간이 거의 없을 만큼 열정을 다해 활동하였습니다. 둘째 합리성입니다. 제 생활기록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느 곳에서도 한쪽에 치우지지 않은 합리적인 판단을 잘 한다는 점이 제 특징으로 적혀 있습니다. 시민 단체에서도 정치적으로도 중립을 유지하면서 어느 정책이 과연 시민들을 위한 것일까 고민하였고 제가 제안한 제도들이 실제로 현재 시행되고 있습니다.”

  다른 면접관들은 고개를 숙여 이력서를 살펴보기도 하는데 이사장은 계속 성훈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보통은 이렇게 쳐다보면 눈을 피하기 마련인데 성훈은 눈동자 하나 흔들림 없이 당당하게 이사장을 쳐다보았다.

  “세 번째로 다양성입니다. 지금까지의 교사들은 대부분 상위권 대학 사범대 출신의 모범생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로만 교단이 채워지면 다양성이 부족해집니다. 저처럼 다양한 활동을 한 사람까지 뽑혀야 학교 현장에 다양한 색깔이 칠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대학을 나와 회사를 다니며 사회 경험을 쌓은 점은 결격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학교에서 학생들의 진로 교육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열정과 합리성 그리고 다양성이 바로 저의 장점이고 두강재단에서 저를 교사로 뽑아야 하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아무 말도 않고 성훈의 눈만 응시하는 이사장을 힐끔 보던 교장이 입을 열었다.

  “학교에 오면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나요?”

  “저는 방송 장비와 컴퓨터를 잘 다룹니다. 그래서 방송반이나 정보부의 업무를 잘 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마케팅 팀에 근무하고 있어서 학교 홍보와 관련된 일도 자신 있습니다. 테니스와 골프도 어느 정도 하기 때문에 스포츠클럽 활동도 직접 지도할 수 있습니다. 노래와 댄스도 수준급이어서 관련 동아리 지도를 맡으면 전국 대회에서 수상시킬 자신이 있습니다.”

  너무 과장된 이야기로 들리지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됐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는 사실에 기초한 자신감이었다.

  면접관으로 들어온 교장과 교감이 서로 얼굴을 슬쩍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지금 춤과 노래를 보여줄 수 있나요?”

  교감이 안경 너머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성훈을 보며 제안하였다. 성훈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일어나더니 최신 유행하는 노래를 부르며 춤을 보여주었다. 성훈의 말대로 가수 오디션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가창력이 좋았고 춤도 수준급이었다. 면접관들이 모두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데 이사장은 표정 변화 없이 미동도 하지 않고 성훈을 쳐다보았다. 몇 가지 질문이 더 진행되고 성훈은 면접장을 나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잘 어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장의 변화 없는 표정이 신경 쓰이긴 했지만 그냥 잊어버리기로 했다. 교장과 교감의 박수까지 유도했는데 뭐. 잘했어 성훈아. 스스로를 칭찬하며 대기실로 갔다. 대기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성훈을 본 은지와 예리가 달려왔다.

  “어떠셨어요? 잘 하셨어요?”

  “네, 잘 봤습니다. 노래까지 시키던데요.”

  “네? 노래요? 큰일 났네.”

  은지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평소 노래방에 가서 노래 부르는 걸 즐겨했지만 남들로부터 잘 부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다. 주로 술을 먹고 가서 흥은 잘 냈다.

  “아무 노래나 하면 되요?”

  노래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예리는 벌써 어느 노래를 할 것인지 머릿속에 노래방 18번의 리스트가 쫙 지나갔다.

  “하고 싶은 거 하세요. 저만 시킨 걸 수도 있으니까 너무 쫄지 마세요.”

  “면접에서 노래를 시킨다는 건 처음 듣는 얘기네요. 당황스럽네.”

  은지의 표정이 어두웠다. 술을 한 병 먹고 들어가야 하나. 취해서 막 소리 지르며 노래 부르는 스타일인 게 결격 사유가 될 순 없지. 분위기를 띄우고 나오는 것도 괜찮을 거 같기도 한데. 은지는 순간 면접관들 앞에서 섹시한 춤을 추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모두 넋을 잃고 바라보는 모습이 짜릿하다고 생각했다. 약간 관심종자의 느낌을 가지고 있는 자신의 성격이 스스로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소심한 성격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벌써 예리는 핸드폰에서 노래를 검색해 보고 있었다.

  “이거 어때요? 너무 최신곡인가?”

  “면접관 분들이 연세가 많으시니까 예전 트로트로 해보세요.”

  “그래야겠어요.”

  예리가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은지는 예리를 보며 웃는 모습이 진짜 귀엽다고 생각했다. 면접은 그냥 통과하겠구나. 부잣집에서 귀여움 받고 자란 티가 확확 나. 은지는 부러워하면 지는 거라고 마음먹었다. 그냥 평범한 집에서 잘 자라준 자신을 대견하다고 생각했다. 예리는 이런 은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트로트 가락을 흥얼거리며 절정의 귀여움을 뽐냈다.

  “그만 좀 해. 다 쳐다보잖아.”

  도형이 흥이 난 예리를 말렸다. 대학 때부터 봐왔지만 정말 적응이 안 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호감이 가다가도 항상 이 지점에서 그냥 후배라고 생각하게 되고 이성적인 호감이 사라졌다. 발랄하고 엉뚱한 면이 예리의 매력일 수 있었지만 적어도 도형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김도형 선생님, 다음 차례십니다.”

  교무부장이 큰 소리로 도형을 불렀다. 도형은 면접장에 들어가자마자 큰 소리로 자기소개를 하였다. 큰 목소리에 놀란 이사들이 수군거렸다. 도형은 그러한 이사들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이사장은 이사들을 강렬한 눈빛으로 보고 있는 도형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안경을 낀 날카로운 인상에 날렵해 보이는 턱 선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다소 마른 체형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다부진 체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장의 핏이 좋고 다리가 꽤 길어 보였다. 그런데 거기에 지적인 매력까지 풍겼다. 서류를 보니 학벌도 꽤 좋았고 집이 강남 쪽 인걸로 보아 꽤 유복한 집에서 자란 걸로 보였다. 이사장은 일단 외형에서 보이는 부분은 합격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우리가 왜 김도형씨를 뽑아야 할까요? 설명해 보세요.”

  “네. 저를 뽑아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재단의 교육 비전을 잘 이해하고 있고 그에 맞는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학생들을 잘 이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사장은 보충 설명이 더 있는 줄 알고 잠시 기다렸는데 도형은 입을 다물었다. 이사들이 몇 가지 질문을 더 하였지만 도형은 거의 단답식으로 짧게 대답하였다. 합격시켜도 다른데 갈 수 도 있겠구먼. 이사장은 원래 면접을 볼 때 가장 뛰어나 보이는 사람을 뽑아 왔었다. 그런데 뽑아 놓으면 출근하기 직전에 출근 못하게 되어 죄송하다는 전화가 왔다. 보는 눈은 비슷해서 좋은 학교 나오고 스펙이 좋으면 굳이 이런 수도권 외곽 도시까지 올 이유가 없었다. 다른 재단도 면접을 보고 조건이 좋은 곳을 골라서 가버렸다. 그래서 이사장은 이번 채용에서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독특한 면이 있는 사람을 골라야겠다고 생각하고 면접장에 들어왔었다. 그런데 도형은 누가 봐도 전형적으로 모범적인 스타일이었다. 이렇게 해야 합격한다는 교과서적인 외형과 스펙을 갖추고 있는데다가 모범 답안만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사장은 도형을 뽑아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아까 보았던 성훈과 비교했을 때 독특한 면이 적은 교과서적인 인물이었다. 도형이 인사하고 나갔다. 이사장은 일단 다른 면접관들의 평을 들어 보았다. 모두 호평 일색이었다. 이사장은 마음을 굳혔다. 일단 떨어뜨리기로.

  이런 상황을 알 길 없는 도형은 면접장을 나와 대기실로 갔다. 은지와 예리가 아까처럼 쪼르르 달려왔다.

  “어땠어?”

  “뭐 그럭저럭 대답했어.”

  “특별한 질문은 없었어?”

  “응. 없었어.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아.”

  도형은 예리를 안심시켰다. 춤과 노래에 대한 주문이 있었지만 도형은 응하지 않았다. 수학만 잘 가르치면 되지. 도형은 굳이 그런 걸 하지 않아도 될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고생하셨어요. 대답을 에프엠으로 잘 하셨을 거 같아요.”

  은지가 밝게 웃으며 도형을 격려하였다. 은지는 진심으로 도형이 합격하리라 믿었다. 왠지 함께 근무하면 너무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지가 보기에 도형과 예리는 썸을 타는 것처럼 보였는데 물어볼 수는 없었다. 나중에 함께 근무하면 차차 알게 되겠지. 은지는 자신을 제외하고 다 합격할 거 같아 불안하였다.

  은지는 자신이 아까 생각한 대로 섹시 댄스를 추었고 예리는 트로트를 불렀다. 면접관들은 매우 재밌어 했다. 대부분 점잖은 척하는 지원자들이 많았었는데 이번 지원자들은 전혀 쑥스러워하지 않는구나. 지루한 면접이 될 줄 알았는데 은지와 예리의 애교에 살살 녹아버렸다. 둘이 나가고 나서 면접관들은 몇 명을 더 면접보고 지원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에 지원하신 분들은 개성 있는 분들이 많네요.”

  “정말 그랬어요.”

  모두 이구동성으로 은지와 예리를 이야기하였다. 장기를 보여준 것 외에도 대답을 똑 부러지게 잘하였다. 누구를 뽑을지 거의 마음을 먹은 이사장이었지만 면접관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하였다.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이사장의 마음이 잠시 흔들리고 고민이 깊어졌다. 사람을 뽑는다는 건 역시 어려운 일이야. 이사장은 흔들렸던 마음을 다시 굳혔다.

 
작가의 말
 

 재미있는 면접 상황이 계속되는군요. 주인공 성훈의 매력이 잘 발산되어 있네요.

 계속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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