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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마감무림
작가 : 촌부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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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삼진의 평범한 학사, 한재선에게
'무림맹주의 사서를 집필하면 황금 백 냥을 준다'라는 대박 의뢰가 떨어진다.
그리고 뒤이어 '마교 교주의 교리서를 제때 끝맺지 못하면 죽는다'라는 대박 협박 도 떨어진다.
창졸간에 이중계약을 하게 된다.
마감을 피해 달아난, 허장성세로 점철된 한 학자의 기상천외한 도주극이 펼쳐진다.
추적은 지금도 계속된다.

 
제 14 화
작성일 : 16-07-11 17:37     조회 : 637     추천 : 0     분량 : 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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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아아악!”

 한재선이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반대쪽을 향해 달려갔다.

 더 이상 뛸 수 없을 때까지 계속 달음박질을 해 나가던 한재선은 한참이 지나서야 멈추고는 거세게 호흡을 들이켰다.

 “허억, 헉! 바, 방금 뭐였지?”

 갓난아기가 왜 산속에 있단 말인가!

 그것도 어른도 없이 혼자!

 생각해 보면 요람이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것도 이상한 일이었다.

 다른 물품들도 있었다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요람 딱 하나만 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아, 아니야! 귀신은 아닐 거야!’

 공포감에 질린 한재선이 고개를 홰홰 저었다. 그러고는 최대한 이성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했다.

 ‘설마, 누가 아기를 버린 걸까?’

 가난한 이들이 아기를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들었던 한재선이었다.

 조금 전에 보았던 갓난아기도 입 하나라도 줄이려는 가난한 이가 버린 아기였을지도 몰랐다.

 ‘마, 만약 버려진 아기라면…….’

 한재선의 마음에도 양심이 남아 있긴 했나 보다. 비록 그게 콩알만 한 것일지언정 말이다.

 한재선은 조심스럽게 요람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얼마나 뛰어왔는지, 일각여를 걸었는데도 요람은 보이지 않았다.

 한재선은 두근거리는 가슴에 손을 얹고는 계속 걸어갔다.

 마침내 작고 네모난 요람이 보였다.

 “아가야? 차, 착하지?”

 한재선이 엉거주춤 선 채로 조심스럽게 요람을 바라보았다. 천만다행히, 갓난아기는 눈을 감고 있는 상태였다.

 ‘조금 전에 보았던 붉은 눈은 내 착각이었구나.’

 한재선이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아기를 깨웠다.

 “쯧쯧. 어떤 몹쓸 놈이 애를 여기다…….”

 그때, 아기가 번쩍 눈을 떴다.

 “헉!”

 공포에 질린 한재선이 헛바람을 들이켰다. 갓난아기의 새빨간 눈을 보자마자 호흡을 더 내쉴 수가 없었다.

 너무 무서우면 비명도 지르지 못한다던가.

 한재선의 입에서 비명 대신 헛웃음이 배어 나왔다.

 “허…… 허허…….”

 갓난아기가 섬뜩한 눈동자를 굴려 한재선을 훑었다. 그러고는 꿈에도 잊지 못할 한 마디를 내뱉었다.

 “내일이 마감인데 웃음이 나오니?”

 “으아악!”

 한재선이 정신없이 고개를 저으며 비명을 질렀다. 아기의 말에 극한의 공포감이 밀려왔던 것이다.

 “아냐! 도망쳤다고! 난 도망쳤어!”

 아기가 감정 없는 인형과도 같은 미소를 지었다.

 그와 동시에 한재선의 머리에 수십 가지 환상이 지나갔다.

 이중계약이 들켜 무림맹에서 참수를 당하는 자신의 모습, 마감을 안 했다고 마교 교주가 자신의 사지를 자르는 모습.

 그 어디에도 처절한 공포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이, 이건 지, 진법의 환상이 분명…….’

 한재선이 눈깔을 뒤집으며 까무룩 기절했다.

 진법의 환상이라는 것까지는 어찌어찌 추측해 냈지만 연약하기 짝이 없는 한재선의 정신은 더 이상 생각하기를 포기했던 것이다.

 한재선이 기절하자 장내에 서늘한 침묵이 감돌았다.

 고요한 가운데서 새하얀 안개가 오랜만에 먹잇감을 만난 뱀처럼 한재선에게로 다가갔다.

 안개는 마치 한재선을 살피듯 주위를 맴돌더니 이내 그의 콧속으로 스르르 빨려들어 갔다.

 그러자 한재선의 이마에 슬며시 핏줄을 떠올랐다.

 몽유의 세계에 빠져 버렸거늘, 환상은 기어이 거기까지 따라왔던 것이다.

 “쿠, 쿨럭!”

 한재선이 거세게 기침을 토해 내었다.

 목에서 가래 끓는 소리가 나더니 입가로 몇 방울의 선홍색 피가 튀어나왔다.

 그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스르르-

 작은 바람 소리가 들리더니, 한재선의 머리카락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재선의 백회혈이 미약하게나마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회음부에 열기가 어리기 시작했다.

 마치 백회혈에 호응하듯 회음혈이 일어나자, 한재선의 육신에 낮선 기운이 생성되었다.

 마치 노인이 불어넣어 준 것처럼, 노인에게 맞았던 곳에서 한재선이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기운이 일어났던 것이다.

 “후, 후우우-”

 한재선이 한숨을 토해 내듯 길게 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한재선의 콧속으로 빨려 들어갔던 새하얀 연기가 마치 쫓겨나듯 새어 나왔다.

 경직되었던 한재선의 근육이 일순간 풀어졌다. 호흡도 느리고 평안해져만 갔다. 공포에 질려 기절한 것이 아니라, 마치 단잠을 즐기는 것처럼 말이다.

 한재선도 모르는 새에 일어난 변화들이었다.

 

 그렇게 두 달의 시간이 흘렀다.

 지난 두 달 동안, 한재선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끔찍한 공포를 느껴야 했다.

 잡귀나 요물의 환상을 볼 때마다 한재선은 진지하게 자살을 고심했다. 기절을 했기에 망정이지, 계속 깨어 있었더라면 필시 의도대로 목숨을 끊었을 터였다.

 이상한 일은, 기절에서 깨어나면 괜찮아진다는 것이었다. 무서웠던 기억은 희미해지고, ‘선인세로 잘 먹고 잘 살기 전까지는 절대로 죽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다.

 지난 두 달 동안 자살을 고려하며 기절하고, 깨어나면 어떻게든 살아 보자고 결심하는 기이한 순환이 계속되었다.

 울적한 얼굴로 암굴에 웅크려 있던 한재선이 고개를 저었다.

 ‘잠이나 자자…….’

 한재선이 소매로 눈물을 훔치고는 눈을 감았다.

 

 

 3

 

 

 

 한재선의 지식은 과연 대해와 같이 넓었다.

 진법, 의학에 관한 서책과 함께 약초서(藥草書)도 읽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식이 습자지와 같이 얕다는 점이 또다시 문제가 되었다.

 한재선은 목이버섯스럽게 생긴 이상한 버섯을 확신에 가득 차서 먹고는, 폭풍 같은 설사를 했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자신만만하게 독초로 항문을 닦은 까닭에 크나큰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차, 창의야! 살려다오!”

 괴로움에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쓰러져 있던 한재선이 학창의를 바라보며 외쳤다. 또다시 복통이 찾아온 것이다.

 “크, 크으윽.”

 한재선은 눈물 고인 얼굴로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 복통을 해결하러 나섰다. 아니, 나서려 했다.

 한 가지 생각이 아니었다면 당장 달려 나가 변의를 해결했을 터였다.

 한재선은 물끄러미 학창의를 돌아보았다.

 ‘창의가 오늘따라 몹시 부드럽게 보이는구나.’

 문득 학창의가 참으로 탐스럽게 보였다.

 두 달 동안 자신을 지탱해 준 좋은 친구의 모습이, 독초로 인해 부어오른 항문에 특히 좋은 부드러운 무언가로 보였던 것이다.

 사실 사람처럼 대하다 보니 의지가 되어서 그렇지, 창의는 그냥 옷일 뿐이잖은가!

 한재선은 결심한 얼굴로 학창의로 다가갔다.

 펄럭!

 학창의가 반항하듯 바람에 거세게 펄럭였지만, 한재선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그렇게 사흘의 시간이 더 흘렀다.

 한재선은 최대한 참아 보려 했지만, 복통은 끊임없이 찾아와 정신과 마른 육신을 갉아먹었다. 사흘 내내 폭풍과도 같은 설사가 계속되었던 것이다.

 사흘이 지났을 즈음, 한재선은 그렇지 않아도 마른 몸이 더욱 마른 것을 느끼며 부스스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재선이 학창의를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창의야, 우리 식량을 구하러 가자꾸나.”

 학창의가 몹시 거부감이 든다는 듯 강렬하게 펄럭였다.

 도대체 어째서일까? 학창의는 반절로 줄어 등판 부분만이 남아 있었다.

 “가자. 가야 먹고살 수 있지 않겠느냐.”

 또다시 학창의가 반항하듯 펄럭였지만, 한재선은 무심한 얼굴로 반만 남은 학창의로 손을 뻗어 갈 뿐이었다.

 그때, 암굴 안으로 강렬한 바람이 불어왔다.

 불어 봤자 산들바람이었던 이제까지와는 달리 유난히 거센 바람이었다.

 학창의가 바람을 타고 날아올랐다.

 “차, 창의야! 어디를 가느냐?!”

 한재선이 제자리에서 껑충 뛰어 학창의를 잡으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한 치 정도가 모자랐다.

 한재선이 다급히 학창의를 쫓아갔다.

 “안 된다, 창의야! 가면 안 돼!”

 오랜 벗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한재선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학창의는 높이높이 날아갈 뿐이었다. 마치 도망치듯이 말이다.

 “너는 내게 꼭 필요한 존재란 말이다! 가지 마!”

 변의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이상, 학창의는 항문의 소중함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존재해 주어야만 하는 친구였다.

 한재선이 나비를 쫓는 아이처럼 학창의를 쫓아 달렸다.

 따스한 햇살이 한재선의 머리카락을 은은하게 덥혀 주었다.

 사실, 햇살이 보인다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진법 안에는 항상 안개가 끼어 있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한 점의 안개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학창의를 쫓던 한재선은 그러한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개새끼야!”

 학창의가 아슬아슬하게 손끝을 벗어나자 한재선이 욕설을 내뱉었다.

 날아갈 거면 시원하게 날아가든지, 아니면 잡히든지 하면 좋을 텐데, 잡힐 듯 잡힐 듯하면서도 잡히지 않으니 절로 약이 올랐다.

 “어이쿠!”

 껑충 뛰어올랐으나 학창의를 잡지 못한 한재선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얼굴부터 넘어진 까닭에 코피가 흘렀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한재선이 하늘거리며 날아가는 학창의를 쫓아 전력으로 질주했다. 물론 체력이 저하된 까닭에 느리기 짝이 없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얼마를 달렸을까.

 학창의를 쫓아 펄쩍펄쩍 뛰며 달음박질치던 한재선이 문득 움직임을 멈추었다. 바람에 나풀거리던 학창의가 나뭇가지에 걸리고 만 것이다.

 “드디어 잡았다! 내가…… 어라?”

 전력질주로 인해 잔뜩 지친 한재선의 시선이 일 장여 앞으로 향했다. 한재선이 놀란 듯 입을 벌렸다.

 “사, 사당(祠堂)?”

 일 장여 앞에 사당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작은 집이 있었다.

 지붕도 있고 벽도 있었지만, 어린아이 한 명도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집이었다.

 “또 환상인가?”

 요람을 발견했을 때처럼, 이번에도 환상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한재선이었다.

 그러나 사람의 희망이란 무섭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한재선은 이 지옥 같은 곳에서 인간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한재선이 조심스럽게 사당으로 걸어간 다음, 더더욱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사당 안에서 은은한, 그리고 몹시 먹음직스러운 향기가 새어 나왔다.

 “오오…….”

 사당 안에는 벽곡단 열 알이 들어 있었다.

 금박으로 포장된 먹음직스러운 벽곡단이.

 한재선은 몹시 감동에 젖은 얼굴로 중얼거렸다.

 “오오, 벽곡단, 오오.”

 

 

 

 <제7장> 몸보신

 

 

 1

 

 

 

 천문금쇄진의 내부는 예상보다 평화로웠다.

 천하의 혈마를 제압한 진법이니만큼 빛 한 점 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안개를 제외하면 보통의 산야와 다를 바가 없었던 것이다.

 제갈혜는 멀찍이 물러난 안개를 바라보며 감탄을 터뜨렸다.

 “어, 어머나.”

 사실 제갈혜 역시도 천문금쇄진의 이론만 알고 있을 뿐, 실제로 발을 들이는 것은 처음이었다. 천시에 이르러 안개가 사라지자 그녀는 신기함을 참지 못했다.

 남궁창천은 저도 모르게 제갈혜를 바라보았다.

 탄성을 내뱉는 제갈혜의 얼굴은 활짝 피어오른 꽃처럼 아름다웠던 것이다.

 제갈혜의 얼굴이 조금 전과는 다른 의미로 발그레해졌다.

 “소녀가 추태를 부렸군요.”

 남궁창천이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의 얼굴에는 어느새 긴장이 떠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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