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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젖은 어둠은 마음으로 흐른다
작가 : 교관
작품등록일 : 2019.9.26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남녀의 생존이라는 직업

 
젖은 어둠은 마음으로 흐른다5
작성일 : 19-09-30 11:50     조회 : 210     추천 : 0     분량 :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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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의 이름은 ‘거스턴’이다. “왜 거스턴이냐면, 사장님이 필립 거스턴을 좋아한데.“ 거스턴의 그림을 좋아해서 그렇게 지었다고 리사가 말했다. 그래서 처음 바에서 일을 하고 벽에 애매하고 비슷한 그림들이 많아서 한참 쳐다보았다. 거스턴에서 일을 하는 여자는 총 5명이고 리사는 다른 여자들에 비해 예쁘지는 않지만 손님들에게 인기가 좋아 지명이 잦았다. 인기란 그런 것이다. 인기는 사랑과 다르고 존경과 다르고 외모와 달랐다. 인기는 뭐랄까 태어날 때부터 그 사람에게 요만큼이나 아니면 이만큼 붙어서 같이 태어난다. 그렇지 않으면 뽕도 넣지 않고 마르고 썩 예쁘지도 않은 리사가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을 리가 없다.

 

  리사가 보여주는 글에는 죽음에 관한 글이 많다. 그녀는 나에게 왜 이런 글을 보여주는 것일까. 어릴 때 벌레를 죽인 이야기라든가, 고양이가 죽어서 슬퍼한 이야기라든가, 강아지를 기르고 싶어도 사랑을 덜 줘서 일찍 죽어버리면 어떻게 하지, 하는 것에 대한 후회 등 그런 이야기가 가득 했다. 리사는 부은 내 얼굴을 보고 차가운 수건을 볼에 대어 주었다. 장례식장에서 맞은 얼굴이 욱신거렸다. 어쩌면 찜질 덕분에 편의점에서 잘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리사는 달력에 적어 놓은 낙서를 보고 내가 써 놓은 글이 더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 생각이 옳은 것이라 여겼는지 매일 글을 보여 달라고 했다. 있을 리가 없는 글을 보여 줄 수 없기 때문에 리사 앞에서 말 수가 줄어들었다.

 

  “고등학교 때 매일 구타를 당했는데 엄청 맞을 때 이렇게 이상한 소리를 내니까 그 뒤부터 나를 건들지 않았어“라고 고시원 옆방에 사는 녀석이 말했다. 사람들은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기까지가 힘든 것이지 한 번 터득하고 나면 그 이후부터는 어떻게든 흘러간다. 그 녀석은 대학교를 온전히 졸업하고 이 도시의 온전한 회사에 취직을 했다. 취직을 하고 보니 그 녀석만 온전했고 나머지 직원들은 정상적이지 않았다. 고등학교에서처럼 사람들은 자신들과 다른 그 녀석을 따돌렸다. 구타는 없었지만 사무실에서의 따돌림은 구타보다 심장에 더 상처를 주었다. 그 녀석 그 뒤로 사무실에서 중국어 같은 이상한 언어를 혼잣말로 하게 되었고 지금은 이렇게 고시원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꿈이라든가 희망이라든가 어디에 있을 거라고 이 도시에 왔지만 그것은 사람을 망가트리는 약과 같다고 그 녀석이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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