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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마감무림
작가 : 촌부
작품등록일 : 20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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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삼진의 평범한 학사, 한재선에게
'무림맹주의 사서를 집필하면 황금 백 냥을 준다'라는 대박 의뢰가 떨어진다.
그리고 뒤이어 '마교 교주의 교리서를 제때 끝맺지 못하면 죽는다'라는 대박 협박 도 떨어진다.
창졸간에 이중계약을 하게 된다.
마감을 피해 달아난, 허장성세로 점철된 한 학자의 기상천외한 도주극이 펼쳐진다.
추적은 지금도 계속된다.

 
제 12 화
작성일 : 16-07-11 17:28     조회 : 583     추천 : 0     분량 : 5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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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미친 노인네가 곧이곧대로 일러 바쳤다고 생각한 한재선이 있는 힘껏 노인을 욕했다.

 사실, 노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최유찬을 만나 주지도 않았다. 무슨 재주를 부렸는지 운무를 불러 모옥을 감추었을 뿐이었다.

 최유찬은 그곳에 모옥이 있다는 사실도, 모옥 안에 노인이 살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오직 추종술만으로 한재선을 쫓고 있었던 것이다.

 “이쪽이군.”

 한재선에게서 팔십여 장 떨어진 곳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던 최유찬이 싸늘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내가 멍청했다. 돼지를 실은 마차에 타고 있을 줄 짐작했어야 했어.’

 최유찬은 한참 동안이나 호구촌을 떠돌다가, 정신병자 도사와 만났던 그곳에서 작은 꼬마 아이를 만났다. 한재선이 숨는 모습을 유일하게 보았던 꼬마였다.

 최유찬은 그 길로 돼지를 실은 마차를 추적했다.

 ‘그 미친 도사 놈을 만난 후부터 되는 일이 없군.’

 호구촌에서 주위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던 것도 운풍자에게 신경이 쏠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최유찬은 그것이 미친놈을 만난 불쾌감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진흙에 새겨진 발자국을 어루만지던 최유찬이 천천히 몸을 일으켜 좌측을 바라보았다.

 부러진 나뭇가지가 두어 개쯤 보였다.

 자기 나름대로는 흔적을 지운다고 지운 모양인데, 강호 경험이 일천한 학사다 보니 제대로 지우지는 못했던 것이다.

 “잡았다.”

 최유찬이 싸늘하게 중얼거리고는 발끝으로 바닥을 가볍게 두드렸다.

 그의 신형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구치기 시작했다.

 그는 도타운 나뭇가지들을 밟고 그림자처럼 음습하게 한쪽 방향으로 쏘아져 나갔다.

 곧 그의 눈에 한재선의 모습이 보였다. 오십여 장 앞에서 한재선이 다급히 뛰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최유찬이 살기 어린 얼굴로 입술을 달싹였다.

 - 원고는 다 해 놓고 여행을 떠난 것이냐?

 최유찬의 목소리는 바로 옆에서 말한 것처럼 한재선의 귓가로 흘러 들어갔다.

 “허, 헉?!”

 한재선이 헛바람을 들이켰다.

 귓가에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면 근접해 있는 것이 분명한데, 주위를 둘러봐도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또다시 전음성이 들려왔다.

 - 마감을 다 했으면 어서 원고를 내놓아라.

 “아, 아직 못했소!”

 한재선이 목청을 돋워 외쳤다. 상대가 몇 마디를 더 하면, 그 소리를 열심히 듣고 위치를 가늠해 볼 요량이었다.

 - 그럼 무슨 각오로 여행을 떠났느냐? 마감하지 않고서.

 “푸, 풍광 좋은 데서 마음을 가다듬으려고 했소이다! 여행 중에도 틈틈이 글을 써 두었소! 이틀만 기다려 주시오! 스무 장밖에 남지 않았소이다!”

 - 그럼 쓴 데까지 내놓아라.

 “으, 응?”

 쓰기는 개뿔, 안 썼다.

 지금까지 쓴 원고를 내놓으라고 하면 할 말이 없었다.

 거짓말을 단숨에 파악해 낸 최유찬의 기지는 그야말로 감탄할 만한 것이었다.

 목소리를 벌써 몇 차례 듣고도 여전히 최유찬의 위치를 파악하지는 못했던 한재선이 이를 악물었다.

 - 마지막 기회를 주마.

 “아!”

 한재선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최유찬이 움직이며 전음성을 날리는 바람에, 방향을 가늠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재선이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헉!”

 - 돌아가서 마감하면 용서해 준다.

 어둠 속에서 괴조가 날아오르고 있었다. 아니, 원숭이라고 해야 하나?

 나뭇가지 사이를 펄쩍펄쩍 뛰어오르는 최유찬의 모습은 마치 원숭이와 같았다.

 “오, 오지 마!”

 한재선이 비명을 지르며 달음박질쳤다.

 하지만 무학을 모르는 데다 험난한 산길이다 보니 속도가 빠를 리가 없다.

 최유찬과의 거리는 어느새 이십여 장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그 때, 한재선과 최유찬 주위로 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안개였다.

 최유찬은 안개를 확인하자마자 재빨리 경공을 거두었다.

 강호 경험이 상당한 그로서는 안개가 진법에 의한 것임을 알아챈 것이다.

 겨우 멈추어 선 최유찬이 안개로 손을 가져갔다.

 “으, 으음.”

 최유찬의 얼굴이 구겨진 종잇장처럼 변해 갔다.

 손끝에서 찌릿한 느낌이 전해져 왔던 것이다.

 이는 곧 뇌기(雷氣)를 동반한 안개가 외진(外陣)을 형성하고 있다는 뜻.

 최유찬이 경악한 듯 눈을 부릅떴다.

 ‘뇌기로 외진을 구성하는 진법이라면……!’

 “다, 당장 거기서 나오너라!”

 최유찬이 다급히 고함을 질렀다.

 허겁지겁 도망치던 한재선이 흘끔 뒤를 돌아보았다. 목소리는 들리는데, 최유찬의 모습은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한재선은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기 시작했다.

 ‘응? 따돌린 건가?’

 “어디에 있느냐! 당장 나오라는 말을 듣지 못했더냐?”

 ‘따돌렸구나!’

 한재선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안개 덕택에 최유찬이 자신을 놓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세상에 이보다 기쁜 일은 있을 수가 없었다.

 “으하하하! 오란다고 가면 내가 병신이게?”

 한재선이 마치 약을 올리듯 팔다리를 휘저었다.

 “마감? 마감 따위 할 것 같으냐! 메롱이다, 임마!”

 “아, 안 돼! 거기는 위험……!”

 최유찬이 억눌린 목소리로 경고를 하려 했지만, 한재선은 신이 난 악동처럼 팔다리를 휘저으며 달려갈 뿐이었다.

 “하하하! 병신아! 나 잡아 봐~라!”

 한재선의 목소리는 마치 멀리 있는 것처럼 희미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은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최유찬이 버럭 고함을 질렀다.

 “놈! 돌아오라고 하지 않았더냐!”

 한재선의 답변은 없었다. 최유찬의 목소리만이 메아리처럼 사방에 울려 퍼질 따름이었다.

 최유찬이 다시 한 번 고함을 질렀다.

 “들리느냐? 들린다면 어서 그곳에서 나오너라! 거기에 들어가서는 안 돼!”

 역시 사방은 고요할 뿐이었다.

 외진을 구성한 안개를 따라 몇 걸음 걷던 최유찬이 긴장한 얼굴로 침을 꿀꺽 삼키고는, 안개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또다시 찌릿한 느낌이 손끝을 타고 올랐다.

 최유찬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내 짐작이 옳다면 이 진은…….”

 뇌기와 함께 안개가 끼는 진법은 천하에 딱 하나뿐이었다.

 살기 넘치는 기관(機關)도, 지형을 뒤바꾸어 놓을 만한 파괴적인 효능도 없었지만 천하에서 가장 무섭다고 알려진 진법.

 “천문금쇄진(天門禁鎖陣).”

 최유찬의 목소리는 허망하게 허공을 떠돌 뿐이었다.

 

 

 4

 

 

 

 그로부터 두 달의 시간이 흘렀다.

 새하얗다 못해 검푸르게 느껴질 정도의 안개 사이에 한 그루의 매화나무가 자리해 있었다. 잘 익은 매실을 가득 매단 매화나무였다.

 나무 밑에 앉아 있던 어느 괴인이 잘 익어 나무 아래로 떨어진 매실을 바라보았다.

 머리는 봉두난발이요, 수염은 제멋대로 자라난 괴인이었다.

 깡마른 손으로 바닥에 떨어진 매실을 주운 괴인이 입가로 매실을 가져갔다.

 “아아아…….”

 매실이 시었는지, 괴인이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도대체 며칠을 굶었는지 괴인의 깡마른 얼굴엔 기미가 잔뜩 어려 있었고, 눈밑은 먹을 칠해 놓은 것마냥 퀭했다.

 곧 괴인의 입에서 작은 신음성이 새어 나왔다.

 “아아아…… 시발, 아아아…….”

 괴인의 이름은 한재선.

 마감 한번 피해 보려다가 이상한 공간에 갇혀 생존만을 목표로 살아가고 있는 가련한 청춘이었다.

 

 

 <제6장> 신단비고(神丹秘庫)

 

 

 1

 

 

 

 한재선이 두 달째 진법 안을 헤매고 있을 무렵이었다.

 한 대의 마차가 운악산으로 향하는 관도 위를 달리고 있었다.

 건장한 말을 네 마리나 매단 커다랗고 화려한 마차였다.

 마차의 외관만큼이나 내부 역시 화려했다.

 금색으로 치장된 천장이나, 솜을 누벼 만든 좌석, 흑단목을 깎아 만든 문턱까지 화려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마차에 타고 있던 제갈세가(諸葛世家)의 장녀, 제갈혜(諸葛惠)가 화려한 장식들을 보고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헛돈을 들였구나. 고작 마차에…….’

 제갈혜는 제갈세가에서도 삼백 년에 하나 나올 것이라는 지자(智者)로, 가난하고 아픈 이들을 보면 돕지 않고는 못 배기는 고운 성품을 가진 여인이었다.

 그녀가 보기에 마차의 화려한 장식은 돈만 잡아먹는 별 쓸모도 없는 것일 뿐이었다.

 “무슨 생각을 그리하시오, 제갈 시주?”

 제갈혜의 앞에 앉아 있던 우락부락한 인상의 승려가 의아한 얼굴로 질문했다.

 제갈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별것 아닌 생각이에요, 무진(無盡) 스님.”

 승려, 무진이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제갈혜가 물끄러미 창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이제 며칠만 지나면 운악산에 당도하겠군요.”

 “허어! 나는 아직도 믿어지질 않소이다!”

 무진이 기다렸다는 듯 크게 감탄을 토해 내었다.

 소림의 일대제자이자, 법명보다 열화승(烈火僧)이라는 별호로 더욱 유명한 무진의 목소리는 귀청이 울릴 정도로 컸다.

 “신단비고가 운악산 같은 외진 곳에 있었다니, 천하의 누가 짐작이나 할 수 있었겠소?”

 제갈혜가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신단비고는 강호의 최대의 비밀 중 하나였다. 이름은 널리 알려져 있으나, 아무도 어디에 있는지는 알지 못하는 곳.

 신단비고는 칠십 년 전, 무림맹과 함께 탄생했다.

 천하의 거목으로 군림하던 구파일방(九派一幇)은 무림맹의 결성을 축하하며 각 문파의 비전영약을 예물로 바쳤는데, 그것을 보관한 곳이 바로 신단비고였던 것이다.

 화산파의 자소단(紫蘇丹)이 한 알, 무당파의 태청단(太淸丹)이 두 알, 천하제일의 영약이라는 대환단(大還丹)이 세 알이나 있었으니 신단비고의 위용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굳이 더 말할 필요가 없으리라.

 이는 정도 무림을 굳건히 지키자는 맹약의 증거였으며, 무림의 위기를 대비한 안배라고도 할 수 있었다.

 구파일방은 강호에 환란이 일어났을 시, 무림을 이끌어 갈 동량들을 위해 영약을 준비해 둔 것이다.

 실제로 마교의 난이 일어났을 당시, 백의검성이 신단비고에서 태청단과 자소단을 한 알씩 복용한 적이 있었다.

 “강호 동도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틀림없이 왜 일찌감치 산야를 뒤져 보지 않았을까 후회할 것이오!”

 무진이 연신 감탄을 토해 내었다.

 무진의 옆에 무심한 얼굴로 앉아 있던 사내가 입을 열었다.

 “강호의 동도들이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크나큰 혈란(血亂)이 벌어졌을 것입니다, 무진 스님.”

 “아! 물론 그렇지요. 남궁 시주의 말씀이 옳소이다. 아미타불.”

 무진이 사내를 바라보며 반장했다.

 사내의 이름은 남궁창천(南宮蒼天)으로, 인품이 뛰어나고 성정이 곧기로 어린 나이에 남궁세가의 소가주가 된 사람이었다.

 마차 안의 이들은 하나같이 강호에서도 보기 드문 잠룡(潛龍)들이었던 것이다.

 남궁창천이 제갈혜를 바라보며 못마땅한 어조로 말했다.

 “저는 지금껏 신단비고가 무사한 것이 의문일 뿐입니다. 무인 한 명 없이 진법으로만 둘러싸인 허름한 곳이라니…….”

 남궁창천은 무림맹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신단비고가 고작 진법에만 보호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품었던 의문이었다.

 제갈혜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진법이 아니라 사시사철 안개로 둘러싸인 진법이랍니다, 남궁 공자.”

 “안개가 무슨 상관이란 말이오?”

 “그냥 안개가 아니라, 뇌기를 머금은 안개인걸요.”

 남궁창천이 떨떠름한 얼굴로 제갈혜를 바라보았다.

 “뇌기라면……?”

 제갈혜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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