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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FORGET ME
작가 : 알론조
작품등록일 : 2019.9.29

한 청년의 우연한 사고로 얻게된 미래를 보는 능력,
하지만 그 능력은 쓴 만큼 과거가 지워지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는데....

본 작품은 시나리오 형식으로 작성 되었음

 
FORGET ME-2
작성일 : 19-09-29 20:26     조회 : 175     추천 : 0     분량 : 26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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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26 현우의 새집 /06.08 밤

 현우의 집 거실 바닥은 어두운 색 대리석이 깔려있고 거실 벽에는 대형 TV와

 소가죽으로 보이는 소파가 보이고 잘 정리된 주방이 보인다.

 큰 통유리로 멋진 야경이 보이고 전체적으로 모던한 느낌의 깔끔한 집이다.

 주방 맞은편에는 세련된 아일랜드 식탁에 상식과 예나가 앉아있고 현우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다.

 예나와 상식은 마주 앉은 채 의자를 돌려 현우의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예나

 요섹남 이라고 하더니 남자가 요리하는 모습 매력 있다.

 

 현우

 (예나를 흘끗 보며) 요리하는 남자가 섹쉬한게 아니라

 나라서 섹쉬한거야~

 

 에나

 또, 또, 또 잘난 척 한다.

 

 웃고 마는 현우

 상식은 곁눈질로 현우와 예나를 번갈아 본다.

 현우는 쿠킹 글러브를 낀 채 전골냄비를 식탁으로 나른다.

 예나와 상식은 현우를 거든다.

 식탁위에는 제법 그럴싸한 홍합탕과 빨갛게 양념이 된 등갈비가 있고

 각자 자리에는 수저와 몇 가지 반찬들이 정갈하게 놓여 져 있다.

 소주 냉장고에서 술을 꺼내오는 현우.

 

 

 현우

 (잔을 들며) 거창하게 집들이를 하려했지만 아직 준비 안된게 많아서

 오늘은 이걸로 만족해줘~

 

 예나

 야~ 이정도면 진수성찬이지

 이제 술집 안 찾아 다녀도 되겠다.

 

 상식

 (잔을 부딪치며) 이사 축하해~ 건배~

 (걱정스런 눈빛으로) 예나는 조금만 마시자~~

 

 예나

 (상식을 노려보며) 얘는~ 자꾸 놀릴래?

 

 상식

 놀리기는, 몸이 성치도 않은 현우랑 나랑 그날 너 엎고 온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그리고 샐러드는 니 가 먹었는데 우리 얼굴에 붙어 있던 것도 기억 안나나봐?

 

 셋은 동시에 술을 마신다.

 

 현우

 그런 일이 있었어?

 

 예나

 뭐야~~ 현우 너 까지 놀리는 거야?

 다들 너무한다.

 

 상식

 그래 현우야 그만 놀리자

 예나 울겠다.

 

 현우

 아~~~ 작년에 그 일 말 하는 거야?

 

 상식

 현우야 그저께 예나랑 같이 술 마시고 옆 테이블이랑

 시비 붙은 거 기억 안나?

 

 예나

 (상식을 보며) 시비도 붙었었어?

 현우

 (둘을 번갈아 보며) 뭔 소리야! 그저께는 니들 얼굴 본적이 없는데,

 어떻게 니들이랑 술을 마셔?

 그리고 뭔 시비?

 

 상식과 예나는 현우를 심각하게 쳐다본다.

 

 예나

 현우야 진짜 기억 안나?

 

 현우

 미치겠다!! 기억이 안 나는게 아니라 그런 일이 없다구.

 어제 퇴원해서 집 알아보고 예나 엄마가 바로 알아봐 주셔서 계약하고

 옮길 짐들이 없어서

 옷만 챙겨서 이집으로 바로 온건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상식

 (진정 시키듯) 현우야 오해 하지 말고 들어

 병원에서 의사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머리 라는게 민감한 부분이라서 충격을 받으면

 기억력 감퇴나 해리성 기억상실증 이라는게 걸릴 수 있데

 

 현우

 (발끈하면서) 그래서? 내가 기억상실증이라고?

 

 예나

 현우야 그건 상식이 말이 맞아

 그래서 의사 선생님이 너 절대 안정 시켜야 한다 구 그러시더라.

 그러니까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통원치료 열심히 받아보자..응?

 

 현우

 (괴로워하며) 아~~ 아무리 짜내도 그 기억이 전혀 없어

 

 셋은 식탁 앞에 앉아 더 이상 술과 음식을 먹지 않는다

 .

 .

 .

 친구들은 가고 거실 소파에 누워 있는 현우

 기억을 더듬어 보는 듯 눈을 감고 인상을 쓰고 있다.

 현우의 뇌리 속에는 몇 가지의 상황과 장면이 지나간다.

 병원에서 재활치료 장면, 미래를 보고 로또를 사는 장면, 컵라면 사건,

 그런데 식당에서 미래를 보는 장면이 기억난다.

 

 현우

 (눈을 뜨며) 응?! 그때 왜 그 능력을 썼던 거지?

 화면 속 그 사람들은 누구지?

 그런데 왜! 전체가 기억 나지 않는거지?

 상식이 말대로 후유증 때문에 부분 부분 지워지는 건가?

 아니면 지금 이 능력의 부작용 같은 건가?

 

 현우는 뭔가 생각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노트와 펜을 찾아 서실 테이블에 놓는다.

 기억나는 부분을 빠짐없이 적고 그 옆에는 날짜와 시간을 적는다.

 그중 한 줄에는 밑줄을 긋는다.

 “예나의 카페를 찾아가 집을 구해달라고 말함, 김밥 식사-2019.06.07. 12 : 30분경”

 “예나 어머니와 건물주와 중계 사무실에서 만나 집 계약함-2019.06.08. 13 :00경”

 “상식과 예나가 집들이 옴, 특정일을 기억 못한다고 말함-2019.06.08. 19 : 00경”

 노트 맨 윗 부분에는 “2019.06.08.. 22 : 30분에 첫 작성함” 이라고 적혀있다.

 

 현우

 (펜을 내려 놓으며) 일단 기억나는 대로 썼으니까 지켜보자.

 확실한건 미래를 보는 능력을 썼던 건 정확히 다 기억이 나는 거고..

 그렇다면....... 내일 상식이놈 아침을 보고나면 뭔가 정리가 될거야,

 

 현우는 스마트 폰의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이 흘러나오며 눈을 감는다.

 강한 충격과 함께 눈을 뜨고는 스마트 폰의 영상을 본다.

 영상을 본 현우는 화들짝 놀라 상식에게 전화를 걸려한다.

 그러다 멈칫하고 바로 옆 테이블 위의 노트를 본다.

 

 현우

 (잠시 생각에 잠기듯) 아..이날 예나한테 집 부탁하고 밥 먹었구나...

 음~ 결국 능력을 쓰면 과거의 기억이 지워 지는 건데..

 그렇다면 로또의 미래를 보고 과거가 통째로 지워진 거고...

 보고 싶은 시간대와 사람은 지정해서 볼 수 있고..

 중요한건 언제의 기억이 지워 지는건지 능력과 상관관계를 찾아야해..

 (잠시) 보려고 뛰어 넘은 시간만큼의 시간이 곧바로 사라지는 건 아냐,...

 (전화기를 보며) 내 정신 봐라!!

 

 황급히 전화기를 들고 상식에게 메세지를 보낸다.

 

 S# 27 상식의 집 / 밤

 상식은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고 있다.

 책상위에 놓인 전화기에 메시지 하 나가 들어온다.

 메시지를 확인하는 상식은 의아한 표정으로 통화 버튼을 누른다.

 신호음이 가고...

 

 현우( F )

 어, 안잤어?

 자는줄 알고 메시지 보냈는데..

 상식

 방금 씻었어

 근데 이게 뭔 소리야?

 사고라니??

 

 현우( F )

 아..그게.. 그냥 느낌이 안 좋아서..

 혹시 내일 현장 나가게 되면 방검복 입고 가라고

 대비해서 나쁠 거 없잖아.

 알았지 꼭 입고가

 

 상식

 난 또~~ 내일 내근일걸?

 아무튼 명심할게

 그리고 너 신경 너무 많이 쓰지 마, 안정이 우선이야

 

 현우( F )

 알았어, 내말 명심하고

 자라~

 

 상식

 어..그래 쉬어~

 

 통화가 끝나고 메시지를 다시 확인하는 상식, 전화기를 놓고 침대에 눕는다.

 스탠드를 끄는 상식

 

 S# 28 강력1팀 사무실 / 아침

 형사들은 각자의 자리에 앉아서 자신의 업무를 보고 있다.

 마치 폭풍전야처럼 고요하기까지 하다.

 이때 전화벨이 울리고 전 형사가 전화를 받는다.

 

 전 형사

 네 미주시 남부서 강력1팀 전형걸 경위입니다.

 (가방속 핸드폰을 보며) 어? 아 핸드폰 진동이라 못봤다., 그래 무슨 일이야?

 (표정이 심각해진다) 응, 응 그거 확실 한 거지?

 그래, 일단 알았다, 내가 나중에 술 살게,

 그래 정보 새나가면 안되니깐 입조심하고...

 

 전 형사의 통화를 듣던 상식은 전 형사를 한참 본다.

 전 형사는 빠른 걸음으로 정 팀장의 자리로 간다.

 정 팀장 옆에 서서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연다.

 

 

 전 형사

 형님, 첩보가 하나 들어 왔는데요

 오늘 12시쯤에 미주 폐 공단에서 마약 총책 하고

 중국 밀수업자랑 접선이 있다는 데,

 

 정 팀장

 (전 형사를 올려다보며) 그 첩보 확실 한 거야?

 

 전 형사

 형님 언제 내 정보로 허탕 치는 거 봤 수?

 이거 순도 100% 첩보야 형님,

 

 정 팀장

 (잠시 고민하다가) 이거 우리가 강간사건 조사하다가 알아 낸

 비공식 수사인거 잘 알지?

 검거 전 까지 보고도 못하고 지원요청도 못해

 

 전 형사

 그럼요, 형님

 이거 이번에 우리가 따서 형님 총경 다셔야지,

 안 그래요? 찬스야 형님, 뭘 망설여?

 나도 이참에 경감 좀 달게

 

 정 팀장

 음... 애들 집합시켜

 

 정 팀장을 중심으로 회의 테이블에 앉은 팀원들

 간단한 브리핑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전 형사

 오늘 이놈들 꼭 현장에서 검거해야한다.

 두 개조로 나눠서 차량에 타고 막내는 나랑 같이 간다.

 

 정 팀장

 나도 간다!

 

 전 형사

 팀장님도 가시게요?

 

 

 정 팀장

 왜? 가면 안되냐?

 

 전 형사

 안되긴요, 우린 쪽 수 많으면 좋죠.

 

 팀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인다.

 상식도 나갈 준비를 한다.

 팀원들이 하나 둘씩 나가고 상식도 나가려는 순간 무언가 생각 난 듯 멈춰 선다.

 

 S# 29 미주 공단의 폐 공장 / 오전

 험상궂은 두 사내가 마주보고 서있고 각자의 뒤로는 몇몇의 덩치들이 진을 치고 있다.

 그 무리에는 지난번 탈색한 무단 주거침입 용의자도 섞여있다.

 

 마약총책

 (밀수업자를 보며) 15키로 맞지?

 

 밀수업자

 (연변 사투리로) 저울로 달아 보여줘야겠니?

 

 마약총책

 아~ 그냥 확인 차 말하는 거야

 발끈 하시기는

 

 밀수업자

 돈부터 보자!

 

 마약총책 옆에 서 있던 탈색머리가 가방을 열어 보인다.

 가방에는 5만원권으로 가득 차 있다.

 

 밀수업자

 (노려보며) 장난하니? 어째 한국 돈이니,

 내가 달러로 가져오라 하지 않았니?

 

 밀수업자 패거리들은 그 말에 허리춤에 있는 연장을 꺼내들려한다.

 그 모습에 마약총책 무리들도 연장을 꺼내 들려한다.

 

 마약총책

 (저지시키며) 아 이 양반 성질 급하시네,

 이번에는 시간이 얼마 없어서 달러 못구했어.

 다음부터는 달러로 줄테니깐 이번에만 이렇게 거래하자

 

 이때, 공장의 문이 열리고 형사 무리들이 몽둥이 등을 들고 들어온다.

 전 형사

 동작 그만! 너희는 현 시간부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긴급체포한다.

 뒤지기 싫으면 연장 바닥에 놓고 대가리 쳐 박고 엎드려!

 

 밀수업자

 (형사들과 마약총책을 번갈아보며) 쇠스케이 같은 새끼!!

 

 폐 공장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형사들과 조직원들은 뒤엉켜 싸운다.

 바닥의 황색 먼지들이 이들의 치열함을 더해준다.

 상식은 탈색머리를 발견하고 각목을 들고 돌진한다.

 탈색머리는 반격하듯 긴 회칼을 꺼내들고 상식에게 달라붙어 회칼로 가슴을 찌른다.

 방검복 때문에 상식의 몸에 칼이 멈추고 오히려 그 충격으로 탈색머리 손으로 미끄러져

 손이 크게 베인다.

 빈틈을 보고 상식은 탈색 머리를 제압하고 수갑을 꺼내 몸 뒤쪽으로 손목을 채운다.

 욕을 하며 발버둥치는 탈색머리를 누군가 강력하게 뒤통수를 때린다.

 

 한 형사

 내가 이 새끼 약쟁이라고 했지!!

 (탈색머리를 보며) 넌 나랑 밤을 보내야겠다, 그것도 오붓하게~

 

 S# 30 강력1팀 사무실 / 오후

 사무실은 범죄자와 형사들로 북새통이다.

 여기저기서 높은 언성이 오가고 상식은 피의자를 앞에 두고 조서를 쓰고 있다.

 전 형사가 지나가면서 상식의 어깨를 두드린다.

 

 전 형사

 막내 수고했어,

 오늘은 진짜 형사 같았어.

 다친 데는 없지?

 

 상식

 네 형님,

 방검복을 챙겨 입어서 다친데 없습니다.

 

 전 형사

 (웃으며) 그래 잘했어,

 우리 몸은 우리 것이 아냐 시민 재산이지

 

 전 형사는 다시 한 번 상식의 어깨를 두드리며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상식은 잠시 생각에 빠지는 듯 하다가 이내 조서 작성에 집중한다.

 

 

 S# 31 예나 카페 / 휴일 오후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쬐는 오후

 카페 안에는 쇼케이스를 보고 초콜릿을 고르는 연인과 그 앞에는 예나가 서있다.

 상식과 현우는 아이스 커피와 초콜릿을 먹으며 마주보고 앉아 있다.

 

 현우

 뉴스 봤다.

 그거 꽤 큰 조직이라면서?

 

 상식

 응, 다른 서에서도 그렇고 경찰청에서도 골머리 앓던 조직이라서

 이번 검거가 상징적 인가봐

 

 현우

 우와~~ 그럼 모조리 1개급 특진인거야?

 왜 영화보면 이런거 해결하면 다 승진하고 그러잖아? 훈장도 받고

 

 상식

 그건 영화고,

 아마 내 사수랑 팀장님은 승진 할 듯 해

 그건 그렇고 저번에 네가 느낌 안 좋다고 그랬잖아?

 

 현우

 (표정을 감추며) 으..응 그랬지

 

 상식

 그날 니 말 안들었으면 나 가슴에 칼 맞을 뻔 했다.

 

 현우

 그래?? 다행이다!

 거 봐 내말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기지? 크 크 크

 

 상식

 근데...이상한게...

 

 현우

 (긴장하며) 응? 뭐가 이상해?

 

 상식

 저번에 터널 붕괴도 그렇고 이번에 방검복도 그렇고...

 

 현우

 그게..뭐..!!

 

 상식

 아니 우연치고는 기가 막혀서..

 혹시......

 

 현우

 혹시...??

 

 상식

 머리 다친 이후로 니 촉이 엄청 좋아진거 아냐?

 원래 눈치도 빨랐지만

 

 현우

 (머리를 긁적이며) 그런가?

 (잠시 고민하다가) 그게...

 

 예나

 (상식 옆에 앉으며) 무슨 얘기를 그리 심각하게 하고 있어?

 (상식의 커피를 들이키며) 또 내 흉보냐?

 

 현우는 하려던 말을 멈추고 예나를 바라본다.

 초콜릿을 집어 먹는 예나

 

 현우

 넌 매일 만드는데도 그게 맛있어?

 안 질려?

 

 예나

 (웃으며) 내가 만든 거니깐 더 맛있지

 스트레스 받고 언짢은 일이 있을 때 요거 하나 먹으면

 그 달콤함이 그런 기억들을 잠시 잠깐 잊게 해주니깐

 내가 이 달콤함을 어찌 포기하겠어? 크 크 크

 

 예나의 말에 생각에 잠기는 현우

 

 

 S# 32 치킨 집 / 밤

 최신 가요가 흘러나오고 테이블에는 사람들이 북적댄다.

 현우와 상식은 마주 앉았다.

 테이블에는 생맥주 500CC를 앞에 두고 가운데는 치킨이 있다.

 상식

 너..마셔도 괜찮아?

 

 현우

 조금씩 마시는 건데, 괜찮아

 알아서 마실게

 

 상식

 그래 조절해가며 마셔

 아직 완전히 회복 한 거 아니니깐

 

 현우

 (잔을 부딪히며) 어, 자! 건배

 (시원하게 들이킨 후) 상식아!

 

 상식

 왜 그래 무섭게?

 

 현우

 너 내가 지금껏 살면서 너한테는

 거짓 없이 모조리 털어놓고 살아온거 알지?

 상식

 (웃으며) 그랬나?

 

 현우

 (정색하며) 나 진지해!

 

 상식

 그..래..그랬지,

 

 현우

 (잠시 머뭇하다가)

 (맥주를 다시 들이키고) 나....

 그날 사고 이후에 이상한 일들이 생기고 있어,

 

 상식

 무슨 일? 깜빡 깜빡 하는 거?

 그거 너무 심각하게 받아 들이지마.

 다들 그렇데

 

 현우

 (강한 어조로) 그런게 아니고 임마!

 

 상식

 그럼 뭐?

 

 상식과 현우는 대화를 한다.

 가게안의 손님들은 하나 둘씩 나간다.

 상식의 얼굴은 점점 굳어져만 간다.

 

 상식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

 

 현우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냐,

 기억이 사라 지는게 문제지

 니가 못 믿는건 지금 당장이라도 증명해 보일 수 있어

 

 상식

 야~~됐어! 증명은 무슨~

 술 취했니?

 

 현우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 잘 봐!

 

 상식

 뭐하는 거야?

 

 현우

 (눈을 뜨며) 이것 봐

 (스마트 폰을 보여주며) 이 영상은 1분후의 일이야,

 지금 니 뒤에 있는 남자의 1분후의 일

 

 영상 속에서는 남자가 술에 취해있다.

 그 남자는 휘청거리더니 의자 옆으로 고꾸라지고 주인이 그 모습을 보고 뛰어 나온다.

 그리고는 영상은 종료 된다.

 

 상식

 (눈이 휘둥그래지며) 이거 언제 찍..은거야?

 

 현우

 (손목시계를 보며) 8초, 7초, 6초...

 갑자기 뒤에서 우당탕 소리와 함께 남자가 쓰러지고 주방에서 주인이 나온다.

 

 치킨 집 주인

 (남자를 부축하며) 아이고 손님 괜찮으세요?

 그러게 적당히 드시지

 

 상식은 놀란 듯 현우와 그 남자를 번갈아 본다.

 

 상식

 어...떻게..이..런..

 

 현우

 (맥주를 들이키고) 이젠 믿겠어?

 내가 너한테 바라는 건 언제의 기억이 삭제되는가를 알아봐 달라는 거야

 

 상식

 그....걸 내가 어떻게....

 

 현우

 내가 이 모든 거 노트에 옮겨 적어 놨어

 내 머리로는 도저히 계산이 안 돼, 니가 거기서 특정한 법칙 같은거를 찾아 달라는 얘기야,

 상식

 내...가?

 

 현우

 그래 니가, 아니 너만,

 

 현우는 말이 끝나자마자 남아있는 맥주를 들이킨다.

 그 모습에 상식은 그저 멍한 채로 현우를 바라본다.

 

 S# 33 현우 집 / 늦은 밤

 상식은 현우의 노트를 유심히 보고 옆 종이에 무언가를 옮겨 적는다.

 현우는 그 앞에서 담배 한 개피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이고 있다.

 

 현우

 뭔가 나와?

 

 상식

 가만히 있어봐! 이거 뒤에 몇 시간 사용 이건 뭐야?

 

 현우

 아~ 그거 현재 시간부터 내다본 시간까지의 간격

 상식

 그래? 그렇다면 이 식은 아니고..

 (잠시) 이 식이 맞겠는데?

 

 현우

 어디? 어디?

 

 상식

 자 잘 봐! 현재 시간에서 내다본 시간이 12시간이면

 이건 간단해 36시간전의 기억이 삭제되는거야

 

 현우

 그니깐 왜 36시간이냐구??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봐,

 

 상식

 (답답해하며) 자~ 봐봐, 내다본 시간이 12시간이면

 만 하루 즉 지금이 밤 11시고 내일 아침 11시를 보았다면

 기본적으로 어젯 밤 11시 그니깐 24시간 전은 뛰어 넘고

 어젯밤 11시 이전부터 12시간의 기억이 사라지는 거야,

 

 현우

 (무릎을 치며) 아! 결국 몇 시간 몇 분을 보든 간에 24시간 전부터 거꾸로 카운터가 되는구나?

 

 상식

 그렇지! 이제 이해 되?

 

 현우

 응 응 역시 넌 알아낼 줄 알았어!

 

 상식

 그건 그렇고 넌 이제 어떻게 할거야?

 

 현우

 뭘 어떻게 해?

 

 상식

 아니... 쓴 만큼 기억이 지워지잖아,

 이거 계속 쓸 거야?

 

 

 

 현우

 (담배 한 모금을 내 뱉으며) 어차피 난 아름답게 기억할 과거가 없어

 충분히 힘들었고 고통스러웠어,

 기억이 다 지워진다 해도 잃을게 없어

 오히려 더 잘된 일이지도 몰라

 

 상식

 (말을 잇지 못한다)............

 그래...힘들었던건 아는데.......

 문제는 최근 기억부터 사라 진다는게.......그게 마음에 걸려

 

 현우

 그래서 말인데 니가 내 기억 좀 기록해줘라

 

 상식

 내가? 기록을?

 

 현우

 응, 니가.......

 대신 나도 이거 함부로 써먹지 않을게

 

 상식

 (생각에 빠지다가) 그래.......

 니 기억 내가 대신 기억 해 줄게

 그 대신 약속 하나 하자

 

 현우

 무슨 약속?

 

 상식

 일단 의로운데만 쓰고

 쓸 때 나랑 상의하고 쓰자

 

 현우

 (담배를 부벼 끄며) 그래...... 어렵지 않아

 약속할게

 

 거실의 창 밖에는 도시의 불빛만 가득하고 두 사람의 복잡한 머릿속을 대변하듯

 억수같은 비가 내린다.

 두 사람은 그 비를 바라본다.

 그들의 뒷 모습은 각자의 다른 짐을 짊어 졌지만 같은 무게를 견디고 있는 듯 하다.

 S# 34 상식의 방 / 늦은 밤

 상식의 방에는 은은한 스탠드 불빛만이 그의 얼굴을 비추고 있다.

 침대에 누워 있는 상식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하다.

 그리고 뭐라고 중얼 거린다.

 

 상식

 그 성격에 일도 안하고 집도 갑자기 좋은 데로 이사하고.......

 그런 이유였구나,

 (눈을 감았다 번쩍 뜨며) 그렇다면? 그날 그 남자의 사고도 이미

 알고 있었던 것?

 알면서도 모른 척 한 건가?

 아냐 그걸로 설명이 안 돼........

 왜 그 남자의 미래를 봤을까?

 

 상식은 고민 하지만 도통 생각이 떠오르거나 정리 되지 않는다.

 전등의 불을 끄는 상식

 몸을 뒤척이며 잠을 청한다.

 

 S# 35 예나의 카페 / 오전

 ‘몽키 가나슈’ 안에는 현우가 창가 쪽으로 앉아 있고 예나는 몰려드는 손님에 정신이 없다.

 정신없이 바쁜 예나를 현우가 미소 지으며 바라보고 있다.

 

 예나

 (손님을 보며) 네 이건 저희 가게 이름과 같은 몽키 가나슈라고 하는데요

 바나나와 생크림이 들어간 가나슈와 혼합 된 거라서

 다크 초콜릿 풍미와 바나나의 달콤함을 동시에 느끼실 수 있어요.

 (마소 지으며) 저희 가게의 야심작이에요

 

 손님3

 아~~ 바나나가 들어가서 몽키구나?

 네 이걸로 주세요

 포장 되죠?

 

 예나

 네 맞아요 손님

 몇 개나 포장할까요?

 

 손님3

 몇 개부터 되죠?

 

 예나

 네 기본적으로 4구, 8구, 12구, 24구 이렇게 있는데

 어떻게 해드릴까요?

 손님3

 (현우 쪽을 흘끔 보며) 몇 구로 하지?

 

 현우는 손님3을 향해 예나가 눈치 채지 못하게 오른손을 얼굴에 대고 손가락으로 2개와

 4개를 접었다 펴 보인다.

 

 손님3

 음...24구로 주세요.

 

 예나

 (초콜릿을 담고) 네 30,000원입니다.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줄서 있는 손님들도 하나 둘씩 자기 차례가 되자 24구씩 포장해 나간다.

 현우는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잠시 밖에 나갔다 온다는 손짓을 예나에게 보이며

 밖으로 나간다.

 

 S# 36 카페근처 골목 / 오전

 카페에서 초콜릿을 사든 남녀들이 골목으로 하나 둘씩 들어온다.

 현우는 조그마한 파우치에서 5만원권 다발을 꺼내어 든다.

 

 현우

 고생하셨어요,

 자, 여기 초콜릿 값이랑 수고비랑 합쳐서 10만원

 비밀 지켜주셔야 해요

 그래야 다음에 또 부르죠

 

 손님3

 그럼요, 요즘 단시간에 이런 고수익 알바가 어딨다고요.

 (돈을 받으며) 자주 불러주세요.

 

 현우는 골목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며 당부하고 있다.

 

 S# 37 스카이 라운지 / 저녁

 도시의 조명이 깨알같이 보이는 전망 좋은 레스토랑에서 랍스타와 와인을 먹고있는

 현우와 예나, 둘은 기분좋은 듯 식사를 즐기고 있다.

 

 예나

 이게 왠일 이라니

 오픈하고 2년동안 이렇게 장사 된적이 없었는데

 

 현우

 그게 다 내가 좋은 기운만 몰고 다녀서 그래, 하하

 예나

 또 또 또

 

 현우

 (웃으며) 그동안 고생해서 만들고 개발한게 천천히 입소문이 퍼진거지.

 대박집 이라는게 하루아침에 잘되는게 아니잖아

 

 예나

 그런가? 아무튼 기분 너무 좋다.

 내일도 이럴려나? 크 크 크

 

 현우

 그럼 이제 시작이지뭐

 원래 너 최대의 고민이 매출 아니었어?

 잘됐지뭐, 내일은 더 많이 만들어 놔야겠다.

 

 예나

 누가 매출이 최대 고민이래? 누가 보면 돈에 환장한 애로 알겠다.

 

 현우

 (당황하며) 아....... 장사하는 사람이야 매출이 제일 고민이지 뭐

 

 예나

 음...맞네....아무튼 많이 먹어 내가 쏘는 거니깐

 상식이가 없어서 우리끼리 먹는게 미안하긴 하지만

 당직이라니깐 할 수 없지

 

 현우

 뭐 우리 둘도 오붓하게 좋네,

 오늘은 내가 살게, 오늘 벌어서 쓰고 나면 뭐 남냐?

 더 벌어서 크게 쏴!

 

 예나

 어머 요즘 얘가 돈을 이렇게 겁 없이 쓰지?

 집도 옮기고 차도 사고,

 너 요즘 무슨 일해?

 

 현우

 아....... 적금 탄 거랑, 합의금 받은걸로 샀지

 그리고 요즘 아는 선배 일좀 도와주고 있어

 꽤 고수익이라서

 예나

 선배 누구? 무슨 일?

 

 현우

 (얼버무리며) 있어 넌 모르는 사람이야,

 일은 배달 사무실 대신 운영해주고 수익 분배 하고 있어

 콜만 주고받고 하는 거라 집에서 힘들지 않게 할 수 있어

 (화제를 돌리듯) 얼른 먹자 배고프다.

 

 레스토랑 안에는 달콤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둘의 모습은 여느 연인처럼 자연스럽게 보인다.

 둘은 내내 환한 웃음으로 대화한다.

 

 S# 38 경찰서 근처 기사식당 / 오후

 기사식당 앞에는 택시들과 승용차들이 즐비하게 서 있다.

 식당 안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현우와 상식이는 무리들 속에 섞여 큰 접시를 앞에든 채 갖가지 음식들을 담고 있다.

 

 현우

 (음식을 조금씩 담으며) 좋은 거 먹자니깐 이게 뭐냐?

 

 상식

 (음식 담는데 열중하며) 너 여기 무시하지마라.

 택시 기사들 입맛 이란게 엄청 까다롭다.

 생각을 해봐라, 하루 종일 운전하다가 여기저기 식당에

 밥 먹으러 가는게 일상인데 어설픈 밥집 가겠냐?

 첫 번째는 맛, 두 번째는 가성 비, 그리고 서랑 가깝잖아

 

 현우

 (귀찮은 듯) 알았어, 알았어.

 (자리에 앉으며) 근데 왜 불렀어?

 그냥 밥 먹자고 부른 건 아닐테고

 

 상식

 (젓가락으로 밥을 먹으며) 일단 먹어

 

 현우

 아~ 새끼 엄청 뜸들이네.

 

 S# 38 기사식당 앞 / 오후

 식사를 다한 듯 둘은 자판기 커피 하나씩을 들고 벤치에 앉아있다.

 담배를 뻑뻑 펴대는 상식은 그저 지나가는 차들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다.

 현우는 그런 상식을 쳐다보고 있다.

 현우

 (다그치듯) 할 얘기가 뭔데?

 뭐, 좋은데 써라 남용 하지마라.

 이런 얘기는 이미 했고, 또 지켜야할게 있어?

 

 상식

 (양팔을 무릎에 기댄 채) 있잖아........

 (망설이다가) 아......... 아니다.

 

 현우

 아~~ 새끼 그냥 시원하게 말해!

 너 부탁할거 있지?

 (일어서며) 없으면 간다.

 

 상식

 (현우 손목을 잡으며) 앉아봐.

 

 현우

 (마지못해 앉으며) 빨리 말해라~

 

 상식

 이러면 안 되는 줄 아는데........

 최근에 우리 관내에서 살인사건 하나가 발생했어.

 .

 현우

 어! 끊지 말고 계속해봐

 

 상식

 근데 그 사건이 참 희안해.

 의심 가는 용의자가 세 명인데 증거도 없고 이 세 사람 알리바이도 확실하고

 이를테면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다고 스스로 위로하는 상황이야.

 

 현우

 뭐 그거 있잖아, 집안 수색하는 거

 그거 안했어?

 

 상식

 (담배를 피며) 왜 안했겠어.

 수색영장 발부 받아서 이 세 놈들 집 조사했지.

 옷에 묻은 혈흔이나 범행도구나 그에 관련된 증거들

 근데 이상하리만큼 깨끗해 세 놈 다.

 현우

 그래서 넌 그중에 한명은 범인이다??

 

 상식

 응 그 놈들 중 있는 건 확실해

 그래서 말인데.......

 

 현우

 (말을 끊으며) 그 놈들 각각 미래를 봐 달라?

 그러면 그 특정 행동에서 단서가 나올 거다?

 

 상식

 어........ 용의자가 한명이면 괜찮은데 세 명이니깐

 부탁하기가 좀 그렇더라구

 

 현우

  난 또 뭐라구. 그게 어려운 부탁이냐?

 친구 사이에! 니 말대로 의로운 일이잖아.

 

 상식

 그게......... 각각 봐야하니까

 그만큼 과거가 지워 지는 거니깐.......

 

 현우

 (웃으며) 야! 그건 니가 기록해 준다고 했잖아

 앞으로 이런건 전화로 얘기해도 돼

 이거 해결 못하면 그 뭐지? 미제 사건 그거 되는 거 아냐?

 

 상식

 응 선배님들도 영구미제가 될까봐 걱정 하시더라구.

 모든 피해자가 불쌍하지만 이번 피해자는 더 그래

 할머니에 동생 둘 책임지는 소녀 가장인데........

 (분노하며) 쳐 죽일 놈들

 

 현우

 (등을 토닥이며) 자, 진정하고

 우선 오늘 그걸 써먹으면 몇 시간 후를 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니말 대로라면 그저께 과거가 지워 지는 건데.........

 

 상식

 (고민하다가 생각난 듯) 이러면 어떨까?

 현우

 어떻게?

 

 상식은 현우에게 벤치에 앉아 한 참을 얘기한다.

 식당 출입구에서는 사람들이 들락날락 한다.

 오후의 햇살은 그들에게 희망을 주듯 환하게 비추고 있다.

 

 S# 39 현우 집 / 늦은 밤

 현우와 상식은 소파 밑, 바닥에 앉아 있다.

 현우는 스마트 폰과 이어폰을 준비하고 있고 상식은 노트를 펼치고 펜을 들고 있다.

 노트 옆에는 상식의 스마트 폰 녹음기 어플이 켜져 있다.

 

 상식

 자~ 그저께는 너랑 나랑 기사식당에서 밥을 먹었어 그치?

 

 현우

 응, 그날은 니가 시키는 대로 밥 먹고 집으로 곧장 와서 아무것도 안하고

 잠만 잤지, 어제도 내내 집에만 있었고 전화와도 안 받고 그랬지

 

 상식

 그래 잘했어, 기억이 지워진다 해도 별 의미 없는 날만 지워지는 거지

 

 현우

 (웃으며) 이거 띨띨한 줄 알았는데 의외의 구석이 있어

 

 상식

 (무시하며) 자 시작하자!

 

 현우

 거 새끼 참~~

 

 현우는 이어폰을 귀에 꽂고 눈을 감는다.

 상식은 그런 현우를 걱정의 눈빛인지 기대의 눈빛인지 알 수 없는 시선으로 바라본다.(F.O)

 

 S# 40 강력1팀 / 밤

 사무실 안에는 상식과 전 형사, 한 형사가 있다.

 한 형사는 책상 위에 양 다리를 올리고 의자에 기댄 채 점퍼를 얼굴에 뒤집어쓰고 자고 있다.

 상식은 소녀가장 살인사건파일을 보고 있다.

 그 옆 전 형사는 컵라면을 호호 불어가며 먹고 있다.

 전 형사는 컵라면을 먹으면서도 내심 상식의 행동이 마음에 걸리는 듯 자주 쳐다본다.

 

 

 

 전 형사

 (상식을 보며) 왜 그 사건이 자꾸 마음에 걸려?

 

 상식

 (놀라며) 아...네 형님,

 진술이나 현장상황기록을 보다보면 뭔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요.

 

 전 형사

 (컵라면에 젓가락을 내려놓고) 상식아 커피한잔 할까?

 

 

 S# 41 경찰서 계단 난간/ 밤

 어두운 밤하늘을 비추는 가로등에는 빗방울들이 아우성친다.

 전 형사와 상식은 여느때 처럼 난간에 기대에 커피를 홀짝인다.

 

 전 형사

 그게 벌써 6년이나 됐네,

 야산에서 여고생이 변사체로 발견됐었다.

 그 일대가 난리가 났었지

 범죄 없는 마을로 지정 된 동네니 더 그랬겠지

 

 S# 42 야산 / 오전 (INS)

 야산의 나무사이에 낙 옆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고 변사체의 주변에는 폴리스 라인이 쳐져있다.경찰 복 입은 사람들이 그 주위를 애 워 싸고 있고 형사들과 감식 반은 사체를 살펴보고 있다.

 카메라를 든 감식 반이 플래시를 터트리며 셔터를 연신 눌러댄다.

 사체에서 좀 떨어진 곳에는 흰 비닐봉지가 있고 그 안에서는 치킨 몇 조각이 밖에 나와 있다.

 장갑을 낀 전 형사는 비닐봉지를 들추어 본다.

 뒤에서 청자켓을 입은 사내가 전 형사에게 다가온다.

 

 사내

 형님 알아 봤는데요.

 요 앞 삼거리에 치킨 집에 알바 하는 18살

 성신여상 2학년 홍 선 희 라는 학생 이라는데요...

 

 전 형사

 (비닐봉지만 보며) 가족은?

 

 사내

 네 어머니와, 12살 남동생이 하나 있는걸로.......

 치킨 집 주인 말로는 어제 남동생 생일이었다고...

 그래서 일 끝나고 챙겨주는 치킨 들고 귀가하는 도중에......봉변을 당한 것 같습니다.

 

 S# 41 경찰서 계단 난간/ 밤

 전 형사는 담배 한 모금을 깊게 들이킨다.

 상식의 표정은 매우 슬프다.

 

 전 형사

 증거도 없고 워낙 밤이라 사람도 잘 안다니는 길이라서

 목격자도 없으니 미궁에 빠진 거지.

 근데 어느 날 집에 가서 씻고 누웠는데 그 여학생 상황들이

 너무 가슴이 아픈 거야.

 처음으로 기도 라는 걸 해봤다.

 제발 꿈속에 나타나서 너의 억울함을 말해 달라고.......

 

 상식

 아........

 

 S# 42 야산 / 밤 (INS)

 전 형사의 꿈은 회상하듯 그렇게 생생하게 보인다.

 

 전 형사(V.O)

 (담배를 끄며) 그날 밤 잠을 자는데 꿈속에서

 그 애가 시신이 있던 자리에 서서 울면서 성인 덩치만한 바위를 자꾸 가리키는 거야.

 

 상식(V.O)

 (놀라며) 그래서요?

 

 전 형사(V.O)

 그래서는 뭘 잠에서 깼지

 그길로 그 야밤에 그 산을 올랐다.

 시신이 있던 화이트 라인에서 둘러보니 정말 그 바위가 보이는 거야.

 짐승처럼 맨손으로 그 바위 밑을 파헤쳤더니

 ............지금 생각해도.......

 

 상식(V.O)

 살해도구가 나왔나요?

 

 전 형사(V.O)

  후..후..후

 남동생 줄 손목시계.......

 죽으면서 까지 그 선물을 본거지..........

 

 

 상식(V.O)

 아.......그럼 결국 검거를........못........

 

 전 형사(V.O)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문 감식을 했어.

 두 개가 나오더라, 하 나는 그 애 지문 하 나는 시계방 주인 지문

 당연하지 그 지문들이 나오는게.......시계를 판 사람과 산사람

 그런데 사체 부검을 하는데 그 애 손톱 밑에 잘린 머리카락이 끼어 있는 거야.........

 촉이 오더라, 당장 시계방 주인 DNA 채집했지

 역시나 그 머리카락은 시계방 주인 새끼 꺼 더라.

 검거했지......

 시계 팔다가 욕정이 발동해서 따라와서는 .....

 뜻대로 되지 않자 살해를 한거지....

 

 S# 43 경찰서 계단 난간/ 밤

 

 상식

 (눈물이 고인 채로)아......

 

 전 형사

 형사들은 자주 겪는 일이야, 혼령이 꿈에 나타나서 억울한 죽음 풀어 달라고............

 (상식을 보며) 울기는 짜식, 가슴 아프니?

 

 상식

 (잠시) 아니.......사실.........어제 저도 그런 비슷한.........

 

 전 형사

 (흥미 있어 하며) 응? 이번 소녀가장 살인사건에 관련해 말이지?

 

 S# 44 소녀가장 살인사건 현장 / 저녁 (O.L)

 상식은 현우와 보았던 영상을 전 형사에게 꿈꾼 것을 얘기하듯 설명한다.

 상식이 말을 하면서 그 영상이 펼쳐진다.

 

 상식(V.O)

 네, 세 명중 제일 키 큰 남자가 바틀 거리며 길을 가다 전화를 하는 거에요.

 꿈이라 그런지 소리는 잘 안 들리더라구요.

 

 살인 용의자1은 흥분해서 소리치는 듯 하다.

 그리고는 마을 입구 정자에 드러누우며 전화기를 계속 붙들고 있는 채 잠이 든다.

 그리고는 살인 용의자2의 모습이 보이고 전화를 받고는 잠시 후 흥분을 한다.

 

 상식(V.O)

 그런데 갑자기 콧수염 기른 용의자의 장면이 보이더라구요.

 전화를 받는 장면이 나오고, 느낌상 키 큰 놈의 장면이랑 동일 시간대가 같더라구요

 그놈도 영상속.....아니 꿈속에서 같이 흥분 하는거 같더니 어디론가 막 걷더니.

 두 갈래 길에서 제일 키 작은 남자를 만나더니 정자쪽으로 가서는

 누워 있는 키 큰 놈을 깨우더니 마을 뒷산 너머에 폐가가 있는 곳으로 셋이 걸어가요.

 그리고는 둘이서 술취한 한 놈을 늘씬 두들겨 패는 거에요.

 그러면서 영상이 끝났는데.

 

 S# 45 경찰서 계단 난간/ 밤

 전 형사

 영상? 꿈을 영상처럼 생생하게 봤구나?

 

 상식

 아...네.......

 너무 생생해서요.

 그런데 형님 이게 단서가 될까요?

 

 전 형사

 판단하기에는 섣부르지만 밑져봐야 본전 아니겠어?

 너 내일 나랑 거기 같이 움직여보자.

 꿈이 망자가 주는 메시지라면 그게 맞다면

 어쩌면 이 세 놈이 공범일지도 몰라

 

 상식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전 형사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끝까지 의심해 보자.

 

 상식은 현우와 보았던 미래에 대해 꿈 인양 말하는 듯하다.

 전 형사의 말에 귀 기울인 상식은 사뭇 긴장된 표정이다.

 전 형사는 먼 산을 보며 담배를 하나 꺼내어 문다.

 밤은 점점 깊어져 가고 비는 더욱 세차게 내린다.

 

 S# 46 폐가/ 오전

 안개가 자욱하고 날씨 또한 을씨년스럽다.

 폐가 앞에 두 남자의 모습은 전체적으로 무채색을 띈다.

 

 전 형사

 상식아 넌 이 주변에 무언가 숨길만한 장소를 살펴봐.

 난 폐가 안을 살펴 볼 테니깐.

 상식

 네!

 

 전 형사는 폐가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지고 상식은 장갑을 끼고 이곳 저곳을 살핀다.

 이때 전화 진동이 강하게 울린다.

 바지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내어 받는 상식

 

 현우( F )

 상식아 뭐 좀 찾았어?

 

 상식

 아니 이제 도착해서 조사 중이야.

 

 현우( F )

 뭔가 결정적인 장면이 없어서 아쉽다.

 

 상식

 아냐 그래도 덕분에 여기까지 와서 조사 하는 게 어디야.

 

 상식은 마당 구석에 넝쿨로 우거진 오래된 우물을 발견한다.

 

 상식

 (황급히) 일단 끊어봐!

 이따 전화할게.

 

 전화를 끊고 넝쿨을 치우고 우물을 살피는 상식

 우물은 매우 깊은 듯 칠흑같이 어둡다.

 휴대폰 플러시를 켜서 우물 안을 비추어 본다.

 오래된 듯 우물은 이미 말라서 없어진 상태이고 동물의 뼈로 보이는

 흰 조각과 쓰레기들로 즐비하다.

 갑자기 누군가 상식의 허리춤을 콱 잡는다.

 

 상식

 어............ 억!!

 

 전 형사

 (끌어 올리며) 그러다 떨어져 임마

 

 상식

 (놀란 듯) 아......... 네.....

 

 전 형사

 (상식을 보며) 행동하고 의심해, 의심하고 행동하지 말고

 상식

 네?

 

 전 형사

 들어 가보자

 

 우물 옆 두레박에 연결된 낡은 로프를 발견하고 끊어 진 곳이 없나 점검 하는 전 형사

 우물 밖에서 단단히 줄을 잡는 전 형사와 그 줄을 타고 내려가는 상식

 허리띠에는 플래시가 켜진 스마트 폰이 꽂혀 있다.

 바닥에 다다른 상식

 쓰레기 더미를 치우다 신문지가 길게 말려져 있는 것을 본다.

 검붉은 색이 묻어 있다.

 말린 신문지를 펼치자 30CM 길이의 칼이 나오고 칼에는 피딱지 투성이다.

 

 상식

 형님! 칼이요 칼!!!!

 

 줄을 힘겹게 당기며 상식을 끌어 올린다.

 상식이 가지고 있는 칼을 받은 전 형사는 지퍼 백에 칼을 넣는다.

 

 전 형사

 야! 이거 완전 빼박이다.

 

 어느새 폐가의 안개는 걷히고 구름사이로 햇볕이 우물을 향해 내리쬔다.

 

 S# 47 취조실 / 밤

 취조실 안에는 키 큰 남자와 전 형사가 마주보고 앉았다.

 범행도구로 쓰인 칼의 사진을 보고 피해자의 변사체 사진을 보더니

 고개를 숙이고 서럽게 우는 남자.

 취조실 밖 미러 글래스에는 정 팀장과 상식과 한 형사가 서있다.

 

 정 팀장

 (턱을 어루만지며) 결국 이 세 놈이 집단 강간하려고 하다가 격렬히 저항하니깐 콧수염 그 새끼가

 찌른 거고 나머지는 수습하고 은닉하고 .........

 근데 저놈은 밤마다 악몽을 꾼 거지.

 나약한 소리 할 때 마다 그 놈들이 발설할까봐 신나게 두드려 패고

 협박 한 거고......... 아무튼

 (상식의 어깨에 손 올리며) 우리 막내 큰 건 하나 했네?

 고생했어! 이제 형사답네

 

 상식

 네.......감........사합니다.

 

 

 그렇게 정 팀장과 한 형사는 밖으로 나가고 취조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상식은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 폰을 한참을 응시한다.

 

 S# 48 현우 집 /새벽

 은은한 스탠드 불빛에 의지한 채 침대에서 곤히 잠을 자는 현우.

 (INS) 현우는 사고 당시의 장면을 꿈꾼다.

 비명 소리와 함께 일어나는 현우는 식은땀을 흘리며 멍하니 침대에 앉는다.

 이내 후드 집업식의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는 현우.

 

 S# 49 동네 어귀 /새벽

 동이 트기 전 새벽이다.

 아직까지 가로등이 켜져있고 현우는 강변 산책로를 따라 조깅을 하고 있다.

 복잡한 생각을 잊으려는 듯 빠르고 비트가 강한 음악을 이어폰으로 들으며 달리고 있다.

 현우의 시선으로 바라본 앞의 장면은 낡은 모자를 깊게 눌러 쓴 백발의 할머니가

 박스가 잔뜩 실린 리어카를 힘겹고 위태롭게 도로 가장자리에서 끌고 가고 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위태로워 불안 해 하는 현우다.

 고민 없이 미래를 본 후 상기된 표정으로 빠른 걸음으로 그 리어카 뒤편으로 다가가서

 박스 뭉치를 의도적으로 바닥에 떨어트린다.

 박스가 떨어지는 소리에 리어카는 멈추고 현우와 박스를 번갈아 쳐다보는 할머니.

 현우는 시선을 피하고 왔던 길을 뒤 돌아 걷는다.

 떨어진 박스를 투덜거리며 줍는 할머니.

 잠시 후 검은색 SUV 한 대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그 옆을 지난다.

 쾅! 하는 굉음과 함께 리어카 100M전방의 가로등을 박는 자동차.

 그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할머니는 가슴을 쓸어내린다.

 후드 집업 안에 현우의 표정은 앞을 보며 엷은 미소를 짓는다.

 

 S# 50 초등학교 운동장 / 오후

 초등학교 벤치에 앉아 있는 현우, 어린 시절을 회상하듯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 힘차게 찬 공은 담장 밖으로 넘어간다.

 투덜거리며 정문을 향해 걷는 아이를 유심히 보는 현우는 이어폰을 꽂은 채 눈을 감는다.

 현우는 재빨리 아이를 향해 달려서 아이 앞을 막아선다.

 아이는 멈춰 서서 현우를 올려다본다.

 잠시 후 담장 너머로 축구공이 터지는 소리가 들리고 자동차의 급정거 소리가 들린다.

 아이의 눈은 커져있고 현우는 그 운동장을 유유히 떠난다.

 

 S# 51 잔디가 있는 공원 / 오후

 연못가로 위태롭게 뒤뚱 뒤뚱 걷는 어린 아기, 물가에 다다를 때쯤

 어디선가 힘차게 달려오는 현우는 아기의 양 겨드랑이에 손을 끼고 들어 올려서

 반대편으로 돌려놓고는 사라진다.

 그것을 본 아기의 엄마는 허겁지겁 달려와 놀란 얼굴로 아기를 끌어안고는 현우를

 찾는 듯 두리번 거린다.

 

 S# 52 예나 카페 /저녁

 카페 밖에는 시원할 정도의 비가 내리고 카페 안에는 예나와 현우가 마주보고 앉아 있다.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바에서는 알바생 혜진은 커피를 내리고 있다.

 비가 와서 인지 가게 안은 그렇게 세 명만 있다.

 초콜릿 한 조각을 집어 들어 입에 넣고는 달콤함을 느끼듯 눈을 살포시 감는 현우.

 커피세잔을 쟁반에 받쳐 들고 오는 혜진은 테이블에 커피를 내려놓고 예나 옆에 앉는다.

 혜진

 (현우를 바라보며) 오빠!

 오빠는 점점 멋져지는 것 같아요.

 

 현우

 (피식 웃으며) 내가?

 

 예나

 우리 현우가 좀 섹쉬하긴 하지. 크 크 크

 

 현우

 그치 제임스 딘처럼 하 하 하

 

 혜진

 제임스 딘? 오~~~ 옛날 사람

 반항적이고 섹쉬한 사람은 우도환이 갑이지 오빠!

 

 현우

 야! 너 미친 거 아냐? 그게 더 훨씬 옛날 사람이잖아!

 

 혜진

 (갸우뚱 하며) 누가 옛날 사람이야?

 

 예나

 (깔깔 대며 웃으며) 푸하하 현우야 그건 배도환이고

 (배를 움켜잡고 깔깔대며) 아이고 배야!

 

 혜진

 (폰으로 우도환 사진을 보여주며) 얘가 우도환이야

 

 현우

 (유심히 보더니) 아~~~

 되게 못됐게 생겼네!

 

 혜진

 풉! 오빠가 그런 느낌이라고~~

 

 이때 ‘딸랑’ 하고 종소리가 들리면서 상식이 들어온다.

 그 모습에 얼굴이 붉어진 채로 자리를 피하는 혜진.

 등을 돌려 들어오는 상식을 보는 현우는 왼손을 번쩍 들며 인사를 한다.

 상식도 답하듯 손을 들어 보이며 자리로 와서 현우 옆에 앉는다.

 상식

 (둘을 번갈아 보며) 무슨 얘기를 그리 재밌게 했어?

 

 예나

 현우한테 직접 물어봐. 크 크 크

 

 S# 53 근처 족발집 / 밤

 가게 안에는 손님들이 절반 정도 차 있다.

 한쪽 구석 테이블에는 현우, 상식, 예나, 혜진이 소주잔을 앞에 두고 앉아 있다.

 그중 예나 앞에만 맥주잔과 맥주가 있다.

 

 예나

 (그들의 잔을 보며) 아~~ 나도 소주 마시고 싶은데~~~

 족발에는 소주잖아~~~~

 

 상식/현우

 (동시에 단호한 목소리로) 안돼!!

 

 혜진

 (놀라며) 왜 안돼요? 오빠들?

 

 현우

 어~~ 예나 소주 마시면 여긴 폐허가 되버려

 

 혜진

 폐허라뇨? 무슨??

 

 현우

 (패러디 하듯) 이 소주 다 마시면 니 얼굴 전쟁터 되는거다~~~

 

 예나

 어머~~얘네들 점점....

 

 S# 54 족발집 앞 / 늦은 밤

 처마 밑에 비를 피해 담배를 물고 있는 상식과 현우

 비는 아까보다 조금 더 세차게 내린다.

 연기를 내뿜으며 입을 여는 상식은 현우를 바라본다.

 

 상식

 최근 이 동네에서 큰 사고로 이어질 법한 일들이

 누군가 의해서 피해간다고 사람들 얘기가 들려오더라.

 

 현우

 (무표정으로) 그래?

 

 상식

 너지?

 

 현우

 마침 지나가던 길이라~

 

 상식

 선행이라 좋긴 한데........

 현우야!

 

 현우

 어?

 

 상식

 난 그런 것 보다,

 쓰면 쓸수록 니 기억이 사라지는게 그게 너무 두렵다.

 

 현우

 (담배를 빗속으로 툭 던지며) 너도 알다시피

 난 좋게 추억해야할 과거가 없어

 어차피 미래를 보면 그 순간이 더 행복하니깐.

 

 상식

 그 미래도 결국엔 과거가 되고

 또 언젠간 지워 지잖아.

 

 현우

 상관없어

 예나가 그랬듯이 그 달콤함 때문에 힘들었던거

  잊는 것도 괜찮아, 아니 오히려 그게 더 좋아

 

 상식

 현우야, 그게 나쁜 과거만 지우고 그렇게

 선택적으로 할 수 없잖아

 

 

 

 

 현우

 그 얘기 계속 할거면 그만하자!

 그리고 니 가 기록을 해 주잖아.

 그거면 됐어 머릿속에는 없어져도 내가 없어지는 건 아니니깐.

 (상식의 등을 툭 치며) 짧게만 쓸게 너무 걱정하지마

 

 혜진

 (황급히 문을 열고 나오며) 오빠들 빨리 들어와 봐요.

 언니 소주를 아주 들이 부어요

 캬~ 캬~ 그러면서~

 

 상식과 현우는 난감한 표정으로 서로의 안들어가려 등을 떠다 밀며 가게로 들어간다.

 

 S# 55 족발집 앞 / 새벽

 상식과 현우는 예나를 같이 부축한 채 있고 그 옆 혜진도 같이 있다.

 비가 그치고 바람이 불어 와 신문지가 날리는 상황은 마치 그들의 심정을 대변해주는 듯 하다.

 실루엣만 보이던 그들 앞으로 라이트를 켠 승용차가 지나갈 때 얼굴의 표정이 보인다.

 예나를 제외하고 나머지 셋의 얼굴에는 상추와 밥 풀, 고기 조각이 붙어 있다.

 그들은 체념한 듯 무표정이다.

 

 S# 56 현우 집/ 새벽

 지친 기색이 역력한 표정의 현우 상식이다.

 현우는 소파에 누워 있고 상식은 아일랜드 식탁 앞 의자에 앉아 있다.

 그들의 약간의 물리적 거리가 심리적 거리를 암시하는 듯 하다.

 일어나 냉장고에서 캔 맥주를 꺼내오는 상식은 오른 손에 들고 있는 맥주를 현우에게

 패스하듯 던진다.

 둘은 한 모금 시원하게 들이킨 후 각자의 자리 앞에 놓는다.

 

 상식

 (현우를 보며) 술 취해도 귀엽지 않냐?

 

 현우

 (천정을 보며) 예나? 후 후

 어릴 때부터 엉뚱했잖아.

 (상식을 보며) 근데 혜진이도 참 매력 있더라.

 너한테 마음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상식

 (손사래를 치며) 무슨~~~ 난 싫다 너 해라~

 

 현우

 (미소 지으며) 난 내 이상형 따로 있다.

 

 상식

 말해봐 그 이상형

 

 현우

 싫다. 그냥 나만 알고 싶다

 난 마음에 담아둔 사람 있어.

 

 상식

 ..........

 

 어색한 시간이 흐르고.......

 

 

 현우

 (걱정스런 눈으로) 내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니가 하는 일이 사명감 가지고 하는 일이라지만

 늘 위험을 감수하고 살아야 하는 직업이라 솔직히 걱정은 좀 된다.

 

 상식

 (입가에 묻은 맥주를 닦으며) 그래도 보람은 있어.

 우리는 잡는 사람이라기보다는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같이 슬퍼해주는 직업이라 느껴져.......

 (한 모금 마신 후) 근데 넌 계속 그 능력 쓸거야?

 

 현우

 (웃으며) 안 쓸 이유 있어?

 그 능력이 없을 때도 내 삶이었고

 지금도 그건 변함없어,

 약간은 삶이 윤택해지고 편해 졌다는거 이외에는.........

 

 상식

 쓸 때마다 과거가 지워지니깐.........

 

 현우

 현재가 과거가 되고 지워지더라도

 미래가 행복하니깐 그쯤은 감수해야지.

 그리고 저번처럼 긴 시간을 써야 한다면 의미 없는 과거를 만들면 되는 거고.......

 그건 니 아이디어였잖아.

 그 덕에 넌 사건 해결하게 되었고........

 

 

 상식

 너의 선택이니 뭐라 말은 못하겠다.

 다만 조금씩 썼으면 좋겠어.

 

 현우

 그래서 말인데........

 너나 나나 좀 있으면 결혼해서 가정도 꾸려야하고,

 그만큼 더 벌어야하는데,

 이참에 거기 나와서 사업 크게 해보는건 어때?

 뭐가 됐던 내가 도와줄게.

 

 상식

 (정색 하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내 선배들도 다 그렇게 살아, 문제없이 살고 있고!

 

 현우

 (달래듯) 화나라고 한말 아니야,

 다만 친구로서 걱정이 되니깐 한 말이니 고깝게 듣지 마.

 

 상식

 고까운게 아니라,

 충분히 내 일에 만족하고 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야.

 애시당초 그 능력이 없이도 너나 나나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면 되

 

 현우

 흠........ 뭔 말을 못하겠다.

 

 어색한 공기만이 그 둘을 애워 싸고 있다.

 분위기를 환기 시키려는 듯 현우가 입을 연다.

 

 현우

 초등학교 4학년땐가 5학년땐가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S# 57 어느 골목 / 오후 ( O.L )

 큰 포대에 캔류의 깡통들을 담고 끌고 가는 어린아이 현우

 담장 옆 캔을 발견하고 포대에 담는데 맞은편에서 어린 예나가 걸어온다.

 황급히 틈새 골목으로 몸을 숨기는 현우

 지나가던 예나는 발걸음을 멈춰 서고 현우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포대 뒤에 몸을 숨긴 현우는 머리를 깊게 파묻고 있다.

 살며시 고개를 들어 예나가 있나 없나를 살펴 보는 현우

 갑자기 옆에서 나타나는 예나.

 어린 예나

 (놀래키며) 웍!

 

 어린 현우

 (놀라며) 헉!

 

 어린 예나

 거기서 뭐해?

 왜 숨어? 내가 싫어? 창피해?

 

 어린 현우

 아.......아니

 

 어린 예나

 그럼 좋아해?

 

 어린 현우

 (엉겁결에) 어,

 

 어린 예나

 (밝게 웃으며) 그래? 많이 좋아하구나?

 얼굴이 붉어진 거 보니깐

 

 어린 현우

 아...아....아니

 

 어린 예나는 말없이 현우가 쥐고 있던 포대를 같이 잡는다.

 

 현우(V.O)

 그날 부턴 예나는 내가 깡통 줍는거를 돕더라

 남들한테 손가락질 받아도 아랑곳하지 않고,

 얼마나 고맙던지.......

 

 포대를 끌며 깡통을 줍는 예나는 현우를 본다.

 

 어린 예나

 우와~~~오늘 많이 모았다 그치?

 

 어린 현우

 응 그렇네

 

 순간 어린 현우의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어린 예나

 배고프지? 나도 배고프다.

 

 어린 현우

 응, 조금

 

 어린 예나

 (웃으며) 우리 집 가서 밥 먹자.

 울엄마 고등어 디게 잘 굽고, 전복 요리도 디게 잘해

 

 어린 현우

 아...아니 괜찮은데.

 

 어린 예나

 (무시하며) 얼른 따라와

 나 배고파 죽겠다.

 

 S# 58 예나 집/ 오후

 예나의 집은 구식 인테리어 이지만 다소 깔끔한 양옥집이다.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어린 현우는 주눅든 어깨를 하고는 여기 저기 두리 번 거린다.

 거실의 큰 창에서는 마당에 있는 조그마한 연못에 반사된 빛이 어린현우의 얼굴을

 간지럽이고 있다.

 주방에선 요리를 하는 예나의 엄마는 현우를 보며 다정하고 온화한 미소를 보낸다.

 어린 예나는 냉장고에서 시원한 오렌지 쥬스를 고사리 같은 손으로 컵에 따라

 쟁반에 받쳐 현우에게 들고 온다.

 

 어린 예나

 배고프지? 일단 이거 마시고 있어

 

 어린 현우

 어....어 고마워

 

 쥬스를 벌컥 벌컥 마시는 어린 현우

 그 옆에서 어린 예나도 함께 쥬스를 마신다.

 

 예나 엄마

 (손짓을 하며) 어여들 와서 밥먹어

 배고프겠다.

 

 어린 예나

 (현우의 손을 잡아끌며) 네~~

 

 식사를 하는 어린 현우와 예나 맞은편에 앉은 예나 엄마는 고등어를 손으로 찢어서

 현우의 밥 위에 놓아 준다.

 

 예나 엄마

 천천히 많이 먹어, 더 있으니깐

 

 어린 현우

 네 고맙습니다.

 

 어린 예나

 (밥을 양쪽 볼에 가득 넣고) 엄마! 나는?

 

 예나 엄마

 (현우만 바라보며) 넌 그만 먹어!

 니 볼을 봐!

 

 어린 예나

 피~~~

 

 예나 엄마

 (고등어를 찍어 놓아주며) 어쩜 이렇게 잘생겼을까?

 딱 우리 아들 했으면 좋겠네.

 

 어린 예나

 하면 되잖아~

 

 예나 엄마

 나만 좋다고 되니? 현우도 좋다고 해야 아들 삼지.

 

 어린 현우는 이러한 상황이 싫지는 않지만 익숙하지 않은 듯 고개를 숙이고 밥만 먹는다.

 

 어린 예나

 (생각난 듯) 그럼 내가 현우랑 결혼하면 되겠네.

 그럼 현우가 우리 집에 같이 사는거잖아. 헤 헤

 

 예나 엄마

 (웃으며) 그래 그럼 되겠다.

 우리 현우 나중에 예나랑 결혼 해야겠네,

 

 

 어린 현우

 아.......네..........

 

 식사를 마치고 시간이 지난 듯 어린현우는 현관 앞에서 신발을 신고 있다.

 

 예나 엄마

 (공손하게 인사하는 현우를 보고) 그래 다음에도 또 놀러와?

 

 어린 현우

 네 감사합니다.

 

 예나 엄마

 어쩜 저렇게 예의 바른지 몰라, 그래 조심히 가

 

 예나는 현관문을 열고 현우를 마중 나온다.

 

 어린 현우

 잘 먹었어, 고마워

 

 어린 예나

 (웃으며) 헤 헤

 (뭔가 생각 난 듯) 아차! 잠시만 기다려봐.

 

 어린 현우

 어........

 

 어린 예나는 집안으로 들어가고 잠시 후 무언가를 들고 나온다.

 어린 현우 앞에 서서 환하게 웃는다.

 

 어린 예나

 현우야 있잖아 사실 요번 여름 방학 때

 제주도 외 삼촌댁에 가거등

 그래서 가 있는 동안 내가 너 못 도울 것 같아서.......

 

 어린 현우

 아니야.....괜찮아 혼자 해도 되

 

 어린 예나

 (하얀 손수건을 내밀며) 자 이거

 여름이라 덥잖아 이거 물 적셔서 냉동실에 넣었다가 목에 두르고 다니면

 디게 디게 시원해

 

 어린 현우

 (받으며) 어.......고.....마워

 

 어린 예나

 (새초롬하게) 근데 넌 나한테 줄 거 없어?

 

 당황해 하며 주머니 여기 저기를 찾는다.

 딱히 줄게 없는 현우이다.

 생각 난 듯 현우는 빈 캔의 금색 고리를 끊어 낸다.

 

 어린 현우

 (예나에게 주며) 이거...... 금색 고리는 잘 없는거야.

 

 어린 예나

  (웃으며) 시시해~

 

 어린 현우

 그치? 좋은 거 못 줘서 미안해

 

 어린 예나

 그게 아니구 바보야

 손가락에 끼워 달라구

 

 어린 현우

 어? 어....... .

 

 금색 캔 고리를 예나의 약지에 끼우는 어린 현우

 즐거워하는 어린 예나이다.

 그런데 대문 틈 사이로 어린 상식은 단정하게 차려입고 한 손에는 장미 한송이

 다른 한 손에는 조그마한 선물 상자가 들려있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글썽이며 주저앉아 망연자실 한다.

 

 S# 59 현우 집 / 새벽

 씁쓸한 표정의 상식은 애써 그 모습을 감추려 한다.

 회상이 즐거운 듯 웃고 있는 현우

 

 현우

 아직까지 그 고리 가지고 있으려나?

 난 그 손수건 아직 가지고 있는데

 (상식을 보며) 상식아!

 

 

 

 상식

 어?

 

 현우

 나, 예나랑 본격적으로 사겨 보려구.

 괜찮겠지?

 

 상식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니가 알아서 하는거지

 늦었다, 나간다.

 

 현우

 야~ 자고가

 

 상식

 아냐 집에 가서 할 것도 있고

 (문을 열고 나가며) 피곤하다 편하게 잘래~ 간다~

 

 현우는 상식이 나가는 문 쪽만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리곤 다시 소파에 눕고 양쪽 팔 베게를 하고는 천장을 올려 다 본다.

 

 S# 60 어느 현장 /밤

 상식은 사건 현장에서 수색을 한다.

 뒤로는 여러 형사와 감식반이 오간다.

 

 S# 61 백화점 / 낮

 현우와 예나는 행복한 표정으로 쇼핑을 한다.

 진열된 옷을 꺼내어 예나의 몸에 맞춰보는 현우

 

 S# 62 골목길 /밤

 용의자를 전력 질주로 쫓는 상식의 모습

 

 S# 63 놀이공원 / 낮

 롤러코스터를 타고 환희에 찬 얼굴로 소리 지르는 예나와 현우

 후름라이드를 타고 물보라를 일으키며 비 맞은 생쥐가 된

 서로를 보며 깔깔거리며 웃는 현우와 예나

 

 S# 64 강력1팀 사무실 /밤

 사무실에서 용의자를 심문하는 상식

 사무실 의자에 기대서 피곤한 듯 쪽잠을 자는 상식

 

 

 S# 65 현우 집 / 밤

 현우는 침대에 누워 스마트 폰으로 예나의 미래를 보는듯하다.

 예나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행복하게 잠을 청하는 현우

 

 S# 66 예나 카페 / 낮

 카페에는 여전히 손님이 많다.

 혜진은 초콜릿 포장에 여념 없다.

 창가 쪽 테이블에 둘러앉은 상식, 예나, 현우이다.

 상식의 표정은 내내 불편하다.

 반면 예나와 현우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현우

 (예나를 보며) 우와~~~ 정말?

 잘됐다, 역시 예나가 뒤 늦게 빛을 보는구나.

 

 예나

 아직 결정된 건 아니고 담당자랑 미팅 몇 번 더 해야 해

 입점이 그리 쉽나?

 

 상식

 그래도 FM 백화점에서 직접 연락 온거니깐 가능성 높은거 아냐?

 

 현우

 내 말이~~~

 

 상식

 거기가 확정되면 여기는 어쩌고?

 

 예나

  아직 생각만 해본건데

 혜진이가 알바지만 여기서 오래 일했고

 책임감도 있는 애라서 여기 점장 시키고

 백화점은 첫 입점인데 내가 가서 하려고

 

 현우

 그래 그럼 되겠네.

 

 예나는 카운터쪽을 계속 주시하다가 바쁜 예나를 도우려 자리에서 일어난다.

 

 예나

 잠시 있어, 저기 좀 도와야 겠다.

 내 흉보지 말고 싸우지 말고 크크크

 

 현우

 알았어 헤헤

 

 예나가 자리를 비우자 상식과 현우는 알 수 없는 어색함에 침묵한다.

 서로 각자 스마트 폰만 만지작 거리다가 이내 상식이 먼저 입을 연다.

 

 상식

 (현우를 보지 않은 채) 너 FM 백화점건도 니가 한 거지?

 

 현우

 어, 예나가 그일 좋아하잖아

 예전보다 더 활기차졌고

 

 상식

 니가 보기 좋아서가 아니고?

 

 현우

 둘 다, 둘 다 좋은거지.

 왜 물어 갑자기?

 

 상식

  과연 그게 예나가 바라는 행복일까?

 

 현우

 행복해 하잖아, 안보여?

 

 상식

 만일 자기 힘으로가 아닌 니 능력으로

 그렇게 된거를 예나가 알게 된다면 어떨까?

 

 현우

 (웃으며) 뭐 이리 심각해?

 (농담하듯) 혹시 협박이야?

 알 수도 없지만 혹시 알게 되더라도 변하는 건 없어.

 

 상식

 니 기억이 사라지는걸 알게 되는데도

 예나가 가만히 있을까?

 협박 아니고 걱정이야.

 

 

 현우

 상식아! 전에도 말했듯이 그 얘긴 그만하자.

 내가 알아서 조절해서 쓸게,

 .

 .그런데 혹시 너 예나 좋아하냐?

 

 현우의 말에 당황한 상식은 잠시 머뭇거린다.

 그것도 잠시 결의에 찬 눈빛으로 현우를 보며 말을 한다.

 

 상식

 (강한 어조로) 어!! 좋아해

 아니 너보다 더 먼저 좋아 했었어.

 

 현우

 (당황하지 않고) 그래서 못 먹는 땡초 김밥을 먹었던거구나.

 

 상식

 아........알.........고 있었어?

 

 침묵하고 아이스 커피를 마시는 현우

 

 상식

 난 니가 예나한테 만큼은

 그 능력 없이 진심으로 페어 플레이 했으면 좋겠어

 

 현우

 (잔을 내려놓으며) 능력도 진심이 있으니 쓴 거야.

 단 한순간도 진심이 아니었던 적은 없었어.

 난 예나 진지하게 만나고 있어

 

 상식

 너......... 그 능력 생기고 나서 씀씀이도 그렇고

 생각도 그렇고 내가 알던 예전의 현우가 아냐, 넌 변했어........

 

 현우

 사람은 누구나 변해, 상황에 맞게 사는 것 뿐이야.

 

 카페안의 분위기는 현우와 상식에게만 집중 되어 있는 듯 하다.

 두 사람은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지 않는다.

 잠시 후 자리에서 일어나는 상식

 예나에게 다가가 뭐라 말을 하고 가게를 나선다.

 현우는 그런 상식을 보며 약간은 불안 해 하는 표정을 짓는다.

 예나는 상식을 보내고 현우에게로 다가온다.

 예나

 너네 무슨 일 있었어?

 

 현우

 (불안해 하며) 상식이가 뭐라고 해?

 

 예나

 아니....... 바쁜 일 있다고 가긴 했는데.....

 표정이 너무 안 좋아서.......

 

 현우

 아.......... 난 또, 아무일 없었어. 요즘 일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은가봐.

 

 S# 68 삼겹살 집 / 밤

 조금 낡은 식당안은 삽겹살 굽는 연기로 자욱하다.

 양철 드럼통 테이블에 상식과 전 형사가 마주 앉아 있다.

 전 형사는 집게로 삽겹살을 구워 상식의 앞 접시에 놓아준다.

 

 전 형사

 별일이다.

 니가 우리 집 앞까지 다 찾아오고

 젊은 놈이 젊은 사람이랑 놀아야지

 늙은이랑 술 마시는게 뭐가 재미있다고 허 허 허

 (잔을 들며) 일단 한 잔 마시자

 

 상식

 (소주잔을 두 손으로 들며) 네 형님.

 

 전 형사

 (소주를 들이키며) 그래 말해봐.

 

 상식

 네? 뭐를??

 

 전 형사

 고민 말해보라고 임 마!

 형사 짬밥 15년이다.

 니 눈빛을 봐라.

 형님 저 고민있어요~~~~라고 쓰여있는데 허 허 허

 

 

 상식

 (잠시 머뭇거리다) 그게 저.........

 

 상식은 전 형사에게 소주잔을 기울이며 대화하고 그들의 시간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

 고개를 끄덕이며 묵묵히 듣던 전 형사는 상식을 보며 입을 연다.

 

 전 형사

 상식아 세상이 그렇게 정직하고 공정하게 돌아가디?

 더군다나 연애는 공정한게 없어.

 선수 치는 놈이 임자고 입을 먼저 여는 놈이 임자지,

 그래야 상대방한테 더 어필이 되고 더 관심 받지 않겠어?

 

 상식

 .............

 

 전 형사

 난 남의 연애사는 잘 모르겠지만

 범인 잡을 때처럼 직관력도 있어야 하고

 한발 빠르게 다가가야하고 상대가 반칙하면 자신도 그에 맞게

 반칙을 해야 잡을 수 있지 않겠어?

 자 쭈욱 한잔 들어~~

 

 상식

 네 형님

 

 소주를 들이키는 상식

 전 형사의 말에 조금은 비장한듯한 표정이다.

 그렇게 그들의 밤은 깊어져만 간다.

 

 S# 69 경력1팀 승합차 안 / 낮

 범인 검거를 위해 출동하는 승합차 안은 다소 긴장감이 흐른다.

 질겅 질겅 껌을 씹는 한 형사 앞 조수석에는 정 팀장이 앉아 있다.

 운전석에는 상식이 앉아 있고 앞만 보며 운전을 한다.

 뒤로는 전 형사가 스마트 폰으로 용의자의 사진을 확인하고 있다.

 이내 승합차는 멈춰서고 상식을 제외한 모두는 차량에서 내린다.

 

 

 

 

 

 S# 70 주택가 골목 앞 / 낮

 정 팀장

 막내는 여기서 대기 타다가

 용의자가 차량으로 도주시에 무조건 쫓아가

 가면서 무전 때리고, 알았지?

 

 

 상식

 네 팀장님!

 

 정 팀장

 한 형사는 뒤쪽 창문 앞에 막아서고

 전 형사는 나랑 정문으로 바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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