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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자유로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작가 : 애런
작품등록일 : 2019.9.28

자유로를 질주하는 네 젊은이들의 일과 사랑이야기입니다. 어려운 과정을 뚫고 취업하지만 현실은 비정규직이었습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매일매일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재단의 이사장이 실종되고 모두 서로를 의심하는 가운데 재단내의 파벌 싸움이 격화됩니다. 그래서 네 젊은이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게 됩니다.

 
일. 안개는 곧 걷힌다 4. 시험
작성일 : 19-09-29 16:26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3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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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안개는 곧 걷힌다

 

 4. 시험

 

  안개가 서서히 걷혀 갈 때 그들은 자유로의 끝에 거의 다다랐다고 생각했다.

  마티즈가 사라져가는 안개를 좌우로 갈라놓으며 질주했다. 그 뒤를 뉴비틀이 뒤쫓고 있었다. 작은 차들이었지만 속도는 경주용 차량 못지않았다. 뉴비틀이 마티즈의 십미터 뒤까지 따라왔다.

  “너 이제 나한테 죽었어.”

  큰 소리로 앞서가는 마티즈에 탄 남자에게 들으란 듯 소리 질렀다. 점점 더 다가섰다. 역시 독일차야. 은지는 자신의 선택이 탁월했다고 느끼며 엑셀을 더 세게 밟았다. 뉴비틀이 마티즈의 거의 꽁무니에 따라 붙었다. 그 때 은지가 핸들을 확 돌리며 몸까지 돌아갔다. 옆 차선으로 들어선 뉴비틀이 전속력으로 마티즈를 앞지르기 시작하였다.

  “저게 미쳤나.”

  성훈은 엑셀을 최대로 가속했으나 역부족을 느꼈다. 드디어 뉴비틀이 마티즈의 바로 옆까지 왔다. 창문을 연 여자가 성훈 쪽을 향해 뭐라고 소리 지르면서 팔을 흔들고 손가락질을 하였다. 성훈의 눈이 뒤집어졌다. 평화주의자인 날 건드리다니 후회할거야. 성훈은 차의 핸들을 갑자기 꺾으며 옆 차선에 있던 뉴비틀의 차에 마티즈를 최대한 붙였다. 그리고 핸들을 다시 반대로 꺾으며 위협 운전을 하였다. 성훈의 계산대로 은지가 화들짝 놀랐다. 엑셀을 밟았던 은지의 발에 힘이 빠졌다. 그 순간 성훈이 엑셀을 최대한 밟으며 앞으로 치고 나갔다.

  “유후. 어때 놀랐지?”

  성훈이 통쾌해 하며 앞서 나갔다.

  “이 자식이.”

  은지가 이를 갈며 다시 따라 붙었다. 상대편이 고의로 사고 낼까봐 옆으로 갖다 붙이지는 않았다. 마티즈와 뉴비틀이 앞뒤로 나란히 자유로를 달려갔다. 아까부터 캐딜락이 그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쟤네들 이제 경주 끝인가 보네. 계속 앞뒤로만 가네.”

  “그러게. 흥미진진했는데. 아쉽다.”

  마티즈와 뉴비틀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경주하는 모습이 재밌어서 미친 듯이 달려 바로 뒤까지 쫓아왔는데 아쉬웠다. 유유히 달리던 캐딜락이 바로 뒤까지 와서 이제는 자동차 세대가 줄을 지어 달리는 상황이 되었다.

  ‘추월을 못하겠네. 미친놈이 또 박으려하겠지? 일단 그냥 따라가야겠다.’

  은지는 큰 사고가 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추월은 안하기로 했다. 평상시 같으면 전속력으로 달려서 추월했을 거였다. 상대편 남자의 행동으로 보아 그냥 박을 수도 있을 거 같았다. 자유로에 인접한 마지막 주거지역이 앞쪽에 보였다. 파주의 최북단에 있는 휴전선이 가까운 곳에 있는 읍내였다. 제일 앞에 달리던 마티즈가 자유로의 오른쪽으로 차를 붙이더니 빠져나갔다. 바로 뒤의 뉴비틀도 마티즈를 쫓아 인터체인지를 빠져나갔다. 자유로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어, 쟤네들 다 저쪽으로 가네.”

  “그러게. 우리랑 행선지가 같네. 신기하다.”

  캐딜락도 두 차량의 뒤를 따라 자유로의 오른쪽으로 빠져나갔다. 세 대가 나란히 줄지어 자유로를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다리를 지나 논밭 사이에 있는 한 학교로 들어섰다.

  “어, 저 차들 다 어디 가는 거야?”

  “그러게. 설마 다 저 학교로 가는 거였어?”

  도형과 예리는 자신들의 목적지와 앞서 가던 차들의 목적지가 같아서 마냥 신기했다.

  “우리 경쟁자가 타고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러게. 에너지를 다 쏟아 부었으니 이제 힘 빠졌겠지?”

  학교 주차장으로 들어선 차들은 비어 있는 곳에 나란히 주차하였다. 아까부터 쫓아오던 차가 끝까지 쫓아오자 성훈은 살짝 놀랐다. 이 여자 보통이 아닌데. 내리지 않고 의자에 푹 눌러앉아 있자 뉴비틀에 타고 있던 여자가 다가와 아까처럼 또 창문을 두들겼다. 귀찮게 됐네. 성훈은 잠시 망설이다가 버튼을 눌러 창문을 내렸다.

  “왜요?”

  은지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창문을 내리는 남자를 보고 어이가 없었다.

  “이거 안보이세요?”

  정장 치마 밑으로 무릎이 까져서 피가 살짝 나 있었다.

  “보여요. 근데요?”

  “댁이 출발하면서 저를 치고 지나갔거든요.”

  “아닌데요. 그럴 리가요.”

  “그럼 제가 거짓말한다는 말이에요? 나 참 어이가 없어서.”

  “그냥 혼자 넘어지신 거잖아요.”

  “아니거든요. 빨리 사과하세요.”

  “부딪히지 않았는데 무슨 사과를 해요.”

  “부·딪·혔·다·고·요!”

  은지가 한 글자 한 글자 끊어서 큰 소리로 외쳤다. 차에서 내리던 도형과 예리도 앞서 가던 두 차의 운전자들이 소리 지르며 싸우는 모습을 보았다.

  “와 장난 아닌데. 둘 다.”

  “논술시험 보러 오신 거 아닌가.”

  “그러게. 컨디션에 영향을 좀 줄 텐데.”

  도형과 예리는 차에서 내려 학교로 걸어 들어갔다. 싸움 구경을 더 하고 싶었지만 본인들의 시험이라 참고 시험장으로 향했다.

  “지원자 수가 많은가보네.”

  “그러게. 휴전선에 가까운 농촌 학교라 적을 줄 알았는데.”

  성훈은 소리 지르는 은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곳으로 온 목적을 떠올리고 마음을 다잡았다.

  “일단 사과하는 걸로 하고 들어갑시다. 여기 시험 보러 오신 거 맞죠?”

  “사과하는 걸로 하는 건 뭐예요?”

  “사과합니다. 사과해요. 정말 몰랐어요. 이러다가 시험 시간 늦습니다.”

  성훈은 차 문을 열고 내려 시험장으로 들어가려 하였다.

  “그냥 이렇게 가시면 안 되죠.”

  은지는 성훈을 막아섰다. 성훈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은지를 밀치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서 더 큰 물의를 일으켰다가는 일이 더 커질 거 같아서 참았다.

  “사과는 시험 끝나고 다시 정식으로 할 테니까 일단 제 전화번호 드릴게요.”

  성훈은 자신의 명함을 꺼내 은지에게 내밀었다. 은지가 명함을 받아들고 슬쩍 보았다. 중견기업의 로고가 박힌 명함이었다. 마케팅팀 소속이었다. 저런 사람이 왜 여기 시험 보러오나 생각하니 궁금했다.

  “끝나고 바로 전화 할 테니까 바로 받으세요.”

  “네.”

  다짐을 하는 은지의 말에 성훈은 짧게 대답하고 학교 쪽으로 향했다. 은지의 평소 성격대로라면 이 자리에서 무릎을 꿇려야 하겠지만 시험이 곧 시작될 시간이어서 참을 수밖에 없었다. 아침부터 한바탕하고 시험장에 앉으니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은지는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겼다. 그동안 고생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에 은지의 몸무게는 8킬로그램이 늘어났다. 공부의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푼 결과였다.

  마침내 시험지가 배부되었다. 극도의 긴장감이 교실을 가득 메웠다. 휴전선에 인접한 농촌의 작은 학교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곳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시험 보러 온 경우는 처음이었다. 전에는 사립에서는 추천으로만 사람을 뽑았었는데 이제는 바뀌었다. 기본적인 논술 시험을 보고 수업 시연까지 하고 면접을 보아야 했다. 젊은 층의 취업이 나날이 어려워지는 경제적 상황도 농촌 지역 학교까지 지원자가 넘치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성훈은 문제지를 받고 전기가 지나간 것 같은 짜릿함을 느꼈다. 논술 문제는 두 문제가 출제되어 있었는데 상당히 쉬운 내용이고 훑어봤던 내용이었다. 잠시 생각에 잠겨 내용을 구상하고는 바로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평상시 교실에서 볼 수 없었던 긴장감이 팽팽하게 감돌았다. 오로지 펜 움직이는 소리만 가득했다.

  은지는 아까 넘어져서 깨진 무릎이 점점 더 따가워지는 걸 느꼈다. 이 자식을 소송을 걸까. 논술을 풀어서 쓰는 동안에도 계속 생각은 독버섯처럼 자라났다.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려고 머리를 마구 흔들어댔다. 이를 본 감독관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래도 그동안 나올 만한 논술 주제에 대해 실제로 여러 번 써가면서 실전적인 시험 대비를 해서 자동적으로 글이 나왔다. 왠지 느낌이 좋았다. 이번엔 왠지 될 수 있을 거 같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뉴비틀의 할부금을 갚으려면 꼭 합격해야 했다.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비정규직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절실함이 있었기에 펜은 더 빠른 속도로 백지장을 휘갈기며 글자를 만들어냈다.

  도형과 예리도 그동안 시험을 대비해 노량진의 학원에서 연습한 대로 잘 써내려갔다. 열기로 가득 찬 교실에 취업 지망생들의 논술을 쓰는 펜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안개에 싸여 있던 자유로처럼 지금까지 이들의 미래는 흐릿했다. 그러나 곧 안개가 걷힐 거야. 자유로의 끝이 보이기 시작할거야. 그 끝에는 무엇이 있을지 모르지만 오직 달릴 뿐. 이제 곧 끝날 거야.

 
작가의 말
 

 자유로를 달려온 주인공들은 모두 같은 곳에서 취업 시험을 보는 거였네요. 요즘 젊은 세대들의 고통이 간접적으로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주인공들이 시험 잘 볼 수 있게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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