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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달빛의 주인 샤린
작가 : 사이딘
작품등록일 : 2016.7.7
달빛의 주인 샤린 더보기

작품안내
http://www.storyya.com/bbs/b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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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뒷골목 소매치기 삶을 살았던 류다인.
억울하게 죽은 동생들의 복수를 마치고 첫 번째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태어난 새로운 세계.

술과 돈의 향기가 넘쳐 나는 달빛 거리의 주인이 될 샤린!
새로운 세계에서 펼쳐지는 그녀의 유쾌한 이야기!

 
제 14 화
작성일 : 16-07-11 17:13     조회 : 495     추천 : 0     분량 : 5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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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값으로 뭔가 엄청난 걸 요구하리라고 생각하던 엘라이는 단지 돈을 내라는 샤린의 말에 뭔가 허무함을 느끼며 순간 멍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뭐, 계산은 조금 있다가 천천히 하기로 하고~”

 그런 그녀를 향해 마지막으로 싱긋 웃어준 샤린은 뒤돌아 리오와 샨을 바라보며 말을 건넸다.

 “근처에 야영 자리를 찾아야겠어요. 저들을 편한 곳에 눕혀야 할 것 같으니.”

 샤린의 말에 리오와 샨은 빠르게 주변을 둘러보며 야영하기 적당한 곳을 찾은 후, 아직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호위 기사들을 그곳으로 옮겼다.

 

 ***

 

 “고맙소.”

 따뜻한 기운을 머금고 있던 해가 지고, 구름 한 점 없던 하늘에는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별들과 달이 펼쳐져 환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때쯤에는 엘라이의 호위 기사 메슈와 로트 역시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난 뒤였다.

 그들은 엘라이가 무사하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샤린 일행을 향해 조금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감사 인사를 건넸다.

 자신들이 처리하지 못한 이들을 간단히 처리한 것도 그렇고, 어제 리오와 샨에게 당했던 기억이 떠올라 도움을 받은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뭐?”

 “응?”

 그러나 그런 그들의 감사 인사에 오히려 그럴 필요 없다며 고개를 젓는 샤린을 일행은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고마워할 필요 없다구요.”

 “……?”

 “돈 받을 거니깐.”

 “…….”

 그리고 이어진 그녀의 말에 다들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리오와 샨은 이미 그럴 거라 생각한 듯 짧게 한숨을 내쉴 뿐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지만, 엘라이의 호위 기사들은 당혹스러운 눈빛이었다.

 그냥 도와줬던 게 아니었던 건가.

 “뭐 예쁘다고 당신들을 그냥 도와줘?”

 그들의 생각을 읽은 듯 샤린은 웃기지도 않는다는 투로 말을 건넨 후, 히죽 미소를 지으며 엘라이를 바라보았다.

 “뭐, 뭐야?”

 “성수가 얼마라고 생각하세요?”

 “…그걸 내가 어찌 알아!”

 “원래 판매 가격은 천오백 골드랍니다.”

 “헉!”

 “허억!”

 “윽!”

 “…….”

 엘라이를 비롯한 그녀의 일행은 샤린의 말에 동시에 벌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1천5백 골드라니. 고작 작은 성수 한 병의 가격이 그 정도라는 사실에 머릿속이 아찔해지는 느낌이었다.

 돈 귀한 줄 모르고 자란 엘라이가 그 정도이니, 다른 이들은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그 가격은 말 그대로 판매 가격이거든요. 성수 자체가 구하기 힘든 물건이라는 건 다들 알죠?”

 “…….”

 “그래서 그걸 실제로 사려면 이천오백 골드는 족히 줘야 한답니다.”

 “헉!”

 계속된 샤린의 말에 모두 다시 한 번 비명을 토해냈다.

 2천5백 골드라니. 생전 만져 보기조차 힘든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놀라든 말든 샤린의 말은 이어졌다.

 “자, 그래서 성수 값과 그대들을 구해준 값을 합쳐 딱 오천 골드만 내세요.”

 “…….”

 “…….”

 순간, 주변으로 차가운 바람 한 점이 휘잉 하고 지나가듯 고요한 침묵이 흘렀다.

 “오… 오천 골드…….”

 “말도 안 돼!”

 엘라이가 결국 참지 못하고 크게 소리쳤다.

 “왜요? 너무 쌉니까?”

 “너… 너!”

 “당신 목숨 값이 설마 오천 골드도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

 “싸구려 목숨이었군.”

 “이익! 누가 구해달랬어! 구해달랬냐고!”

 비웃듯이 자신을 향해 쯧쯧 혀를 차는 샤린의 모습에 엘라이는 다시 한 번 큰 소리로 따졌다.

 “그래요? 구해주면 안 되는 거였나?”

 하지만 눈 하나 깜짝할 샤린이 아니었다.

 오히려 피식 웃으며 되물은 샤린은 고개를 돌려 여전히 멍하니 서 있는 그녀의 호위 기사 메슈와 로트를 바라보았다.

 “그럼 어쩔 수 없죠.”

 그리고 두 사람을 보면서 그대로 샨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뭐?”

 “검 좀 빌려 줘봐.”

 “……?”

 의아한 눈빛이면서도 샨은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검집째 그녀에게 건넸다.

 “누우세요.”

 “뭐?”

 검을 받아든 샤린은 엘라이의 호위 기사들을 향해 뜬금없이 바닥에 누우라고 외쳤다.

 메슈와 로트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당혹스러운 눈빛으로 되물었다.

 “누우라구요. 다시 배 째게!”

 “쿨럭!”

 “헉!”

 샤린의 말을 들은 두 사람은 마른기침을 내뱉으며 흠칫 뒤로 후다닥 물러섰다.

 스릉!

 “당장 누워요. 다시 배 째준다니까요. 상처 자국 그대로 조금의 오차도 없이 째줄 테니 걱정 마세요.”

 “야야.”

 “꺅!”

 “헉!”

 “으악!”

 “…….”

 진짜로 할 생각인 듯 샨에게서 받은 검을 뽑아든 샤린은 그대로 호위 기사인 메슈와 로트를 향해 다가갔다.

 그에 샨은 어이없는 눈빛으로 그녀를 말리려 했고, 시녀 루사는 다시 비명을 질렀다.

 호위 기사들은 정말로 살기까지 흘리며 다가오는 그녀의 모습에 흠칫하며 더욱 뒤로 물러섰고, 오로지 리오만이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조금 전 전투로 피가 묻은 검을 조용히 손질할 뿐이었다.

 “아, 알았어! 주면 될 것 아냐!”

 “감사합니다~”

 그 광경에 결국 돈을 주겠다며 소리치는 엘라이였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호위 기사들에게 다가가던 걸음을 멈춘 샤린이 뒤돌아 환한 미소와 함께 정중히 고개를 숙여 보였다.

 “하지만 지금 당장 그만한 돈은 가지고 있지 않아.”

 그런 샤린의 모습을 잠시 노려보던 엘라이가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아무리 그녀라도 그 정도 금액은 아버지가 계신 집으로 돌아가야만 마련할 수 있었다.

 “물론 그렇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샤린 역시 예상했던 답인 듯 고개를 끄덕이며 품에서 종이 2장을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

 “사인하세요.”

 “……?”

 엘라이는 종이를 건네받아 그 안에 적힌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알파 상회?”

 “네.”

 거기에는 5천 골드를 이번 달까지 알파 상회 앞으로 갚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알… 파 상회에서 일하는 이들이야?”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죠.”

 “……!”

 알파 상회. 귀족이 아닌 이들에게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엘라이 그녀도 한 번쯤 들어본 이름이었다.

 처음에는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술집에 술을 판매하는 것으로 시작된 주류를 다루는 상회였다.

 그러다 점점 그 영역을 넓히더니, 지금은 대륙의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상회 중 한 곳으로 급성장해 있었다.

 너무도 짧은 시간에 그토록 빠른 성장을 이룬 알파 상회는 귀족들 사이에서도 알게 모르게 자주 회자되고는 했다.

 샤린 일행이 그곳에서 일하는 이들이라는 말에 엘라이는 조금은 의외라는 눈빛을 띠었다.

 본인의 이름으로 이런 서류를 작성해 주고받을 정도라면 상회 안에서도 제법 위치가 있는 자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물론 샤린이 알파 상회를 만든 자이자 주인이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는 엘라이였다.

 이토록 어린 여자가 그곳의 주인이라는 건 그녀가 아닌 다른 이들도 전혀 예상치 못할 터였다.

 “뭐하세요? 사인 안 하십니까?”

 “하, 하면 되잖아.”

 잠시 멍하니 샤린과 일행을 바라보던 엘라이는 다시 들려오는 샤린의 음성에 그제야 서류 2장 모두에 사인을 했다.

 샤린 역시 2장의 서류 모두에 사인을 한 후, 1장은 엘라이에게 다시 건넸다.

 “이걸로 끝.”

 그제야 모든 볼일이 끝났다는 듯 샤린은 엘라이 일행에게서 뒤돌아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언제나처럼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의식을 치르듯 짐 속에서 음식 재료를 꺼내와 정성껏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꿀꺽!’

 ‘뭐, 뭐지?’

 그리고 잠시 후, 사람들의 식욕을 자극하는 맛있는 냄새가 주변을 가득 채웠다.

 그러자 시녀 루사와 호위 기사인 메슈와 로트는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꿀꺽 침을 삼키며, 샤린이 만들고 있는 음식을 빤히 바라보았다.

 엘라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고 보니 어제저녁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그 사실을 깨닫고 애써 샤린이 만드는 음식을 외면하고 있었지만, 자꾸만 입안에 고이는 침을 다른 이들 모르게 삼키는 것에 온 정신을 쏟아야만 했다.

 “받아요.”

 “……!”

 그러다 자신 앞으로 음식을 건네는 샤린의 모습에 엘라이는 흠칫 놀랐다.

 “먹이고 돈 받으려고 그러는 거지!”

 딱 두 번 본 사이였지만, 이미 샤린에 대해 파악을 끝낸 그녀였다.

 이 음식을 먹이고 또 얼마나 큰 금액을 달라고 할지, 의심 어린 눈빛으로 음식을 바라볼 뿐 그것을 받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돈 안 받으니 걱정 말고 드세요.”

 “…정말?”

 “네. 제가 거짓말할 사람으로 보이세요?”

 ‘어. 보여!’

 이렇게 외치고 싶었지만, 엘라이는 꿀꺽 그 말을 삼키고 샤린이 건네는 음식을 조심스럽게 받았다.

 그러자 다른 일행 역시 음식을 받아먹기 시작했다.

 “단!”

 “……!”

 하지만 이내 이어진 말에 그들은 입으로 음식을 가져가려던 모습 그대로 굳어진 채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단 한 방울이라도 남기면 그땐 어마어마한 금액이 책정될 거야. 내 음식이 원래 좀 비싸거든.”

 “휴우!”

 싱긋 웃으며 내뱉은 그녀의 말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음식을 먹기 시작하는 엘라이 일행이었다.

 “……!”

 “……!”

 그리고 다음 순간, 음식을 한 입 먹은 그들은 다들 놀란 눈빛으로 음식과 샤린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점점 먹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샤린의 협박 어린 말이 아니었어도 그 맛에는 아무도 음식을 남길 수가 없었다.

 엘라이 역시 처음에는 도도한 모습을 유지하며 애써 못 이기듯이 먹는 척을 하다가, 잠시 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빠른 속도로 음식을 줄여나갔다.

 “…….”

 말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는 샤린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어떤 것이든 공짜로 주지는 않았지만, 배고파하는 이들에게 주는 음식에 한해서는 결코 돈을 받지 않는 그녀였다.

 죽고 싶을 정도로 굶어본 기억이 있는 그녀로서는 배고픔이 어떤 것인지 너무도 잘 알았기 때문이다.

 “더 먹을 사람?”

 그리고 자신의 말에 동시에 손을 번쩍 드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샤린은 다시 한 번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

 

 “혹시 가끔 바보라는 소리 듣지 않으세요?”

 “뭐라고!”

 식사가 끝나고 차까지 확실하게 대접한 샤린은 엘라이 일행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마차만 후진 걸로 구하면 뭐합니까? 당신이 귀족이라 것을 사방에 떠벌리고 다니는데.”

 엘라이는 현재 ‘드레시아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었다. 그러다 1년에 딱 한 번 있는 방학을 맞이하여 백작가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귀족 자제들만 골라 돈을 노리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나름 알고 있던 그녀는 그나마 머리를 쓴다는 것이, 허름한 마차를 구해 여행을 하는 것이었다.

 허름한 마차를 타는 건 정말 싫었지만, 안전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늘 자신을 노리는 이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식당 안에서 그렇게 난리를 쳐 놓고는 당신이 귀족이라는 걸 사람들이 모르기를 바라다니.”

 샤린은 귀족들의 자식들이란 다들 저렇게 한심한가, 라는 생각으로 쯧쯧 혀를 찼다.

 마차만 허름한 것을 고르면 뭐하냔 말이다.

 식당에서처럼 그렇게 자신이 귀족이라는 티를 마구 날리는데, 모를 사람이 어디 있다고.

 아마도 조금 전 이들을 공격한 놈들 역시 식당에서 그녀를 보고 쫓아온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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