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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자유로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작가 : 애런
작품등록일 : 2019.9.28

자유로를 질주하는 네 젊은이들의 일과 사랑이야기입니다. 어려운 과정을 뚫고 취업하지만 현실은 비정규직이었습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매일매일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재단의 이사장이 실종되고 모두 서로를 의심하는 가운데 재단내의 파벌 싸움이 격화됩니다. 그래서 네 젊은이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게 됩니다.

 
일. 안개는 곧 걷힌다 2. 뉴비틀
작성일 : 19-09-28 12:03     조회 : 227     추천 : 2     분량 : 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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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안개는 곧 걷힌다

 

 2. 뉴비틀

 

 자유로의 옆에는 철조망이 계속 보였다. 며칠 전에 무리해서 뽑은 빨간색 독일제 차량 옆으로 철조망이 휙휙 지나갔다. 건너 편 땅은 북한인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더 가야하는 거지. 핸드폰의 네비를 보니 사십분은 더 달려야 한다고 표시되어 있었다. 더럽게 머네. 은지는 툴툴거리면서 엑셀을 가속하였다.

  며칠 전 은지는 외제차 영업소의 문을 박차고 들어가 당당하게 외쳤다.

  “뉴비틀 어디 있어요?”

 어릴 때부터 꿈에 그리던 모델을 보니 가슴이 설레었다.

  “어서 오세요. 전시된 이 모델이 올해 최신형입니다.”

  영업 사원이 특유의 비굴한 웃음을 지으며 다가왔다.

  “네. 좋아요. 당장 계약 할게요. 계약서 바로 가져오세요.”

  “좀 둘러보시고 계셔요. 바로 준비해 드릴 게요.”

  영업 사원이 쩔쩔매는 모습이 왠지 통쾌했다.

  “결재는 어떻게 해드릴까요?”

  “할부로 끊어주세요.”

  외제차 값을 모두 할부로 끊었지만 서은지는 당당했다. 그 이유는 머리에 새로 장만한 명품 선글라스가 얹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명품을 몸에 지니고 다니니 자신도 명품이 된 것처럼 생각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 며칠 동안 명품 인간처럼 행동하기 시작하였다.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통장의 잔고를 모두 쏟아 부은 것은 마음속에 남아있지 않았다. 명품 인간이 된 이상 이제 걱정할 것은 없었다. 명품 인간이 돈 따위를 신경 쓸까. 모든 일이 수월하게 잘 풀릴 거야. 은지는 스스로를 위로하였다.

  “선글라스 멋지시네요. 저도 이 브랜드 좋아해요.”

  영업 사원이 비굴한 웃음을 머금고 아부를 떨었다. 은지는 너 따위가 이 브랜드를 좋아하면 안 되지 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참고 네 하고 짧게 대답했다.

  “작년에 와이프한테 선물했는데 엄청 좋아했어요.”

  ‘개나 소나 다 사는 브랜드였네. 에잉.’

  은지는 살짝 선글라스가 짜증나기도 했지만 곧 마음을 고쳐먹었다. 지금 자신과 거래하고 있는 이 영업 사원은 이 회사의 1등 영업 실적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자신 같은 V.I.P.를 상대하는 거라고 규정지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잠시 언짢았던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며칠 뒤 영업 사원이 차를 인도받아서 집 앞으로 가져왔다. 처음으로 차에 앉아 시동을 거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 했다. 중립에 기어를 넣고 엑셀을 밟았다. 부릉거리는 효과음이 귓가를 기분 좋게 적셔주었다. 다음 날 새로 뽑은 외제차를 몰고 자유로로 나가야 했다. 사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보다도 새 차도 뽑았으니 질을 들여야 했다. 겸사겸사 자유로를 타기로 했다. 처음에는 규정 속도를 지키며 달리다가 점차 스피드에 길들여졌다. 백 킬로를 넘어서 곧 백오십 킬로가 되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독일 노동자들이여. 찬양을 받아 마땅하리라.”

  은지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출연한 연극배우가 된 것처럼 과장된 표정과 몸짓을 하였다. 평상시에도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빠르게 달리고 있을 때 속사람이 공개된다. 어느 나라의 속담에도 나오지 않지만 그녀가 만든 나름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몇 년 전에 은지가 술자리에서 한 말이었다. 가끔 그녀는 이런 스타일의 명언을 하는 날이 있었다. 모두의 놀란 눈을 뒤로 한 채 술자리를 나오며 아무리 술에 취해도 이 명언만은 기억하리라. 핸드폰의 앱을 실행시켰다. 핸드폰에는 그녀의 명언만 모아놓은 노트 기록 파일이 있는 앱이 따로 있었다. 술에 아무리 취해 있어도 앱을 실행시켜 떠오른 명언을 입력하곤 하였다. 다음날 술에서 깨어보면 기억이 전혀 나지 않지만 어제 자신이 했던 명언이 입력되어 있는지 제일 먼저 앱을 실행시켜 보았다. 그리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남긴 명언을 한 번 더 읽어 보았다. 이제는 앱의 용량이 꽤 될 만큼 명언이 늘어나 있었다.

  “명언과 명품으로 무장된 명품 인간 서은지. 넌 진짜 멋있는 사람이야.”

  괴성을 지르며 실성한 사람처럼 웃어대니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것 같았다.

  차는 계속 고속으로 달리고 있었다. 이제는 미세한 떨림이 나타나긴 했지만 무시할 만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안개가 계속 더 자욱해져 가고 있어 백육십 킬로로 달리던 속도를 줄여야 했다. 속도를 줄이니 기어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인간은 참 간사해. 얼마 전까지 입다가 버린 청바지도 유행이 바뀌니 촌스럽게 느껴져서 버린 거였다. 그렇게 빠르게 느껴지던 백사십 킬로도 더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니 거북이가 된 것처럼 느껴지는 인간의 간사함. 은지가 제일 싫어하는 인간의 덕목이었지만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차가 빨리 달리고 있는 굉장히 짧은 순간이었지만 은지는 분명히 보았다. 도로 옆에 세워져 있는 낡은 마티즈 차량 옆에 있는 남자가 자신을 향해 욕설을 하는 모습이었다. 창문이 닫혀 있어서 소리를 들을 순 없었지만 마치 귀 옆에서 욕을 하는 것처럼 생생했다.

  “아니. 저 XX가 뭐라고 하는 거야.”

  바로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차가 워낙 빨라서 거의 몇 십 미터를 더 가서야 차가 멈춰 섰다. 그래도 그 정도도 자신의 반사 신경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차에서 내렸다. 은지는 평상시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무시하거나 함부로 하는 사람은 끝까지 따져서 사과를 받아내곤 했다. 감히 주변에는 그녀와 용감하게 대적하는 인물은 없었다. 간혹 그런 경우가 있었지만 대부분 금방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낯선 사람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시비를 걸어오는 경우였다. 결코 용서하지 않았다. 경찰까지 가고 법정까지 가더라도 끝까지 갔다.

  “존중받을 권리야 말로 최고의 권리 아니겠어.”

  평상시 외치는 명언 중 하나였다. 그런 은지를 향해 욕설을 퍼부은 남자. 한걸음씩 다가가면서 처음에 화났던 감정보다는 어이없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었다. 아무 이유도 없이 지나가는 차를 향해 욕을 하다니. 은지의 입장에서는 전혀 이해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뉴비틀이 만일 도로 옆의 남자 쪽으로 조금만 더 가까웠으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하지만 은지는 그런 상황보다는 상대 남자가 욕설을 했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 성큼성큼 다가가 남자 앞으로 다가섰다. 많이 화가 난 상황이지만 일단 상대편의 인상이 눈에 들어왔다. 얼핏 보아도 키가 백팔십 센티쯤 되고 표준 사이즈의 몸에 완벽하게 잘 생긴 외모는 아니지만 호감형의 인상이 매력적인 남자였다. 거기에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 입다니. 평상시 성격대로라면 멱살부터 잡을 기색이었다가 막상 앞에 다가가서는 목소리만 조금 톤을 높여서 이야기했다. 은지는 자신의 이중성에 스스로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저한테 욕하신 거예요?”

 차에 타려고 문을 열다가 말고 남자는 문을 잡고 서서 소리치는 은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욕하신 거냐고요?”

  “아닙니다.”

 남자의 짧은 응대에 은지는 어이가 없었다.

  “아니긴 뭐가 아녜요? 내가 지나가면서 똑똑히 봤다고요.”

  “굉장히 차가 빨리 달리던데 어떻게 봤다는 거예요? 그리고 하마터면 절 치실 뻔 했어요.”

  “아니 봤다고 하면 본 줄 알지 어떻게 봤냐고 물어보는 게 말이 되요? 확 쳐버릴걸 그랬네.”

  “뭐라고요? 쳐버리다니요? 말이면 다 인줄 아시나.”

 둘은 씩씩거리면서 서로를 노려보았다. 그러다가 순간 남자가 갑자기 차에 올라타 버렸다. 은지는 창문을 손으로 내리쳐 봤으나 소용없었다. 그리고 남자가 운전하는 차가 출발해 버렸다. 출발하는 차가 살짝 지나치면서 은지가 길가에 넘어져 버렸다. 무릎이 까지고 피가 살짝 나오고 있었다.

  “야 이 XX야. 욕하고 사람 치고 이젠 뺑소니냐? 어휴 열 받아.”

  순간 출발해 버린 마티즈 차량의 번호판을 외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잊어버릴 까봐 입으로 여러 번 반복하며 외우려 노력하였다. 그리고 주위를 돌아보니 넘어져 있는 상황이 너무 부끄러웠다. 몸이 정상이 아니었지만 곧 바로 일어났다. 입에서 저절로 신음 소리가 났다. 차에 타고 보니 무릎은 까지고 옷이 흐트러져서 스타일을 망쳐 버렸다. 옷매무새를 다듬을 새도 없이 차로 달려갔다. 시동을 걸고 엑셀을 최대치까지 밟았다. 뉴비틀을 할부로 구매한 이후로 가장 빠른 속도를 내며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하였다. 어딘지 잘 보이지 않지만 도로의 끝이 반드시 존재하는 자유로를 내달렸다. 딱정벌레가 날아가듯 속도를 더 올리기 시작하였다. 곧 아까 감히 나한테 욕한 미친놈의 차가 보이겠지. 그래. 결국엔 널 추월해 버릴 거야.

 
작가의 말
 

 첫번째 장은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차에 담아보려 했습니다. 각자의 차로 질주하는 가운데 주인공들의 만남이 이어집니다. 이들이 앞으로 어떤 사건들을 만나게 될까 상상하시면서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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