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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달빛의 주인 샤린
작가 : 사이딘
작품등록일 : 2016.7.7
달빛의 주인 샤린 더보기

작품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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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소매치기 삶을 살았던 류다인.
억울하게 죽은 동생들의 복수를 마치고 첫 번째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태어난 새로운 세계.

술과 돈의 향기가 넘쳐 나는 달빛 거리의 주인이 될 샤린!
새로운 세계에서 펼쳐지는 그녀의 유쾌한 이야기!

 
제 13 화
작성일 : 16-07-11 17:11     조회 : 496     추천 : 0     분량 : 5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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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그레 웃으며 호위 기사 메슈의 목에 검을 겨눈 채 나직한 음성으로 말을 건네는 이는 바로 샨이었다.

 “검을 치우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죽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호위 기사 로트의 목에 검을 겨눈 채 얼음보다 더욱 차가운 표정으로 싸늘히 말을 내뱉는 이는 리오였다.

 “……!”

 “……!”

 엘라이의 호위 기사인 두 사람은 샨과 리오의 말과 자신들의 목에 겨누어져 있는 차가운 검을 느끼며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그리고는 엘라이의 명이 없었는데도 샤린을 향해 겨누고 있던 검을 조심스럽게 내렸다.

 “누가 검을 치우라고 했어! 당장 다시…….”

 그에 또다시 크게 소리치며 호위 기사들에게 샤린을 붙잡으라고 명하던 엘라이는 순간 자신에게 한 걸음 다가서는 샤린의 모습에 멈칫하고 말았다.

 “이봐요, 꼬마 아가씨.”

 “……!”

 엘라이에게 바짝 다가선 샤린은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을 건네며 빙그레 웃어 보였다.

 “당신이 시녀를 괴롭히든, 음식을 버리든 저와는 아무 상관없거든요. 하지만 제 눈앞에서는 안 됩니다. 한 번만 더 제 눈앞에서 음식을 버리면 그땐…….”

 “그, 그땐?”

 “그땐… 버려진 음식을 그대로 당신 입에 다시 처넣어드리지요.”

 “……!”

 순간, 소름이 끼쳤다.

 더할 수 없이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을 건네는 샤린의 모습에, 엘라이를 포함한 주변의 이들 모두는 오히려 오싹한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이… 이잇!”

 하지만 이내 엘라이는 얼굴이 더욱 붉어진 채 부들부들 몸을 떨며 분노 어린 눈빛으로 샤린을 노려보았다.

 물론 더 이상 그녀에게 덤비거나 잡으라는 명을 내릴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반면 샤린은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여전히 여유 있는 모습으로 그런 엘라이의 눈빛을 가볍게 받아내고 있었다.

 “흥!”

 결국 두고 보자는 콧방귀를 마지막으로 날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엘라이는 그대로 2층으로 향했다.

 “뭐하는 거야! 방으로 안내해!”

 “아! 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한쪽에서 숨을 죽인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점원 맥은 엘라이의 화가 난 음성에 최대한 빨리 몸을 움직여 2층에 비워진 방으로 그녀를 안내했다.

 호위 기사들 역시 자신들의 목에 겨누어진 검이 사라지는 순간, 급히 그녀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자존심을 무참하게 짓밟은 리오와 샨을 마지막으로 노려보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에, 엘라이님, 같이 가요!”

 마지막으로 엘라이의 화풀이 대상이 되었던 루사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2층으로 향했다.

 그러다 고개를 돌려 자신을 도와준 샤린에게 말없이 꾸벅 숙이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렇게 귀족 영애의 등장에 숨을 죽인 채 침묵을 유지하고 있던 여관 안은 그들이 사라진 후에도 한동안 쉽게 그 적막이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곧 그런 침묵을 가볍게 깨트리며 들려오는 한가한 음성이 있었으니, 바로 샤린이었다.

 “치사하게 먼저들 식사하고 있었던 거야?”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녀는 리오와 샨이 앉은 탁자에 자리를 잡은 후 투덜거리듯 말을 건넸다.

 “아! 맞다!”

 그러다 뭔가 생각이 난 듯 다시 일어나 조금 전 엘라이가 앉아 있던 탁자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녀가 시켜 놓고 손도 대지 않은 음식들을 그대로 챙겨 자리로 돌아왔다.

 “그거… 먹으려고?”

 “당연하지.”

 “…….”

 황당한 표정으로 묻는 샨의 질문에 간단히 대답한 샤린은 엘라이가 남기고 간 음식들을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돈 굳었네~”

 음식값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아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이다.

 “하아…….”

 “하아…….”

 그 모습에 리오와 샨은 동시에 긴 한숨을 내뱉으며 고개를 내저어야만 했다.

 

 

 제6장. 새로운 동행자

 

 

 

 “흐음~ 날씨 한번 좋군.”

 겨울이 끝나고 얼었던 땅을 녹이는 따뜻한 햇살은 어느새 여름이 시작되려 한다는 것을 알리듯 더할 수 없이 따뜻한 기운을 마음껏 보내주고 있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은 여행하는 이들의 마음까지 맑게 해주는 동시에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다.

 “저게 마이론 산이야. 오늘은 저기서 하루를 보내야겠군.”

 “처음부터 그럴 계획이었으니깐.”

 여관에서 하루를 푹 쉰 샤린 일행은 조금은 늦은 아침을 먹고 한껏 여유를 부리며 다시 길을 출발했다.

 다음 마을까지는 족히 하루는 걸리기에 처음부터 야영을 생각하고 느지막이 움직였던 것이다.

 잠시 후, 마이론 산으로 들어선 샤린 일행은 적당한 야영 장소를 찾아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

 “……!”

 그런데 갑자기 리오와 샨이 걸음을 멈추더니 어딘가를 향해 동시에 시선을 주었다.

 “응? 왜?”

 앞서 걸음을 옮기던 샤린은 자신의 뒤를 따라오지 않는 두 사람의 모습에 의아해하며 질문을 던졌다.

 “누군가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데.”

 “뭐? 싸우는 소리?”

 샨의 대답에 샤린은 급히 관심을 보이며 두 사람이 응시하는 곳을 덩달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가보죠.”

 무슨 일인지 궁금함을 느낀 샤린은 두 사람의 시선이 머문 곳을 향해 앞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리오는 위험한 일에 끼어들게 하고 싶지 않아 그런 그녀를 막고 싶었지만, 말을 해도 듣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기에 그저 말없이 따를 뿐이었다.

 샨 역시 샤린과 마찬가지로 궁금함을 느꼈기에 그녀를 따라 소리가 들리는 쪽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꺄악!”

 잠시 후, 샤린은 여자의 비명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장면에 그녀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조금은 허름한 마차 주변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포위하고 있는 광경을 본 것이다.

 이미 한 차례 전투가 있었던 듯 여기저기 피를 흘리며 죽어 있는 이들의 모습 또한 보였다.

 “저들은…….”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본 샤린은 조금 놀란 눈빛이 되었다. 포위된 이들이 익히 알고 있는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찍 떠났다고 하더니.”

 바로 어제 자신과 다툼이 있었던 피오스 백작의 딸인 엘라이 일행이었다.

 그녀의 호위 기사였던 두 사람은 마차를 포위한 이들과의 전투에서 이미 목숨을 잃은 듯 엘라이의 주변에 쓰러져 전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마도 조금 전 들린 비명은 호위 기사들의 죽음에 겁을 먹은 시녀 루사의 것인 듯했다.

 그들의 실력이 나쁘지 않았던지 쓰러진 적들 역시 주변에 즐비했다. 하지만 적의 수는 너무 많아 아직도 마차 주변을 포위한 적들이 수십이었다.

 “감히 내가 누군 줄 알고 이러는 거냐!”

 엘라이는 두려움에 다리가 떨려 왔지만, 말투는 여전히 도도했다.

 “돈 많은 귀족 딸이잖아.”

 “키킥! 우린 그런 귀족 딸을 팔아 돈 좀 벌려는 이들이고 말이야.”

 “……!”

 그들의 말에 엘라이는 이들이 돈을 노리고 자신을 공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 다가오지 마!”

 “에, 엘라이님!”

 자신의 신분이 여기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그녀의 얼굴에 서서히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담기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녀의 시녀인 루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신들을 놀리듯 비웃음을 머금은 채 천천히 다가서는 적들의 모습에 애써 주인인 엘라이의 앞을 막아서 보았지만,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는 어쩔 수가 없었다.

 “상품에 흠집 안 생기게 조심히 다뤄라.”

 “키킥! 걱정 말라구.”

 이미 팔아먹을 상품으로 찍힌 엘라이와 루사를 향해 남자들이 농담처럼 말을 주고받으며 천천히 다가섰다.

 “꺄악!”

 남자들의 손이 막 루사의 몸을 만지려는 순간, 두 사람은 눈을 질끈 감은 채 커다란 비명을 다시 한 번 질렀다.

 “커억!”

 “으… 으윽!”

 “……?”

 하지만 남자들에게 끌려가는 자신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안색이 하얗게 질려 있던 두 사람은, 다음 순간 남자들의 신음 소리에 의아해하며 조심스럽게 감았던 눈을 떴다.

 “……!”

 “……!”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장면에 벌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자신들을 공격하고 두려움에 떨게 했던 그들을 누군가가 빠르게 처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단 두 사람이서 말이다.

 “저 사람들은!”

 엘라이는 그들이 누군지 금방 알 수 있었다. 바로 어제 여관에서 자신을 무시했던 리오와 샨이었다.

 “크… 악!”

 “더 하시겠습니까?”

 “더 덤비겠다면…….”

 스릉!

 “…이제부터 진짜 죽인다.”

 “……!”

 검조차 뽑지 않은 채 주먹으로만 적들을 공격하던 리오와 샨은 잠시 공격을 멈춘 채 싸늘한 음성으로 말을 건넸다.

 그리고 계속하겠다면 이번에는 진짜로 죽이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검을 천천히 뽑아드는 두 사람이었다.

 그 모습에 눈치 하나는 있는 듯 적들은 리오와 샨이 자신들이 상대할 이가 아니라는 것을 파악하고 빠르게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어이, 어이! 동료들은 데리고 가야지!”

 “……!”

 쓰러져 있는 동료들을 챙기지도 않은 채 도망치던 적들은 순간 들려오는 누군가의 음성에 움찔하며 걸음을 멈춰야만 했다.

 그리고 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본 그들은 자신들을 향해 빙그레 웃고 있는 여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앞머리가 유난히 길어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여자가 손가락으로 쓰러져 있는 동료를 가리키며 다시 한 번 히죽 웃어 보였다.

 그녀 역시 리오와 샨의 동료라 여긴 남자들은 샤린의 눈치를 보며 쓰러져 있는 동료에게 다가가 후다닥 들쳐 업은 후 재빨리 도망쳤다.

 “쯧!”

 그 모습을 한심하게 바라보던 샤린은 고개를 돌려 죽은 듯 쓰러져 있는 엘라이의 호위 기사들에게 다가갔다.

 “흐음… 질긴 목숨들이군.”

 그리고 예상과 달리 그들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빙그레 웃으며 자신의 짐 쪽으로 걸음을 향했다.

 “그게 어디 있더라.”

 열심히 짐을 뒤지던 샤린은 잠시 후 투명한 액체가 담긴 작은 유리병 하나를 들고 쓰러져 있는 호위 기사들에게 다시 갔다.

 “아까운데……. 쯧! 어쩔 수 없지.”

 그리고 병 안에 든 액체의 일부는 그들의 입에 넣어주고, 일부는 검에 베어진 상처에 그대로 부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액체가 닿은 상처 부위가 부글거리며 타는 듯한 연기와 함께 점점 아물어가기 시작했다.

 “저건!”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던 엘라이는 샤린이 자신의 호위 기사에게 부은 액체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성수?”

 “맞아요, 성수.”

 “그, 그런 귀한 것을 네가 어떻게 가지고 있는 거지!”

 신의 힘이 담긴 성수.

 예전에는 신전에만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었지만, 세월이 흐르며 신성력을 가진 신관들이 줄어든 요즘에는 귀족들이나 돈 많은 상인들이라도 구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그런 성수를 평범해 보이는 샤린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엘라이는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그게 진짜 성수가 맞는 거야?”

 믿을 수 없다는 듯 내뱉긴 했지만, 조금 전까지 죽은 듯 움직이지 않던 호위 기사들이 신음 소리를 내며 정신을 차리는 모습에 엘라이는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성수든 아니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죠.”

 “……!”

 그리고 자신에게 다가서며 이미 비워진 성수가 담긴 유리병을 흔드는 샤린을 보고는 움찔하며 저도 모르게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빠른 걸음으로 그녀에게 바짝 다가선 샤린이 히죽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이 액체가 엄청 비싸다는 게 중요한 거거든요.”

 “그, 그래서 어쩌라고?”

 “어쩌긴. 간단합니다.”

 “간단?”

 “돈 내요.”

 “…….”

 “돈 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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