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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달빛의 주인 샤린
작가 : 사이딘
작품등록일 : 2016.7.7
달빛의 주인 샤린 더보기

작품안내
http://www.storyya.com/bbs/b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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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뒷골목 소매치기 삶을 살았던 류다인.
억울하게 죽은 동생들의 복수를 마치고 첫 번째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태어난 새로운 세계.

술과 돈의 향기가 넘쳐 나는 달빛 거리의 주인이 될 샤린!
새로운 세계에서 펼쳐지는 그녀의 유쾌한 이야기!

 
제 11 화
작성일 : 16-07-11 17:01     조회 : 476     추천 : 0     분량 : 5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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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케이.”

 동행을 요구하는 자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샤린의 말을 들으며 샨은 순간 멍해졌다.

 그리고 동의하냐는 그녀의 물음에 무심결에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중간에 뭔가 자신에게 불이익인 듯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듯했지만, 그것을 따지기에는 이미 늦었다.

 “좋아. 동행을 허락하지.”

 “후후! 고마워.”

 “고마우면 돈 내.”

 “킥!”

 샨은 모든 것을 돈으로 연결시키는 그녀의 말에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에잇! 생각보다 얼마 안 되잖아.”

 “응?”

 그러다 그녀가 조금 전부터 척 보기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주머니 하나를 열어 안의 내용물을 확인하는 모습에 의아한 눈빛을 했다.

 “아까부터 뭐하고 있는 거냐?”

 “뭐하긴. 살인자가 될 것을 막아준 값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지.”

 “뭐?”

 샤린의 말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던 샨은 순간 짚이는 것이 하나 있었다.

 “설마…….”

 “맞아. 그 찌질이가 가지고 있던 돈주머니지. 뭐, 이젠 내 돈이지만.”

 바로 크로잉 백작의 아들인 헤로바가 차고 있던 돈주머니였다.

 그가 샤린을 붙잡으려 했던 순간, 샤린 역시 그 녀석의 품에서 이 돈주머니를 슬쩍했던 것이다.

 “허!”

 “샤린 너…….”

 그 말에 리오도 뭔가 짐작이 가는지 나무라듯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이건 정당한 제 몫이에요. 살인자가 될 뻔한 걸 구해준 몫!”

 그에 샤린은 오히려 큰 소리로 억울하다는 듯 내뱉었다.

 “게다가 이 상처 좀 봐요! 이게 누구 때문에 다친 건데요. 당연히 치료비도 보상받아야죠. 에이! 이것보다 더 받았어야 하는데!”

 그녀는 오히려 주머니 안에 들어 있는 액수가 부족하다는 듯 불만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귀족 자제가 들고 다니는 돈주머니에 그리 적은 액수가 들어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샤린은 영 불만인 듯했다.

 “하하하!”

 “하아…….”

 그 모습에 샨은 다시 한 번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고, 리오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저어야만 했다.

 

 ***

 

 “그만 자고 일어나.”

 “음?”

 언제 잠이 든 것일까.

 따뜻한 방 안이 아닌 산속에서 자는 잠이었음에도 오랜만에 푹 잤다. 자신을 깨우는 소리가 아니었다면 세상모르고 더 잤을지도 모른다.

 “이런! 내가 너무 오래 잤나 보군.”

 눈을 뜬 샨은 한쪽에서 음식 재료를 뒤지고 있는 샤린과 짐을 정리하고 있는 리오의 모습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 하암… 아주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푹 자던걸. 인간이 양심이 있으면 일찍 일어나서 밤새 보초를 선 리오 오라버니를 도왔어야 할 거 아냐.”

 음식 재료를 챙겨 샨이 있는 쪽으로 다가오던 샤린은 길게 하품을 하며 그의 말에 대꾸했다.

 “미안. 미처 생각을 못 했군. 너도 보초를 섰던 거냐?”

 샨은 자신이 일어나지 못해 리오와 샤린이 번갈아 보초를 섰던 것이라 생각했는지 진심으로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나도 방금 일어났는데. 하암… 졸려.”

 “…….”

 하지만 이어지는 샤린의 대답에 그는 순간 어이없는 표정이 되어야만 했다.

 자기도 방금 일어난 주제에 아주 당당히 남을 나무라는 그녀의 행태에 할 말을 잃은 것이다.

 “그런데 일어나자마자 식사 준비하는 거냐?”

 “당연하지.”

 방금 일어난 것이 사실인 듯 아직 제대로 눈조차 뜨지 못하는 샤린은 샨의 말에 뭘 당연한 걸 묻느냐는 눈빛으로 그를 잠시 바라본 뒤,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전의 삶에서 많이 굶주린 기억이 있는 샤린은 식탐이 있었다. 그렇다 보니 식사는 꼬박꼬박 챙겨 먹는 편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기 무섭게 식재료부터 챙길 정도로 말이다.

 물론 음식보다 그녀에게 더 중요한 것은 돈이었기에, 일을 할 때는 식사하는 걸 잊어버릴 때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리오가 대신 챙겨 주어 식사를 거르는 일은 거의 없었다.

 “나중에 생각날 것 같은데.”

 “뭐가?”

 잠시 후, 샤린이 건네는 음식을 받아든 샨은 어제저녁과 마찬가지로 온몸이 따뜻해져 오는 맛에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이 음식 말이야.”

 “내가 원래 한 요리 한다니깐.”

 “하하! 인정하지.”

 “나중에 먹고 싶으면 찾아와. 만들어줄 테니.”

 “정말?”

 “단! 돈을 가져와! 가족이 아닌 자에겐 공짜로 밥 안 해줘.”

 “킥!”

 역시 마지막은 돈으로 결론 짓는 그녀의 말에 작게 웃음을 터트리는 샨이었다.

 

 “정말 미스트 산으로 가는 거야?”

 “몇 번을 말해. 맞다니깐.”

 식사를 마친 샤린 일행은 남은 짐을 정리하며 출발 준비를 서둘렀다.

 그러다 다시 한 번 확인하듯 던지는 샨의 질문에 샤린은 그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짐을 말에 실으며 간단히 대답했다.

 “그곳으로 가려면 제국에서 발행한 허가증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알아.”

 “흐음… 허가증이 있나 보군.”

 “당연히 없지.”

 “…….”

 미스트 산이 사람들에게 위험한 곳이라 인식되었을 때부터 그곳은 제국 황실에서 발행하는 허가증이 없는 한 아무도 출입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물론 그곳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도 없을 뿐만 아니라 들어가려는 사람도 없었기에, 그 허가증이 발행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럼 어떻게 들어가려고?”

 “몰래.”

 “…….”

 출입이 통제된 지역을 아주 당당히 몰래 들어가겠다고 하는 샤린의 말에 샨은 또다시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렇게까지 해서 그곳에 들어가려는 이유가 뭐냐?”

 “알고 싶어?”

 “응.”

 “그럼 돈 내.”

 “아, 예.”

 결국 짧게 한숨을 내쉬고 조용히 입을 다문 샨은 리오와 함께 짐을 정리하는 것을 도와야만 했다.

 

 ***

 

 “여기가 치바루 영지군.”

 식사를 끝내고 곧바로 다시 길을 떠난 샤린 일행은 그날 늦은 오후, 치바루 영지라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웅… 하암…….”

 길을 나섰을 때 자신이 타던 말은 샨에게 넘기고 리오와 함께 말에 오른 샤린은 영지에 도착할 때쯤부터 피곤함에 녹초가 된 듯 졸기 시작하더니, 현재는 눈이 거의 감겨 있는 상태였다.

 그렇다 보니 영지에 도착했다는 샨의 말에도 길게 하품만 할 뿐 제대로 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

 리오는 말고삐를 잡은 자신의 팔을 베개 삼아 졸고 있는 샤린이 떨어지지 않게끔 중심을 잡아주며, 천천히 영지 안으로 들어섰다.

 “어서 오십……!”

 그리고 잠시 후, 여행객들이 이용하는 여관 앞에 도착한 샤린 일행은 입구 밖에까지 나와 인사를 건네는 점원을 볼 수 있었다.

 여관 점원인 맥은 고개를 숙이며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네다가, 말없이 손가락을 입술로 가져가는 리오의 모습에 조용히 하라는 뜻으로 알아듣고는 재빨리 입을 손으로 막았다.

 그리고 그의 품에 안겨 잠이 들어 있는 샤린의 모습을 보고, 빠르고 조용히 여관 안으로 그들을 안내했다.

 “따라오세요.”

 소곤거리듯 말을 건넨 점원 맥은 2층 여관방으로 그들을 안내했다.

 “일 인실 하나와 이 인실 하나면 되겠습니까?”

 “그래.”

 끄덕.

 눈치가 빠른지 점원은 미리 말하지 않았음에도 그들을 적당한 방으로 데려가 문을 열어주었다.

 1인실 방에 마련된 침대에 샤린을 조심스럽게 눕힌 리오는 문을 닫고 나와 자신에게 주어진 2인실 방으로 들어섰다.

 “목욕은 저기 왼쪽 끝 복도로 가시면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더 필요한 게 있으시면 절 찾으십시오.”

 “씻고 바로 식사를 했으면 하는데, 준비 좀 부탁할까?”

 “네. 씻으시고 일 층으로 내려오시면 바로 식사하실 수 있게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그럼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말을 마친 점원 맥은 꾸벅 허리를 굽혀 인사를 건넨 후, 빠르게 방을 빠져나갔다.

 “저 두 분이 연인 사이인가 보네.”

 그러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샨을 여자로 오해한 그는 리오의 품에 안겨 있던 샤린과 그가 같은 방을 쓰거나 아니면 여자 둘이 같이 쓸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뭐, 잘 어울리긴 하네.”

 아무튼 간에 리오나 샨 둘 다 보기 힘든 미남 미녀라 둘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1층으로 내려가는 점원 맥이었다.

 “하… 하하하하!”

 그 소리를 들은 것일까. 샨이 침대 위에서 데구루루 구르며 신나게 웃기 시작했다.

 “…….”

 반면 리오는 그 소리를 듣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못 들은 척하는 것인지 여전히 아무런 말없이 조용히 자신의 짐을 정리할 뿐이었다.

 “오해받게 해서 미안해해야 하나?”

 “별로 상관없습니다.”

 “후!”

 한참을 웃던 샨은 침대에서 몸을 반쯤 일으키며 여전히 웃는 얼굴로 리오에게 말을 건넸다.

 그러나 자신에게 시선도 주지 않은 채 나직한 음성으로 간단히 대답만 하는 그의 모습에 피식 웃고는 자리에서 완전히 몸을 일으켰다.

 “그럼 먼저 씻고 오지. 아니면 같이 씻겠나?”

 “…사양하겠습니다.”

 “하하하!”

 놀리듯 마지막으로 말을 건넨 샨은 욕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렇게 한가하게 돌아다니셔도 되는 겁니까?”

 “음?”

 그러나 순간, 다시 들려오는 리오의 음성에 멈칫 걸음을 멈춰야만 했다.

 “…무슨 말이지?”

 “당신이 서 있을 자리는 이처럼 한가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자리가 아닌 줄로 압니다만.”

 “…….”

 이어지는 리오의 말에 언제나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가 맺혀 있던 샨의 표정이 처음으로 굳어졌다.

 “나를 아나?”

 “…….”

 리오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샨은 굳이 대답을 듣지 않아도 조금 전의 말로 그가 자신에 대해 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샤이슨 마흐 슈바트로라는 이름을 가진, 바로 이곳 슈바트로 제국 제2황자의 위치에 서 있는 자라는 사실을 말이다.

 “나보다 더 바쁘게 움직이길 좋아하는 녀석이 그 자리에 서 있으니 상관없어.”

 굳어 있던 표정도 잠시. 이내 언제나처럼 작게 웃음을 터트린 샨은 조금 전 리오가 건넨 질문에 대한 답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이가 들어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자신보다 더 바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샨의 말.

 “…….”

 한데, 신기하게도 리오는 그 말을 알아들은 듯 더 이상 거기에 대한 질문을 건네지 않았다.

 “…그런데 나에 대해 어찌 안 거지?”

 그 대답을 끝으로 다시 걸음을 옮기던 샨은 문득 그가 자신에 대해 어떻게 아는지 궁금해져, 걸음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

 “…….”

 하지만 리오는 이미 그 이야기를 할 생각이 없는 듯 샨에게서 시선을 돌린 지 오래였다.

 “뭐, 상관없나.”

 그 모습에 잠시 머리를 긁적이던 샨은 다시금 욕실로 향했다.

 “…….”

 그제야 고개를 돌린 리오는 방문을 열고 사라지는 샨의 모습을 가만히 응시했다.

 ‘도망친 거냐.’

 그런 그의 얼굴에는 처음으로 분노라는 감정이 피어나 있었다.

 “너이기에…….”

 샤이슨 너이기에 모든 걸 버리고 떠나준 것이었다.

 리오는 샨의 모습이 사라진 이후로도 한참을 그렇게 그 자리를 바라보며 움직일 줄을 몰랐다.

 

 ***

 

 ‘누나… 살려 줘…….’

 ‘언니… 아파……. 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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