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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더 슬레이어
작가 : 임우상
작품등록일 : 2016.9.30

이 땅위에서 가진 것이라곤

검 한 자루와 목걸이 뿐이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태어나, 진실을 마주하다.

방랑 검사 루카, 그의 이야기.

 
03. 회색의 벽 너머에. (1)
작성일 : 16-10-03 18:08     조회 : 362     추천 : 1     분량 : 3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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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은 뭐였을까요, 루카. ”

 

 먼저 말을 꺼낸 건 엘레나였다. 그들은 정처 없이 30분 째 그저 길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 이 새벽에도 간간이 길을 걷는 행상인들과 말을 탄 ‘진짜’ 동부 기사들이 보이곤 했다. 그들은 동부의 황금사자문양이 가슴 가운데 새겨진 중갑을 입고 다녔다. 엘레나는 조금 무서웠는지 아직도 루카의 허리를 꽉 잡고 있었다.

 

 “ 모르겠어, 분명 다들 처음 보는 인간들이었는데. 피의 기사라니. 대체 그건 뭐야? 기사에도 종류가 있나? ”

 “ 그럴 리가요. 루카. 기사라는 호칭은 아무나 달 수 없는 거 알잖아요. 걔네 자부심이 얼마나 강한데. ”

 “ 젠장, 도저히 감이 안 오는군. 심지어 걔네들. 너의 존재도 알고 있는 것 같았어. 짐작 가는 부분 없어? ”

 “ 전혀요, 루카. ”

 “ 하긴 알 리가 없지. 넌 항상 나랑 같이 다녔으니. 근데 아까 그건 뭐였어? ”

 “ 아, 아까 빛이요? ”

 “ 응. 설마 그게 그.. ”

 “ 맞아요. 섬광불꽃이에요. 연습용으로 하나 따로 만들어 둔 건데 작동이 잘 돼서 다행이네요. ”

 “ 하아, 역시 엘레나야. 겨우 살았어. ”

 

 루카는 아찔했던 아까의 상황을 되돌아보았다. 분명 엘레나의 기지가 아니었더라면 루카는 지금쯤 시체가 되어있을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 그들이 쫓아올까? ”

 “ 일단 말 한 마리는 저희에게 있으니 쫓아올 것 같진 않아요. ”

 “ 후우, 이제 어디로 가지? ”

 “ 루카. 그게 문제가 있어요. ”

 “ 응? ”

 “ 일단 ‘네멘’으로 가야해요. ”

 “ 뭐? 대체 왜. ”

 “ 저희는 멀리 갈 돈이 없어요. ”

 “ 그게 무슨 소리야. 엘레나. 그저께만 해도.. ”

 “ 짐 가방을 거기 두고 왔어요. ”

 

 순간 루카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가방을 두고 왔다니 맙소사. 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 뭐라고? 엘레나. 다시 한 번 말해줄래? ”

 “ 어쩔 수 없었어요. 설마 제가 수풀 뒤에 숨어서 그걸 챙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

 “ 아니,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

 

 루카는 머리가 띵해졌다. 그저께만 해도 스팅어(*왕벌 괴물)를 잡느라 생사의 기로에 섰던 그였다. 짐 주머니에 든 돈은 어림잡아도 30데카(*화폐 단위)는 되었다. 한 달 생활비를 모조리 날려버린 것이다. 루카의 직업은 재물이랑은 거리가 멀었다.

 

 “ 으아아악! 빌어먹을 자식들. 맙소사.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

 “ 말했잖아요. 일단 네멘으로 가요. 마침 길 방향도 맞으니까요. ”

 “ 네멘? 이제 와서 거기 가봤자 뭐 달라지는 게 있겠어? ”

 “ 루카. 설마 저를 굶겨 죽일 생각은 아니시겠죠? 네멘은 그래도 근방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이에요. 당연히 그만큼 일거리도 많을 테죠. ”

 “ 아 신이시여. ”

 

 루카는 엘레나의 제안을 승낙 할 수밖에 없었다. 네멘. 네멘은 동부에서 규모가 큰 도시는 아니었지만 동부의 외곽에 있는 도시로 서부의 움직임을 면밀히 파악할 수 있는 중요 군사거점이었다. 먼 과거 서부 제국의 동부 제국 침공 당시 네멘은 수백 번 이상 공성 당했으나 단 한 번도 함락된 적이 없었다. 당시 서부 제국은 할 수 없이 다른 방향으로 우회를 택했고 그만큼 네멘이 가진 군사 거점으로서의 상징성은 얕볼게 못되었다.

 

 “ 그보다 다친 곳은 괜찮아요? ”

 

 그보다 엘레나는 루카의 몸이 걱정되는지 물었다. 엘레나는 수풀 뒤에서 모든 것을 본 듯싶었다.

 

 “ 응, 다행이야. 꽤 날카롭게 베였었는데, 주머니에 재생초(*약초의 일종)를 챙겨두어서. 물약으로 만들어 쓰는 것보단 덜하지만 짓이겨서 바르니까 좀 나아. 그리고 내가 원래 한 회복하잖아. 그 자식 더럽게 빠르더군..”

 “ 흉터는 남을 거예요. ”

 

 엘레나는 속상한 듯 말했다.

 

 “ 그건 뭐, 이미 많은 걸. 그래도 이게 가장 크겠지만. ”

 

 사실 루카는 온 몸에서 피로를 느끼고 있었다. 급작스런 전투 탓에 했던 긴장이 확 풀려버렸기 때문이다. 네멘까지 어림잡아 2시간. 가까운 거리는 분명 아니었다. 하지만 말에서 내려 쉬기엔 아까 그 기사들이 문제였다. 말 한 마리는 훔쳐 달아났지만 두 놈은 계속 쫓아오고 있을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조금 쉬자고 말할까 말까 고민하던 차 엘레나가 말했다.

 

 “ 자리 바꿔요, 루카. ”

 “ 응? ”

 “ 피곤하지 않아요? 잠도 얼마 못 잤고 갑자기 싸운 데다 다치기까지 했으니.. 말도 이제 지쳤고 좀 천천히 가야해요. 그리고 여긴 동부의 군사 지역 근처라 괴물도 얼마 없어요. 괜찮으니 저랑 자리 바꿔요. 루카. 길만 따라가면 되잖아요. ”

 

 루카는 엘레나에게 고마웠다. 그는 그녀 역시 피곤을 느끼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그녀는 그에게 헌신했다.

 

 “ 고마워, 엘레나. ”

 “ 천만에요. ”

 

 루카는 말에서 내려 다시 그녀의 뒤에 탔다. 그리고 그녀의 허리를 안았다.

 

 “ 떨어지지 않게 꽉 잡아요, 루카. ”

 “ 알았어. ”

 

 어느샌가 루카는 그녀의 등에 자신의 몸을 기대기 시작했다. 그녀의 등은 정말로 푸근했다. 루카의 눈은 아무도 모르게 스르륵 감겼다.

 

 

 

 

 

 “ 루카, 일어나. 다시 해봐라! ”

 “ 싫어요! 너무.. 너무 아프다구요. ”

 

 소년은 땅에서 넘어진 채 일어날 생각을 못했다. 앞의 땅딸막한 남성은 오른손에 목검을 쥔 채로 소년에게 소리 치고 있었다.

 

 “ 이 놈! 루카, 어서 일어나지 못할까! ”

 “ 싫어요! 싫다고! ”

 

 소년은 목검을 내팽개쳤다. 앞의 남성은 화가 난 듯 소년에게 다가와 멱살을 잡았다.

 

 “ 이 자식아! 고작 이걸로 포기해서 뭘 할 수 있단 말이냐! ”

 “ 잘 살 수 있어요! 잘 살 수 있어! 아저씨가 알려주는 검술 따윈 필요없다구.. ”

 “ 이 놈! ”

 

 앞의 남성은 주먹을 들었다. 소년은 눈을 질끈 감았다.

 

 “ 아저씨! ”

 

 음성이 들린 방향으로 소년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엔 한 소녀가 있었다. 소녀의 품에는 꽃으로 가득한 바구니가 있었다. 소녀는 소년과 남성에게 다가오더니 말했다.

 

 “ 아저씨, 그렇게 무리하다가 잘못되면 아저씨가 책임 질 건가요? ”

 

 남성은 소년에게 주먹을 휘두르려다 소녀의 타박에 조금 움츠러든 기세였다. 소년의 얼굴은 눈물 범벅이었다. 남성은 소년을 한 번 보더니 한숨을 푹 쉬곤 주먹을 내려놓았다.

 

 “ 알겠다. ”

 “ 네, 감사해요. 그리고, 루카도, 어서 일어나요! ”

 

 소녀는 루카에게도 핀잔을 주었다. 소년은 울면서 소녀의 얼굴을 보았다. 소녀의 얼굴은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너무 눈이 부셔 소년은 더 이상 소녀를 볼 수 없었다.

 

 " 빨리 일어나세요, 루카. "

 

 

 

 “ 아 좀, 루카. 일어나라구요. ”

 “ 어... 응? 엘레나? ”

 “ 다 왔어요. 눈 뜨세요. ”

 

 루카가 눈을 뜬 시간은 태양이 서서히 제 모습을 드러낼 때였다. 루카는 자신의 검은색 더벅머리를 쓸어 넘겼다. 날카롭게 생긴 눈, 중간 크기의 오똑한 코, 작은 입. 타서 구릿빛이 된 피부. 적당히 남자답게 생긴 얼굴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루카의 시야에 도시 네멘의 모습이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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