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운명의 가이드란
작가 : 멜리사
작품등록일 : 2019.9.3

#정령물 #황녀여주 #대공녀여주 #먼치킨 #누가봐도순한황녀 #누가봐도 개썅마이웨이대공녀 #조신한세남자

17년전 실종되었던 황녀가 약 25년간 칩거하던 대공의 손을 통해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후, 있는지도 몰랐던 대공가의 공녀가 갑자기 나타났다.

여러의미로 심각한 대공을 여린 남자로 만들어버리는 그의 딸이.

그리고 같은 해에 세상에 나온 두 여인은 제대로 엮이기 시작한다.

"왜 날 도와준거에요?"

더이상 황녀가 아닌 여인이 묻자 맞은편의 앉아있던 사람은 씩 웃었다.

"너라서. 너니까. 너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그녀도 더이상 대공녀가 아니게 되버린 여인이었다.

황제는 그 대답에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떴다가 배시시 웃었다,

그런 그녀를 보며 대공 역시 즐겁게 웃었고, 둘은 곧 소리내어 웃었다.

"우리가 이렇게 지내는 것도 운명의 가이드 때문일까요?"
"글쎄. 그럴지도?"

그 답에 황제는 약간 부루퉁한 표정을 지었고, 대공은 그런 그녀의 귀여움을 즐겼다,

아니, 즐기려했다.

벌컥, 우당탕.

갑자기 들려온 소음의 근원은 방 문에 세겹으로 쌓인 세 남자였다.

"음, 저 세 사람이랑은요?"
"운명의 가이드때문에 엮인게 확실해. 제정신이면 어울릴 수 있을리가 없지."
"역시 그렇죠?"

두 여인은 엉망인 남자들의 꼴을 보며 인상을 구겼다.

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혼란속의 평화였다.

 
1. 너무 좋아. 난 너 사랑해
작성일 : 19-09-25 19:35     조회 : 197     추천 : 0     분량 : 790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1 . Ruinereua Elizabeth Blasome Seyesue Tin Heichel (루이르네아 엘리자벳 블라썸 세예스 틴 헤이첼)

 

 제 1 장 . 황녀의 가이드란

 

 Chapter 1 - 1 _ 지옥에서 벗어나다.

 

 범죄자들의 낙원이라 불리며 모든 범죄의 주춧돌이 되는 곳, 헤쉬켄 섬.

 

 그 섬에서 노예들이 머무르는 감옥과도 같은 헤쉬켄 저의 가장 전망 좋은 층의 한 방.

 

 금발의 여인과 끝에 사랑스러운 연분홍빛이 물들어있는 웨이브진 흰 단발의 소녀가 두 명이 자기엔 굉장히 좁은, 하지만 가는 체구의 그 두 명이라면 공간이 남는 초라한 침대에서 서로를 마주 본 채 누워있다.

 

 "언니. 자?"

 "..."

 "언니."

 

 작다 못해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깡마른 체구의 작은 소녀의 목소리는 예뻤지만, 어딘가 모르게 생기가 없었다. 그녀의 아름다워야 할 붉은 눈동자에서는 생기 하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까맣게 죽어있었다.

 

 "언니이...자지 마아...나 너무 아파..."

 

 그녀는 작게 칭얼거렸고,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나왔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이라면 그녀의 눈물에선 은은한 빛이 서려 있었고, 아름다운 꽃의 향기와 싱그러운 봄의 향기가 뒤섞인 것 같은 아름다운 향기가 난다는 것일까?

 

 소녀의 눈물에서 나는 향기는 빠르게 방 안을 채워갔고, 그녀의 앞에 눈을 감고 있던 아름답고 화사한 색채의 금발 여인의 눈꺼풀이 들리며, 여인의 잠에 젖은 아름다운 푸른 눈동자가 드러났다.

 

 여인의 금색 속눈썹은 몇 번, 우아하게 팔랑이다 푸른 눈동자에 초점이 맞춰진 순간 위로 완전히 올라갔다.

 

 "루! 지금 뭐 하는 거야."

 

 그녀의 푸른 눈동자는 놀란 빛을 담고 있다가 싸늘하게 변했다. 소녀의 애칭을 부를 때만 해도 놀란 듯했던 목소리 역시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내가 너 울지 말라고 했지. 네가 계속 이러면 난 널 놓을 수밖에 없어져."

 

 여인의 목소리는 갈수록 싸늘해져갔고, 그런 여인 때문에 소녀는 잔뜩 겁에 먹어서 더듬거리며 말하였다.

 

 "어, 언니. 안 울게.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소녀는 제 눈물을 황급히 닦고는 어설프게 웃어 보였다. 그리곤 여인의 옷깃을 애처롭게 잡았다.

 

 "그러니까 제발 나 버리지 마. 루이는 루이스 언니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게. 응?"

 

 제발...

 

 소녀의 표정은 누구보다도 간절해 보였지만 동시에 애써 웃는 그 모습이 슬퍼 보였다.

 

 하아...

 

 루아스가 한숨을 내쉬자 루이는 저절로 움찔했다. 이젠 진짜로 날 버리려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하며.

 

 루이는 그것을 걱정했다.

 

 와락.

 

 '어?'

 

 차마 입으로 내뱉지 못한 의문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울렸다.

 

 몸을 일으킨 루아스는 제 앞의 작은 소녀를 끌어안았다.

 

 "이 쬐끄만게 누구 도움이 되겠다고, 넌 울지 않는 게 도움이 되는 거야, 루."

 

 루아스는 소녀를 끌어안은 채, 걱정과 슬픔이 담긴 목소리로 오로지 제 앞의 상대를 생각하며 말을 뱉었다.

 

 "울지 마. 너를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언니이...안 울게. 그러니까 나 버리지 마."

 

 '언니는 내게 유일한 내 편이야. 언니, 제발 날 버리지 말아줘.'

 

 "너...! 내가 그딴 말 하지 말라고 했잖아..."

 "..."

 "내가 널 어떻게 버려...루, 내 사랑스러운 동생. 가여운 아이..."

 "언니..."

 "넌 울지 마."

 

 자신보고 울지 말라는 루아스의 목소리는 축축하게 잠겨가자, 그런 그녀의 목소리에 루이의 눈이 크게 떠졌다.

 

 "언니? 우...는거야?"

 "그래. 이제 내가 너 대신 울 거야."

 "언니..."

 

 애처로운 소녀의 목소리가 크게 흔들렸다.

 

 "고마워. 이제 나도 정말 안 울게."

 

 울음섞인 목소리로 대답하는 루이의 눈에는 눈물 한 방울 맺혀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붉은 눈동자에는 밝은 빛이 잠시 비쳤고 입가엔 밝은 미소가 걸렸다.

 

 "그리고 루, 우리가 만약 헤어진다고 해도 그건 절대 내가 널 버리는 게 아니야."

 

 그러나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루이의 심장이 무겁게 내려앉았고, 기쁨으로 올라가 있던 입꼬리가 경련이 이는 듯, 떨리는 게 느껴졌다.

 

 "...그런 말 하지 마, 언니. 난 평생 언니랑 살래."

 "이 지옥에서?"

 

 여인의 푸른 눈은 물기를 가득 머금은 채, 아름답게 휘어졌다. 정말 네가 그럴 수 있겠냐는 듯,

 

 "..."

 

 침묵하는 소녀의 눈동자는 잘게 떨렸다. 그러나 조금 망설이던 것 같던 소녀의 앙증맞은 입술이 열렸다.

 

 "응."

 

 짧지만 단단한 그녀의 대답에 여인은 놀란 듯이 두 눈을 크게 떴고, 이내 사르르 미소 지었다.

 

 그녀의 예쁘게 접힌 눈꼬리에서는 감동의 눈물이 또르륵, 흘러내렸다.

 

 "고마워, 루. 우리 꼭 이 지옥에서 벗어나자."

 

 루아스는는 루이를 향해 웃으며 말하고, 루이가 느끼기에 그런 루아스는 오늘따라 어딘가 이상해 보였지만 그 의문은 누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아픈 데는 괜찮아?"

 "아...응."

 

 루아스의 물음에 루이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녀는 루이의 말에 그녀를 세게 끌어안았다.

 

 "아!"

 

 아파...

 

 루아스가 루이의 등을 세게 누르자 루이에게선 신음이 터져 나왔다.

 

 "이게 어디서 거짓말을 해?"

 

 루아스는 샐쭉한 눈으로 루이를 째려보았고, 그녀는 그런 루아스의 시선을 은근슬쩍 피하였다.

 

 "아휴. 아까 울던 것도 너무 아파서니?"

 "으응..."

 

 루이는 루아스 질문에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루아스는 그녀를 살벌하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뒤로 돌아봐 이것아."

 

 루이는 어색하게 앉아 루아스를 향해 등을 보였고, 그녀의 새하얀 옷에는 붉은 피가 잔뜩 배어있었다.

 

 그 새하얀 옷을 벗기자 뼈가 보일듯한 앙상하게 마른 등은 피부가 보이는 곳이 하나도 없이 모든 살이 터져 피가 몽글몽글 솟아나고 있었다.

 

 "바보..."

 

 루아스는 제게 여태 꽉 끌어안긴 상태에서 아픈 것도 참고 웃고 있었을 루이를 탓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런 것을 조금도 눈치채지 못한 자신의 미련함을 자책하는 것인지 모를 말을 작게 뱉어냈다.

 

 아마 그녀의 말은 전자와 후자, 둘 다를 포함한 이중적인 의미였을 것이다.

 

 물론 루이는 그것을 몰라준 루아스를 원망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온기에 취해 고통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언니...자책하지 마. 언니가 언니 팔이 그렇게 내 피로 젖을 때까지 몰랐던 이유는 다 나 때문이니까."

 

 모두 나 때문이었다. 능력이 좋아 충분히 이 섬에서 군림하며 살아갈 수 있는 언니가 이렇게까지 바닥에서 기는 듯이 살아가는 이유는, 루이는 그렇게 생각했고, 말을 듣기도 했고 표정까지 다 드러나는 그녀의 얼굴에 루아스가 그녀의 이마를 살짝 때렸다.

 

 "또 바보 같은 소리한다. 그건 다 내 선택이었어. 그러니까 네 탓이 아니야, 루."

 

 그러나 동시에 모든 것이 나를 위한 헌신이었고, 나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속으로 되뇌었다.

 

 그녀는 루아스가 팔의 감각을 잃은 날을 1분 1초도 차마 잊지 못해 기억하고 있다.

 

 그 날은, 어떤 무리의 남자들이 갑자기 루아스와 루이가 머물던 저택 안의 작은 집에 쳐들어온 날이었다.

 

 그들은 들어와서 주위를 둘러보다 곧 루이를 발견하곤 소름 끼치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팔을 거칠게 잡아채곤 밖으로 끌어내 어딘가로 데려가려 했다.

 

 자고있던 루아스가 소란스러움에 방에서 나왔고, 어딘지 모를 곳으로 끌려가게 생긴 루이를 발견하고는 그녀를 대신해 건장한 남성들과 상대를 했다.

 

 물론 루아스는 그때도 꽤 강했지만, 그녀는 갓 성인이 된, 17살의 소녀였고, 상대는 무리라고까지 할 수 있는 건장한 근육의 남성들이었다.

 

 결국 루이가 어딘가로 끌려가는 것만은 간신히 막은 대신, 자신이 어딘가로 끌려가게 되었다.

 

 그녀 다음날 잔뜩 찢어져 형태도 알 수 없는 옷 조각들을 대충 두르고선 여기저기 멍 자국과 선혈, 상처와 그땐 뭔지 몰랐던 울긋불긋한 자국이 가득한 몸으로 루이에게 돌아왔다.

 

 그리고 그때를 기점으로 어딘지 모를 곳을 잘못 다친 덕에 루아스는 팔의 감각을 잃고 말았다. 그때, 간신히 찾아간 의사의 소견으로는 자칫 잘못해면 팔을 쓰는 것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라 했고, 그 말에 루이는 집에 돌아와서 지쳐 잠들 때까지 정말 펑펑 울었다.

 

 팔의 감각을 잃은 루아스는 평소라면 루이만의 특수한 눈물 때문에 울지 말라 주었을 핀잔조차 주지 않고, 눈물이 나올 것만 같은 허망한 기분을 참으며 루이를 달래는 데만 열중했다.

 

 루아스가 자신을 위해 잃은 것이 너무나도 많아, 그녀가 생각하기엔 루아스에게 매달리는 것이 무척이나 염치없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욱 매달리는 것이라고, 루이는 생각했다,

 

 거기까지 생각한 루이는 왠지 모르게 비참한 기분이었다.

 

 자신이 사랑하고 진심으로 따르는 루아스는 자신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졌는데, 자신은 그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에.

 

 루이가 한참 생각을 하며 지하 깊은 어딘가로 파고들어 지하수도 뚫고 나무뿌리도 다 끊어버리며 지하 깊이 매장된 암석들과 만날 수 있을 정도까지 삽질을 하고 있을 때, 루아스는 어느새 구석에 꿍쳐둔 의료상자를 꺼내 상처를 소독하고 약을 바른 후, 붕대까지 깔끔하게 감고 새 옷까지 입혀주고 있었다.

 

 삽질을 멈춘 루이는 루아스의 얼굴을 바라보며 배시시, 남녀노소 누구나 심장을 부여잡을 법한 그런 귀여운 미소를 지었다.

 

 "언니. 난 언니가 너무 좋아."

 "난 너 사랑해. 진짜 사랑해, 내 동생,"

 

 루아스가 그 말을 하며 팔을 활짝 벌리자, 루이는 그녀의 품에 고양이처럼 푹 파고들며, 자신의 유일한 친구이자 가족이자 온기인, 어쩌면 자신의 모든 것일 루아스에게 애정을 표했다.

 

 그런 루이의 등을 아프지 않도록 주의하여 조심스레 토닥이는 루아스의 손길엔 오로지 따스하고 헌신적인 애정만이 가득하다.

 

 그녀에게서 흘러내린 눈물이 소녀의 어깨를 적셨다.

 

 "루, 우리 힘내자. 알았지?"

 "응..."

 "그럼 이제 다시 잘..."

 

 콰앙!

 

 그녀가 말을 잇던 와중 문이 거세게 열렸다.

 

 "저년이 그분 취..."

 

 가는 근육질 체구의 남자가 낄낄 웃으며 들어오다 인상을 확, 찌푸린다.

 

 "이게 무슨 냄새야, 응? 애새끼가 이런 귀한 눈물을 흘려대면 빨리 보고 해서 눈물부터 받아내야지, 눈물을 그치게 해? 돌았냐?"

 

 방 안에 가득한 봄의 생기 넘치는 화사한 꽃과 생명의 향기에 사내가 인상을 확 찌푸리며 침대에서 서로를 다정히 안고 있던 둘을 바라봤다.

 

 그의 모습을 본 루이는 겁에 질려갔고, 루아스는 잔뜩 굳은 표정으로 얼른 침대에서 일어났다.

 

 "무슨 일이야, 헨슨. 나와 루이는 너의 밑이 아닐 텐데?"

 "큭,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는 거냐, 우리 예쁜 창녀 씨? 주인께서 루이 년을 찾으신다."

 

 재밌다는 듯이 낄낄거리는 헨슨의 모습을 평소라면 더럽다는 듯이 쳐다보았을 루아스는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싸늘하게 말했다.

 

 "무슨 개소리야. 루는 건들지 않으신다고 주인님은 분명 그렇게 말..."

 

 짜악!

 

 경악스러움을 참고 애써 떨리는 몸과 목소리를 다스리며 싸늘하게 말하는 그녀의 얼굴에 평범한 크기의. 하지만 희고 고운 반지가 여러 개 끼워진 손이 날아들며 큰 타격음을 냈고 루아스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언니!"

 

 루이가 놀라 그녀를 부르자 루아스는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살기 어린 눈빛으로 헨슨을 노려보았다.

 

 "야 , 이 개새끼야! 이걸 주인님이 아신다면 그냥 넘어가시진 않을..."

 "주인님께서 허락하신 일이야. 네가 저년을 데려오는 걸 방해하면 죽이지만 않을 것. 이 말은 이제 너를 향한 주인의 총애도 사그라졌다는 거지."

 

 붉게 부어오른 뺨을 감싸며 싸늘하게 소리치는 루아스에게 헨슨은 비열하게 웃으며 말하였다. 그의 말에 루아스는 창백하게 질린 채 공황상태에 빠졌다.

 

 "그, 그럴 리가..."

 

 상상도 못한 말이었기에. 그녀가 생각하기에 주인이 자신을 버릴 이유가 없었다.

 

 만약 주인의 명령이 바뀐 것에 대한 가장 타당한 이유는 단 하나, 세대교체였다.

 

 그러나 상황파악이 안 되어 떨면서 머리를 굴리는 루아스의 모습은 루이 외에 신경 쓰는 이가 없었다.

 

 "그럴 수도 있지. 야! 당장 저 빨간 눈을 주인께 데려가!"

 

 루아스를 향해 잔혹한 탐욕으로 가득 찬 헨슨의 푸른 눈동자가 빛났다. 헨슨이 그녀의 말을 끊고 밖을 향해 외치자 그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건장한 남성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루, 우리 루를 건들..."

 "이리와, 이 씨발년아. 내가 오랫동안 얼마나 널 탐냈,,,"

 

 루이를 향해 달려가려는 루아스의 금발을 헨슨의 손이 우악스럽게 틀어쥐었다.

 

 "언니! 언니, 괜찮...꺄아아악!"

 

 절박한 표정의 루아스를 향해 루이 또한 절박하게 외치던 중 그녀에게 험악한 인상의 남자들이 다가와 그녀를 붙잡았다.

 

 "루, 루이! 루이!"

 "언니!"

 

 루이는 건장한 남성들에게 달랑달랑 매달린 채, 방 밖으로 들려나갔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루아스가 기겁한 표정으로 그녀를 불렀고, 그녀 또한 루아스를 애타게 불렀다.

 

 "이거 놔, 미친 새끼야. 발정 난 개새끼가 어디 손을...으읍!"

 

 그렇게 싫어하던 고고하면서도 싸늘한 표정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루아스의 머리채를 틀어쥔 그는 본인의 입으로 그녀의 입을 막는다.

 

 "난 발정 난 개새끼라, 여태까지 그 욕구를 참아준 걸 고맙게 여겨. 루아스. 이젠 새 주인을 맞아야지? 나라는 새 주인."

 

 본인의 혀를 상대에게 밀어 넣던 헨슨은 잠깐 입술을 떼고 속삭였고 루아스는 작게 읊조렸다.

 

 "개소리. 너 따위가 날 소유하겠다고? 닥쳐, 씨발."

 

 그녀가 생각하기에 헨슨이 주인을 죽일 급은 되지 않았기에.

 

 그 반응에 헨슨은 해사하게 웃었다. 만족스럽다는 듯이.

 

 이 두 마디가 루이가 어딘가로 끌려가는 도중에 들은 마지막 말이었다.

 

 ***

 

 쿵.

 

 "데려왔습니다, 주인님."

 

 루이를 끌고 온 남자들이 그녀를 강제로 바닥에 꿇린 채, 베일 안의 실루엣에게 부복하며 말하였다. 그러나 베일 안의 실루엣에서는 답이 없다.

 

 "주인님?"

 

 아마 그 실루엣의 주인은 이 지옥도라고도, 범죄자의 낙원이라고도 불리는 섬과 그 섬을 지배하는 저택의 주인이라는 헤쉬켄의 주인으로서 헤쉬켄이라 불리우는 사람일 것이다.

 

 헤쉬켄은 자리의 이름.

 

 헤쉬켄이 되는 방법에 대해 알려진 것은 정확히 없지만, 추측만은 여러 개였다.

 

 벽안이 조건이다, 헤쉬켄의 저택에서 10년 이상 생활을 해 살아남는 것이 조건이다, 현 헤쉬켄을 죽이면 될 수 있다, 등등.

 

 루이가 마음속으로 가장 옳다고 생각해왔던 추측은 그때 헤쉬켄의 마음대로라는 추측이었다.

 

 그러나 어떤 소문이 진실이든, 설령 진실이 추측들중 없다고 해도 헤쉬켄들에 대한 명백한 사실은 단 한 가지다.

 

 모두 하나같이 인간적이지 않은 잔혹함을 가지고 있으며, 비정상적인 소유욕을 불태우는, 그 어떤 이보다 피에 미친 또라이들이라는 사실이다.

 

 "주인님? 시키신 일 무사히 마쳤습니다."

 "주인님! 루아스 년이 싸고도는 그 계집년을 데려왔어요."

 "주인님, 대답이 왜 없으세요?"

 

 건장한 남자들은 꼴에 어울리지 않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베일을 향해 물었지만, 답이 없었다.

 

 그럼에도 함부로 베일을 넘어가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만큼 헤쉬켄에게 완벽히 복종한다는 것이었다.

 

 섬 밖에는 이런 말이 있다.

 

 '헤쉬켄 섬의 사람들이 아무리 잔혹한 짓을 한다 해도 그들을 힘으로 누르는 그들의 주인만큼 잔혹하겠는가. 만약 세계 최강자를 뽑는다면 그 자리의 주인은 그 누구도 굴복시키지 못해 헤쉬켄 저택의 사람들이 복종하는 헤쉬켄일 것이다.'

 

 라는 말이.

 

 의외로 헤쉬켄 섬은 내부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기에 섬 쪽에서 지어낸 말이라는 추측도 있지만 적어도 전자만은 맞다.

 

 "응? 아, 그 제 24구역 학살 사건? 그거 사실이야. 그 때 내가 7살 때였나? 옆에서 지켜보다가 토하고 쓰러지고 난리였지~"

 

 전에 루아스가 묘한 표정으로 침묵하다 활짝 웃으며 한 말을 떠올린 루이는 그렇게 생각했다.

 

 마을 사람들을 단체로 납치해서 지하 감옥에 넣어놓고 여러 가지 기행들을 벌였다는 그 헤쉬켄의 소문이 진짜였다는 사실에.

 

 어쨌든 지금 루이에게 중요한 건 자신을 부른 사람이 바로 그 헤쉬켄이라는 말이었다.

 

 '나 진짜 큰일 나는 것이 아냐?'

 

 루이가 창백하게 질려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니들 주인?"

 

 실루엣이 처음으로 말 한마디를 뱉어냈다.

 

 그러나 그 목소리가 구현해낸 하나의 질문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헤쉬켄 본인이 아닌 제삼자가 말하는 느낌이었으니.

 

 털썩.

 

 루이가 목소리에 대해 생각하던 와중 허공에 기하학적인 검은 문양이 떠오르고 피투성이에 기형적으로 뒤틀린 어떤 것이 떨어져 내렸다.

 

 "으, 으아, 꺄아아아아악!"

 

 떨어져 내린 그것은 흰색과 금색이 뒤섞인 빛바랜 머리카락과 초점 없는 푸른 눈이 기괴하게 뜨여진 피로 범벅이 된 채 기형적으로 뒤틀려져 있는 시체였다.

 

 "주, 주인님!"

 

 사내들은 그 괴기한 시체를 경악에 찬 목소리로 불렀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7 6. 돌아온 황녀 2019 / 10 / 1 164 0 9904   
6 5. 루나린과 이상한 사람들 2019 / 9 / 30 182 0 10481   
5 4. 떠나기 싫어. 2019 / 9 / 29 175 0 7317   
4 3. 한 번 봄은 영원한 봄 2019 / 9 / 28 186 0 11311   
3 2. 영원한 이별은 아닐걸? 2019 / 9 / 26 187 0 9173   
2 1. 너무 좋아. 난 너 사랑해 2019 / 9 / 25 198 0 7903   
1 0. Prologue 2019 / 9 / 25 324 0 6941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