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이 익숙해진 순간에
작가 : 시롱
작품등록일 : 2019.9.18

사랑받고 싶은 여자 이주가 어린아이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자신의 부모로 보이는 정신병이 발현된 남자 연을 사랑하게 되면서 사랑이 익숙해진 순간에 벌어지는 외로운 로맨스릴러.

 
2화
작성일 : 19-09-23 22:19     조회 : 202     추천 : 0     분량 : 661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휴대폰 전화 벨소리가 울리자 이주는 휴대폰 화면에 찍힌 이름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얼른 담배를 편의점 앞 간이 테이블 위에 놓인 재떨이에 비벼 끄곤 전화를 받았다.

 "디자인 나왔어요?"

 "네. 작가님이 요청하신 세 가지 버전으로 작업 따서 메일 보내놨어요."

 "금방 들어가서 확인할게요!"

 

 이주는 이미 연지가 앉아 있는 사무실로 다급하게 들어와 노트북을 열자,

 방금까지 식사 중에 자신을 먼저 두고 나온 것에 뾰로퉁해 있던 연지는 이주를 보며 아마 그녀의 책 디자인이 나왔으리라 직감했다.

 "뭐야? 신작 표지 나왔대?"

 "응. 방금 메일 보내놨대."

 "이번엔 진짜 나오네. 2년 동안 글 쓴다 어쩐다 말만 하곤 소식도 없더니. 아! 나도 빨리 내고 싶다. 신작."

 "얼른 소재부터 정해."

 "몰라."

 

 이주는 메일을 확인하곤 표정이 밝아지더니 곧장 노트북 화면을 연지 쪽으로 돌리며 말했다.

 "이번에 경미씨가 일을 좀 했는데?"

 연지는 별로 마음에 안 드는 표정으로 화면을 응시했다.

 "뭐야. 넌 별로야?"

 "경미씨 웃기네. 왜 네 책만 잘 뽑아?"

 이주는 연지의 대답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이번 판매 실적으로 내기나 할래?"

 "나 하윤이나 다시 만나 볼까?"

 

 느닷없는 연지의 발언에 이주는 황당해하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하윤씨? 걔는 왜?"

 "뭐 항상 너만 외롭니, 나도 외롭지."

 "미친 거지?"

 "뭐가?"

 "하윤씨가 한 프러포즈 절대 못 받는다고 이별 통보한 게 너야. 아주 나쁜 년이지."

 "내가 왜 나쁜 년이야? 결혼하기 싫다고 헤어지면 나쁜 년이야?"

 "아니. 지금은 나쁘지 않아. 근데, 다시 만나자고 연락하면 나쁜 년이야."

 "왜?"

 "하윤씨는 또다시 너랑 결혼하고 싶어질 테니까."

 "..."

 "그 땐 어떡할 건데? 또 헤어질 거야?"

 "그럼 나보고 어쩌라고? 아무리 찾아봐도 하윤이 같은 애가 없는데."

 "다시 만나면, 너한테도 하윤씨한테도 상처야."

 

 ***

 

 불오가 편의점 안으로 들어서자 앉아 있던 연이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

 "어서 오세요."

 불오는 곧장 냉장고로 향해 소주 두 병을 꺼내곤 계산을 하려는 듯 주머니를 뒤지며 소주병을 카운터 위에 올려놓았다.

 "2600원입니다."

 그는 연을 빤히 보며 꼬깃꼬깃 접어놓은 지폐를 내밀었다.

 "근데, 우리 어디서 보지 않았어요?"

 잔돈을 거슬러 주려는 연이 흠칫 동작을 멈추곤 조심스레 불오를 보는데, 불오는 궁금증 가득한 얼굴을 한 채 연을 가만히 쳐다볼 뿐이었다.

 "…글쎄요."

 "어디서 봤는데? 아닌가?"

 "처음 보는데요."

 "보는데요, 아니고 뵙는데요. 그래도 내가 어른인데."

 

 연은 말없이 '어른..' 이라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그렇게 동전을 내밀자 불오는 잔돈을 받고 곧장 편의점 문을 지나 앞에 놓인 간이 테이블 앞 의자에 앉았다.

 불오가 소주를 잔도 없이 곧장 입으로 갔다대며 마시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계선이 들어오자 연은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어서 오세요."

 "새로운 알바생이에요?"

 계선이 머리를 묶는 시늉을 하며 연에게 다가와 물었다.

 실제로 머리가 묶이지는 않았다.

 "..네."

 "저 밤타임 알바생이에요. 일곱 시부터는 제가 일해요."

 "아."

 "옷 갈아입고 오세요."

 "네."

 

 불오는 순식간에 소주 두 병을 마셔대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급하게 마셔서 그런지 취기가 금방 올라와 걸음을 비틀거리며 걷고 있는데, 불오는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연을 인지하지 못했다.

 

 연은 가방에서 사이즈가 커 보이는 까만 모자를 꺼내 머리에 썼지만 역시나 너무 큰 탓에 얼굴 전체를 가려 버렸다. 그럼에도 연은 신경도 안 쓰는 듯 발길을 이어 걸었다.

 

 ***

 

 "나 퇴근할게."

 "왜 벌써 가?"

 "약속 있어."

 "암튼 친구도 많아."

 "그럼 같이 가던가? 해달애들 만나는 건데."

 해달은 이주와 연지가 자란 '해와달 보육원'을 줄여 부른 것이다.

 

 "난 됐어."

 "애들도 다 너 궁금해 해. 어떻게 자랐는지."

 "됐다니까."

 "내가 이미 너 베스트셀러 작가고, 지금은 나랑 같이 출판사 차렸다고 자랑 많이 해놨으니까 나와도 돼. 너한테 뭐라 할 놈들 한 명 없어."

 "얼른 갔다 와."

 "도대체 뭐가 무서워서 안 만나?"

 "무섭긴 뭐가 무서워. 그냥 귀찮아."

 연지는 이주가 무서워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저 귀찮음에 만나지 않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럼 갔다 올게."

 연지가 손 인사를 하며 문을 닫자 정적이 이어졌다.

 

 이주는 어떻게든 정적을 없애보려 닫혀있는 노트북을 열어 신작 최종 수정고를 확인하며 괜히 같은 문장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 결국 안 되겠는지 옆 의자에 놓인 자신의 가방을 들어 사무실을 나섰다.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가던 이주가 빌라 골목으로 들어서자 고장 난 가로등에 급격히 어두워져 앞에 사물이 잘 보이지 않자 라이트를 켜면, 곧장 보이는 건 검은 모자와 가방을 맨 한 젊은 남성과 그 앞에 비틀거리며 걷고 있는 중년 남성이었다.

 

 중년 남성이 계속해서 비틀 거리며 이주의 차를 막아서자 젊은 남성은 다급하게 중년 남성의 어깨를 잡으며 길을 비켜주었지만 어딘가 신경이 쓰인 이주는 두 남성 옆으로 가 창문을 내려 고개를 내밀며 물었다.

 "괜찮으세요?"

 그러자 젊은 남성이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일행이신 건가요?"

 "..네."

 

 이주는 어딘가 익숙한 얼굴과 목소리에 조금 더 고개를 낮춰 모자 속에 가려진 젊은 남성의 하관을 보는데, 순간 오늘 낮에 봤던 편의점 알바생을 떠올렸다.

 "어? 편의점에서 알바하시는 분 아니에요?"

 "..."

 "뒷 건물 오피스텔에 딸린 편의점이요. 맞죠?"

 "네."

 "집이 머세요? 태워드릴까요?"

 

 고작 오늘 낮에 마주친 게 다이지만 술에 취한 지인이 있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다른 마음을 자신도 모르게 품고 있는 건지 어쨌든 흔쾌히 차를 태워다 줄 마음이 들었다.

 "아뇨. 이 근처입니다."

 "네. 수고하세요."

 이주는 창문을 올리고 두 남성을 지나쳐 갔다. 그러나 그 순간 이상함을 느끼곤 시선을 사이드 미러에 두자 거울에 비친 것은 중년 남성 홀로 비틀 거리며 걷는 장면이었다.

 

 ***

 

 집으로 돌아온 이주는 불도 켜지 않고 곧장 소파로 예상 되는 위치에 벌러덩 누웠다가, 잠시 뒤 다시 일어나 불을 켜자 보이는 건 온 거실에 늘어져 있는 벗어 놓은 옷들이었다.

 

 귀찮은 듯 힘없이 비틀거리며 세탁실에 있는 빨래통을 집어다가 옷을 하나씩 집어넣고 세탁기를 돌리는데,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가 집의 정적을 깨주자 이주의 표정에서 어딘가 편안함이 느껴졌다.

 '외로워.'

 그럼에도 이주는 새로운 인간관계의 성립을 아주 두려워하고 있었다.

 

 이주에게 남아있는 가장 어렸을 때의 기억은 보육원이었다.

 보육원 원장님이 말하기를, 이주는 돌이 지나서 보육원 마당 안 정자에 이불을 꽁꽁 싸매져있던 채로 눕혀져 있었는데, 그 안에는 이주의 모든 정보가 담긴 종이도 함께 들어있었다고 했다.

 

 연지도 같은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였다.

 연지는 이주와는 다르게 외향적이고 보육원 선생님들께 예쁨 받는 아이였지만 책을 아주 좋아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주는 청소년기에 접어들자 자신의 밝지 않은 성격 탓에 아이들은 그녀를 고아여서 그런 것이라며 정리를 내리는 모습을 수없이 보자 급격한 우울증에 빠지고 말았다.

 자신과는 반대로 아이들과 쉽게 어울리는 연지에게 적대감을 느껴 일부러 멀어지려 꿈을 포기하기도 했었다.

 "꿈을 포기하는 거야, 아니면 마음이 바뀐 거야?"

 "바뀐 거야. 이제 난 책을 좋아하지 않아."

 "그래 그럼."

 꿈을 바뀔 수도 있는 거라며 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주는 더 큰 절망감을 느꼈다.

 점차 연지가 다가갈 수도 없을 만큼 완전한 아웃사이더로 변해갔다.

 

 그렇게 열아홉 살이 되던 해에 열 살 많은 한 남자를 만났다.

 그 남자는 자신을 문수라고 소개하며 돈이 아주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주는 문수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우울감은 사라지고 행복만이 남았다고 생각했지만, 부작용인 것인지 문수가 이주에게 소홀해질 때면 사랑받지 못할 것이란 감정이 격해져 그 자리에서 울어버리는 날도 시원찮게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주와 문수에게 아이가 찾아왔다. 다행이 이주가 막 성인이 되고 나서의 일이었다. 이주가 문수에게 아이가 생겼다고 말하자 문수는 생각보다 아이처럼 좋아했다.

 "아이라니, 당연히 낳아야지! 일단 결혼부터 서둘러야겠다."

 문수는 곧장 이주를 데리고 문수 집으로 향했다.

 문수의 부모님은 아들의 결혼식 날 귀한 손님이 얼마나 많이 오시는데 이런 고아출신을 데려와 앉혀놓느냐며 나무랐지만 문수는 이주가 아니면 결혼하지 않을 거라는 말을 내뱉었다.

 

 문수의 부모님은 중견 기업을 운영하고 계셨지만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하는 분위기였고, 또한 대기업과의 교류도 많았기 때문에 앞으로 자신들의 회사를 책임질 문수를 소개하기 좋은 장소에서 고아 며느리를 소개하는 것을 몇 번을 생각해도 아니라는 판단이 서자 차라리 결혼식은 올리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아마도 훗날 누군가 문수에게 결혼을 했느냐 물으면 문수는 어릴 적 철 없을 때 생긴 사고로 생긴 아들만 돌보고 있다며 그나마 적당한 동정심을 유발하기 좋은 미혼모의 모습으로 대처를 할것이리라.

 또한 문수의 부모님의 부탁으로 보육원 식구들과의 연락을 완전히 끊어버리기도 했다.

 

 그 다음해에 아이를 낳고, 또 다시 삼 년이 흐르자 문수는 이혼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 때의 이주의 모습은 꽤나 변해있었다.

 이미 사랑받는 것을 글렀다는 것을 깨달은 것인지, 시집살이가 너무도 힘들었던 것인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으며 오로지 아들을 위해 이혼은 어떻게든 버텨봤지만 있는 집안을 아무것도 없는 이주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거대했다.

 

 아무것도 없어서 이혼 당했고, 아무것도 없어서 양육권을 빼앗겼다.

 세 살 먹은 아들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정말로 다 잃은 이주를 찾은 건 연지였다.

 연지는 해탈의 지경까지 간 이주의 모습을 보곤 말없이 안아주었다.

 

 연지는 이주가 마음 속 깊은 곳 작가라는 꿈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연지 역시 작가의 꿈을 놓지 않고 대학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직후였기에 이주에게 같이 작가의 꿈을 이루자고 제안했다.

 

 공모가 열리면 닥치는 대로 지원 접수를 했고, 일 년이 흘러 연지는 한 공모전에서 당선 소식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이주는 올해도 그냥 지나가는 구나 마음을 접은 그 때, 전화 한 통이 울렸다.

 

 이미 공모 전화를 다 돌리고 난 직후였기에 큰마음 없이 전화를 받았지만 수화기 너머에서는 자신을 여운 출판사 직원이라고 소개했다.

 "아쉽게 당선은 안 됐지만 출간 제안을 드리고 싶어서 전화 드렸습니다."

 

 이주는 그렇게 9년을 작가라는 자신의 꿈에 매진했다.

 후회되지 않았다. 돈을 벌 수 있었기에 아들과의 주기적인 만남도 허락된 것이었다.

 

 그러나 깜깜한 거실에 홀로 앉아서 멍 때리고 있는 현재의 이주는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후회해. 내 아들을 볼 수 있기까지의 시간은 아깝지 않은데, 그 놈하고 사랑에 빠진 건 후회돼. 그냥, 누구라도 좋으니 나를 끝까지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

 

 연이 살고 있는 오피스텔은 꽤나 신축이었기에 깔끔했다.

 햇빛을 맞으며 침대에서 눈을 뜬 연은 아주 편안해 보였다.

 

 양치를 하고, 대충 시리얼에 우유를 말아 먹은 뒤 편의점으로 향했다.

 오늘은 서윤이 명찰을 만들었다며 연에게 건네자 문 안쪽에 붙여진 거울을 보며 가슴팍에 명찰을 달곤 빤히 자신의 이름을 바라보았다.

 

 그때 계선이 들어와 카운터 앞에 서자 연은 카운터 안으로 들어서며 말을 걸었다.

 "담배 필요하세요?"

 "네."

 "어떤 걸로 드릴까요?"

 "이름이 연이에요? 외자?"

 "..."

 "아이스 블라스트 주세요."

 연은 앞에 서 있는 계선이 어제 담배를 사간 사람과 같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라이터도 사갔으며, 어제 자신을 계속해서 힐끔 쳐다봤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

 

 이주는 작업실로 들어서며 앉아있던 연지에게 자연스레 말을 걸었다.

 "일층 편의점, 알바 바뀐 거 알아?"

 "바뀌었어?"

 "응."

 "알바생은 뭐 자주 바뀌니까."

 "어제 새로 온 것 같던데 이상하게 자꾸 마주치네."

 "네가 편의점을 가니까 마주치지."

 "..."

 "그건 그렇고, 바로 제본인쇄 맡기면 되지?"

 "그래야지."

 "그럼 너는 오늘 외근 좀 해라. 인쇄소 다녀와."

 "알았어."

 

 그때 이주의 휴대폰에서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문수였다.

 이주의 얼굴에는 긴장한 모습이 보였다.

 "어."

 "오늘 저녁에 시간 돼?"

 "저녁에?"

 "응. 안 돼?"

 "..."

 "안 되면 다음에 보고."

 

 이주가 망설이는 얼굴로 연지를 보자 연지는 가라는 손짓을 보냈다.

 "아냐. 오늘 보자. 주영이도 오는 거지?"

 "그럼."

 "알았어. 저녁에 봐."

 

 전화를 끊자 궁금했던 연지가 질문을 쏟아냈다.

 "뭐야? 아직 일주일 안 됐잖아? 왜 갑자기?"

 "그러게."

 "인쇄소는 내가 갈까?"

 "아니. 이따 저녁에 만나기로 한 거니까 인쇄소는 지금 바로 갔다오면 돼."

 "알았어. 갔다 와."

 

 복도로 나온 이주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자 층에 다다른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그리고 보이는 건, 연이었다.

 

 이주가 놀란 눈으로 연을 빤히 보자 연 역시 그런 이주를 빤히 보았다.

 연의 눈에 그녀는, 계선이었다.

 연은 그녀가 왜 자신을 빤히 보는지 알 수 없었다.

 "..안 타세요?"

 "저 기억 안나요?"

 

 기억이 나지 않는 게 아니었다. 기억해낼 수가 없다.

 "기억 정말 안 나요? 어제 오늘 담배 사갔잖아요. 아이스 블라스트."

 연은 방금 전 자신의 추측이 맞았다는 것에 내심 놀라웠다.

 "아."

 "기억나세요? 아참. 라이터도 사갔었는데, 어제 저녁에 길에서도 마주치고."

 "…길에서?"

 "네. 제가 차 태워드린다고 물었잖아요."

 

 그러니까 이 말을 종합해보면, 어제 오늘 담배를 사간 것도, 라이터를 사간 것도, 어제 밤 처음 보는 사람이 차를 태워주겠다며 황당한 말을 해온 것도 모두 자신의 앞에 서 있는 계선이라는 것에, 연은 더욱 혼란스러웠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4 13화 2019 / 11 / 2 187 0 6101   
13 12화 2019 / 10 / 31 176 0 5031   
12 11화 2019 / 10 / 31 212 0 6508   
11 10화 2019 / 10 / 31 213 0 5535   
10 9화 2019 / 10 / 31 209 0 4978   
9 8화 2019 / 10 / 31 180 0 5224   
8 7화 2019 / 10 / 24 183 0 5945   
7 6화 2019 / 10 / 19 181 0 4945   
6 5화 2019 / 10 / 6 185 0 4849   
5 4화 2019 / 10 / 5 227 0 4659   
4 3화 2019 / 10 / 3 177 0 5074   
3 2화 2019 / 9 / 23 203 0 6613   
2 1화 2019 / 9 / 22 202 0 6764   
1 프롤로그 2019 / 9 / 18 326 0 508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