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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블러디데이
작가 : 유월
작품등록일 : 2019.9.9

한이연, 세상에 가족이 없는 늘 혼자였던 그녀, 약혼자와 함께 가족을 꾸리고 행복해질 날만을 기다리는데.... 갑작스러운 약혼자의 죽음으로 모든 것은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녀의 약혼자의 죽음과 연관 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은오라는 정체불명의 아름답지만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남자가 나타난다.

 
003. 저주
작성일 : 19-09-23 20:07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3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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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3.

 

 

 검은 머리 사내의 손에 붙잡혀 베란다 쪽으로 끌려갔다. 그는 내 목에 팔을 두른 채 은오와 링이 다가오지 못하게 위협하고 있었다. 나는 벌벌 떨며 이 상황이 종료되기를 빌었다.

 

  "당신 뭐야!?"

 

 은오가 거칠게 외치며 달려왔고, 뒤에 링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굳어있다가 뒤늦게 외쳤다.

 

  "제아! 뭐하는 짓이야!"

 

  "소문보다 더 순진하더군. 링." 그는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

 

 링은 진심으로 놀란 듯 굳은 채로 딱딱하게 되물었다.

 

  "내 꼬드김에 넘어가 행방을 알기 어려웠던 은오를 여기로 불러내고 말이야. 덕분에 일이 쉬워졌어."

 

  "누구 밑에서 일하는 놈이야!?"

 

  "그걸 설명해줄 만큼 한가하지 않아서 말이야."

 

 제아는 나를 바닥으로 내동댕이치더니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울 만큼 순식간에 창문 위로 점프해서 올라섰다.

 

  "당신은 이미 내 덫에 걸렸어."

 

 검은 머리의 남자가 히죽 웃으며 은오를 보며 말했다. 은오는 손을 뻗은 그대로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듯 몸을 벌벌 떨었다.

 

  "이 집안 전체에 덫을 걸어놨어. 발을 들이는 순간, 당신이 저주에 걸리게 해놨지. 쉽게 풀리지 않을 거야."

 

 제아는 말을 마치고 16층 정도의 높이는 되는 아파트에서 가볍게 뛰어내렸다. 어렴풋이 하늘에서 검은색 날개 같은 것이 보였다. 어쩌면 내 착각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시 한번 보려는 순간, 은오가 내 품으로 풀썩 고꾸라졌다. 그의 몸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은오야! 은오야!"

 

 링은 절망스러운 외침과 함께 내 품에 안겨있는 은오에게로 달려왔다. 모두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 아까 그 남자는 뭐고…. 이렇게 높은 곳에서 떨어졌으면 죽었을 텐데... 날개가 보인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은오씨는 또 어떻게 된 거고...."

 

  나는 정신을 잃은 채 누워있는 은오의 이마에 수건을 올려놓는 링을 바라보며 물었다. 링은 아까의 그 여유로움은 온데간데없고, 벌벌 떠는 손으로 내 팔을 갑자기 끌어당겼다. 그녀는 나를 어떤 방으로 데려갔다. 서재였는데 낡은 책들이 천장까지 쌓아 올려져 있었다.

 

 여자가 말문을 텄다.

 

  "우리 은오와 아무런 관계도 아니라는 말 믿어도 되죠?"

 

  "네. 은오씨는 어제 처음 봤어요. 은오씨는...제...그러니까 제 약혼자의 죽음에 대해 뭔가 알아내고 싶어서 찾아온 거예요."

 

  "약혼자? 혹시...뉴스에서 떠들던 의문사를 당한...?"

 

 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그렇게 된 거였구나..."

 

 여자는 뒤에 있던 흔들의자에 앉으며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은오가 나 때문에 저주에 걸렸어……."

 

 여자가 혼잣말하듯 속삭였다.

 

  "저주요? 도대체...무슨 저주..."

 

  "아직 나도 혼란스럽긴 하지만, 정리해보자면....아까 창문 뛰어넘은 제아라는 남자....그 자가 나를 구슬려서 아들을 여기로 데려오게 만든 것 같아요. 저주에 걸리게 하려고. 아직은 그자가 왜 그랬는지, 정체가 뭔지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여자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붉은 두 눈이 타오를 듯 번뜩였다.

 

  "아무래도 나는 제아를 찾으러 가봐야 할 것 같아요. 혹시 아가씨가 우리 아들 당분간만 보살펴줄 수 있겠어요?"

 

  "제가요? 전…."

 

 나는 그제야 내가 오늘 부산으로 가기로 했다는 걸 기억해냈다.

 

  "은오는 금방 일어날 거예요. 하지만 이미 몸에 저주가 걸려서 가끔씩 고통스러울 거예요. 누군가 곁에 있어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누구도 믿을 수가 없네요. 은오와 며칠만 있어 주세요. 제발요, 부탁할게요."

 

  "저는…."

 

  "은오는 사람의 피를 먹지 않으니까 괜찮아요."

 

  "네??"

 

 여자는 힘없는 미소를 보이고는 나를 서재에 두고 나가버렸다.

 

 *

 

  링은 은오를 몇 분 더 지켜보더니 나에게 그를 맡기고 집을 나섰다. 결국, 나는 이 모든 일에 휘말려 은오의 곁을 지키게 됐다. 부산에 내려가는 계획도 무산되고 말았다. 무언가 허탈했다. 낯선 집에 낯선 남자와 둘이 남겨지다니. 나는 뭘 해야 할지 몰라서 낡은 책들을 펼쳐봤다. 모르는 언어였다.

 

 해가 다 저물고 난 후에, 은오는 눈을 떴다. 전보다 더욱 창백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반쯤 뜬 눈으로 나를 발견하고는 의아하단 표정을 지었다.

 

  "...좀 정신이 들어요?"

 

  "....네."

 

  "어머니께서 당분간 당신을 봐 달라고 저에게 부탁했어요."

 

  "...엄마는 어디있어요?" 그가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아까 도망친 그 제아라는 사....람을 찾으러 갔어요."

 

  "뭐라고요!"

 

 은오는 자리에서 일어서려다 멈칫하고는 눈을 찌푸렸다.

 

  "많이 아파요? 뭐라도 먹을래요?"

 

  "...나는 아무거나 먹지 않아요."

 

 은오가 말했다. 내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어제 그를 처음 보고, 오늘 이 집에 오고 내내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링의 말이 떠올랐다.

 

 은오는 사람의 피를 먹지 않으니까 괜찮아요.

 

 사람의 피를 먹지 않는다는 말…. 그렇다면….

 

  "은오씨는 사람이 아니에요?"

 

 나는 황당하지만 해야만 하는 질문을 그에게 했다. 은오는 가만히 붉은 두 눈을 내게 고정시킨 채 있었다. 나는 그 침묵이 깨질 때까지 기다렸다.

 

  "사람이 아니에요."

 

 그가 내 말을 되풀이했다.

 

  "그럼…."

 

  "그런 겁에 질린 표정 짓지 마요. 잡아먹고 싶어지니까."

 

 나는 얼른 표정을 수습했다. 은오가 힘없이 웃었다. 속은 듯한 기분이들었다. 그는 장난스러운 사람인 것 같다.

 

  "인제 그만 가죠. 이 집은 저주에 걸린 집이에요."

 

 은오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괜찮겠어요?"

 

  "네."

 

 그가 일어나는 걸 지켜보던 나는 문득 내 캐리어 짐들이 없어졌다는 걸 알아챘다.

 

  "혹시 당신 어머니와 연락할 방법 없을까요? 제 짐을 찾아야 하는데…."

 

 내가 걱정하며 말하자,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머리를 긁적이더니 말했다.

 

  "아까 보니까 현관 옆에 가방 두 개 있던데."

 

 현관으로 달려가 보니 그곳엔 정말로 내 짐이 있었다.

 

  "정말 서울을 떠날 생각이었나 보네요."

 

 내게로 다가온 은오가 말했다. 그는 내가 약혼자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기보다 모든 것에서 도망치고 싶어서 한다는 사실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은오씨, 당신의 어머니가 내게 부탁을 했어요. 아까도 말했지만, 당신이 저주에 걸린 이상 며칠은 보살펴 달라고요."

 

  "그렇게 해 줄 수 있어요?"

 

 은오가 나를 바라봤다.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바라는지 바라지 않는지 알 수 없었다.

 

  "일단, 약속했으니까 지키고 싶어요.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울게요."

 

  "고마워요."

 

 그는 한참 뒤에 대답했다.

 

  "그럼 갈까요?"

 

 그가 내 짐을 대신 들어주며 말했다.

 

  "어디로요?"

 

  "내 집으로 가요."

 

 그가 답했다. 그의 집. 사람이 아닌 알 수 없는 존재의 집. 그곳으로 간다. 나는 이 모든 게 꿈이기를 다시 한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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