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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AYR(Are You Ready)
작가 : 규율
작품등록일 : 2016.9.27

레벨월드에서 레벨업을 하는방법은 동렙이상 적 처치, 임무완료, 물건제작, 탐험, 죽음을 포함한 모든 경험! 경험에 경험의 경험을 위한 게임, 레벨월드로 오시겠습니까?

 
1화
작성일 : 16-10-03 03:10     조회 : 709     추천 : 0     분량 : 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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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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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35년 레벨월드가 세상에 나왔다. 경험에, 경험의 경험을 위한 게임은 폭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아직도 그 인기를 이어간다.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았을 게임. 내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게임. 그러나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할 수 없었던 게임.

 

 캡슐이 2000만원이나 해서?

 

 초창기에는 그랬지만 물량이 확보된 나중에는 할부로 살 수 있게 됬다.

 

 학생입장에서 계정비 월 30만원이 없어서?

 

 캡슐방을 이용하면 시간당 5천원, 학생할인 월 3만원으로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하지 못한 말도 안 되는 이유, 그것은 계정이 이미 접속 중이라는 것. 어떻게 만들지도 않은 계정이 존재하며 접속이 불가능한지 회사도 해결책을 몰랐다.

 

 대리만족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판매하며 살아왔지만 아직도 미련이 남는다. 8년이 지나 24살이 된 지금도 게임이 하고 싶다. 레벨월드가 하고 싶다. 정말 하고 싶다.

 

 “......”

 

 언젠가 할 수 있지 않을까? 포기하려고 수없이 노력해도 불가능했던 마음. 그것은 산산조각 났다. 나의 죽음에 의하여.

 

 

 드넓은 평원에 한줄기 먼지구름이 생겼다. 그 먼지구름의 맨 앞에는 한 여성이 있었다. 그는 자세를 보다 낮추고 더욱 가속했다. 그 순간 그의 머리 위로 한줄기 섬광이 지나친다.

 

 그는 멈추지 않았다. 거의 넘어질 듯이 기울어진 몸은 공기를 찢어 가르며 달렸고, 속도가 올라감에 따라 날아오는 섬광의 수가 많아졌다.

 

 정면에서 섬광이 날아온다. 그러나 멈추지 않았다. 더욱 빠르게 달렸고 달림으로서 형성된 기류가 빛조차 흩뿌렸다. 수많은 섬광을 돌파한 그는 달리던 그 기세 그대로 성문을 들이받는다.

 

 어른몸통만한 나무빗장이 수명을 달리하고, 성문이 묵직한 단말마를 내뱉으며 찌그러졌다. 그렇게 벌어진 틈사이로 그는 성안으로 들어 왔으며, 끝없이 몰려드는 적들에 의해 여성은 잡히고 말았다.

 

 “넌 누구냐.”

 

 “그러게, 난 누굴까. 그보다 준비하는 게 좋아.”

 

 “장난치지 마라.”

 

 “이제 곧 그들이 와. 나는 너무 흥분해서 누구보다 먼저 오는 경험을 하고 싶었을 뿐이야. 달리고 싶잖아.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경험은 좀 달라.”

 

 “대, 대령님 저쪽에 먼지가.”

 

 대령이 아티팩트 머릴보(망원경)로 들고 평원을 바라보자, 넓게 펼쳐진 먼지구름이 보였다. 먼지구름 사이로 흔들리는 것은 거대한 깃발. 가죽을 하얀 바탕에 검은색 작대기 그리고 파란색과 빨간색을 합쳐 만든 원으로 염색하고, 지름 70mm의 거대한 굵기의 철근 위에 달은 흉기 그 자체.

 

 그런 깃발이 수십 개나 보인다. 대령이 여성의 멱살을 붙잡으며 소리쳤다.

 

 “너의 부하냐.”

 

 “아니. 그들은 누구의 부하가 아니야. 그들은 한명, 한명이 호랑이라고. 경험이라는 먹이를 노리는 포식자들이지.”

 

 멱살을 붙잡은 팔에 화살이 꽂혔다. 금속 갑옷조차도 뚫고 쏘아낸 일격. 대령이 고개를 돌린 성벽위에는 검은 복장을 갖춘 자가 석궁을 들고 있었다. 대령은 또다시 쏘아진 화살을 피해 물러났고, 성안 곳곳으로 깃발이 보이기 시작했다.

 

 난전 속에서 한 사내가 고개를 돌리고, 수염이 멋지게 난 얼굴로 말을 걸었다.

 

 “이봐, 넌 언제 와?”

 

 

 화면은 그것으로 끝났다. 이미 수백 번도 더 보았지만 레벨월드 홍보영상 중 가장 맘에 든다. 실제 플레이 영상이라는 것이 더욱 매력적이다. 그동안은 보고나면 하고 싶은 욕망 때문에 괴로워했지만 그것도 오늘로 끝.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회사에서 게임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기쁜 마음에 핸드폰으로 당장 정액부터 지르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순간 시야가 회전했다. 구름 덮인 하늘색, 신호등의 초록색, 아스팔트의 검은색, 자동차 번호판의 노란색.

 

 번호판의 숫자와 기호는 단숨에 읽기 힘들었다. 거꾸로 라서. 잠시 후 머리에서 번개가 쳤다. 그렇게 나는 죽었다.

 

 “그런데 여긴 어디지. 분명 심장이 멎는 느낌도 있었는데.”

 

 가슴팍에 손을 얹었지만 고동은 느껴지지 않는다. 사후세계? 하지만 사후세계라고 하기에는 이상한 공간이다. 하얀 바닥위에는 붉음과 푸름이 대치하며 느리게 빙글빙글 돈다. 그리고 그것을 중심으로 네 방향에는 검은 벽들이 쏟아나 있다.

 

 “분명 머리부터 거꾸로 콰직 박살났을 텐데. 고통으로 보아 즉사야. 하지만 여긴 꼭......”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곳이 레벨월드와 관련된 것처럼 느껴졌으니까. 우연일 수 있지만 게임을 할 수 있게 된 날, 나는 죽었다.

 

 뿐만 아니라 레벨월드 게임의 첫 시작은 거칠게 휘날리는 태극기를 뽑는 것으로 캐릭터 생성이 시작된다. 더구나 이곳은 태극기와 유사하다. 붉은 것은 뜨겁고, 푸른 것은 차갑다. 네 방향의 벽들은 자유로움, 굳셈, 활기, 포근함이 느껴진다.

 

 내가 정말 게임을 하고 싶어서 레벨월드와 관련된 망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진짜인지는 모른다. 그렇다면 죽기 전에 하고 싶다. 나도 경험해 보고 싶다.

 

 그것을 위해 나는 생각부터 하기로 했다. 이곳이 태극기라 한다면 나는 무엇인가. 위에서 본다면 검은머리는 그저 점에 불과하다. 하지만 하얀 바탕에 그보다 거슬리는 얼룩도 없다.

 

 “갑자기 노화가 되거나 새치가 되어 백발이 되는 건 불가능하잖아.”

 

 그나마 눈에 덜 띈다고 하면 건곤감리인가. 4개중에 어디를 가야하지. 사상 중에 남자가 하늘이고 여자가 땅이란 분류가 있었지. 이게 오해를 일으켜서 조선의 여성지위가 낮아지는 일이 생겼다고 배운 기억이 난다.

 

 건에 다가가 손을 대자, 그 누구도 날 막지 못할 해방감이 든다. 마치 하늘을 나는 듯 자유롭다. 그래봐야 하늘을 날지도 어딘가로 이동하지도 않았지만.

 

 “하늘이 아니면 땅인가. 사람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사상도 있고. 아니면 음양의 조화란 의미?”

 

 붉은 기류 속에 들어가니 뜨거움을 넘어서는 고통이 느껴졌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중심으로 다가갈수록 열기는 줄어든다. 중심에 도착한 나는 붉음과 푸름이 서로 위치를 바꾸어 태극기와 똑같은 모양이 되었을 때, 깨달았다.

 

 내가 다시 고통을 느껴야 한다는 사실을. 여긴 틀린 모양인데 나가기 싫다. 아프니까. 아까는 어떻게 들어왔는지 나도 모르겠다.

 

 시간이 오래 지나자 귀여웠다. 뭐래, 정신이 망가졌나. 이제 나가서 뭐라도 해야겠다. 계속 빙글빙글 돈 터라 어디로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뭐 어차피 어디로 나가든 뭔 상관이겠어.

 

 “어라? 잠깐.”

 

 나는 냅다 푸른 기류에 몸을 싫었다. 한겨울에 얼어붙어 살이 찢어지는 통증이 덮쳤지만 움직임 자체는 느려지지 않았다. 그대로 음양을 뚫고 온 나는 눈에 보이는 벽을 향해 달렸다.

 

 달릴수록 느껴지는 활기참. 정신이 맑아져서 두뇌가 좀 더 잘 돌아가는 느낌이다. 그렇군. 의미에서 주목하면 됐어. 나는 포근함이 느껴지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점점 마음이 느슨해져서 벽에 손을 대고 졸음이......

 

 내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나뭇결이었다. 내 귀에 반고리관이 평행감각을 느끼게 해주시니 비로소 누워있음을 깨달았다.

 

 몸을 일으키자, 갈색, 갈색, 갈색, 온통 갈색 천지에서 붉은 색이 눈에 띄었다. 새근새근 잘도 자고 있는 아주 귀여운 얼굴의 꼬마아이.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손이 나가 그 붉은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어라?”

 

 짧아. 아니, 그대로네. 자세히 손을 살핀 나는 길이는 같은데 손가락이 굵어졌음을 깨달았다. 손목, 팔뚝, 반대쪽을 본 나는 근육이 붙어서 팔이 짧아 보이는 사실을 눈치 챘다.

 

 내 몸이 맞긴 한가? 일단 익숙하게 움직여진다. 손등에 잔털도 많고 턱에 수염도 자랐다. 콧수염은 없지만 미세한 느낌은 자라지 않을까 싶다.

 

 몸 이곳저곳을 살피고 만져보다가 스포츠로 추정되는 머리를 만지고 있던 그때 끼이익 소리가 들린다. 열린 나무문으로 노인이 등장했다.

 

 “깨어났는가?”

 

 아이도 그렇고 할아버지의 생김세도 서양적이었지만 나온 말은 한국말이었다. 머릿속에 몇 가지 가정이 스쳤지만 대답이 우선이다.

 

 “일단은요. 여긴 어디죠?”

 

 “그보다 궁금한 것은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나, 아닌가? 자세한 건 나도 모르네. 하지만 분명 계시를 받았지. 신의 힘이 자녀의 영혼을 이곳으로 옮겼네.”

 

 신? 힘? 영혼? 나는 죽었나. 아니면 살았나. 도대체 뭐지.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그런 내 모습을 잠시 지켜보던 노인은 다시 입을 열었다.

 

 “자네는 다른 이방인들과 달리 부활을 할 수 없네. 죽으면 돌아갈 육체가 없어서라고 들었네. 하지만 다른 이방인들과 같은 취급을 받게 될 걸세.”

 

 이방인이란 호칭은 어지간해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 하지만 유독 자주 쓰이는 곳이 머리에 떠올랐다. 아니, 그럴 리가.

 

 “여기가 RU레벨월드라고?”

 

 내가 게임 속으로 왔다고? 신이니 뭐니 하는 건 설정이고 식물인간이나 그런 비밀 실험인가. 이미 현실의 몸은 살아만 있는 상태고. 그래, 그렇겠지.

 

 “지금 밖은 2135년이라 하더군. 자네가 깨어난 시간은 정확히 자정. 세계력의 단위는 기원후라고 들었지. 나 같은 노인네가 알아도 상관없을 지식이지만 자네에겐 꼭 전해 달라 하더군. 뭔가를 좀 알겠나?”

 

 그런 내 생각을 노인네가 무참히 짓밟는다.

 

 “하하하.”

 

 입에서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메마른 웃음이 소리조차도 되지 못하고 울컥 쏟아졌다. 아아, 그렇구나. 이제 새삼 깨달았다. ‘나’가 게임에 접속할 수 없었던 이유는 8년 후의 내가 과거로 와서 게임에 접속했기 때문이다.

 

 “신께서 실망시키지 말라고 전했네. 열심히 살아보게.”

 

 열심히 살라고 안 해도 열심히 산다. 게임을 하고 싶었고 24살이란 나이로 생을 마감했는데, 지금은 게임 속에 있고......

 

 “어라?”

 

 왜 눈물이 나오지. 죽었다가 부활해서 감격스러워서 그러나. 아무리 닦아도 멈추지 않는다.

 

 “아아아. X발.”

 

 이미 알고 있잖아. 부정하려고 해도, 외면하려고 해도 현실은 변하지 않잖아. 내가 게임을 할 수 없던 이유. 그리고 8년 뒤 할 수 있게 된 이유.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안다.

 

 나는 아직 노인이 가지 않았음을 눈치 챘다. 기본적으로 npc들은 현지인등으로 불리며 게임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게임 같고 특이해도 그들에겐 원래 그런 세상이다.

 

 npc라고 함부로 어쩔 수 없고 죽이면 큰 문제와 불이익이 생기던 것은 진짜 사람이어서 그랬나. 다른 차원의 인류라서?

 

 “당신들은 전부 살아있습니까?”

 

 “저 아이를 보게.”

 

 새근새근 곤히 자고 있는 귀여운 꼬마. 노인의 대답에도 나는 다시 한 번 더 물었다.

 

 “사람입니까?”

 

 “영혼은 존재한다네.”

 

 동문서답 같지만 훌륭한 답이다.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다. 이곳이 인간대신 신이만든 게임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내가 앞으로 살아야 할 세상임을.

 

 “자네 이름은 뭔가?”

 

 일어나서 문을 나서려는 내게 노인이 말을 걸었다. 어릴 때부터 아들 혹은 참철이라고 불렸다. 내가 지은 게 아니지만 내 것이며 그 누구보다 남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 그렇기에 나는 아직 ‘참철’에게 이름을 뺏어선 안 된다.

 

 “팔년생.”

 

 자기소개에 쓰이긴 본명보다도 더 미묘한 이름. 하지만 지금 생각난 가장 적합한 이름.

 

 “하루살이처럼 8년밖에 살 수 없는 저의 이름은 8년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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