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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3
작가 : 갈마루
작품등록일 : 2016.9.5

선(善)은 승자의 역사이고 악(惡)은 패자의 더럽혀진 이름일 뿐, 선과악은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았어! 정말 선과 악이 싸우는 거라 믿는 거야? 천만에! 악(惡)과 악(惡)이 싸우는 거야!

 
3화. 저승사자의 저주_2
작성일 : 16-10-03 02:02     조회 : 676     추천 : 0     분량 : 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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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움집의 어둠속에서 주은의 눈빛이 살기로 번뜩였다. 아이랑은 제 아비의 처음 보는 모습에 겁을 덜컥 집어먹고는 꼼짝도 하지 못하고 앉아있었다. 아이랑 곁으로 다가온 주은은 무릎을 꿇고 앉아, 아이랑의 귓가에 입을 대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랑아! 잘 들어라! 우리 랑이가 아직 어리지만 이 아비는 네가 아비의 말을 이해하리라 믿는다. 무조건 도망쳐라! 아이랑! 무슨 일이 있어도 새벽이 올 때 까지는 절 때 붙잡히면 안 된다. 알겠지? 아이랑! 무조건 달려라! 사랑한다! 그리고 미안하다.”

  주은과 시선을 맞춘 아이랑은 잔뜩 겁먹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주은은 그런 아이랑을 힘껏 품에 안고는 아이랑의 볼에 입을 맞췄다. 주은의 뺨을 타고 흘러내린 눈물이 아이랑의 뺨을 적시자 아이랑이 울먹였다.

  “흑흑! 아버지!”

  “랑아! 아비가 한 말 알아들었지?”

  아이랑이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거리자, 주은은 결연한 표정으로 칼을 집어 들었다.

 

  “으아아아! 포박!”

  주은은 힘차게 고함을 외치며 움집 밖으로 달려 나갔다. 갑작스런 상황에 포박이 당황하는 사이, 주은은 순식간에 포박의 심장에 칼을 찔러 넣었다.

  “컥!”

  포박은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사자부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주은은 포박의 가슴에서 칼을 뽑고는 들녘 저편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고통스럽게 울부짖는 포박의 비명소리가 들녘의 정막을 찢어 놓았다. 그것도 잠시, 푸드득거리는 날개 짓 소리와 함께 포박의 몸이 움막의 입구를 막아서더니 이내 하늘위로 솟구쳐 올랐다.

  “아이랑! 도망쳐!”

 

  먼발치에서 들려오는 주은의 고함소리에 아이랑은 울먹거리며 침상에서 몸을 일으켰다.

  “엉! 엉! 아버지!”

  아이랑은 울먹이며 움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들녘저편으로 도망치는 아버지의 모습과 허공 위에서 세차게 날개 짓을 하며 그 뒤를 쫒고 있는 커다란 새의 모습이 보였다.

  “달려! 아이랑! 사랑한다!”

  또다시 들녘 저편에서 주은의 목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왔다. 아이랑이 그들의 반대편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자, 아이랑의 발에 뭔가가 채였다. 아이랑이 고개를 숙이자, 저승사자 포박이 떨어뜨린 사자부가 시선에 들어왔다. 그때, 들녘 저편에서 주은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비명소리를 따라 아이랑이 고개를 돌리자, 마치 독수리가 먹이를 채듯, 커다란 새가 주은을 덮쳤다. 그와 동시에 잔뜩 겁을 집어먹은 아이랑의 몸도 그 자리에 달싹 붙어버렸다.

 

  포박은 육중한 발로 주은의 몸을 짓밟고 섰다. 주은은 몸을 빼내려 발버둥 쳤지만 소용없었다. 주은은 고개를 돌려 떨어뜨린 칼을 찾았지만, 칼은 저만치 떨어져 그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

  “네 놈은 끝까지 나를 실망시키는 군!”

  “천만에 네놈의 간교한 놀음이 끝난 것뿐이야! 만에 하나! 아이랑에게 허튼수작을 부린다면 저 세계에 가서도 네놈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크크크! 나약한 놈! 그런 소리는 저 세계 가서나 해! 지금 네놈이 얼마나 허세를 떨고 있는지 가보면 알게 될 거야!”라고 말하며 포박은 발에 힘을 가했다. 주은은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통증을 느끼며 괴로워했다.

  “으윽!”

  “저 세계의 사자 포박은 하늘의 명의 받들어 제 명을 다한 주은의 영혼을 거두노라!”

  포박은 주문 같은 말을 외치며, 주은을 향해 입을 커다랗게 벌렸다.

  “으아아악!”

  주은은 자신의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자 비명을 질렀다. 주은의 몸에서 영혼을 빨아들이려는 포박과 몸에서 빠져나가지 않으려 버티는 주은의 영혼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다. 포박은 입을 더욱 크게 벌리고 주은의 영혼을 보다 힘껏 빨아 당겼다. 그때였다. 포박의 두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그들에게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허공에서 회오리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런 젠장!’

  포박이 황급히 고개를 돌리자, 그의 시선에 움집 앞에서 꼼작 않고 울고 있는 아이랑의 모습이 들어왔다. 포박의 동공이 일순간에 커지자, 아이랑의 모습이 코앞으로 당겨졌다. 아이랑의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린 오줌줄기가 사자부위로 흘러내렸다.

  ‘이런 제길! 동자의 오줌! 안 돼!’

  포박이 아이랑을 향해 손바닥을 펴자 사자부가 순식간에 포박의 손아귀로 날아왔다. 포박의 시선이 잡아든 사자부로 향하자, 먹물이 번지 듯 사방으로 퍼지던 오줌이 두 개의 붉은 거룩어(신들의 문자)다다르자, 순식간에 불길이 피어올랐다. 거룩어로 된 두개의 붉은 글자가 불길을 따라 피어오르더니 연기처럼 허공사이로 흩어져버렸다. 그러자 수레바퀴만큼 커져버린 회오리가 맹렬한 속도로 회전하며 사방의 공기를 급격하게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허공위의 회오리가 회전을 하자, 주은의 영혼이 주은의 몸속으로 순식간에 들어가 버렸다. 그러자 죽은 듯 누워있던 주은이 두 눈을 번쩍 뜨고는 몸을 일으켰다.

 

  “저…저게 뭐야? 포박! 저게 뭐냐고!”

  두 눈을 부라리며 주은이 따지듯 물었다.

  “기록이 사라진 자의 공간!”

  “기록이 사라진 자의 공간? 그게 뭔데?”

  그때, 주은의 몸이 중심을 잃고 허공으로 떠올랐다. 주은은 반사적으로 포박의 팔등을 두 손으로 움켜잡았다. 주은의 몸은 포박과 회오리 사이에 수평으로 누워 팽팽하게 버티고 있었다. 주은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그러니까 거기가 어떤 곳이냐고?”

  “그야 나도 모르지! 나도 가 본적이 없는 데….”

  “그럼 사자부에서 기록을 지우면 영원히 산다는 말은 처음부터 거짓말이었어? 포박! 포박! 이 사악한 놈!”

  “아니! 영원히 사는 것은 거짓말이 아니야! 다만 어디로 간다는 말만 안했을 뿐. 네 놈은 저 회오리 안에서 영원히 살게 될 거야!”

  “뭐…뭐야?”

  “영혼이 순수한 동자의 오줌은 사자부의 기록을 지우지, 그렇게 기록이 지워진 자들이 가는 곳! 그곳이 기록이 사라진 자의 공간이야! 이런 젠장! 네 놈 아들이 모든 것을 망쳤어! 모든 것을! 네놈 아들은 하늘의 벌을 받게 될 거야!”

  공기의 흐름이 더욱 빨라져 자신이 점점 더 회오리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 주은은 포박의 팔등을 더욱 거세게 움켜쥐었다. 그러자 포박은 측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버텨봐야! 소용없어!”

  “사…살려줘 포박!”

 

  그때, 사방의 공기를 빨아들이던 회오리의 영향으로 허공으로 떠오른 칼이 주은의 옆을 지나고 있었다. 주은은 한 손을 뻗어 재빠르게 칼을 거머쥐었다. 그리고는 포박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런 곳! 나 혼자 갈 수 없지 포박! 네놈과 함께 가겠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주은은 들고 있는 칼로 포박의 팔등을 향해 있는 힘껏 찍었다. 칼끝이 포박의 단단한 피부를 뚫고 팔뚝 아래로 삐죽 튀어나왔다. 주은이 힘을 더 가하자, 칼끝이 포박의 팔뚝 아래로 더욱 길게 드러났다. 주은은 재빠르게 다른 한 손으로 칼끝을 잡았다. 포박이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주은을 향해 커다란 송곳니를 드러냈다.

  “크앙! 주은 네 이놈!”

  “아이랑! 도망쳐! 도망쳐 아이랑!!”

  주은이 그렇게 소리치자, 아이랑이 정신을 번뜩 차리고 반대편 들녘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자! 주은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포박을 노려보며 말했다.

  “포박! 네놈 뜻대로 되지 않을 거야! 이제 곧 새벽이다. 새벽의 주인은 아이랑이 될 것이고 네놈은 나와 함께 가는 거야! 하하하!”

  그러자, 포박이 주은을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어리석은 놈!”

  포박은 접고 있던 팔꿈치를 회오리를 향해 쭉 폈다. 주은이 포박의 행동에 의아한 듯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보이자,

  “나 같은 저승사자에게 통증은 희열과 같은 거야! 우리는 감각을 거의 느끼지 못하거든, 그래서 이런 통증은 우리에게 엄청 귀한 경험이지! 고맙군! 네놈이 나에게 희열을 느끼게 해주니 말이야!”

  그렇게 말한 포박이 팔목에 가했던 힘을 풀자, 칼이 포박의 팔을 가르며 손끝을 향해 주르륵 흘러내렸다.

  “안 돼! 안 돼!”

  그 모습에 당황한 주은이 소리쳤다. 그때, 검지와 중지사이의 힘줄에 칼날이 걸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뚝 소리와 함께 칼날은 포박의 손을 벗어났고 그와 동시에 주은의 몸은 순식간에 회오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으~~~악!”

  주은이 회오리 속으로 사라져버리자 회오리는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고, 팔등에서부터 손끝까지 갈라졌던 포박의 팔은 빠르게 붙더니 얼마 되지 않아 감쪽같이 원래의 상태로 회복됐다. 포박은 동쪽 산등선 아래로 사라져가는 달을 한 번 힐끗 쳐다보더니 아이랑을 향해 날아올랐다.

 

  한편, 회오리의 안쪽에서는….

 

  그곳은 또 다른 세상이었다. 마치, 별들이 모두 사라져버린 우주의 텅 빈 공간처럼 그 끝을 알 수 없는 드넓은 공간이 어둠으로 가득 차있었다. 아직 채 닫히지 않은 회오리의 입구에서부터 스며들어오는 달빛이 사라지는 지점까지 그저 텅 빈 공간이었다. 문득문득 형체를 알 수 없는 시커먼 물체들이 물속을 헤엄치듯 유영하며 모습을 드러냈다가는 이내 사라져버렸다. 달빛이 사라지는 끝 지점에서 바라다 보이는 구멍의 입구는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다. 그러다, 주은의 몸이 입구의 달빛을 가리기라도하면 시커먼 물체들은 마치 먹이를 기다리는 물고기 때 마냥 구멍 주위로 새카맣게 몰려들다가도 달빛이 비춰지는 공간에 다다르면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포박! 기다려라! 내 기필코 네놈을 죽이고 말테다!”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서도 주은은 쉴 새 없이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달빛이 미치는 공간까지 자신의 시선으로 인식할 수 있는 부분까지는 그저 텅 빈 공간뿐이었고 그 너머로는 온통 시커먼 어둠뿐이었다. 그러자 두려움이 엄습해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이 마치 물속처럼 허공에 둥둥 떠 있는 모습이 한 편으론 의아스럽기도 했지만, 그 때문에 공포감은 더 심하게 몰려들었다. 주은은 달빛이 스며드는 입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입구는 여전히 회전을 멈추지 않고 회오리치며 돌고 있었고, 그 너머로 파란 하늘 사이로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주은은 회오리치는 입구를 향해 수영을 하듯 사력을 다해 온몸을 움직였지만 조금도 앞으로 나아간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저 제자리를 빙글빙글 맴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죽음처럼 흐르던 적막 사이로 풀벌레가 날개 짓하는 것 같은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순간, 소름이 등줄기를 타고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두 눈이 휘둥그레진 주은은 연신 사방을 두리번거렸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주은은 상대를 위협하듯 고함을 질러보았지만 소름 돋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점점 더 커져가고 있었다. 이윽고, 소리의 정체가 맹렬한 속도로 이빨이 부딪치는 소리였다는 것을 확연히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다다르자 어둠속에서 형체를 알 수없는 시커먼 물체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성격이 포악하고 무엇이든 먹어치우는 탐욕스러운 괴물!, 아귀들이였다. 아귀들을 보자, 두 눈이 휘둥그레진 주은은 입구를 향해 허공 속에서 미친 듯이 사지를 휘젓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자리를 맴돌기만 할 뿐이었다.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 같던 놈들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빠르게 접근 했다가는 어둠속으로 되돌아가기를 반복하고만 있을 뿐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먹이를 코앞에 두고 먹지 못해 약이 바싹 오른 맹수처럼 미친 듯이 날뛰고 있었지만 쉽사리 주은을 향해 달려드는 놈은 없었다. 분명, 무엇인가 두려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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