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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일단, 뛰어!
작가 : 김기현입니다
작품등록일 : 2019.9.3

뱀파이어 여인 일단.

그리고 두 명의 사내, 효령과 영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나는 오늘...빌어먹을! 그딴게 어딨냐고!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고!

지구 멸망을 막아줘 일단! 어서 뛰어!

 
12. 가족이 아프다는 것
작성일 : 19-09-23 12:43     조회 : 339     추천 : 0     분량 : 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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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실은 서류를 자신의 앞에 내려두었다.

 

  그리고 유리창 너머의 문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상의 상황과, 며칠 전 문석 씨가 담당하는 YH중공업의 세금 계산에서 우연히도 착오가 발생하여 징수해야 할 법인세 액수가 이십 억 이상 대폭 축소되었다는 사실에 연관이 없다는 점을 증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문석의 얼굴에 당황하는 표정이 떠올랐다.

 

  그것을 본 영실의 눈이 가늘어졌다.

 

  문석이 급하게 말을 꺼냈다.

 

  “그 사람들이 YH중공업 사람들이었습니까?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저는 단지 제 친구들 두 명과의 저녁약속 자리에 간 것뿐인데, 그 식당에 들어온 새로운 인원들 두 명이 우연히 제 친구들의 친한 지인들이라면서, 식사는 다른 테이블에서 따로 했는데 결재를 그 쪽에서 저희 쪽 것까지 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어찌하다 보니 노래방을 함께 가자는데, 원래 제 친구들하고 항상 밥 먹고 나면 노래방을 가곤 하는 터라 어차피 원래도 갈 생각이기도 하였고, 다른 두 명은 어차피 제 친구들이 아는 사람들인데다 식당에서 얻어먹은 것도 있으니 신세 진 것을 갚자는 생각에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그뿐입니다.”

 

  문석의 말을 들은 영실이 다시 물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이 YH중공업 직원이라는 말을 일절 안 했다는 말인가요?”

 

  “예. 그냥 회사원이라고는 들었지만, YH라고는…저는 지금 처음 듣는 말입니다. 그냥 친구라고만 들었습니다.”

 

  “세무공무원으로 20년 넘게 일하신 분이 신원도 모르는 사람들하고 어울려서 논 건 조금 경솔하지 않았을까요?”

 

  영실이 부러 약간 도발하듯이 이야기하였다.

 

  문석이 화가 난 표정으로 의자에서 일어나며 강하게 말했다.

 

  “설사 제가 그들이 YH중공업 직원인 줄을 알았다 한들, 그게 도대체 뭐가 문제입니까? 그냥 밥값을 그 자들이 냈고, 같이 노래방에 가서 노래 부르고 논 것뿐입니다. 심지어 노래방비는 제가 냈습니다. 누구한테 신세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그것뿐인데 그게 왜 문제가 됩니까? 그리고 선생님은 평생 동안 언제나 신원보장이 확실한 사람들과만 모임을 가져왔습니까? 일개 세무공무원이 무슨 얼마나 대단한 신분이라고 새로운 사람을 소개로 만나려면 항상 신원에 대해서 기관 공증이라도 받고 만나야 됩니까? 제 오랜 지인들이 우연히 마주친 자기들의 친한 친구들과 함께 노래방에 가자는데, 갑자기 정색하면서 ‘제가 세무공무원이라서, 합석하기 전에 신원확인 좀 해야겠으니 신분 증명을 좀 부탁드립니다’ 라고 하는 게 얼마나 무례하고 주제넘은 짓입니까? 제가 뭐라고?”

 

  문석의 말을 듣는 영실의 표정은 여전히 태연했다.

 

  영실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부분은 알겠습니다. 그러면 계좌에 YH중공업 자금 오천만 원이 입금된 이유와, YH중공업으로부터 징수해야 할 법인세가 대폭 줄어든 경위에 대해서도 해명을 부탁 드려도 될까요?”

 

  “그, 그건…”

 

  화가 나 있던 문석이 말을 더듬었다.

 

  문석은 다시 의자에 앉으며 말을 흐렸다.

 

  “그건…정말로 모르겠습니다.”

 

  “알아야 될 텐데요. YH 쪽에서는 당연히 차명계좌가 자신들 것이라는 것도, 그리고 그 자금과 법인세와의 상관관계도 부정하겠지만, 지금대로라면 그 어느 판사가 봐도 뇌물죄입니다.”

 

  문석은 한 손을 들어올려 자신의 앞에 놓인 책상에 팔꿈치를 괴었다.

 

  그는 머리를 숙여 두 손으로 감싸며 괴로워했다.

 

  “나는…나는 정말로 아무 것도 모릅니다. 저는 그들이 YH중공업 직원인 것도 몰랐거니와, 설사 제가 그 자들이YH 직원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 해도, 저는 그자들에게 뇌물을 요구한 적이 절대 없습니다. 돈이 제 계좌에 들어오는 대가로 뭘 해 준 것은 더더욱 아무 것도 없고요. 심지어 YH중공업 법인세 건은 제가 직접 계산한 것도 아닙니다. 제 부하들이 계산하고 작성하고 올리면 저는 결재만 하는 겁니다. 제가 결재를 승낙하거나 거부할 수는 있어도, 결재할 내용 자체를 제가 입력하지는 않습니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경우 금액을 사람이 계산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걸 어떻게 사람이 다 계산합니까? 거의 대부분의 계정들은 전산에서 자동으로 계산이 되어서 나오고, 판단이 필요한 애매한 부분만 사람이 판단해서 매기는 겁니다. 그러니 법인세액을 제가 임의로 크게 줄였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영실은 손에 쥔 구슬을 보았다.

 

  구슬은 여전히 투명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은 모두 진실.

 

  그렇더라도 문석이 이야기하지 않고 있는 정보를 더 끄집어내야 한다.

 

  영실은 짐짓 계속 문석을 온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도발하듯 말했다.

 

  “좋습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들까지는 일단 진실이라고 믿어 드리죠.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합니다. 지금 제가 들은 정보 외에 의도적으로 숨기고 계시거나 무심코 빠뜨린 이야기가 더 있지 않다면, 재판정에서 여전히 문석 씨는 뇌물죄 혐의를 벗을 수 없을 겁니다.”

 

  “이 이상 무슨 이야기를 더 하라는 말입니까?”

 

  “어쨌거나 돈을 받지 않으셨습니까?”

 

  “그건 제가 받은 게 아닙니다! 그냥 어느 날 갑자기 아닌 밤 홍두깨로 입금된 거라고요!”

 

  “저는 그 말을 믿겠습니다. 하지만 법정에서도 그 말이 통할까요?”

 

  영실이 말했다.

 

  “앞의 이야기들은 법정에서 어찌어찌 넘어간다 치더라도, 어쨌든 YH중공업의 돈이 문석 씨의 계좌로 입금되었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맞죠?”

 

  “…그게 YH 쪽 돈이라는 게 정말 확실합니까?”

 

  “제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99% 확실합니다. 99%도 제가 보수적으로 말씀을 드린 것이고, 사실상 그냥 100%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실의 말을 들은 문석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영실이 다시 말을 이었다.

 

  “YH는 자선단체가 아니라 영리단체, 즉, 기업입니다. 돈이 되면 인간 대신 원숭이도 기꺼이 고용하는 게 기업이죠? 뜬금없이,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문석 씨의 가정경제를 돕기 위해 순수하게 돈을 보내기라도 했을 리는 없지 않습니까? 이 부분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저 역시 문석 씨를, 비록 문석 씨가 어떻게 한 것인지 방법은 모르지만, 앞뒤 정황이 너무 분명하니 뇌물을 받고 비리를 저질러 준 것이라고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영실의 말을 듣던 문석이 문득 떠올랐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듣고 보니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문석이 화를 낼 거라 예상하고 있던 영실은 문석이 오히려 비교적 차분하게 말하자 속으로 조금 의아하게 여기며 물었다.

 

  “어떤 점이 이상합니까?”

 

  “금액.”

 

  “금액?”

 

  “가정경제라는 말을 들으니 떠올랐습니다. 그 금액, 오천만 원.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게 조금 이상하군요.”

 

  “그게 왜 이상합니까?”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는 제 아내가 받아야 하는 수술의 수술비가 딱 오천만 원이에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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