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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이 익숙해진 순간에
작가 : 시롱
작품등록일 : 2019.9.18

사랑받고 싶은 여자 이주가 어린아이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자신의 부모로 보이는 정신병이 발현된 남자 연을 사랑하게 되면서 사랑이 익숙해진 순간에 벌어지는 외로운 로맨스릴러.

 
1화
작성일 : 19-09-22 21:47     조회 : 202     추천 : 0     분량 : 6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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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사무실에서 작업해야 돼?"

 고민에 빠져 있는 척 멍하니 턱을 괴며 앉아 있던 연지는 이주의 반응이 없자 작전을 바꾼 듯 말을 걸었다.

 "사람 둘이서 작업 하는데 거실 하나, 방 하나, 부엌 하나면 된 거 아냐?"

 이주와 연지가 작업실로 쓰고 있는 곳은 서울 외각에 위치한 원룸 오피스텔이다.

 "이런 생활도 벌써 5년째다."

 "5년이든 10년이든 알 게 뭐야? 어쨌든 유지 잘 하고 있잖아?"

 "나는 우리가 더 크게 성장할 줄 알았어. 겨우 여기서 멈출 거였음 여운에서 안 나왔지!"

 

 5년 전. 그녀들이 소속되어 있던 출판사 '여운'에서 당시 잘 나가던 이주의 동의 없이 몇 문장 속 접속사를 바꾸어 출간하자 정작 옆에 있던 연지가 들고 일어난 것이다.

 "네가 나왔잖아. 내 손 잡고."

 "그래, 내가 네 손잡고 나왔지. 그래서 지금 이렇게 후회하고 있잖아."

 이주는 이미 연지의 말이 그냥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후회를 왜 해? 대표씩이나 됐으면서."

 연지는 어이없는 얼굴로 콧바람을 크게 내쉬었다.

 "내가 장 출판사 대표는 맞는데, 도대체 어느 대표가 글도 쓰고 책도 만들어?"

 '장 출판사'는 이주와 연지의 이름 성을 따서 지은 출판사 이름이다.

 

 연지는 한숨을 내뱉으며 앉은 자리 앞 테이블에 놓인 마른 오징어 다리 하나를 질겅질겅 뜯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솔직히 우리가 여운 나가면서 책이 덜 팔린 것도 사실이고.."

 "홍보가 전혀 안 됐으니까."

 "그래서 내 생각보다 성장을 못했어."

 "그래. 너 말 잘했다."

 연지는 순간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생각하며 양 손으로 자신의 귀를 막았다.

 "우리가 작가로서는 성공했지만 사업자로서는 성공하지 못한 거야. 그런 우리가 무슨 이사를 가고 무슨 회사를 더 키워? 너 손 안 떼?!"

 "안 들려. 네가 하는 얘기 안 들을 거야."

 "유치해. 이미 다 들은 거 알아."

 "장이주!"

 

 방금 출근하러 들어온 이주는 불만을 토로하는 연지를 맞대응할 힘이 더 이상은 없는지 한숨을 푹 내쉬며 맞은편 의자를 빼 앉아 연지의 시선을 맞췄다.

 "그래. 일단 원하는 걸 말해봐. 들어나 보게."

 연지는 그런 이주의 반응에 당황하며 몸을 뒤로 쑥 빼 표정을 풀고는 손에 남아 있던 오징어를 마저 입에 집어넣었다.

 "갑자기 왜 이래?"

 "뭐가."

 "갑자기 힘 빠졌잖아."

 "그럼 네가 이렇게 나오는데 힘 안 빠지고 배겨?"

 "에이, 겨우 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풀이 죽었다고? 말도 안 돼."

 이주는 인정한다는 듯 느리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나 어제 주영이 만났잖아."

 연지는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는 듯 동정어린 한숨을 얕게 내쉬었다.

 "아들만 만나러 나갔다 오면 죽상이 되는데, 도대체 왜 나가?"

 "그래도 봐야지. 내 아들인데."

 "네 아들은 너를 내 엄마로 여겨주기는 한다니?"

 "그리고, 설레."

 

 연지는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어 눈을 더 동그랗게 뜨곤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설레?"

 "응. 설레. 나 원래 기다리고 인내하는 거, 그거 아주 싫어했는데. 언젠가부터 기다리는 순간이 내게 주어지면 참 설레. 기다리면 찾아오는 것들보다, 기다리는 그 순간이 참 외롭지가 않아."

 "그리고 인내 끝에 찾아오는 것들은 전부 너를 외롭게 하지."

 "…그러게."

 "그냥 사랑을 해."

 "사랑?"

 

 연지는 곧장 일어나 부엌으로 향해 냉장고 문을 열었다.

 "뭐 먹을까?"

 "됐어. 생각 없어."

 "아들 만나는 날을 좀 고정시켜 놓으면 안 돼?"

 "왜?"

 "너 아들만 만나면 그 뒤로 이틀간은 기운 빠져선 축 늘어져 있잖아. 나 그 꼴 보기 싫어."

 "꼴 보기 싫으면?"

 "그 이틀 동안은 여행이라도 갔다 오면 좋잖아?"

 "냉장고 문 닫아. 점심은 나가서 먹자."

 

 연지는 문을 닫고 냉장고에 등을 기대며 이주를 빤히 보았다.

 "그렇게 빤히 볼 건 또 뭔데?"

 "연애 하라고."

 "내가 무슨 연애야."

 "네 그 지긋지긋한 외로움 없애는 방법이 사랑 말고 뭐가 있니?"

 "..어쨌든 내 눈만 가리더라."

 "무슨 말이야?"

 "32년 살면서 남편한테 딱 일 년 사랑받아봤는데."

 "남편 아니고 전 남편!"

 "그래. 전남편. 너는 내가 결혼한다고 했을 때 안 말리고 뭐했니?"

 "내가 말려봤자 뭐해. 지가 좋다는데."

 "그 말이 내 말이야. 사랑 때문에 난 안 그래도 외롭던 인생이 더 외로워졌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사랑 안 해. 그런 거 익숙하지 않은 내게 누구라도 사랑을 주면 난 눈이 가려져선 모든 걸 내놓을 테니까."

 "미친년."

 

 이주는 겉옷을 챙겨 일어나 현관을 향했다.

 "어디 가? 점심 먹자며?"

 "담배 좀."

 "그냥 베란다에서 펴지?"

 "싫어. 담배 없어."

 

 ***

 

 고속버스가 시동을 걸자 맨 뒷자리에 앉아 잠을 청하고 있던 연이 자연스레 눈을 떴다.

 버스 안에는 평일 낮이어서 그런지 손님이 별로 없었는데, 그 중에서도 혼자는 연 한 명뿐이었다.

 

 신호에 걸려 버스가 멈춰 서자 옆 차선에서 한 발 늦던 승용차도 버스 옆까지 따라붙어 멈춰섰다.

 열려 있는 창문 너머로 보이는 남성은 불오였다.

 연은 가만히 그를 보다가 고개를 돌려 연 앞에 앉은 남성을 보자, 역시나 불오였다.

 연은 표정 변화 없이 천천히 눈을 감았다.

 

 버스에서 내리고 그가 향한 곳은 작은 고시원이었다.

 여주인이 민망한 얼굴로 연을 쳐다보며 우물쭈물 거리는데, 그 여주인은 계선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미안해요. 지금 방이 없어서."

 "나흘 전에 연락 드렸을 땐 많이 있다고, 어서 오라고 하셨잖아요."

 "그러니까 있다고 했을 때 왔어야죠. 나흘이나 지나서 오니까 방이 없지."

 

 그 때 한 젊은 여성이 캐리어를 끌고 여주인을 보며 웃는 얼굴로 고개를 숙여 가볍게 인사를 하며 고시원 안으로 들어왔다.

 "혹시 방 있나요?"

 "거기 잠깐만 있어요."

 

 여주인은 미안한 듯 양쪽 눈썹으로 산을 만들며 캐리어를 쥐고 있던 연의 손을 툭툭 치자 연은 얼른 손을 캐리어 손잡이에서 떼어냈다.

 "암튼 미안해요. 방 나오면 다시 연락 줄게."

 "..네."

 

 연은 뒤를 돌며 아마도, 6개월 전부터 일어난 자살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아직까지도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남성 손님을 받는 걸 잠시 멈춰야겠다고 판단했을 것이리라 생각했다.

 연이 다시 뒤 돌아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두 여성을 봤을 땐, 두 여성 모두 계선이었다.

 

 연은 곧장 일을 하기로 약속 되어 있는 한 오피스텔에 딸린 일층 편의점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카운터에 앉아 있던 불오가 휴대폰으로 보던 드라마를 잠시 정지시킨 뒤 일어나 몸을 돌렸다.

 "어서 오세요."

 "저, 여기 알바 하러 왔는데요."

 "아, 아! 연! 맞죠? 근데, 성이..뭐였더라?"

 "안씨입니다. 안 연."

 

 불오가 카운터에서 나와 연 앞에 선 채 물었다.

 "이름에 다 이응이 들어가 있어서 발음하기 불편하지 않아요?"

 "..모르겠습니다."

 연의 대답이 의문점을 가져왔지만 그냥 넘기기로 한 불오는 말을 이어 나갔다.

 "나는 여기 점장이에요. 이름은 장 서윤."

 "네."

 "근데, 옆에 있는 그 캐리어는 뭐예요?"

 "오늘 올라왔는데, 아직 방을 못 구해서요."

 "고시원에다가 얘기해 뒀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게, 아주머니가 방이 다 나갔다고 하셔서.."

 

 불오는 잠시 고민하다가 결론을 지은 듯 연을 캐리어를 짚었다.

 "나한테, 월세 내고 사는 건 어때요?"

 "그게 무슨."

 "이 건물이 오피스텔인데, 내 아들이 원룸 쓰다가 지금은 군대를 가서 지금은 텅 비어있거든요. 근데 사람이 집을 오래 비워 놓으면 고장 난다고 하잖아요. 그렇다고 내가 매일 가서 관리 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

 "별로예요? 원래 내가 알기론 여기 월세 보증금 3500만원에 월 45만원으로 알고 있는데, 내가 보증금 없이 월 25만원에 줄게요."

 "..계약서, 그런 건 안 써도 되나요?"

 "아유 그럼요! 대신 월마다 관리비 5만원씩은 있어요."

 "관리비가 뭔데요?"

 "젊은 총각이라 뭘 모르네. 수도세 전기세는 제대로 내려는지 몰라."

 연은 당연하게도 그게 뭐냐는 얼굴로 빤히 보다가, 그냥 자신이 인터넷으로 찾아봐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쨌든, 신세 좀 지겠습니다."

 "일단 캐리어는 창고에 넣어놓고 일부터 배웁시다. 내가 2시에 일이 있어서."

 "네."

 

 ***

 

 식당서 마주 앉은 이주와 연지가 물을 홀짝 마시면, 점원이 상당히 귀찮은 얼굴로 돼지 불백 2인분과 각종 반찬을 가져와 상을 차렸다.

 "맛있게 드세요."

 

 밥을 먹기 시작하자 이주가 고기쌈을 싸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아까 하던 얘기나 마저 해 봐."

 "무슨 얘기?"

 "네 욕망 채우는 얘기."

 "욕망이 아니라 야망."

 "뭐든."

 "그냥 우리 브랜드를 더 키우자는 거지."

 "어떻게?"

 "보통의 출판사라면 대표도 있고, 편집장도 있고, 밑에 직원도 있는데, 우린 달랑 우리 둘 뿐이잖아. 우리 둘이서 작가 역할도 했다가, 대표 역할도 했다가, 편집장 역할도 했다가, 직원 역할도 했다가. 좀 이상하지 않아?"

 "그야 우린 큰 출판사가 아니라 독립이니까."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돌아가면서 책을 낸다고 해도 너무 더뎌."

 "하긴. 한 사람당 보통 이년에 한 번 꼴로 책을 내니까."

 

 연지는 씨익 웃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직원은 바라지도 않아. 작가 한 명만 더 영입하자."

 "..작가?"

 "이년에 암만 못해도 책 세권은 내야 되지 않겠어?"

 "봐둔 사람이 있는 거야?"

 "당연히 없지."

 "없으면서 무슨 작가?"

 "신인 작가. 잘 쓰는데 이름 없어서 출간 못하고 있는 작가 지망생."

 

 이주는 순간 머리가 지끈 아파와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그래서, 어디서 찾을 건데?"

 "뭐, 공모전을 열어도 좋고."

 "공모를 열거면 상금도 있어야지, 공모 홍보도 해야지, 네 돈으로 할 거야?"

 "당연히 회사 돈으로 해야지?"

 "그만해. 투자할 만큼 돈 벌고 싶지 않아. 너도 이미 벌 만큼 벌었잖아?"

 "원래 사람은 있는 만큼 쓰는 거야. 너 만원의 행복도 안 봤어?"

 "도대체 언제 적이야?"

 "나한테 지금 당장 월 30만원으로 살아야 하는 환경에 놓였다고 하자. 못 살 것 같아?"

 이주는 열띤 토론을 내뱉는 연지가 귀여운 듯 고기쌈을 먹으며 더 말해 보라며 손짓했다.

 "그럼 한 달에 일억을 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나면? 나는 한 달 30만원에 살던 사람이었으니까 일억은 무리일까?"

 "그래서?"

 

 연지는 입안가득 음식을 집어넣고 우물거리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우리 보육원 살던 때를 생각해봐. 그 때 어쩌다 원장님이 우리 손에 천 원이라도 쥐어주면 얼마나 행복했니? 근데 지금 천 원으로 행복해? 내 작품 성공해서 억대 연봉을 찍었을 때 내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알아? 근데 지금은 왠지 내가 수십억 연봉자가 아닌 게 속상해."

 "그건 네가 이상한 거야. 욕심이 너무 과해."

 

 연지는 눈을 반쯤만 치켜뜨고 이주를 살갑게 쳐다봤지만, 이주는 조금의 조금의 타격감도 없었다.

 "잘 생각해 봐. 우리가 편집자, 직원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작가야. 작가 역할이 아니라."

 "그런데?"

 "작가면, 글 써서 돈 벌자."

 

 연지가 입을 쭉 내밀자 이주는 그런 연지를 따라하며 입을 쭉 내밀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당서 나와 주머니를 뒤지는데, 어라? 당일 아침에 샀던 담배가 보이질 않자 이주는 다시 식당으로 들어와 연지의 외투 주머니를 뒤졌다.

 "내 담배 못 봤어?"

 

 연지는 기분 나쁘다는 듯 자신의 외투를 빼앗아 어깨에 둘러버렸다.

 "나 안 피우잖아."

 "잃어버렸나봐. 어디서 빠트렸지?"

 "이 길에 편의점 없어. 신호 건너서 우리 사무실 건물까지 가야될 걸?"

 "그럼 나 먼저 갈게. 좀 이따 봐."

 "그냥 나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리지 좀!"

 

 이주는 급한 듯 횡단보도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자마자 뛰어 건너가 오피스텔 건물에 딸린 편의점으로 향했다.

 "어서 오세요."

 편의점 카운터에서 젊은 남자가 얼른 일어나 이주를 보며 인사를 건네자 이주는 오늘 아침 담배를 구입할 때 봤던 사람은 벌써 퇴근한 것일까 생각했다.

 이주가 남자 앞에 서자 남자는 이주의 행동이 무슨 의미를 뜻하는지 모르는 것 마냥 당황한 얼굴로 이주를 보며 물었다.

 "..왜 그러시죠?"

 "아이스 블라스트 하나요."

 "아아.."

 남자는 허둥지둥 뒤돌아 담배를 찾곤 바코드를 찍었다.

 "육천 원입니다. 봉투 필요하세요?"

 "아뇨."

 

 이주는 편의점에서 나와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곤 다시 주머니를 뒤지는데, 라이터가 보이질 않았다. 아마도 식사 전 연지를 데리러 사무실로 올라가는 김에 담배를 한 대 더 펴고는 그대로 두고 옷을 챙겨 나왔으리라.

 이주는 열을 참는 듯 한숨 쉬며 입에 문 담배를 빼곤 다시 편의점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이주는 멋쩍은 얼굴로 다시 남자 앞에 섰다.

 "저기.."

 "아, 담배 드릴까요?"

 

 이주는 방금 자신이 담배를 사갔음에도 다시 묻는 이 남자의 심리가 궁금해졌지만 애써 참으며 대답했다.

 "아뇨. 라이터 하나 주세요."

 "네. 700원입니다."

 "카드도 되죠?"

 "네. 봉투 필요하세요?"

 역시나 의문이 드는 남자의 질문이 끝내 이주의 입을 열게 했다.

 "혹시 그거, 메뉴얼이에요?"

 "네?"

 

 당황한 남자의 얼굴을 보자 이주는 혹여나 소설에 쓰일만한 에피소드 하나가 나오진 않을까 기대하며 집중한 모습을 보였다.

 "어서 오세요. 봉투 필요하세요. 뭐 이런."

 "아, 그건 당연한 거니까요."

 "아.. 당연한 거구나. 알겠어요. 수고 하세요."

 "..."

 

 이주는 순간의 대사거리가 흐지부지됐다는 생각에 김빠지며 편의점을 나서다가 번뜩, 다시 뒤돌아 남자를 보며 말했다.

 "근데, 왜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는 안 하세요?"

 "..네?"

 "그냥. 이것도 당연한 거잖아요."

 

 남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그게끔 표정 변화 없이 그저 이주를 빤히 볼뿐이었다.

 이주는 그런 남자의 모습에 당황하며 민망한 듯 뒷목을 긁으며 뒤돌아 그대로 편의점을 나섰다.

 

 드디어 어렵게 얻은 담배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며 한 모금 빨고는 뒤를 돌아 편의점 통유리 너머의 남자를 보는데, 역시나 잘생겼다고 생각했다.

 

 ***

 

 연은 다시 자리에 앉아 꽤나 새것으로 보이는 노트북으로 마저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 시선이 따가워 고개를 돌리면, 통유리 너머의 계선이 담배를 펴며 계속해서 슬쩍 슬쩍 자신을 보고 있었다.

 연은 설마 저 사람이 '진짜' 계선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자 순식간에 등골이 식은땀으로 젖기 시작했다.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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