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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슈퍼비틀
작가 : 백점토끼
작품등록일 : 2019.8.31

슈퍼비틀이라는 사슴벌레에서 발견한 당뇨병 완치제(GLP-K2 유사체)를 강탈하려는 일본과 한국 정보기관의 흥미진진한 대결이 펼쳐집니다.

 
제12화 - 회유
작성일 : 19-09-22 08:14     조회 : 198     추천 : 0     분량 : 3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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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유진은 서둘러 스카이라이너 승강장으로 향했다. 유진은 스카이라이너로 닛뽀리까지 가서 JR로 갈아탄 후 도쿄시내로 들어가야 했다. 동생이 사는 마을까지 버스를 타고 들어가려면 이동하는 데만 세 시간이 넘게 걸렸다.

 캐리어에는 유경이 부탁한 고추장과 멸치는 물론 한국에서 유행하는 식품과 과자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 유진은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가는 내내 이번 연구 결과로 바뀌게 될 자신과 유경의 미래를 떠올렸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일본의 풍경들을 보면서 이국적인 일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만큼 많은 시간과 여유를 갖고 여행을 하겠다는 다짐도 해 보았다. 마을버스 정류소에 도착한 유진은 유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이지?'

 유경은 출국 전부터 전화를 계속 받지 않았다. 유진은 의아해하면서도 수업이나 다른 바쁜 일로 인해 전화를 받지 못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일과 중이라서 그런지 정류소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없었다. 잠시 후 43번 마을버스가 들어왔고 유진은 캐리어를 들고 버스에 올랐다.

 

 * * *

 

 교실 한 칸 크기의 방에는 유진과 그가 앉은 의자, 그리고 한쪽 벽에 놓인 자신의 캐리어가 전부였다. 유진은 눈을 떴다. 버스에서 잠시 졸았었나 생각했다. 하지만 눈을 가린 안대와 의자에 묶인 채 꼼짝할 수 없는 자신이 상황을 인지한 순간 동생과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직감했다. 첩보영화에서나 나오는 밀실의 기운을 느끼며 단순히 돈지갑이나 노리는 강도들의 짓은 아니란 걸 알았다. 잠시 후 세 명의 남자가 들어와 유진의 앞에 섰다.

 "박유진씨!"

 가운데 위치한 남자가 완벽한 한국말로 말했다.

 "당신들 누굽니까?"

 유진은 차분하게 물었다. 앞에 앉은 사람이 자신을 함부로 대할 것 같지 앉았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 하죠. 슈퍼비틀을 가져오세요."

 유진은 잠시 머뭇거렸다. '그게 무엇인지 모른다!' 라고 항변을 하고 싶었지만 그들은 이미 유진이 슈퍼비틀에 충분히 접근 가능한 사람임을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왜 그래야 하나요?"

 남자는 잠시 후 뒤쪽 벽면을 쳐다보며 뭔가 신호를 주었고 밀실은 천천히 어두워졌다. 부하로 보이는 다른 남자가 유진의 안대를 벗겼다. 유진은 눈을 떠서 주위를 살폈지만 상대방의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어두웠다. 잠시 후 유진의 앞에는 유리창 하나를 두고 의식을 잃은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유경의 모습이 보였다.

 "유경아! 유경아! 어떻게 된 거야? 당신들 유경이를 어떻게 한 거야?"

 아무리 불러도 유진의 목소리는 유경에게 들리지 않았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수면 상태입니다."

 유진은 호흡을 가쁘게 몰아쉬며 의자에서 일어나려 애를 썼다.

 "지금부터 제 이야기를 잘 들으세요."

 유진이 계속 발버둥을 치자 안대를 채우고 두 남자가 양쪽에서 유진의 어깨를 짓눌렀다. 곧이어 밀실의 불이 켜졌다.

 "박유진씨! 박유진씨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뿐입니다. 슈퍼비틀을 우리에게 가져오거나 아니면 동생을 잃거나."

 "당신들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그게 내 마음대로 된다고 생각해?"

 격해진 유진의 말은 의중에도 없는 듯 남자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만일, 박유진씨가 슈퍼비틀을 가져온다면 동생은 아무 일 없듯 집에서 자고 있다가 박유진씨를 맞이할 것입니다. 그리고 박유진씨에게는 여생을 즐길 만큼의 충분한 보상이 있을 것입니다. 혹시 슈퍼비틀을 우리에게 넘겨주는 과정에서 정체가 탄로난다하더라도 우리는 박유진씨와 동생이 안전한 곳에서 평생 살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당신들 누구야?"

 "박유진씨가 슈퍼비틀을 가져오지 못할 경우, 박유진씨는 다시는 동생……."

 "내가 슈퍼비틀을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아? 난 그런 일을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유진은 격앙된 목소리로 앞에 있는 남자의 말을 끊었고 유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남자의 주먹이 유진의 왼쪽 얼굴을 강타했다. 그리고는 유진이 숨을 쉬기 힘들만큼 멱살을 잡고 유진의 귀에 천천히 속삭였다.

 "이건 부탁이 아니야. 우리가 두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잊지 마."

 무방비 상태에서 엄청난 충격을 받은 유진은 고통스러운지 신음 소리를 냈다. 입안에서 터져 나온 피가 입술을 타고 흘러 내렸다. 남자는 유진의 멱살을 놓고 다시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유진은 계속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박유진씨가 슈퍼비틀을 가져오지 못할 경우, 박유진씨는 다시는 동생을 보지 못합니다. 박유진씨는 동생의 생사도 알지 못한 채 평생을 살아야 하며 더 안타까운 일은 절대 우리를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유진은 남자의 두 번째 선택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모든 걸 포기한 듯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남자는 유진의 양복 안쪽에 뭔가를 집어넣으며 말했다.

 "박유진씨가 씹다 뱉은 껌하나까지도 우리는 지켜보고 있습니다. 시간은 단 하루입니다. 부디 옳은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가져오신 동생 선물은 우리가 잘 보관하겠습니다."

 

 * * *

 

 유진은 왼쪽 입 안이 불편함을 느끼며 잠을 깼다. 좌우를 살펴보니 좁은 칸막이로 둘러싸인 공간이었다. 오른쪽에는 휴지가 걸려 있었다. 화장실이었다. 밖으로 나와 세면대의 거울 앞에 섰다. 입안이 따가웠지만 겉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고개를 앞으로 내밀고 와이셔츠를 자세히 살펴보았으나 핏자국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유진은 세면대 물을 틀었다. 그리고 두 손을 세면대에 대고 고개를 숙였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들이 제시한 선택은 둘이었지만 유진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였다. 하지만 그 선택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유진은 입안을 헹군 후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캐리어를 든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에서 자신이 공항 대합실에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넋을 잃고 서 있던 유진은 양복 안쪽 주머니에서 그 남자가 넣어준 봉투를 꺼냈다. 봉투 안에는 오늘 한국으로 갈 수 있는 마지막 비행기 표와 TEL)078-47546-54586라는 숫자만 적혀 있는 명함이 들어 있었다.

 

 * *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저희 신주쿠스시를 찾아주신 고객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 신주쿠스시는 일본 현지에서 맛볼 수 있는 전통 스시 맛 그대로 고객여러분들께 서비스 하고 있습니다. 저희 신주쿠스시를 이용하시면서 불편하거나 개선해야 할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시고, 저희는 신주쿠스시를 방문하시는 고객 여러 분들께 항상 최고의 서비스로 보답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저희 신주쿠스시를 찾아주신 여러분들 댁내에 평온이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염원하며 오늘 영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노리의 언변이 끝나자 혼다와 사토는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테이블에 앉아 있던 손님들은 노리의 멘트와 특이한 동작을 즐겁게 바라보며 술자리를 정리했다. 잠시 후 마지막으로 남은 남녀 한 쌍의 손님이 신주쿠스시에서 나오자 노리와 사토는 길가에까지 따라 나와서 연신 배꼽인사를 했다. 손님들은 황송한 표정으로 답례를 하며 떠났고 사토는 셔터를 내렸다. 잠시 후 신주쿠스시의 간판 불이 꺼졌다.

 사토와 노리는 청소와 뒷정리를 모두 마치고 홀 중앙의 테이블에 앉았다. 주방 안쪽에서 나온 혼다는 고성능 스마트기기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전원을 켜자 테이블 위로 슈퍼비틀의 3차원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우리가 확보해야 할 타겟이다."

 이어 박유진 연구원의 얼굴과 신상정보가 나타났다.

 "박유진의 휴대폰은 본국에서 VBS(가상기지국)로 관리할 것이다. 사토!"

 "하이!"

 "내일 박유진을 밀착 감시하고 타겟을 안전하게 확보하라."

 "하이!"

 혼다는 먹이를 채기 직전 한 치도 흐트러짐도 없는 매의 눈빛으로 박유진 연구원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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