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쌍화점: 고려성인주점
작가 : 한계령
작품등록일 : 2019.8.28

'쌍화점에 술을 마시러 갔더니 회회 아비 내 손목을 잡더라~'
쌍화점이란 고려시대에 귀화한 서역인(중동인)들을 위해 상권을 주어 영업을 하도록 한 장소이다.
이들은 밤이면 상점 앞에 심지가 두개인 등잔을 내걸어 쌍화점이라고 했고 이들 서역인들을 회회아비라 불렸다.
쌍화점은 이국적이고 개방적인 영업방침으로 인해 고려의 남녀들의 은밀하고 퇴폐적인 사교의 장소로 인식되었다. 이런 쌍화점에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청년이 있었으니..

 
10/재회
작성일 : 19-09-21 15:04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534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0/재회

 

 나는 다시 개경으로 돌아왔다. 홀연 단신 혼자 몸으로 지쳐 쓰러져 비틀거리며 내 모습은 거지도 그런 상거지가 없다. 머리는 온통 산발에 수염은 자라고 입고 있는 옷은 다 떨어져 너덜너덜 하고 짚신마저 없어 맨발이었다.

 그런 나를 향해 아이들은 돌을 던졌다. 어른들마저 나를 외면하다 못해 저리 가라며 쫓아내기 까지 했다.

 

 특히 내가 도망친 노역노비라는 사실에 혹시 모를 추노꾼들의 감시를 피해야 했고 공연히 관군이나 순라군, 혹은 의심이 가는 수상한 사람들을 기찰포교라 생각하고 지래 겁을 먹고 뒷골목으로만 숨어 돌아 다녀야 했다.

 

 내가 문둥이 마을에서 못난이에게 짐짝처럼 집어 던져져 우물 속으로 추락하는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기도를 올렸다.

 

  ‘제발 나를 살려 주십시요!’

 

 그러나 누구한테 하는 기도인지는 나도 몰랐다.

 신, 혹은 운명!

 그러나 신도 운명도 이미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내가 할 기도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우물 속에 수장되어 죽을 수는 없지 않는가?

 그런 기도에 호응하듯 한참을 물속을 유영하다 보니 냇가가 나왔고 멀리 문둥이 촌의 방화와 살육이 자행되고 있었다. 관군들은 무차별 다 늙은 노인과 여인들과 어린아이들에 젖먹이까지 남김없이 인간사냥을 하며 마치 벌초들 하듯 문둥이 촌을 초토화 시켰다.

 내 눈앞에서 못난이가 여러 명의 관군들의 칼부림에 난자당하며 죽어 나가는 걸 마지막으로 목격한 나는 그만 그 자리에 쓰러져 실신 하고 말았다.

 

 내가 깨어났을 땐 모든 것이 정리 된 상태 였다. 마을은 사라졌고 마을 공터엔 커다란 큰 무덤이 만들어 져 있었다.

 그 무덤 앞에는 커다란 금지판이 적혀 있었다.

 

  <이 묘총은 문둥병자들의 유택이다. 여기 죽은 시체들은 백골이 진토가 되어도 파헤쳐서는 안 된다. 그걸 어기는 자는 나랏법에 의해 중죄를 받게 됨을 명심해야 한다. )

  <-삭주 분도장군 이지영->

 

 여기도 삭주 관활의 이지영의 통치 지역이었다. 역시 잔인한 이지영이 명령을 내린 만행이었다.

 

  ‘이런 천벌을 받을 자!’

 

 부드득 이를 갈았지만 지금의 나로썬 어쩔 수가 없다.

 더 이상 삭막한 큰 무덤 앞에 머무를 수도 없었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평화스러운 하늘에는 어디선가 수많은 까마귀 떼들을 날아들었다.

 그 까마귀들은 커다란 봉분 주위를 빙빙 돌며 마치 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애통하다는 듯 울어대고 있다

 그 까마귀의 울음소리는 마치 억울한 죽음에 목메어 우는 호곡소리처럼 들렸다

 

  ‘까 까악! 까악!!’

 

 그런데 그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왠지 귀에 익숙하게 들렸다 내가 저 울음소리를 어디서 들었던가?

 그 소리는 바로 사막에서 날 구해 준 낙타의 울음소리 였다.

 까마귀와 낙타의 울음소리가 똑 같다? 라고 한다면 청력을 의심해 볼만 하지만 내게는 똑 같이 들렸다.

 그 울음소리는 다시 살아야 한다는 용기의 소리 였다.

 그렇게 한참을 울던 까마귀 떼들은 돌연 한곳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나도 발길을 돌려 까마귀들이 나르는 방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석달 후, 나는 다시 개경으로 돌아왔다.

 아무도 반기는 사람이 없다.

 나를 노예로 사 간 승려를 찾아 절로 가볼까 했지만

 더 이상 불목하니 생활도 하기 싫었다.

 

 더 이상 배가 고파 견딜 수가 없다.

 나는 근처 어디선가 야채와 육즙이 뒤 석여 내는 향긋한 음식냄새가 나는 곳으로 기어가다 시피 향했다.

 그곳은 작은 포장을 친 만두 가게였다

 

  ‘먹을 걸 좀 주세요.’

 

 겨우 소리 내어 외쳐보지만

 점포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자 않았다.

 한곳 진열대 위에 모락모락 김이 나는 찐 만두가 보였다.

 아랍 전통의 만두인 삼부잭 이었다.

 난 무작정 그 삼부잭 한 개를 집어 입에 넣는 순간

 누군가가 포장을 들치고 나왔다.

 

  ‘이놈의 만두도둑!’

 

 나는 만두도 목에 넘기지 못하고 그 주인에게 얻어 터졋다.

 

  ‘사..살려 주세요..’

 

 터번에 아랍 복장을 한 청년이었다.

 사정없이 터지다가 그 청년을 향해 호소했다.

 

  ‘용..용서 하세요.’

 

 그런데 그 청년의 얼굴이 낯익다.

 나는 나도 모르게 중얼 거렸다.

 

  ‘너.. 너 누타만?’

 

 상대방을 나를 때리다가

 

  ‘어?’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멍하니 바라본다.

 하지만 누타만은 날 알아보지 못했다.

 내가 차마 거지 행색을 하고 있을 줄 몰랐던 것이다.

 

  ‘너 누타만 맞지?

 

 난 재차 물었다.

 그러자 누타만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누 누구?’

 

  ‘나 견우야.’

 

  ‘뭐 니가 켠우라고?’

 

 한참 만에 날 알아 본 누타만은 어리둥절 내 행색에 놀라 어쩔 줄 몰라 하며

 

  ‘너 어쩌다 이리 거지꼴이냐?’

 

  ‘너도 고려에 웬일이야? 분명 알라의 율법에 의해 참형을 당해 죽은 줄 알았는데?’

 

  ‘네가 말했잖아 하늘이 무너져도 쏟아날 구멍이 있다고’

 

  ‘그들이 널용서 한 거야?’

 

  ‘아니 도망쳤어.’

 

  ‘도망을 치다니? ’

 

  ‘하여간 일단 안으로 들어와.’

 

 누타만은 내 더러운 손을 부여잡고 나를 포장가게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작은 주방 시설과 함께 탁자 서너 개가 전부인 작은 가게 였다.

 

  ‘넌 어찌된 거야?’

 

 누타만은 내 행색을 다시 한 번 보고 의심의 눈으로 물었다.

 

  ‘일단 배가 너무 고파서 지금은 말을 할 수가 없어.’

 

 누타만은 솥에서 뜨뜻한 만두를 꺼내어 가져다주었다.

 난 허겁지겁 만두를 먹었다.

 

  ‘자! 물도 먹고.’

 

 얼마나 먹었는지 이제야 겨우 배가 불렀다.

 그러자 모든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누타만은 예전보다 더 건강해 보였다.

 그제야 우리는 다시 만난 것을 실감하며 반가운 포옹을 계속 했다.

 

  ‘고생이 심했던 모양이구나.’

 

 누타만은 나를 진정으로 위로 했다.

 

  ‘벌써 일 년도 넘은 시간이 지났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나는 그동안의 믿기지 않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내 행적에 대해 이야기 해줬다.

 절간의 불목하니로 팔려간 이야기며 뚱보 공주 이야기와 보석을 훔쳐간 도둑들. 그리고 북방의 성곽을 쌓는 노역노비로 끌려가 모진 강제 노동과 비참한 생활 끝에 탈출 했으나 무자리 족의 용신제의 인신공양으로 속아 끌려 강물 속에 수장되기 직전 문둥병 여자의 도움으로 살아나 도망친 노역노비는 끝까지 추적해 잡고 만다는 불문율에 의해 문둥이 촌으로의 도피 했으나 결국 문둥병을 박멸하기 위한 토벌대에 의해 마을을 초토화 되고 겨우 우물 속으로 도망쳐 살아 난 이야기 등을 해 주었다.

 내 이야기를 다들은 누타만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야! 세상에 그런 고생을 다 하다니..난 그럴 줄도 모르고 고려에 오면 출세한 널 만나 호강 할 줄 알았는데..’

 

  ‘너야 말로 어떻게 카라반을 탈출 한 거야?’

 

  ‘나도 고생 한 것은 너만치 않지.’

 

 그렇게 말하며 누타만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 했다.

 

 카라반은 시계바늘이 거꾸로 돌리는 역순으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귀로 였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그 대상의 행렬은 언제나 똑 같다.

 이번에는 단지 다른 것이 있다면 누타만은 온 몸이 밧줄로 꽁꽁 묶인 체 끌려간다는 것이었다.

 이런 처량한 신세가 되리는 몰랐다. 열한 살 때부터 카라반을 따라 다니며 세상 곳곳을 누볐다. 사막에서 사춘기도 겪고 낙타들이 교미 하는 걸 보고 음양의 이치도 깨달았다.

 동방의 새로운 도시를 경험하며 새로운 문화도 알았다. 특히 중국 지역에서의 다양한 향락 문화를 접했고 술이라고 하는 율법이 절대 금한 음료를 마시며 취생몽사 해롱거렸다. 더욱이 고려의 자유 분망한 생활양식에 빠져 들었다. 특히 고려여인들의 애교와 웃음에 그 치마폭 안으로 들어가는 유흥비가 만만치 않았고 결국 상단의 물건에 손을 대는 도둑질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후회는 되지 않는다. 젊은 나이에 세상구경도 할 만큼 했고 유흥에도 빠져 놀아 볼 만큼 놀아 봤으니 남자로 태어나 부러울 게 없었다.

 

 이제 저 텐산 산맥만 넘으면 이슬람 문화권이다. 그 지역에 들어서면 위대한 알라신의 법치아래 벌을 받아야 한다. 그 벌은 돌에 얻어맞아 죽거나 모래 구덩이 속에 산체로 생매장 당하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형벌에 죽어가야 한다.

 

 그러나 지금 당장 참을 수 없는 건 추위와 배고픔이다.

 며칠 전 까지만 해도 다정했던 동료들은 지금 모두 나를 외면하다 못해 불신자 취급이다.

 그들은 불빛이 세어 나오는 따뜻한 천막 안에서 잠을 자건만 나는 온 몸이 꽁꽁 묶여 나무에 묶여 밤을 세야한다.

 하도 처량하고 서글퍼서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두운 밤하늘엔 언제나 수많은 별들이 빛나고 있다.

 그런데 아 저별은?

 누타만의 시야에 유독 빛나는 별이 가득했다.

 바로 베가별이다.

 배가별이라면 바로 견우의 별이다.

 내 친구 견우가 생각났다.

 비록 노예시장에 팔려 갔지만 절대 노예로 살친구는 아니다.

 그 견우가 보고 싶어졌다.

 자신이 직녀는 아니지만 꼭 견우를 만나야한다.

 그러나 온 몸에 꽁꽁 묶인 밧줄을 풀어야 도망을 치든 할 것이 아닌가?

 온 힘을 다해 몸부림을 쳐 봤지만 힘껏 묶인 밧줄을 풀릴 리가 없다.

 누타만은 온 몸에 힘이 빠지며 고개를 떨구고 절망할 수밖에 없다.

 이때 곁에 있던 낙타가 울기 시작했다.

 

  ‘낙타야! 너의 그 울음이 내 친구를 사막에서 구해주었지. 너는 그걸 잊지 않았겠지. 그렇다면 이젠 내 차례야. 네가 네 친구를 죽음에서 구하듯 나도 그 절망에서 구해 줄 수는 없겠니?’

 

 그러자 낙타가 더욱 슬프게 울었다.

 

  ‘카아악~’

 

  ‘어서 그 울음 말고 너의 강한 이빨로 내 몸에 묶인 이 밧줄을 끊어 다오.’

 

 누타만은 온 몸에 묶인 밧줄을 낙타의 입 근처에 가깝게 대 주었다.

 

  ‘자! 어서!’

 

 그러나 낙타는 낮에 먹은 건초를 되새김 질 할뿐 도무지 동요가 없다.

 누타만은 자신도 모르게 고향마을에서 오래전부터 불렀던 게송을 흥얼거렸다.

 

  ‘나의 친구 낙타여!

  너와 같은 이름은 밧줄이다.

  글자 한자 차이로 낙타가 밧줄이 되고

  밧줄이 낙타가 불린다는 걸

  너는 잘 알지 않느냐?

  실로 비슷한 부름 일진데

  어찌 낙타 너는 밧줄을 풀지 못하냐? ’

 

 이 게송은 아랍어로 낙타와 밧줄이 철자 하나 차이로 비슷해 낙타를 밧줄로 불리 우거나 밧줄이 낙타로 불리는 경우 때문에 불린 노래인 것이다.

 그런데 노래가 끝나자 귀를 쫑긋하고 있던 낙타가 신기하게도 누타만의 몸에 묶인 그 밧줄을 씹기 시작했다.

 삼나무 줄기로 만든 밧줄은 좀처럼 끊어지지 않았지만 결국 낙타의 이빨에 풀려 나가고 말았다.

 

  ‘고맙다. 네가 두 사람의 목숨을 살렸구나. 죽어도 널 잊을 수 없을 거야. ’

 

 누타만은 낙타에게 그렇게 말하고 다시 걸어온 반대편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구걸과 걸식을 하며 도시들을 전전하였고 한 달 후 고려의 개경에 도착했다.

 먼저 노예시장에 팔려 간 견우의 존재를 수소문 해 보았으나 어느 승려에게 팔려간 사실만 알아낸 체 더 이상 견우의 행방을 알 길이 없었다.

 우선 생존을 해야 함으로 엉터리 점술사로 가장 해 생계를 이어 갔다. 겨우 얼마의 돈을 모아 거리 모퉁이에 모작은 점포의 아랍식 만두가게를 차렸지만 장사는 잘 되지 않았다. 가게를 접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재수 없게 좀 도둑을 만났는데 이게 바로 그렇게 보고파 했던 견우라니?

 

  ‘널 다시 만나 정말 반갑다. 이젠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누타만은 눈물을 글썽이며 내 손을 꼬옥 잡았다. 나 역시 두 눈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채 그런 누타만을 얼싸 안았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5 15/가면무도회 2019 / 10 / 7 257 0 7688   
14 14/고래사냥 2019 / 10 / 3 216 0 5236   
13 13/자운선 2019 / 9 / 30 234 0 5450   
12 12/신장개업 2019 / 9 / 27 244 0 6079   
11 11/이량촌 2019 / 9 / 25 227 0 7783   
10 10/재회 2019 / 9 / 21 251 0 5347   
9 9/문둥이 마을 2019 / 9 / 19 247 0 5497   
8 8/도주 2019 / 9 / 17 225 0 6033   
7 7/ 양수척 2019 / 9 / 15 220 0 8202   
6 6/천리장성 2019 / 9 / 14 245 0 7511   
5 5/타 타 타 2019 / 9 / 12 245 0 6254   
4 4/노예시장 2019 / 9 / 10 229 0 4731   
3 3/무인시대 2019 / 9 / 5 238 0 5664   
2 2/카라반 2019 / 9 / 1 240 0 7013   
1 1/실크로드 2019 / 8 / 28 421 0 748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